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화살표' 부활, VAR 도입… 'FM 19' 최신 정보

우티 (김재석) | 2018-10-01 1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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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축구 팬을 사로잡은 악마의 게임 <풋볼 매니저>(이하 FM) 신작 <FM 19>가 11월 2일 출시합니다. 하지만 <FM> 시리즈를 제작하는 영국의 게임 제작사 스포츠 인터랙티브는 발매 전 신작에 대한 추가 정보를 꼭꼭 숨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게임의 출시가 다가옴에도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실제로 얼마 전에 끝난 영연방 최대 규모의 게임 쇼 'EGX 2018'에서도 <FM 19>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말하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그러던 지난 27일, SI가 트위터와 스팀 페이지를 통해 <FM 19>의 업데이트 내용을 깜짝 공개했습니다. 트윗이 올라오자마자 전 세계 FM 마니아(aka 폐인)들은 공개된 이미지 구석구석 뜯어보며 새로운 특징을 찾는 데 몰두했습니다. 과연 <FM 19>는 '5만 원짜리 로스터 패치'일까요, 아니면 '세상에서 제일 저렴한 타임머신'일까요? 공개된 정보를 정리했습니다. 제작진이 공개한 전문은 이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 '화살표'의 부활, '강강술래' 토탈 사커… 기상천외한 전술 설정 가능할까?

이번 업데이트 발표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은 바로 '화살표'의 부활입니다. '화살표'란 플레이어가 포메이션 위에 선수의 공격, 수비 주 이동 방향을 설정할 수 있게 한 기능입니다. 선수에게 화살표를 지정하면 플레이 중 선수는 화살표 방향으로 조금씩 이동합니다.

 

감독이 기상천외한 전술을 사용할 수 있게 했던 화살표는 현실적인 전술 설정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FM 14>부터 사라졌습니다. 이후 작품부터 선수의 자세한 움직임은 '세게 압박하라', '좁게 뛰어라' 등의 세부 지시나 '라움도이터', '메짤라'와 같은 세부 역할 지정으로 바뀌었습니다.

 

화살표를 활용한 아스날 전술
화살표로 이런 '모세의 기적' 전술을 쓰기도 했습니다.

 

라움도이터: 공간 연구자. 측면에서 활약하지만 빠른 드리블보다는 정확한 공간 침투로 기회를 마련하는 역할. 토마스 뮐러가 대표적.

메짤라: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양쪽 사이드 미드필더를 뜻함. 높은 전술 이해를 바탕으로 다른 미드필더진과 연계 플레이를 통해 팀을 유리하게 만드는 게 주요 역할.

 

하지만 감독이 게임에서 다양한 전술을 시험하기 어려워지고 특정 '역할'을 수행할 능력치가 되지 않는 선수는 별다른 활동을 못 한다는 점에서 유저들은 화살표 옵션의 부활을 요구했습니다. <FM> 유저 중 아홉은 싱글 플레이 유저이기 때문에 화살표를 통한 전술 설정이 게임 밸런스를 해친다 해도 결국 개인적인 실험에 그칠 뿐이며, 더 현실적인 게임을 원하는 감독은 옵션에서 화살표 기능을 끌 수 있게 하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유저들의 바람대로 화살표가 부활했습니다. 다만 개발사에서는 "화살표를 드래그할 수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것이 과연 과거 '모세의 기적' 같은 자유로운 화살표의 부활일지, 혹은 무언가 새로운 개념의 제한적인 화살표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제작진이 공개한 경기 클립을 보면 만화에서나 볼 법한, 필드 위 10명의 선수가 원을 지어 공을 따라 움직이는 '강강술래' 토탈 사커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장면 역시 실제 프로 축구에서 극히 보기 어렵다는 점을 미루어 봤을 때 <FM 19>는 감독에게 다양한 전술을 활용하도록 자극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작진이 공개한 'FM 19' 전술 화면. 이 화살표를 드래그해서 선수의 폭을 조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과거와 같은 방식일지 어떨지는 게임이 나와봐야 알 듯합니다.

제작진이 공개한 전술 스타일 설정. 강강술래도 볼 수 있습니다.
   

