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 - 워크 영화는 잘 만든 영화가 아니다! Luckydays 07-11 조회 19,247 2

 <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 은 이미 한 번 리뷰를 했었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혹평을 내렸죠. 이정도 영화로 밖에 못만드냐 하는 분노가 서린 리뷰였죠. 그런데.. 그런데... 최근에 몇몇 유저분들이 <워크래프트> 가 나쁘지 않다라고 하거나 좋은 영화라고 하는 걸 봤습니다. 그런고로 오늘은 주관을 좀 빼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워크래프트> 영화가 왜 망작인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죠.

 1. 평점

 영화가 좋은지 나쁜지 1차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은 결국 평점입니다. 평점을 한 번 보죠. 메타크리틱 유저 점수 8.5점 로튼 토마토 관객 점수 79%, 왓챠 3.5점 네이버 네티즌 평점 8.75점입니다. 1차적으로 좋은 점수 같죠? 근데 문제는 평론가와 전문가들 평점을 보면 격차가 상당히 심합니다. 메타크리틱 32점, 로튼 토마토 신선도 29%, 네이버 기자/평론가 평점 5.96점. 전문가 평점으로 보면 잘해봐야 평작인 영화라는 결론이 나오죠. 이런 평점의 차이는 왜 나오는 걸까요?

 

<관람객 평점과 기자/평론가 평점이 크게 차이나고 있죠.> 

 

 2. 결국은 팬들

 <워크래프트> 영화를 본 사람들의 대부분은 원작 팬들입니다. 기존의 팬들은 영화에 호의적인 생각을 기본적으로 깔고 있기 때문에, 관람객들의 평점이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영화는 원작의 팬이냐 아니야에 따라서 평이 크게 갈라질 수 밖에 없는 영화거든요. 유저 점수가 높은 이유는 이런 원작 팬들의 열렬한 성원 덕분입니다. 네이버 유저 평점만 봐도 대부분이 원작 팬들이 10점을 준 경우가 많고요.

 3. 흥행하지 않았나?

 제작비 1억 6천만 달러에 총 수익이 4억 3천만 달러입니다. 보통 제작비의 2배 정도를 손익 분기점으로 봤으니 돈을 벌기는 벌었죠. 이렇게 보면 흥행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돈을 벌었다고 흥행한 것이 아니라는 거죠.

 국내 성적을 봅시다. 총 관객 110만명. 천만 영화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시빌 워>가 860만명을 찍고 <엑스맨 : 아포칼립스> 가 300만명을 찍었는데, 110만명이면 국내 기준으로도 꽤나 적은 관객입니다. 국내에서의 흥행은 참패했다고 평가해도 되죠.

 블리자드 본진인 북미 성적은 4600만 달러, 제작비의 1/4 수준이군요. 역시 북미에서도 흥행에 참패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의 대부분이 북미에서 손익분기점을 찍고 월드 와이드로 수익을 보는 걸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데, 북미에서 마저도 참패한거죠.

 흥행에 성공한 이유는 중국에서 대박이 터졌기 때문이죠. 중국에서만 2억 5천만 달러 가량을 벌었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중국에서 흥행한 이유는 중국에서의 특수성 때문이지 영화가 재밌어서가 아닙니다. 중국에서의 워크래프트의 위상은 우리나라의 스타크래프트와 맞먹으니까요. 팬들의 숫자와 충성도가 중국이 훨씬 강력해서 흥행한거지 영화가 좋아서 흥행한건 아닙니다.

 

<워크래프트 3 프로게이머가 성화봉송을 할 정도로 중국에서 워크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4. 흥행 실패 이유

 간단합니다. 그냥 못 만든 영화에요. 평론가들의 대부분의 지적은 스토리텔링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선 리뷰에서 이미 실컷 다뤘으니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 영화는 원작 팬들만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졌습니다. 만약에 영화가 그냥 잘 만든 영화라면 국내와 북미에서 성적이 저렇게 참패 수준으로 나올 수가 없었을 겁니다.

 판타지 영화의 성역인 <반지의 제왕> 을 예로 들어볼까요. <반지의 제왕> 은 원작이 있는 영화였지만, 원작을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원작을 아는 팬들도 만족하면서 즐길 수 있는 고증이 있었고, 원작을 모르는 사람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있었고, 모두가 만족할만한 완성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니 원작의 유무와 상관없이 흥행할 수 있었던 거고요.

 5. 팬들이 만족하면 된 거 아닌가.

 아닙니다. 팬들만을 위한 영화를 만든다는 건 영화 제작사가 돈이 썩어 넘치는 경우겠죠. 영화라는 것은 관객들을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고 여기서 말하는 관객은 특정 사람이 아닌 보편적인 사람입니다. 물론 일부 극히 적은 영화들은 특정 관객을 노릴 수도 있지만, 적어도 워크 영화는 팬들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여야 했습니다. 영화를 계속 만들려면, 영화가 흥행해야 하고, 그러려면 많은 사람이 영화를 봐야 합니다. 일정 팬들만 영화를 보면, 그 영화는 결국 원작의 그늘에 가려진 별 볼일 없는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거죠.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성공하는 영화가 아닌, 그 자체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영화가 좋은 영화입니다.>

 6. 나랑 같이 본 일반인은 재밌다고 하던데

 <판포스틱> 이라던가 <배트맨 대 슈퍼맨> 도 재밌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테고, <시빌 워>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 나 <다크 나이트> 를 재미 없다고 하는 사람이 있겠죠. 이런 사람들의 의견만을 듣게 되면 어느 영화든 수작이 될 수 있고 어느 영화든 망작이 될 수 있습니다.

 다시 흥행을 보자면, 워크래프트 라는 네임벨류가 빠진 국내와 북미에서의 흥행은 참패 수준입니다. 진짜 수작이라면 워크래프트라는 이름 없이도 충분히 흥행할 수 있었겠죠. 좋게 나온 관객 평점도 '일반인' 의 비율이 얼마나 될까요. 여러분 주변의 일반인들이 재밌게 봤다고 해도, 전체 관객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안 좋은 영화일 수 있습니다.

 7. 결론

 후속작은 나오겠죠. 돈을 벌었으니, 하지만 돈을 벌었다고 현실에 안주해서 또 다시 이런 퀄리티의 영화를 뽑아내면, 몇몇 팬들은 영화에 더 이상 기대하지 않을거고, 자칫하다가는 영화의 질이 더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팬들은 영화에 대한 팬심으로 쉴드만 치지 말고, 비판할 점은 비판하고 좋은 점은 좋다고 해야됩니다. 무조건 내가 재밌게 봤으니 좋은 영화다라고 하기 보다는 좀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영화가 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는게 맞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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