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이원술] 게임은 새로움이다

패스맨 | 2006-02-14 17:05:00

 

게임은 새로움 그 자체여야 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할 만큼 새로움에 대한 도전은 어렵고 힘들다. 또한 새로움에 대한 시장성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그 도전은 더욱 힘든 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개발자로서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새로움에 대한 가장 쉬운 반대어는 표절일 것이다.

 

표절은 비단 게임에서만 예민한 요소는 아니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인간의 상상력의 산물인 영화, 문학, 미술, 음악 등의 장르에서 표절시비는 지겹도록 있어 왔다.

 

현재 표절은 한국 사회, 특히 놀이문화 전면에 깔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반화되어 있다. 그래서 나오는 노래마다, 영화마다, 방송 프로그램마다 표절의혹을 강하게 받는 것이 아닐까. 그 만큼 한국 사회에서는 새로움에 대한 믿음이 없어진 듯하다.

 

그래도 최근 아이들의 창의력 교육에 이렇게나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을 보면 한국사회에서도 새로운 것에 대한 가치가 인정받는 시기가 멀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게임업계에 있어서 새로움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표절은 최근 몇 년 동안 게임업계의 큰 이슈였다. 최근에는 좀 잠잠해졌지만, ‘표절은 시기를 타지 않는 이슈이다. 그 만큼 만연해져 있다는 얘기다. 특히 표절게임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도덕적 비판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뒤를 따르는 게임들이 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역사가 얼마 되지 않은 한국 게임업계는 벌써 늙어가고 있다.

 

파릇파릇 상상력이 번뜩이는 다양한 게임들이 한창 나올 시기에 한국게임들은 RPG의 경우 미국, 유럽의 게임 방식을, 캐주얼게임은 일본의 방식을 따라가는 데 급급해 벌써부터 바닥을 드러낸 모습이다.

 

 

표절의혹을 강하게 받았던 <카트라이더>에 대해서 필자도 개발자로서 비판을, 사업자로서 박수를 보냈었다. 물론 새로움을 논하는 데에 있어서 부족한 면이 많은 게임이지만 <카트라이더>는 그들만의 캐릭터를 창조했고,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재미의 플레이 양식을 창조했다.

 

그리고 이것들은 한국 유저들에게 통했고 게임시장을 확대시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새로움은 모방에서 나온다고 했듯이 이처럼 모방을 통해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이는 표절을 너그럽게 보자는 말이 절대 아니다. 앞으로는 이런 소극적인 변화로 표절을 감추려 하지 말고 보다 진정한 새로움이 있는 가치 있는 게임을 만들어나가자는 말이다.

 

기술적인 문제로 모두가 힘들다고 했던 온라인 대전액션게임까지 나온 상황에서 더 이상 표절할 수 있는 게임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

 

아직 게임 산업의 역사가 짧은 만큼 보다 오랜 역사의 해외 게임을 모방하고자 하는 것은 본능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제까지 한국 게임업계는 온라인이라는 특수한 플랫폼으로 인해 면죄부가 적용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게임 시장을 벗어나 당당하게 글로벌 게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그 곳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새로움을 만들어 나가는 개발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어쩌면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일 수 있을 것 같다.

 

 

가끔 이제 막 게임업계에 입문한 개발자들에게 ‘(표절의혹을 받는 게임을 보며)꼭 저렇게 해야 하는 겁니까?’ 라고 질문을 받는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영화도 흥행을 위한 상업주의적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작가주의적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게임도 마찬가지로 선택의 문제이다. 어떤 게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필자는 이왕이면 새로움을 만들어가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사실 시장성이 보장될 수도 있다는 면에서 표절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이는 어쩌면 고지식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새로움만이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새로움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이며 새로운 게임들이 자리 잡아갈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그런 의미에서 온라인 게임기라는 컨셉으로 시작한 온라인 게임 포털 스타이리아로 새롭게 도전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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