# 공·수 전술 세부화. 게겐프레스, 티키타카, 카테나치오 설정 추가

두 번째로 개선되는 점은 공·수 전술 세부화입니다. 제작진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감독은 경기 전과 경기 중 볼 소유권이 있을 때(공격), 소유권이 넘어갈 때(공·수 전환), 소유권을 잃었을 때(수비)의 전술 설정을 따로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한 가지 전체 전술 속에서 세 가지 세부 전술을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업데이트된 내용에 따르면 팀이 볼 소유를 잃었을 때, 감독은 선수에게 더 빨리 공을 찾아오라고 요구할 수도 있고, 하프라인까지 선수를 뒤로 물리는 등 흐름을 지켜보도록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공을 뺏겨도 역습 찬스를 막기 위해 팀의 진형'을 유지하는 데 우선순위를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역습 상황에서도 윙어의 빠른 '치달'(치고 달리기)과 센터 포워드의 위치 선정, 골 결정력에 의존해야 했던 전작과 달리 빌드 업을 통해 상대방을 더 조이는 전술을 채택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예시로 든 모든 옵션은 전작에서도 조정 가능했지만, 경기 전개에 따라 미리 설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경기 진행에 따라 감독이 자신의 임기응변으로 메꾸거나, 경기를 오래도록 멈추고 일일히 수동으로 설정을 바꿔야 했습니다. 하지만 <FM>의 감독은 한 시즌에 많게는 50경기 이상 벌여야 하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고, 유저들은 정형화된 이른바 '본좌 전술'을 찾아서 적용하고 선수 교체 정도만 하곤 했는데요. 이런 세부 전술 적용 옵션이 추가되면서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FM 19>에는 또 전술 설정 초기부터 게겐프레스(Gegenpress), 티키타카(Tiki-taka), 카테나치오(Catenaccio) 등 유명 전술 스타일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각각 높은 위치에서 강하게 압박하는 전술(역압박), 빠르게 패스를 주고 받으며 상대 뒷공간을 터는 전술, 최종 수비수의 지휘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뜻합니다.

 

공·수 전술 세부화와 유명 전술 스타일의 도입이 감독을 더 실험적이면서 능동적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사실 공·수 전개에 따른 세부 전술 구현은 전술 구현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아온 <피파>나 <위닝일레븐>에서도 설정할 수 있던 기능입니다.

 

게겐프레스 등 전체 전술도 구현하면서 동시에 선수별 역할도 그대로 남겼습니다.


# 오전반, 오후반, 저녁반? 새로워진 트레이닝 세션

<FM 19>부터는 감독이 조정할 수 있는 트레이닝 세션이 좀 더 복잡해집니다. 트레이닝은 하루 3세션으로 나뉘어 있고, 감독은 3가지 세션을 채워야 합니다. 제작진 설명에 따르면 비어있는 세션을 클릭하면 에어로빅, 전술 훈련부터 전 경기 평가, 휴식 등 선택할 수 있는 10가지 영역이 팝업 창으로 나타나 원하는 행동을 클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또 하루에 3개면 1달 최대 90세션을 설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세션의 전체적인 노선 (공격 훈련 위주, 조직력 훈련 위주) 등은 주일이나 개월 단위로 설정할 수 있는 코너가 따로 있습니다. 기존에 집중 훈련 분야 등을 설정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세부적으로 변경된 것입니다.

 


휴식 없이 세션을 모두 채우면 선수 피로도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모든 세션을 채우는 일은 없겠지만 빠른 게임 플레이를 원하는 감독 입장에서 하나하나 일일이 선수의 훈련 스케줄을 관리하는 것은 꽤 피곤한 일이 될 것입니다. 

 

<FM> 시리즈의 라이트 유저층은 전술/훈련의 세부적인 측면을 일일이 손대는 것보다 게임이 제공하는 기본적인 포메이션과 전술을 따르며 이적 시장을 통해 데려온 '꿀영입' 선수진의 능력치를 통해 빠른 성공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빠른 플레이를 즐기는 감독이라면 <FM 19>에서도 전작과 같이 미리 영입한 5성급 수석코치에게 모든 훈련 세션 설정을 일임할 수 있습니다.

 

수석코치: 이런저런 조건을 반영하여 최선의 훈련 스케쥴을……. 
감독: 알았어.

 

# VAR 기능 도입, 과연 필요할까?


 VAR은 비디오 판독 심판을 뜻합니다. 심판진이 수의 반칙을 놓쳤을 때 주심의 판단에 따라 비디오 판독을 결정하고 VAR실에서 반칙 여부를 판단 내리는 제도인데요. 지난 6월 러시아월드컵 한국 대 스웨덴전에서 김민우 선수가 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선수에게 태클을 걸었던 게 그냥 넘어갔다가 스웨덴 선수진이 항의하자 VAR을 적용, 반칙 결론이 나 페널티킥 판정이 내려졌죠.

