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모바일에서 만난 묘수풀이의 재미!’ 로드오브다이스’ CBT 체험기

다미롱 (김승현) | 2017-01-11 10:37:12

 ※ 로드오브다이스 다운로드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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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생각보다 재미있는데?” 지난 8일 CBT를 끝마칠 <로드오브다이스 for Kakao>(이하 로드오브다이스)를 플레이하고 느낀 감상이다.

 

처음부터 이런 느낌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로드오브다이스>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방식의 게임이었고, 여기에 추가로 많은 것을 배워야만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게임의 초기 진행은 이것을 쉽게 익힐 수 없는 구조였다. 처음엔 단순한 숫자로만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카드배틀 + 보드게임’으로만 보였다.

 

하지만 시스템을 하나 하나 알아갈수록 점점 다른 게임이 되었다. 카드의 다양한 특성과 특수 효과는 숫자 없이도 눈 앞에 빽빽히 깔린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게 했고, 그러면서도 ‘모바일스러운’ 간결한 템포로 플레이 자체에 큰 부담을 지우지도 않았다. <로드오브다이스>의 CBT 버전을 체험하고 느낀 점을 정리했다. 


 

<로드오브다이스> 스테이지 모드 플레이 영상

 

 

# 주사위 대신 카드로 하는 ‘말판’ 돌파

 

<로드오브다이스>는 <주사위의 잔영>같은 보드게임과 <하스스톤>같은 CCG가 결합된 게임이다. 유저는 자신의 덱을 이용해 각종 몬스터와 함정으로 가득찬 '말판'​을 돌파해 목적지에 도착해야 한다.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빽빽한’ 장애물, 그리고 극도로 통제된 ‘랜덤성’이다. 먼저 <로드오브다이스>는 다른 말판 기반 게임들에 비해 유저에게 불리한 지형이 극도로 많다. 게임은 4칸에 하나 꼴로 함정이나 몬스터가 배치되어 있고, 배치된 몬스터 또한 대부분 ‘범위공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기보다 불리한 지형의 수가 더욱 많다. 이동 한 번 잘못했다간 장애물과 몬스터들의 집중 공격에 휘말릴 수 있다.

 


 

대신 유저는 이런 장애물을 이동거리나 공격 수단을 직접 ‘선택해서’ 돌파할 수 있다. <로드오브다이스>는 주사위 대신 손에 쥔 카드로 이동과 공격을 결정한다. 유저가 특정 카드를 선택하면, 주인공 캐릭터는 카드의 공격 범위 내에 있는 적을 공격하고, 카드의 이동력만큼 자리를 이동한다.

 

카드게임처럼 ‘드로우’라는 변수가 있지도 않다. 유저는 총 6장의 카드로 덱을 짤 수 있고, 그 중 이전 턴에 사용한 카드 1장을 제외한 모든 카드를 손에 쥐고 있다. 게임은 여기에 추가로 말판 위에 모든 장애물과 몬스터에 대한 정보를 보여준다. 

 

때문에 유저는 극히 예외의 경우가 아니라면 앞에 어떤 장애물들이 놓여있는지 알 수 있고, 손에 쥔 패를 사용했을 때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예측할 수 있다. 즉, <로드오브다이스>의 플레이는 정해진 장애물을 정해진(그리고 한정된) 수단으로 돌파하는 ‘묘수풀이’ 게임의 형태를 띈다.

 

☞ 관련기사: (영상) 주사위 보드게임과 TCG의 만남? ‘로드오브다이스’

 


 

 

# 제한된 수단, 까다로운 말판이 만드는 ‘묘수풀이’의 재미

 

인상적인 것은 바로 이 묘수풀이 부분이다. <로드오브다이스>는 퍼펙트 플레이가 굉장히 힘든 게임이다. 유저가 스테이지의 ‘별’을 모두 받으려면, 제한된 턴 내에 모든 몬스터를 처치해야 한다. 유저는 게임 중 뒤로 되돌아갈 수 없고, 지나친 적을 공격하는 수단도 극히 한정된다. 만약 이동이나 공격력 계산을 잘못하면 순식간에 체력 반절이 날아간다.​ 즉, 한 번 실수를 하면 그 판에서는 만회할 기회가 거의 없는 셈이다.

