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성장 부담 줄이고 PK의 재미는 극대화! AxE 체험기

테스커 (이영록) | 2017-09-27 05: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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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E>는 진영 간 분쟁 콘텐츠를 강조하는 모바일게임으로는 조금 특이한(?) 작품입니다. 

 

진영 간 분쟁 콘텐츠는 PK(플레이어 킬)이 발생합니다. 이는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요소죠. 그래서 대부분의 진영 간 분쟁 콘텐츠를 강조하는 모바일 MMORPG는 진영 간 분쟁 콘텐츠와 PvE(사냥, 레이드 등)을 분리해 유저들이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합니다. 보다 대중적인 유저층을 노리는 셈입니다.

 

하지만 <AxE>는 캐릭터 육성부터 시작해 레이드까지 거의 모든 콘텐츠가 진영 간 분쟁 콘텐츠로 이어집니다. 캐릭터 육성, 사냥 등을 중점적으로 즐기고 싶은 유저들도 PK를 피할 수 없게 설계돼 있죠. "RvR이 싫다면 하지 마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RvR이 강조된 <AxE>를 일주일간 체험하고 느낀점을 정리했습니다.


 

 

 

# 스트레스는 최소화! 필드에서 만들어지는 자연스러운 RvR

 

<AxE>는 진영 간 분쟁 콘텐츠를 극단적이라고 표현할만큼 강조했습니다. 여태 RvR MMORPG를 표방하는 작품들은 숱하게 많았지만, <AxE>만큼 확실하게 강조하는  작품은 드뭅니다.

 

유저는 메인 퀘스트를 수행하며 기본적인 지식을 익히는 ‘튜토리얼’ 과정을 끝내면, 다른 진영의 유저와 함께 사용하는 넓은 오픈 필드인 ‘높새바람 언덕’에 진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해당 필드에서 메인 퀘스트 등을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상대 RvR을 접하게 되죠. 

 

특히, 메인 퀘스트가 끊겨 레벨업이 막히는 구간이 되면 상대 진영과의 마찰은 더욱 빈번해집니다. 메인 퀘스트가 끊기고 일일 10회 한정으로 클리어할 수 있는 ‘일일 퀘스트’까지 마치고나면, 비교적 간단한 조건에 다량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반복 퀘스트를 수행하게 되는데요. 보통 반복 퀘스트의 목표는 지역의 가운데 부분에 있는 특정 몬스터를 일정 수 이상 처치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반복 퀘스트의 목표는 양 진영이 공유하죠.

 

 반복 퀘스트의 목표 몬스터는 보통 양 진영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초반부터 상대 진영 유저를 수시로 마주치게 됩니다. 경험치 효율이 좋은 몬스터일수록 해당 지역에 더 많은 유저가 몰리게 되고요. 이외에 필드 보스도 적 진영과 아군 진영의 가운데서 등장해 상대 진영과의 마찰을 유도합니다. 그 과정에서 유저는 셀 수 없이 죽습니다. 

 

<AxE>는 다른 유저에게 죽었을 때의 불쾌함과 거부감을 최소화시켰습니다. 일단 죽음의 대부분은 자동 사냥 중 발생하기 때문에, 직접 플레이 중 죽은 것에 비해 가볍게 다가오죠. 또한 게임은 아무리 많이 죽더라도 패널티가 없습니다. 죽이는 유저에게도 전광판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을 제외하면 큰 이점이 있지도 않고요. 그래서 상대를 죽였을 때 기분은 좋지만, 죽었을 때의 스트레스가 크진 않습니다. 퀘스트를 한 번 터치하기만 하면 다시 원상복귀 되거든요. 

 

물론, 반복 퀘스트를 세워뒀는데 캐릭터가 죽어있어 많은 시간을 낭비한 경우에는 다소 짜증이 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게임 화면 우측 중단에 생긴 나를 죽인 유저 아이콘을 터치해 ‘복수’할 수 있습니다. 능력이 된다면 당한만큼 갚아주면 되겠죠.

 

이러한 방식 덕분에 <AxE>에서 유저들은 진영 간 분쟁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줄어들었고, 필드 RvR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됐습니다. 

 

 해당 유저는 당시 70연속 처치를 넘겼다.

  

물론 때로는 높은 스펙의 유저가 그냥(…) 상대 진영의 리스폰 지역에 와서 반복적으로 학살을 일삼는 경우도 있습니다. 죽이는 상대는 재미있겠지만 정상적인 사냥을 방해 받고, 의미없는 죽음을 좋아하는 유저는 없겠죠. 이럴 때면 패널티가 없더라도 스트레스는 쌓입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게임에 등을 돌릴 정도로 크진 않았습니다. 학살 당하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잘못만이 아니니까요. 필드에서의 PK는 동등한 조건에서 이뤄지는 게 아닌지라 더 강력한 유저가 왔다면 저레벨 유저가 패배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자동 돌리고 있으면 더더욱요. 그러니 학살에 대한 책임을 아군 진영에게 전가시킬 수 있죠. “적 고렙이 학살하는 데 우리 진영 고렙들은 뭐하냐~” 처럼요. 

