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카드뉴스] 오늘도 난 아무 잘못 없이 맞았다. 나치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하노 (김규현) | 2018-05-13 15: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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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이즈게임은 게임의 수많은 가치를 찾아왔습니다. 오늘 여기 소개된 게임도, 1년전, 그 가치를 소개한 카드뉴스에서 큰 주목을 받았죠. 나치 독일의 만행과 그로 인한 비극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만들어지고 있었던 한 인디 게임이 드디어 출시되었습니다.

 

출시를 맞아 우리는 개발사와 인터뷰를 할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2017년 5월 18일 출시했던 카드뉴스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역사를 기억하는 것 이상의 일을 꿈꾸는 이 게임, 바로 <마이 차일드 레벤스보른>(My child Lebensborn)입니다.  /디스이즈게임 김규현 기자


 ※ 디스이즈게임 <마이 차일드 레벤스보른> 특별기획

[출시] 나치가 남긴 비극의 현장을 담은 게임이 나왔다​

[리뷰] 게임이 역사의 비극에 대항하는 방법

[카드] 오늘도 난 아무 잘못 없이 맞았다. 나치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기획] 제작 스토리: 역사의 망각에 맞서는 게임

[칼럼] 디스이즈게임이 이 게임을 편애하는 4가지 이유


 

 

 

다른 전쟁범죄에 비해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나치 독일의 만행

 

레벤스보른(생명의 샘) 프로젝트

 

나치의 이상적인 순수 혈통 ‘아리아인’을 적극 출산해

전 유럽에 교배, 확산시키기 위한 프로그램.

 

처음에는 독일 국내에서,

나중에는 나치 유럽 점령지에서 

강제로 아리아인 혈통 여자들에게 독일군과 아이를 갖게 했다.

 

아이는 외모가 얼마나 ‘아리아인다운지’를 평가 받았고,

적합하면 독일인 가정에 입양됐으며

 

부적합 아이는 수용소로 보내거나 죽였다.

 

레벤스보른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나라는 노르웨이

나치는 노르웨이인이 ‘아리아인’다운 외모를 가졌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독일포함)​ 전체 레벤스보른 아이 중 절반 가량(약 12,000명)​이 

독일군 아버지와 노르웨이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 아이들은 독일로 보내져 남의 집에 입양되거나 

 

독일 패전 이후, 진짜 부모도 찾지 못한 채

노르웨이에 남겨져 끊임없는 차별과 학대를 받았다.

 

아버지가 나치 침략자라는 이유 하나로.

 

평생 따라다닌 그 낙인 때문에

일부는 멸시와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기도 했다.

 

전쟁 후, 레벤스보른의 비극은 노르웨이 교과서에 남겨졌다.

 

그러나 전후 세대에게는 기록된 역사의 일부일 뿐,

어린 세대가 이런 아픔을 공감하고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레벤스보른과 같은 비극은 

사라지기는커녕 세계 여러 곳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었다.

 

CBOW

(Children born of war: 전쟁 중 적군의 피가 섞여 태어난 아이들)

 

전쟁에서 생겨난 억울한 피해자들.

 

하지만, 이해와 공감을 받지 못해 잊혀져서 

어딘가에서 또다시 일어나고 있으며, 일어날지도 모르는 그 비극.

 

이를 안타깝게 여긴 노르웨이의 미디어 전문가가 있었다. 

 

이런 과거의 아픔을

텍스트와 사진으로 보여주고

설명해서 얼마나 비극적인지 알릴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그들의 아픔을

온전히 이해하고 느낄 수 있을까?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비극이 안 일어나도록

공감대를 만들 수 있을까?

 

하지만… 만약 ‘게임’이라면?

 

자신이 직접 가상세계에, 그 시절, 그곳으로 돌아가

그 분들이 실제 겪은 경험을 대신 체험하고 느낄 수 있다면

 

그분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더 나아가 현재 비슷한 고통을 겪는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녀는 알고 지내던 게임 개발자와 합심하여

본격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게임이 실제 역사를 대변할 수 있게 하도록

 

레벤스보른 희생자들을 방문,

그들이 겪은 경험 하나 하나를 게임에 담았다. 

 

‘나치 자식’이라 불리며 박해 받았던 날들...

 

아무 이유 없이 자신에게 쏟아지던 분노와 폭력...

 

희생자들이 겪어왔던 아픈 경험이,

게임 안으로 하나 둘씩 쌓여갔다.

 

그렇게 시작한 모바일게임 프로젝트,

<마이 차일드 레벤스보른>(My Child Lebensborn)

 

유저는 양부모가 되어 레벤스보른 아이, 

클라우스와 카린을 돌봐야 한다. 

 

1951년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아이들의 다양한 일상과 여가를 함께하면서

유저가 알게 되는 것은

  

학교에 가서 처음으로 마주하게 될, 사회의 편견

 

그리고 매일 상처받을 아이의 마음을 위로하고 보듬어주는 것

 

이를 통해, 유저는 당시 희생자들이

어떻게 고통 받았는지 보고 체험할 수 있다.

 

지난 역사의 비극은 기억해야 한다.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게임이 

우리가 겪지 못한 과거를, 아픈 비극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더 잘 느끼게 할 수 있다면.

 

게임이란 콘텐츠는 단순한 오락이 아닌,

과거와 현재의 아픔을 공감하는 한 방법으로 거듭날 것이다.

 

<마이 차일드 레벤스보른>은

열띤 크라우드 펀딩과 노르웨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2차 세계대전 유럽 전승 기념일인  

2018년 5월 8일 출시되었다.

 

게임은 출시 전부터 호응을 얻었으며,

출시 후에는 현지 언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 인생 최고의 강렬한 경험이었다. 

(Level Up Norge)

- 돌봐줄 아이와 바르게 이어지고, 참여하게 될 것이다. 스토리 뿐 아니라 게임으로서도 훌륭하다. 

(Pressfire.no)

 

잊혀질지도 모를 과거를 기억하는 동시에

현재, 그리고 미래의 비극을 경계하는 게임

<마이 차일드 레벤스보른>

 

이런 비극은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에서는 이런 게임이 왜 나오지 않는 것일까?

 

한편 <마이 차일드 레벤스보른>은 

출시와 동시에 한국어 로컬라이제이션을 확정했다.

 

많은 한국인들(이 뉴스레터에 서명하는 것을 봤다.

그리고 지금도 여러분)의 관심에 크게 감동받았다.

이에 우리는 한국어가 우선돼야 한다고 결정했다.

디스이즈게임에 고마움을 전한다.

 

- 엘린 페스퇴이(Elin Festøy​), <마이 차일드 레벤스보른>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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