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실수가 없는 화려한 액션! 미리 플레이해본 '마블 스파이더맨'

토망 (장이슬) | 2018-08-02 23: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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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슈퍼 히어로 캐릭터가 있습니다. 수십 편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두 번 리부트를 거친 블록버스터 영화, 심지어 (흑역사지만) 특수 촬영 드라마까지. 재미있는 게임도 몇 편 있었고 모바일로 출시된 런 게임은 나름 잘 나가는 편이지만 어딘가 아쉽습니다. 우리가 아는 그 슈퍼 히어로, 빌딩 숲 사이로 바람같이 줄을 타고 악당들을 물리치는 무적의 영웅 ‘스파이더맨’을 생생하게 구현한 게임은 정말 드문 편이니까요.

 

이런 배경을 생각해볼 때, 인섬니악 게임즈가 개발 중인 <마블 스파이더맨>(원제 ‘Marvel’s Spider-man’)은 스파이더맨의 팬이라면 눈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상상 속에나 있던 화려한 웹 스윙, 곡예 같은 액션을 직접 조작할 수 있다니! 지난 7월 20일 서울에서 진행된 미디어 시연 행사에서 2시간 여분의 데모 버전을 플레이한 감상을 정리했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장이슬 기자

 

※ 본 기사는 7월 20일 SEIK 미디어 시연 행사에서 체험한 데모 버전을 기반으로 합니다.

※ 정식 버전에서 내용이나 일부 구성 요소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블 스파이더맨> 미디어 시연 관련 기사

① "자동회복은 스파이더맨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PS4 '마블 스파이더맨' 개발자 인터뷰

② 실수가 없는 화려한 액션! 미리 플레이해본 ‘마블 스파이더맨’ (현재 기사)

 

 

# 거미처럼 날아가 거미처럼 쏜다, 누가 봐도 스파이더맨의 액션

 

게임을 시작하면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 수트로 갈아입고 창문으로 뛰쳐나가는 오프닝 컷신이 재생됩니다. 그 다음 사건 현장까지 웹 스윙으로 이동하는 것이 플레이어가 경험하는 첫 조작입니다. 실수로 웹 스윙을 잇지 못하거나 방향을 잘못 잡아도 문제가 없습니다. 실수한 액션조차 장애물을 타고 넘거나 벽타기로 이어져서 플레이가 쾌적할 뿐 아니라 능숙하고 세련된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뒤에도 언급하겠지만 '플레이어는 실수해도 스파이더맨은 실수하지 않는 것'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웹 스윙 체험 뒤에는 '킹핀'의 도주 계획을 막기 위해 여러 차례 싸움을 벌입니다. <마블 스파이더맨>의 전투는 3인칭 시점에서 스파이더맨을 조작해 버튼마다 할당된 공격, 거미줄, 점프 등의 동작을 조합해 액션을 펼치고 적을 쓰러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연속해서 적을 공격하면 콤보가 쌓이면서 '포커스 게이지'가 찹니다. 게이지를 소모해 체력을 회복하거나 적절한 타이밍에 QTE(Quick Time Event) 버튼을 입력, 멋진 컷신과 함께 적을 일격에 쓰러뜨리는 마무리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킹핀 일당과 한바탕 대결을 벌이는 게임의 도입부는 조작 안내가 포함되어 있지만, 난이도는 만만하지 않습니다. 초반 대부분의 전투가 일 대 다수로 벌어지는 것도 있지만, 곡예와 임기응변에 가까운 스파이더맨의 액션이 처음에는 낯설어서 더 어렵게 느껴졌어요. 

 

예를 들어 공격 버튼을 누르면 캐릭터가 주먹 한 방, 두 번 누르면 두 방 날리는 식이라면 아주 쉽겠죠? 문제는 주인공이 스파이더맨입니다. 한 번 때릴 것을 굳이 말 한마디, 꿀밤 한 봉지 더 얹어주는 후한 인심의 소유자죠. 같은 커맨드를 입력해도 상황에 맞춰 다른 액션이 나가는 경우가 있고, 기본 격투 뿐 아니라 거미줄, 지형지물, 공중 등 액션에 변수를 끼치는 요인도 많습니다. 

 

 

처음부터 일 대 다수로 싸워야 하는데, 대부분의 적은 스파이더맨을 만나면 멀찍이 떨어져서 총알로 인사합니다. 수트는 방어구가 아니라서 많이 아픕니다. 피하기도 바쁜데 게임의 독특한 액션도 배워야 하고, 속도도 아주 빠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적들이 생각보다 느리다는 것을 발견하고, 어떻게 요리해줄지 머리도 손도 바빠지며 신나게 액션을 즐기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적들이 총을 쏘면 '스파이더센스'가 울려서 위험을 알립니다. 재빨리 회피 버튼을 누르면서 공격 버튼을 누르면 반격의 기회가 생기죠. 일단 때려서 총 든 친구가 멈칫한 틈을 타 다른 녀석은 거미줄로 꽁꽁 묶고, 뒤에서 오는 공격은 피하면서, 한 놈은 공중에 띄워 흠씬 두들겨준 다음 쓰레기통에 거미줄을 쏴 휘둘러서 여러 명을 한 번에 쓰러뜨리고… 카드 게임으로 치면 "영원히 나의 턴"인 셈입니다.

