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경제 - 사회를 비추는 거울, MMORPG Luckydays 04-01 조회 56,412 7

1. 서문

 게임과 경제, 재밌는 게임과 머리 아픈 경제를 묶어서 설명하게 되다니, 머리가 아프군요. 이번에 게임과 묶어서 설명하고 싶은 경제의 개념은, 게임 외적의 경제, 즉 게임 산업이나 판매 같은 현실과 관련된 경제가 아니라, 게임 내부의 경제에 대해서 말하려고 합니다. 즉 경제라고 할 만한 것이 없는 RTS, FPS, AOS 등등은 자동적으로 제외되고, MMORPG를 위주로 설명하게 될 것 같습니다.
 2. 게임 속 경제의 특징
 가장 먼저, 게임내 재화, 간략하게 대다수의 게임에서 사용하는 “골드” 라는 표현을 쓰겠습니다. 골드에 대한 소비보다는 공급이 훨씬 많습니다. 게임이라는 큰 사회에서 골드는, 대부분 돌고 도는 경우가 많고 게임 속으로 다시 소비되는 경우가 적습니다. 반면 공급은 노가다나 파밍이나 작업장 등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쭉쭉 공급되고 있죠.
 이렇게 공급이 소비를 넘다 보니까 대부분의 장수 MMORPG는 초기에 비해서 골드의 가치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예를 들면 <던전 앤 파이터> 의 경우는 상급 아바타 세트가 300만 골드였던 시절도 있었죠. 지금은 천만 단위로 올라갔고요. <이터널시티> 의 경우도 초기에는 천만 단위의 돈도 보기 힘들었지만, 최근에는 몇 억 단위의 아이템들이 많이 보이고 있죠.
 경제 용어로는 간단하게 “인플레이션” 이라고 합니다. 재화의 가치가 점점 하락하는 거죠. 현실에서는 돈을 찍어내는 걸 어느 정도 조정을 하고, 시장에 정부가 개입을 하면서 재화의 가치를 조절하지만, 대부분의 MMORPG는 게임 회사가 게임 내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을 하지 않고, 무엇보다 오토나 작업장으로 생겨나는 불법 골드들을 제재하기가 매우 힘들어서 공급의 조정이 힘들죠. 그렇기 때문에 MMORPG에서 인플레이션이 많이 일어납니다.
 3. 첫 번째 해결책, 많이 써라!
 공급을 조절하지 못한다면, 과소비를 조절하는 방법이 있죠. 많은 게임에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강화나 도박같이 골드를 소모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거나 장려하거나, 거대 PVP를 통해서 소모하도록 하거나, 게임내 밸런스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골드를 소모하게 하는 컨텐츠를 만드는 방법도 있죠. 다만 강화나 도박, 업그레이드 같이 게임 내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컨텐츠를 주로 개발하면, 저자본 유저들의 피토하는 소리가 들리고, 거대 PVP 같은 경우는 독과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기죠.
 4. 두 번째 해결책, 거래를 하지 말아라!
 MMORPG 라고 하기엔 많이 에매하지만, <디아블로 3> 같은 경우는 유저들 간의 거래를 막아서 골드 자체를 잉여한 재화로 만들었습니다. <디아블로 3>에서 골드를 대량으로 소모할 수 있는 컨텐츠는 대균열 강화와 마법부여 정도 밖에 없죠. 하지만 이 경우는 에매한 게.... <디아블로 3>를 MMORPG라고 할 수도 없고, 유저들 간의 거래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제라는 것이 형성이 되는지도 따지기 에매해서...
 블리자드의 다른 게임을 볼까요. <WOW> 같은 경우도 골드의 비중이 생각보다 높지는 않습니다. 골드가 있다면 희귀한 아이템을 구할 수도 있고, 좋은 아이템도 빠르게 맞출 수 있지만, 개인 루팅이 생겨나면서 골드가 없어도 레이드에서 템을 맞출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죠. 
 5. 세 번째 해결책, 대체통용화폐
 골드가 너무 많아서 역할을 하지 못하니 다른 화폐를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신용거래를 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게임 회사에서 통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저들 간의 암묵적인 합의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죠. 대표적으로는 <디아블로 2>의 조던링, 모든 거래에서 기본 화폐는 조던링이였죠. 나중에 조던링의 가치가 떨어졌지만, 신용화폐로써 조던링은 계속 통용됬습니다. 물론 추후에는 독참, 피참 같은 참 종류가 화폐의 기본 단위가 되었죠.
<대체통용화폐의 아주 훌륭한 예시>
 6. 강력한 해결책, 회사의 개입.
 가장 성공한 경제 시스템을 정착시켰다는 <EVE 온라인>을 볼까요. 이 게임 회사에는 경제 관련 부서가 따로 존재하고 경제학자들 역시 이 부서에서 열심히 일 하고 있습니다. 이 경제 부서에서는 게임 내 골드가 어디서, 어떤 컨텐츠에서 많이 생성되는지, 또 어디서 많이 소모되는지 분석해서 공급을 조절합니다. 대부분의 골드는 게임 속 NPC를 파괴하면서 생겨나는데, 이 공급량을 조절하는 거죠. 여기에 현거래를 아주 강력하게 제재하면서, 게임 속 경제가 쉽게 파괴되는 것을 최대한 막고 있죠.
<한국에서는 정식 서비스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재밌다던데...>
 7. 결론

 MMORPG를 보면, 사회에서 생기는 문제가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해결책이 보이기도 합니다. MMORPG의 경제는 현실에서 국가의 역할을 최소로 잡고, 시장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한다는 경제 사상인 자유방임주의와 매우 닮았죠. 바꿔 말하면 MMORPG의 경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자유방임주의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과 비슷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 

 

P.S 비전공자의 글입니다. 적절히 걸러서 보시고 피드백 부탁드려요

P.S 2 기본적인 독자 타겟이 게임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도 포함된 점도 고려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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