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카드뉴스] "지금까지 4,000명이 넘는 여자아이를 팔아 넘겼습니다"

너부 (김지현) | 2017-10-11 11: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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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초에 한 명. 매년 3백만 명의 소녀가 소리 없이 사라지는 인도 서벵골. 끌려가는 소녀의 대부분은 16세 이하이며, 그중에는 겨우 말을 뗀 어린아이도 있습니다. 이 어린 소녀들이 끌려가는 곳은 다름 아닌 사창가. 하지만 이에 대한 인도 정부의 태도는 무책임 그 자체입니다.

 

이러한 인도 서벵골의 참상에 분노한 아동 인권 운동가 레나 케즈리왈은 소녀들의 참담한 모습을 알리기 위해 한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작은 모바일 게임에서부터 시작되죠. / 디스이즈게임 김지현 기자

 

 

* [Update: 190611] 카드뉴스를 통해 소개된 모바일 게임 <미싱>은 출시를 앞둔 게임 <미싱: 컴플리트 사가(Missing: The Complete Saga)>의 파일럿 버전입니다. <미싱: 컴플리트 사가>는 킥스타터에서 5만 달러를 모금, 현재 개발 중 입니다.

 

미싱(Missing) 프로젝트 홈페이지 (링크)

<미싱: 컴플리트 사가> 킥스타터 페이지 (링크)

 


 

 

 

“지금까지 4,000명이 넘는 여자아이를 팔아넘겼습니다.”

“그중에는 12살 아이도 있었죠. 팔 수 없거나 반항하는 아이는 죽여버렸습니다.”
“혹시 그 아이들 중 살아 돌아온 아이는 있었습니까?”
“아뇨,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영국의 한 저널리스트가 진행한 인도 인신매매범과의 인터뷰 중)

26초에 한 명. 이곳에선 매년 3백만 명의 소녀가 소리 없이 사라진다. 그들 중 대부분은 16세 이하의 소녀로 그 안에는 겨우 말을 뗀 다섯 살배기 아이도 있었다.

이 소녀들이 끌려간 곳은 좁고 어두운 사창가. 이곳의 소녀들은 매일 포주의 폭력에 시달리며 가혹한 고문을 수차례 당하기도 한다. 설령 임신하더라도, 계속해서 손님을 받아야 하며 탈출하다 들키는 경우 목숨을 잃기까지 한다.

죽어야만 벗어날 수 있는 지옥과도 같은 곳

아동 인신매매와 성매매가 성행하는 인도 최악의 지역 ‘서벵골’. 국경 지대에 위치해, 정부의 영향이 적고 불법으로 넘어온 범죄자가 많은 무법지대다. 인도 아동 인신매매 중 42%가 이곳에서 발생하지만 이에 대한 인도 정부의 태도는 ‘무책임’ 그 자체.

인도 사회에 뿌리 박힌 심각한 성차별로 인해 정부는 아동 성 착취를 범죄로 보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런 현실을 은폐했다.

“수백 명의 소녀가 사라지는데, 어째서 아무도 그들을 찾지 않는 걸까?”
“이 아이들의 고통을 알린다면 조금이나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서벵골 지역의 참혹한 현실과 인도 정부의 무관심에 분노한 아동 인권 운동가 ‘레나 케즈리왈’. 그녀는 소녀들의 참담한 모습을 알리기 위해 한 가지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프로젝트 ‘Missing’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시작점이 된 한 게임.

영문 모를 이유로 성매매 업소에 납치된 소녀. 유저는 소녀가 업소에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인신매매범이 투여한 약물에 의해 본인의 이름마저 잊어버린 주인공. 

주인공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남자들을 강제로 상대해야 하며, 약물을 먹이려는 업소의 시도나 곧 집에 보내주겠다는 사탕발림 식 유혹을 강하게 뿌리쳐야만 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반항할 경우 돌아오는 건 무차별적인 폭력, 폭언, 강간. 심지어 탈출을 시도하다 들키는 경우에는 목숨을 잃기도 한다.

유저가 게임을 통해 처음 마주한 인도의 실상은 충격 그 자체.

“왜 우리는 이 아이들의 존재에 관심 두지 않았을까?”

머릿속에 강렬히 남은 감정들은 단순히 공감에서 끝나지 않았다.

유저들은 마음 맞는 이들을 모아 아동 인신매매와 성매매에 취약한 낙후 지역을 돌며 시위를 진행했고, 이들의 헌신적인 활동과 인도 소녀들의 참담한 모습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갔다.

누구도 알지 못했으며,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인도의 민낯

세계는 충격에 휩싸였고, 수많은 언론이 인도의 실태를 보도하며 인도 정부를 맹렬히 비난했다. 소식을 접한 전 세계의 유저들은 소녀들을 위한 기금을 모으거나 봉사를 자원하기도 했다.

대형 비영리 단체, 심지어 타국의 영사관도 먼저 손을 내밀며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으며, 이들의 도움은 아이들을 위한 센터 건설과 낙후 지역 아동 대상의 성교육까지 확장됐다.

결과적으로 인도 소녀들의 참상을 알리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된 프로젝트 ‘Missing’은 음지에 갇혀있던 현실의 소녀들을 바깥세상으로 꺼내는 것에 이르렀다.

세상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가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 역시 존재한다. 진정으로 그들을 구해내기 위해선 많은 이들을 움직일만한 동기가 필요하지만, 그 동기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사람들의 마음을 충분히 움직이게 만든다면 

많은 이들이 기꺼이 도울 것이며, 그 움직임은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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