 

스파이더맨은 초인 영웅입니다. 보통 사람보다 훨씬 빠르고 강하며, 거미줄을 이용한 여러 특수 능력과 기술을 겸비하고 있습니다. 8년 차의 능숙한 스파이더맨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한다면, 적이 어떤 무기를 갖고 있거나 수가 많아도 어려움 없이 상대할 수 있습니다. 현대 배경의 액션 게임에서 많은 주인공의 앞길을 가로막았던 '거리'와 '수'가 플레이어의 능숙도에 따라 장벽이 되거나 사라집니다. 

 

 

위에서 언급한 '실수가 없는 액션'도 빛을 발합니다. <마블 스파이더맨>은 커맨드와 액션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습니다. 같은 커맨드라도 총을 든 적이나 방패를 든 적에게 적용되는 움직임이 다르고, 지상과 벽, 공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액션도 다릅니다. 

 

적을 포함한 환경 역시 액션의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하기 때문에 조작 중 콤보를 실패하거나 적의 패턴을 읽지 못했더라도 우리의 스파이더맨은 환경에 따라 대응되는 액션으로 유려하게 이어줍니다. 같은 조작을 여러 번 반복하면 게임이 단조로워지는 문제가 있는데, <마블 스파이더맨>은 거의 모든 움직임과 액션이 환경에 맞춰 부드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정말로 능숙하고 강한 스파이더맨을 플레이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또 스파이더맨의 동작에서 가능한 '헛방질'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움직임이 가능한 이어지도록 만들었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나의 스파이더맨은 실수하지 않아!"라는 외침이 시스템 곳곳에서 묻어나오는데, 인섬니악 게임즈가 인터뷰에서 "우리 전부가 스파이더맨의 팬이다"라고 말한 것이 공치사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딱딱한 튜토리얼과 강력한 보스, 까다로운 다수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거미소울'처럼 느껴지겠지만, 감을 잡기 시작하면 누가 봐도 스파이더맨 같은 액션을 펼칠 수 있게 됩니다. 전반적으로 전투와 액션은 플레이어가 학습하며 차근차근 익히는 것보다는, 거의 완성되어 할 줄 아는 것이 많은 스파이더맨에게 초보 플레이어가 익숙해질 것을 권장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퍼즐 풀고 맵 열고 악당 잡고 잃어버린 물건 찾고, 스파이더맨의 일상

 

킹핀을 체포하면 이제 신출내기 사회인이자 23세의 젊은 과학자 피터 파커의 일상을 체험하게 됩니다. 피터 파커와 스파이더맨 파트가 엄격하게 나눠진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도시를 이동할 때는 스파이더맨의 웹 스윙으로 날아가지만, 직장에 들어갈 때는 피터 파커의 모습으로 바뀌곤 합니다. 

 

직장에서는 업무를 해결하거나 다소 개인적인 연구, 예를 들어 수트 개발 같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지시하는 장비에 다가가 활성화하면 업무… 아니 여러 종류의 기술 퍼즐을 플레이하게 됩니다. 가장 먼저 체험한 것은 전류가 잘 흐르도록 파이프를 잇는 퍼즐입니다. 첫 퍼즐은 아주 쉽지만 두 번째, 세 번째 퍼즐은 하나씩 제약이 붙는 식으로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대체로 쉬운 퍼즐이지만 난이도가 가파르게 오르니, 게임 후반부에 들어가면 정말 어려운 퍼즐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술 퍼즐은 스파이더맨 활동에도 종종 등장합니다. 뉴욕 여러 곳에 설치된 경찰 정보 수신탑을 수리하려면 주파수와 파형을 맞추는 퍼즐을 풀어야 합니다. 이 퍼즐을 풀면 해당 탑이 설치된 지역 지도를 얻어 메뉴와 미니맵이 활성화되고,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소규모 범죄나 여러 종류의 수집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도시의 범죄를 해결하고 악당들을 소탕하면 경험치와 레벨이 오르고, 스킬에 투자할 수 있는 포인트를 받습니다. 스킬 트리는 거미줄의 활용 방법을 늘리는 계열, 신체 능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열, 공중 콤보를 다채롭게 해주는 계열로 구성됐습니다. 조무래기를 단숨에 쓰러뜨리는 식으로 게임을 편하게 해주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새로운 액션이 추가되는 식이라 단순히 레벨업에만 집중한다고 해서 게임이 쉬워지거나 캐릭터가 저절로 강해지지는 않습니다. 