 

제작진은 <FM 19>에 VAR 기능이 도입된다고 밝혔습니다. VAR의 도입은 축구 전문지 '골닷컴'에서 "FM에서 다루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한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당시 골닷컴은 실제로 주심마다 성향이 뚜렷한 <FM>에서 주심이 언제 비디오 판독을 선언하고, 어떻게 판독 결정을 내릴지 구현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바로가기)

 

VAR 도입 발표 이후 <FM 12> 이후 이렇다 할 그래픽 진보가 없는 <FM> 경기를 지켜보는 감독이 VAR이 선언된 경기 상황을 납득할 수 있겠냐는 의문도 제기되었습니다. 참고로 제작진이 공개한 VAR 판독 상황 영상에는 프랑크푸르트 선수가 뉘른베르크 선수를 팔뚝으로 밀어 넘어뜨리는 명백한 반칙 장면이 포착됩니다. 이렇게 명백한 반칙이라면 VAR이 선언돼도 수긍할 수 있겠지만, '이글 아이' 시점에서 경기를 조망하는 감독의 눈에 납득되지 않는 VAR이 나온다면 억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FM>에 이미 '오심' 기능도 적용되어있고, 하단의 해설진 멘트를 통해 정확한 반칙 상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챔피언스리그'에서도 VAR을 적용하기로 한 등 실제 축구에서도 VAR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는 추세를 종합해봤을 때 VAR 도입은 <FM>에서 언젠가는 맞닥뜨려야 할 변수가 아닐까요? 추가로 VAR과 함께 볼이 골대 안으로 들어갔는지 아닌지 분석하는 '골 라인 판독 기술'도 <FM 19>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5. 분데스리가 라이선스 취득, 보라색 인터페이스로 변경… 몇 년째 그대로인 그래픽

<FM> 시리즈를 기본 설정으로 플레이하면 제작사에서 라이선스를 얻지 못해 자신의 원하는 선수 얼굴과 구단 로고가 100% 구현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장인'이 손수 만든 선수 얼굴, 구단 로고, 트로피, 유니폼의 '팩'을 입히거나 자신이 원하는 UI '스킨'을 다운로드해 적용하곤 합니다. 이러한 작업을 따로 진행하지 않는 유저라면 이번 <FM 19>는 독일 프로 축구 '분데스리가'의 정식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게임의 전반적인 UI가 보라색 톤으로 바뀐다는 소식을 참고하길 바랍니다.

 

'FM 19'는 분데스리가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마지막으로 <FM>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그래픽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FM 09>가 출시되던 2008년, 처음으로 바둑알에서 3D 그래픽을 설정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혁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그 이후로 매년 출시된 <FM>의 3D 그래픽은 크게 진보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년 동안 무수히 많은 <FM> 폐인들이 매치 그래픽을 개선해달라는 요구를 해왔죠. 과연 제작진은 이번에 3D 그래픽을 개선했을까요? 왼쪽 사진이 <FM 12>, 오른쪽 사진이 <FM 19>입니다.

 

'FM 2012'
'FM 2019'

 

몇 년째 그래픽 수준이 크게 발전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FM>의 핵심 요소는 현실감 있는 그래픽보다 꼼꼼한 데이터 반영이라는 유저도 많지만, 7년 동안 매년 3D 스포츠 게임을 내면서 그래픽 수정을 거의 하지 않는 게임은 <FM> 시리즈가 유일합니다. 7년 전보다 게이밍 컴퓨터 사양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FM>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위에 지금보다 조금 더 개선된 그래픽을 적용한다고 해도 구동에 큰 문제가 없을 텐데 말이지요.

 

스포츠 인터랙티브의 <FM> 총괄 디렉터 마일스 제이콥슨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FM 19>의 업데이트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는 26일 밤 자신있게 신작의 면모를 트위터에 올렸지만 본인의 얼굴을 <FM 19> 캐릭터로 이미지화한 제이콥슨의 프로필 사진은 <FM 19>에서 제2의 그래픽 혁신을 기대한 유저들에게 씁쓸함만 남겼습니다.

 

'FM' 시리즈의 총괄 디렉터 마일스 제이콥슨.
제이콥슨이 내걸은 트위터 프사. 자기 얼굴을 'FM 19'로 모델링한 이미지입니다.


 

 

이상 스포츠 인터랙티브가 공개한 <FM 19>의 업데이트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전술, 훈련 설정을 세부화했고 VAR 등 현실 축구의 변경 요소를 도입한 것은 인상적입니다. 

 

다만 이번 <FM 19> 또한 기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그래픽에는 큰 변화나 발전이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아무리 데이터베이스가 그래픽에 앞서는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시리즈가 거듭 될 수록 아쉬움도 거듭되는 것이 여러모로 씁쓸한데요. 

 

과연 이번 <FM 19>는 시리즈를 계속 즐기는 마니아들. 그리고 신작을 고대하는 게이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요? 발매일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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