다시 시작 된 원딜캐리?
스티븐 시걸이 아니어도 괜찮아!
최근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에서 다시금 '원딜캐리'라는 단어가 쓰이고 있다. 시즌 2에서 정점을 찍은 이후 매 시즌마다 하향세를 기록했던 '원딜' 포지션이, 그것도 마침내 존재감이 바닥을 찍었다고 평해지는 '시즌 4'에서 다시금 '원딜캐리'라는 단어를 듣게 되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본 칼럼은 필자의 주관을 상당량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확고한 사실을 다루는 것이 아닌 필자의 의견을 말하는 글임을 알리는 바이며 무조건적인 수용보다는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필자와 독자 모두에게 유익한 건실한 의견교환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 어떤 시즌보다 '예상 외'의 결과로 가득했던 이번 <HOT6ix LOL 챔피언스 리그 스프링 2014>(이하 롤챔스)를 애청한 유저라면 시즌 중반쯤부터 바텀 라인전에서 발생한 미묘한 변화를 눈치챘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트위치'의 등장이다.
트위치의 등장이 시사하는 바는?
사실 탑라인의 '노잼톤&또바나' 듀오에 가려졌을 뿐, 바텀라인 역시 '루시안&이즈리얼'만 줄기차게 등장하여 롤챔스를 '노잼스'로 만드는데 상당히 일조해왔다. 시비르의 리메이크을 기점으로 원딜에게 있어 예전처럼 단순히 화력이 전부가 아니라 초반부터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는 유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부각되면서 베인, 코그모 같은 기존의 왕귀 원딜들이 사장되었기 때문이다.(아이러니하게도 리메이크와 함께 메타를 선두하며 부활에 성공한 시비르는 거듭된 너프로 인해 다시금 관짝으로 들어갔다.)
그런대 롤챔스에서 트위치가 등장하고, 또한 높은 승률을 거두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트위치란 챔프의 '단독 흥행'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다. 트위치가 버프되거나 다른 원딜이 갑자기 너프된 것이 아님에도 트위치의 픽률이 늘었다. 메타가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메타의 변화, 원딜의 역할 변화.
현재 롤챔스에서는 라인스왑이 거의 90%에 가깝게 이뤄지고 있다. 초반부터 맞라인으로 피터지는 혈투를 벌이느니, 차라리 양쪽 모두 어느정도 안정적인 기반을 갖춘 뒤 중반 이후를 도모하는 것이 정석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메타가 변화하다보니 자연스레 원딜의 역할도 변화했다. 과거, 봇라인전에서 원딜의 최우선 덕목은 '라인을 당기는 것'이었고, 그 다음 덕목은 '딜교환에 능할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도리어 강력한 라인푸쉬가 최우선 덕목이 되었고, 딜교환 능력은 부수적인 것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트위치에 득세에 이어서 징크스 역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해외에서 먼저 사용되면서 '선진 문물'로 들어온 징크스는 Q 스킬에 패시브로 현재 원딜 중 가장 빠르게 타워 철거가 가능하다. 또한 징크스는 패시브의 영향으로 한 번 주도권을 잡았을 때 미친듯이 몰아붙이는 것이 가능하다. 빠른 타워 철거이후 바야흐로 현 메타를 위해 존재하는 원딜인 셈이다.
하지만 과연 '원딜캐리'일까?
바야흐로 이즈-루시안-케이틀린으로 이어지는 안정성 위주 원딜들이 사그라들고,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원딜들이 주목받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트위치, 징크스… 생존기 없는 고화력의 '유리대포'들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원딜캐리'가 가능한가에 대해선 물음표가 생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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