 

플레이어의 실력을 보조하는 편의 기능은 수집품을 모아 제작하는 장비나 수트에서 나옵니다. 맵 곳곳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신호를 따라가면 버려진 시설이나 유용한 자재, 혹은 8년 동안 스파이더맨 활동을 하면서 부득이 잃어버린 물건을 찾을 수 있죠. 이런 수집품을 알뜰살뜰 모아 적을 추적하는 장치나 새 수트를 만들어 게임 진행을 돕거나 새로운 부가 스킬을 얻습니다. 수트에 붙은 부가 스킬은 다른 수트에도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옵션이 더 좋아서 마음에 들지 않는 수트를 입어야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인 스파이더맨 게임, 남은 것은 부가 콘텐츠와 이야기

 

PS4 유저라면 일반 기종과 Pro 기종과의 차이도 궁금할 것 같습니다. 미디어 시연에서 두 기종을 다 플레이한 바로는, 우선 게임 진행을 방해할 정도로 성능 차이가 나지는 않았습니다. 주위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일 대 다수 전투를 치르면서도 화면은 부드러웠고 야외 웹스윙도 쾌적했습니다. 다만 광원이나 미세한 오브젝트의 질감과 표현에서 차이가 보였습니다. Pro 기종으로 플레이한다면 눈이 호강하겠고, 아니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수준입니다.

 

스파이더맨 팬의 입장에서는 깨알 같은 섬세함 덕분에 플레이하는 내내 '덕심'이 충전됩니다. 숨 가쁜 전투 중에서도 스파이더맨은 농담을 그치지 않고, 어쩌다가 입을 다물더라도 파트너의 통신이나 적들의 도발, 긴장감을 한층 돋구는 효과음이 이어지기에 속된 말로 '오디오'가 잠시도 비질 않습니다. 유쾌하고 시끄러운 와중에도 스파이더맨은, 절대로 우리의 영웅을 망가뜨리지 않겠다는 인섬니악 게임즈의 고집이 얽혀서 언제 어디서든 멋집니다. 

 

작은 사건을 해결하면 메뉴 화면의 스파이더맨 공식 SNS(!)가 업데이트될 수도 있겠죠. 이런저런 사연이 깃든 수집품, 피터의 유능함을 한껏 드러낼 수 있는 여러 퍼즐, 이제는 안 나오면 섭섭한 월세 고지서까지, 역시 스파이더맨이라면 이런 맛이 있어야지 싶은 건 빠짐없이 꾹꾹 들어갔습니다. 조금 어렵지만 현란한 테크닉과 스타일리시한 움직임, 잠시도 쉬지 않는 농담으로 악당들을 농락하는 스파이더맨. 유능하면서도 나름 대우받는 피터, 여러 재미있는 요소들은 팬의 입장에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전투와 액션의 난도가 높은 대신, 이를 받쳐주는 부가 콘텐츠는 비슷한 장르 게임을 해봤다면 익숙한 요소로 구성했습니다. 새로운 액션을 해금하기 위해 새로운 지역의 탑을 활성화하고, 범죄 정보를 모아 이들을 소탕하며 레벨 업을 합니다. 레벨 업으로 얻는 스킬 포인트를 투자해 원하는 액션 스킬을 얻고, 수집품을 모아 장비나 수트를 만들어서 편의 기능이나 부가 옵션을 획득합니다. 이 부분은 도시를 자유롭게 탐사하며 진행하고, 충분히 강해지면 스토리를 진행하며 강력한 적들에게 도전하는 흐름입니다. 

 

여러모로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동기화는 물론, 이를 이용하는 방법은 '배트맨 아캄버스' 시리즈가 떠오릅니다. 물론 시간 제한이 있는 미디어 시연 특성상 전투 외의 다른 콘텐츠를 체험할 시간이 적었다는 것도 이런 인상에 한몫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분명한 것은, 액션과 디테일만큼은 다른 누구도 아닌 스파이더맨의 것이고 무척 세련됐다는 것입니다. 수준 높은 그래픽과 더불어 자연스러우면서도 히어로다운 액션을 갖춘 <마블 스파이더맨>은, 적어도 스파이더맨 게임이라는 점에서 저평가될 가능성은 적습니다. 팬이 아닌 사람도 좋아할 만한 게임인지는, 정식 출시 이후 플레이하면서 접해볼 <마블 스파이더맨>의 세계와 이야기가 얼마나 매력적인지에 달려 있겠죠.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정말 오랜만에 나오는 대규모 스파이더맨 게임이라는 점에서 팬 아닌 분들에게도 매력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스파이더맨은 게임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까요? 다가오는 9월 7일 출시와 함께 그 가능성을 확인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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