 

반면 유저가 가진 수단은 한정적이다. 유저가 덱에 꾸릴 수 있는 카드는 불과 6장. 그리고 이전 턴에 사용한 카드 1장은 연속해서 사용할 수 없다. 때문에 유저는 플레이 중 가고 싶은 곳에 가기엔 보유한 카드의 이동력이 넘치거나 모자랄 때, 눈 앞의 몬스터를 처치하기엔 보유한 카드의 공격범위나 공격력이 모자랄 때 등을 수시로 겪게 된다. 

 


 

하지만 가만히 머리를 짜내면 매번 그럴싸한 답이 나온다. 이동력 5짜리 카드가 없다면 이동력 2, 3 카드를 조합해 목적지에 갈 수 있다. 가진 카드들의 이동력이 너무(?) 좋아 몬스터를 지나쳐야 한다면, 이동 중 만난 적을 공격하는 '근접' 카드를 써 강제로 몬스터 앞에서 멈춰 공격할 수 있다. 공격력이 부족해 한 끗 차이로 적을 쓰러트리지 못할 것 같으면 일부러 범위 함정을 밟아 모자란 피해를 보강할 수도 있다.

 

몬스터를 처치하기에 스펙이 너무 모자랄 땐 주사위에 기댈 수도 있다. <로드오브다이스>는 아군과 몬스터가 같은 칸에 있을 때 ‘다이스 배틀’이라는 특수 전투를 벌일 수 있다. 다이스 배틀은 아군 카드 3장과 적군 카드 3장의 주사위 값을 비교해, 값이 높은 측이 카드 3장 분의 공격력으로 적을 먼저 공격하는 시스템이다. 카드 3장 분의 공격력이 상대에게 쏟아지기 때문에 성공만 한다면 월등히 강한 적도 쓰러트릴 수 있다.

 

주사위라곤 해도 운의 요소는 크지 않다. <로드오브다이스>의 카드는 저마다 4면체•6면체•10면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각 카드는 다이스 배틀에 영향을 주는 '배틀 스킬'을 가지고 있다. 배틀 스킬은 아군의 10면체 주사위 값에 1을 더하거나, 상대의 6면체 주사위 값 하나를 무효화 시키는 등 다양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즉, 유저가 덱이나 다이스 배틀 로스터를 어떻게 짰느냐에 따라 주사위 싸움의 승률을 조종할 수 있다.

 


 

극복해야 할 위험은 명확하고 난이도도 높아 보인다. 하지만 고민하고 패를 조합하다 보면 어떻게든 뚫고 나갈 구석이 보인다. 간혹 운에 의존해야 할 때도 있지만, 이것 또한 유저가 판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유리한 결과를 유도할 수 있다. 때론 이 덕에 나보다 훨씬 강한 적도 쓰러트릴 수 있다.

 

이런 구조 덕에 <로드오브다이스>를 플레이하며 오랜만에 ‘플레이’하는 재미를 느꼈다. 게임 자체가 숫자보다는 카드의 효과나 카드 간의 범위 차이 등 ‘전술’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승리했을 때의 성취감이 컸다. 

 

여기에 게임 방식 또한 몬스터를 뚫고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스테이지, 수시로 광역기를 뿌리는 거대 보스를 다른 유저와 함께 잡는 협동 PVE, 루프형 필드를 돌며 거점을 점령하거나 상대 유저를 쓰러트리는 실시간 PVP 등 다양해, 콘텐츠마다 공략하는 맛이 났다. 

 

특히 다이스 배틀이나 카드의 공격 범위 등을 이용해 나보다 강한 적이 수두룩한 스테이지를 깼을 때, 나보다 좋은 덱을 가진 유저를 꺾었을 때의 성취감은 최근 그 어느 게임보다 각별했다. 숫자나 꼼수가 아니라 머리로 극복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공략, 묘수 풀이의 재미만큼은 근래 플레이한 게임 중 최고 수준이다.

 

왼쪽부터 레이드, 강림 던전 스크린샷

 

 

# 알아야 할 건 많은데 정작 알려주는 건…. 부족한 튜토리얼

 

단, 이러한 재미를 느끼기까지 유저가 너무 많은 고생을 해야 한다는 것이 흠이었다. 게임의 난이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순수하게 안내 딴의 문제다.