 

이럴때면 진영 채팅으로 학살을 일삼는 유저를 함께 처단(?)하자고 ​열심히 아군을 끌어모으거나, 아군 진영의 고레벨 유저에게 처단을 요청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안 된다면 되살아나자마자 계속 다시 달려가 체력을 깎는 ‘리스폰 러시’를 해서 몰아내기도 했죠. 부족한 힘을 조금씩 끌어 모아 상대 진영의 학살자의 연속킬을 끊어내고 전광판에 내 이름을 올렸을 때, 복수에 성공한 데서 오는 보람과 희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AxE>는 유저들의 진영 간 분쟁이 자연스럽게 발생하도록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유저들이 큰 거부감이나 스트레스 없이 진영 간 전투를 진행하게 구성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진영 내에 결속과 상대 진영에 대한 적대감, 똑같이 복수해주겠다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들더군요.

 

 

# 다른 건 신경 꺼! RvR만 집중하면 돼

 

<AxE>는 유저들이 ​수시로 발생하는 진영 간 분쟁 콘텐츠에만 온전히 집중해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게임에서 캐릭터의 레벨은 메인 퀘스트와 일일 퀘스트, 그리고 반복 퀘스트로 올릴 수 있습니다. 이 퀘스트들은 모두 터치 한 번이면 보상을 받기 직전까지의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해주죠. 이 중에서도 특히, 반복 퀘스트는 ‘자동 수행’을 체크해두기만 하면 퀘스트 수행부터 보상 수령, 그리고 다시 퀘스트를 받아 반복 진행하는 과정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합니다. 레벨업 과정에서 유저가 신경써야할 요소는 상대 진영 유저의 습격 외에는 없는 셈입니다. 

 

이외에도 캐릭터 육성에 관한 요소들 대부분이 레벨업과 비슷합니다. 장비와 성물 조각, 마법 가루 등을 얻을 수 있는 ‘던전’과 ‘정예 던전’은 입장만 해두면 별도의 조작 없이도 자동으로 무난하게 클리어할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승급석과 강화주문서 등을 획득할 수 있는 ‘요일 던전’도 자동전투에 맡기면 되는 수준이죠.

 

유저는 자동 전투로 모인 재료를 활용해 장비의 레벨을 올리거나 강화하는 등 캐릭터 육성의 최종적인 작업만 신경 써 주면 됩니다. 직접적인 전투력 상승 때에만 신경쓰면 되다보니, 캐릭터는 쑥쑥 성장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러한 점 덕분에25레벨부터 필요 경험치량이 대폭 증가하더라도 레벨업이 크게 고되게 느껴지지 않았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게임 초반에는 거의 모든 부분이 ‘자동’으로 이뤄지다 보니 방치형 게임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퀘스트를 한 번 터치해두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중반부터 느낌이 달라졌습니다. ​몬스터를 사냥하다가 상대 진영 유저를 마주쳤을 때, 필드 보스가 리젠됐을 때, 레이드 보스 독점권을 두고 다투는 분쟁전이 시작했을 때나 5:5로 싸우는 콜로세움에 입장했을 때 등 수시로 발생하는 RvR 콘텐츠에서는 조작에 신경을 써줘야 했습니다. 컨트롤 여부에 따라 승패가 뒤바뀌거든요.

 

<AxE>에서 캐릭터의 스킬은 주로 대미지를 입히는 데 주력한 ‘스킬’과 상태이상을 부여하거나 생존력을 올려주지만 쿨타임이 긴 ‘특성 스킬’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의 ‘자동 전투’에서 일반 ‘스킬’은 자동으로 사용하지만,‘특성 스킬’은 자동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결국, RvR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수동 조작이 필수적입니다.​ ‘특성 스킬’은 불리한 전황을 뒤집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한 예로, 상대 진영 유저 네명이 아군 유저 리스폰 지역에 몰려와 학살을 하고 있을 때 워리어(제국)로 2명에게 스턴을 건 후, 같은 진영 유저와 힘을 모아 처치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침투 미션’을 위해 아군 진영을 휘젓고 다니는 적 무리 중 한 명에게 슬로우를 걸어 낙오시킨 뒤 잘라먹기(?) 플레이도 가능했죠. 

 

이러한 ‘특성 스킬’ 덕분에 직접 조작하는 맛은 확실했습니다. 쿨타임은 길지만 그만큼 확실한 효과인 ‘적 진영 유저 처치’로 보상해주니까요. 그렇게 적을 처치하고 전광판에 이름을 띄울 때는 소소한 성취감을 만들어냈습니다.

 

 분쟁전, 거점 점령 모드

  

<AxE>의 핵심 RvR 콘텐츠라 할 수 있는‘분쟁전’은 특별한 재미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양 진영의 ‘이권’을 둔 다툼이 벌어지기 때문이죠. 약 10분 남짓 진행되는 분쟁전에서 승리하면 ‘분쟁전 승리 보상’ 뿐만 아니라, 별도의 보상을 얻을 수 있는 필드 보스 독점 권한을 얻습니다.  

