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부 피해자 이기정 할머니가 오늘(11일) 별세하셨습니다. 항년 93세.
- 고인은 열 다섯에 "간호사 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싱가포르로 끌려가셨습니다. 해방 후 돌아왔지만, 차마 가족에게는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입양해 기른 아들 부부는 먼저 하늘로 갔고, 손녀가 유일하게 남은 가족입니다.
- 남은 생존자는 33분. 살아있는 증인들이 모두 사라지기를 바라는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 올해 초까지 생존자는 40분. '최종적 불가역적' 아픔을 겪은 분들에게 '최종적 불가역적' 종료를 합의한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식구들은 지난 추석, 병원에 입원해 있던 이기정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 고인은 얼굴이 많이 부은 상태였지만, 반갑게 인사를 해줬습니다.
"나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말년까지 제대로 된 사과 한 마디조차 못 받고, 무시와 아픔 속에 고된 삶을 마친 고인께 죄송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