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명작, 다시 한번 '기로'에 서다 노갈드 10-23 조회 15,358 공감 -3 3

어제 2015년 모바일판 화이트데이의 출시일과 판매 방식이 공개되었습니다.

 

2001년 출시되었던 작품이 14년만에 모바일로 리메이크되어 돌아온겁니다.

 

수많은 게이머들 사이에 씁쓸한 뒷이야기로 전해져내려오는 '비운의 명작'의 귀환은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반가움을 느끼게 해주는 소식이 아닐수없습니다. 다시는 못만날줄알았던 친구를 다시 만나는 그러한 기분을 느끼게 해줄정도로요.

 

이런 기쁜 소식에 겹쳐 어제 발표한 판매 방식 또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갓챠와 미완성작 판매후 DLc팔아먹기라는 상술로 얼룩진 한국 게임계의 현 상황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과감한 결단'을 내려준 개발사분들께 박수를 쳐드리고 싶을정도로요.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약간의 씁슬함이 남는건, 왜 하필 이 타이틀이 또 다시 이러한 기로에 서게되었나하는 상황에 대한 서글픔일껍니다. 그 생각에 이렇게 이 글을 쓰는것이기도 하죠.

 

 

 

화이트데이라는 게임하면 언제나 꼬릿말처럼 따라붙는 타이틀이 하나 있습니다. 위에서도 적었던 이름, '비운의 명작'이 바로 그것이죠.

 

비운의 명작. 생각해보면 이보다 씁쓸한 타이틀이 어디있을까요. 게임성도 충분하고, 충분히 재미있던 게임을 성숙하지못했던 시민 의식과 저작권 개념으로 묻어버린 현실을 반영하는 이름.

 

그러한 시절, 사실상 망조의 끝의 끝에 달한 순간에 화이트데이는 출시되었죠. 어떤 의미에서는 '최후의 희망'이라고 불러도 좋을 타이밍이었습니다. 뛰어난 게임성과 공포 게임이라는 그때까지 국내에서는 거의 나온적 없었던(제가 아는 게임중에는 제피외에는 딱히 떠오르는게 없습니다) 장르로 출시되었던 화이트데이는, 그렇기에 어떤 게임보다 처참하게 불법 다운로드에 난도질되었습니다. 그리고 화이트데이의 사례로 더 이상 국내 패키지 시장에 희망이 없어졌음을 깨달은 국내 개발사들은 온라인 게임이라는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고 심지어 해외의 초대형 타이틀조차도 어지간한 인기작 아니면 정식 발매가 이루어지지않는 상황을 맞이합니다. 이런 국내PC게임 시장의 시류는 '스팀'이 등장하기전까지 계속 이어졌죠.

 

 

[새 창에서 영상보기]


그리고 다시 현재, 위에서 언급했었지만 갓챠와 미완성 DLC로 얼룩진 모바일 시장에 화이트데이가 다시한번 출시됩니다. 당당하게 유료판매, 게임성에 지장을 주는 DLC 발매 없음을 내걸고서 말이죠.

 

원작으로부터 14년, 당시 멋도 모르고 게임을 다운받던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어리다고, 아무것도 몰라서 저지른 실수였을뿐이라고 말할 나이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강산이 바뀌고 절반쯤 더 바뀔 세월이 흐른 후에 돌아온 '비운의 명작'이 이번에야 말로 '진정한 명작'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해보며 글을 마칩니다.

 

여기서 화이트데이가 어느정도 성과를 얻는다면 지금까지 꺼려져왔던 가능성이 새로운 길이 될수도있지만, 반대로 아무런 성과없이 과거의 그 시절처럼 불법 다운로드의 온상이 되어버린다면 갓챠와 DLC 조각모음에 대한 비판에 대한 근거중 한 부분이 무너지게될테니까요.

 

물론 모바일판 화이트데이는 아직 나오지않은 게임이고, 그러한 게임에 이러한 생각을 가지는건 너무 이를지도모릅니다. 실제 나왔더니 버그 투성이라거나 제대로 만들어진데가 없는 게임이었다거나 하는 식으로 게임 내적인 문제로 무너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런게 아니라 다시 한번 '비운의 명작'이 탄생한다면, 우리는 앞으로 나올 수많은 '만들어지지도 않은 명작'들이 상업성에 얼룩져가는것을 그저 묵묵히 보고만있어야하는 상황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원작으로부터 14년, 당시 멋도 모르고 게임을 다운받던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어리다고, 아무것도 몰라서 저지른 실수였을뿐이라고 말할 나이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강산이 바뀌고 절반쯤 더 바뀔 세월이 흐른 후에 돌아온 '비운의 명작'이 이번에야 말로 '진정한 명작'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해보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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