 

덕분에 분쟁전에서는 <AxE>의 RvR 콘텐츠 중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집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 보다 많은 킬을 올려야 하는 ‘데스매치’에서는 따로 움직이는 적을 처치하기 위한 ‘포커싱’, ‘게릴라 전투’가 중요해지고, 거점 점령도를 100%로 먼저 만드는 진영이 승리하는 ‘거점전’에서는 유저들의 합과 ‘특수 스킬’의 쿨타임 조절이 중요합니다. 어느 진영이 더 결속력이 좋은지 대결하는 콘텐츠인 셈이죠.

 

치열한 전투에서 승리한 뒤 ‘필드 보스’를 차지했다는 안내가 나오면, 적어도 그때만큼은 아군 진영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승리로 얻는 높은 보상도 좋지만요.

 

졌지만 잘 싸웠다 

 

 

# 채널이동 제약에서 오는 불균형

 

게임을 접속할 때 한 번 선택된 채널은 유저가 자의적으로 변경하기 힘듭니다. 게임을 껐다 켜거나 맵을 이동했다가 다시 복귀하더라도 자신이 이전에 있던 채널이 유지되죠

 
따라서 특정 필드에서 다른 유저에게 공격당해 사망해도, 해당 유저가 접속을 끊은 것만 아니라면 웬만해서 복수할 수 있습니다. 또 호전적인 유저들이 필드에 있어 마구잡이로 상대 진영 유저들을 건드리고 다닌다고해도 피할 방법이 없다보니, 해당 필드에서 사냥하고 싶다면 상대 진영 유저를 상대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반강제적으로 RvR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는 셈이죠.

하지만 부작용도 있습니다. 맞서 싸우더라도 상대 진영 세력이 더욱 강력한 상태의 채널에서는 전세를 뒤집을 방법이 매우 적습니다. 이런 채널에서는 유리한 진영이 다른 진영의 리스폰 지역까지 침투해 일방적인 학살이 이뤄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길드원 또는 친구의 도움을 바랄 수 밖에 없습니다. 친구목록, 길드원 목록에는 해당 인원의 채널로 이동할 수 있는 '찾아가기' 기능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마저도 친구와 길드원이 자동 전투를 이용하고 있으면 도움을 바라기 힘듭니다. 항시 채팅을 보고 있진 않을 테니까요. 도움을 바라기보다는 해당 인원 곁으로 빠져나가는 게 빠르죠.

이 때문에 때로는 불리한 진영의 유저들이 해당 필드에서 이탈하면서 진영 간 세력 균형이 완전히 깨지기도 했습니다. 제 기억에는 제국 4명 vs. 연합 17명까지 봤네요. 물론 진영 간 세력 비율을 맞추는 시스템이 적용돼 있어, 점차 인원 비율은 맞춰졌겠지만 한 번 불리해진 상황은 웬만해서 뒤집는 게 힘들었습니다.

 

 

 

# RvR이 좋다면 이만한 게임이 없다

 

정리하자면 <AxE>는 진영 간 분쟁 콘텐츠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모바일 MMORPG입니다. 게임은 성장에 대한 부분을 최소화하고 RvR 요소를 극단적으로 강조했죠.

 

<AxE>가 RvR을 강조하는 첫 게임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RvR을 강조해 온 게임들이 ‘RPG’의 성장과 역할, 그리고 ‘RvR’의 대립, 경쟁 요소를 전부 다 가져가려고 했던 것과 달리 <AxE>는 확실히 RvR 콘텐츠에 확실히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유저와 다투는 데서오는 스트레스는 줄이고, 재미는 극대화했습니다.

 

물론, <AxE>가 RPG의 ‘성장’의 재미를 배제한 것은 아닙니다. 게임은 성장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단축시켜 ‘사냥’ 자체에서는 재미를 느끼기 힘들지만, RvR 콘텐츠에서 상대 진영을 학살하며 자신의 강함을 체감할 수 있게 했습니다. 어느정도 성장한 뒤에 한 단계 낮은 필드로 산책(?)을 나가면, 상대 진영 유저를 만나는 족족 죽일 수 있거든요.

 

이렇듯 게임은 모든 콘텐츠가 RvR로 귀결됩니다. 단순히 콘텐츠의 딴에서 RvR의 비중을 높인 게 아니라, 구조적으로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유저들이 R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RvR을 ‘억지로 해야하는 콘텐츠’로 만들지 않고 게임 내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것이 장점이죠.

 

다소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AxE>는 지난 14일, 정식 서비스 첫날부터 ‘개발자노트’를 발표하고,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 접수하는 등 게임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에는 개발자노트를 통해 유저들이 첫날부터 개선을 요청했던 ‘활력’ 시스템을 없애겠다고 공언했을 정도니까요. 이외에도 <AxE>는 개발자노트를 통해 꾸준한 개선을 약속한 만큼 앞으로도 기대해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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