 

<로드오브다이스>는 유저가 패를 선택하기 전, 굉장히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는 게임이다. 말판 위에 있는 오브젝트가 어떤 효과를 가졌는지 알아야 하고,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어떤 장애물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여기까지 대충 파악했다면 거기 가기 위해, 혹은 그 전에 있는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카드를 써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선택해야 할 카드 한 장에도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손패에서 보이는 이동력•공격력은 기본이다. 유저는 추가로 카드가 어떤 공격 범위를 가졌고 어떤 방식으로 공격하는지(이동 전에 공격하는지, 이동 후 공격하는지 등)​ 알아야 말판 위에 있는 몬스터에 대항할 수 있다. 

 

만약 몬스터와 다이스 배틀을 하려면 추가로 내 카드의 주사위 속성(?)은 어떤지, 방금 사용한 카드의 ‘배틀 스킬’ 효과는 무엇인지, 내가 선택한 카드들의 게이지 충전 상태는 어떻고 그것이 완충되었을 때 어떤 효과를 가지는지까지 모두 고려해야 한다. 단순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제대로 플레이 하려면 굉장히 복잡한 곳까지 파고들어야 하는 게임이다. 

 

최소한 주력 카드의 이동 스킬(신발 모양), 배틀 스킬(주사위 모양), 풀차지 효과는 외우고 있어야 한다. 물론 제대로 하려면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하고….

 

하지만 <로드오브다이스>가 튜토리얼에서 알려주는 것인 극소수에 불과하다. 카드 정보는 공격 방식이나 이동력 등 기초적인 것만 알려주고, 유저가 넘어야 할 장애물인 '오브젝트'에 대해서도 극소수의 것만 정보를 알려준다. 카드 간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이동 스킬에 대해서도, 나보다 강한 적을 쓰러트릴 수 있는 다이스 배틀의 규칙도, 각 스킬이 어떤 페이즈에 어떤 방식으로 발동되는지도 명확히 알려주지 않는다.

 

알려주지 않은 것이 알기 쉬운 것도 아니다. 모든 카드의 배틀 스킬을 외우고 있지 않는 한, 배틀 스킬이 발동돼도 어떤 카드의 어떤 스킬이 왜 발동되었는지 알기 힘들다. 별다른 이펙트조차 없는 이동 스킬은 말할 것도 없다. 게임의 핵심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 다이스 배틀은 우연히 적과 같은 칸에 서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적과 같은 위치에 설 수 밖에 없는) 보스전 한정 시스템로 받아들이기 십상이다.

 

문제는 이것을 모르면 <로드오브다이스> 자체의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동 스킬로 다른 카드의 능력치를 뻥튀기할 수도 없고, 다이스 배틀로 나보다 강한 적을 쉽게 쓰러트릴 수도 없다. 이런 것을 사용할 수 없으니 자연히 플레이도 공략이나 묘수 풀이가 사라지고, 그저 카드의 숫자로만 게임을 풀어가는 단순한 ‘카드배틀+보드게임’으로 되기 십상이다. 

 

실제로 나 또한 우연히 몇몇 시스템을 알아내기 전까지는 <로드오브다이스>를 그렇게 플레이했고, 그렇게 평가하고 있었다. CBT라는 것을 감안해도 튜토리얼이나 주요 시스템 안내가 너무도 불친절했다.

 


 

정리하면, <로드오브다이스>는 오랜만에 만난 '플레이'하는 재미가 있는 게임이다. 다른 게임보다 어려운 난이도는 도전 의욕을 자극했고, 카드 간 물고 물리는 효과와 능력치는 공략을 고민하고 어려움을 뚫는 재미를 안겼다. 여기에 추가로 이런 게임 특성에도 불구하고, 한 판 당 플레이 타임 5분 내외라는 빠른 템포는 부담 없이 이런 도전을 하도록 권했다. 직접 고민하고 플레이하는 재미는 일품이었다.

 

필연적으로 복잡해질 수 밖에 없는 게임 요소, 이에 반해 부실한 안내와 그로 인한 진입장벽만 아니었다면 근래 체험한 최고의 CBT 중 하나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부디 정식 오픈 때는 튜토리얼을 다듬어 유저들이 보다 쉽게 게임의 재미에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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