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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지금 검찰은 깡패 아니면 인디언이다. (박래용 칼럼) 암니옴니 12-27 조회 541 0

검찰의 유재수 수사는 권력의 정점인 청와대를 겨냥한 것이다. 울산시장 사건은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을 직격하고 있다. 과거 같으면 사건 하나만으로도 전 국민의 환호와 박수를 받을 만한 수사들이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되레 냉소와 불신을 받고 있다. 왜 그럴까. 수사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수사가 난마처럼 얽혀 있지만 알고 보면 단순하다. 


조국 수사는 4개월째 지지부진하다. 국회 청문회 협상 과정에서 급박하게 수사에 뛰어들었던 게 이해가 안될 정도다. 유재수 건은 지난 2월 소장이 접수된 뒤 묵혀진 사건이다. 조국을 잡기 위해 재개했다. 결국 검찰은 유재수 건으로 조국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울산시장 건은 검찰이 스스로 불기소했던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이런 수사를 뭐하러 했냐며 경찰을 힐난하기까지 했다. 

 

그런 사건을 윤석열은 울산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가져와 하명수사 의혹으로 둔갑시켰다. 역시 조국을 잡기 위해서다.

 

지금 검찰은 윤석열 친위대가 장악하고 있다. 


대검 참모 8명 검사장 중 한 사람은 MB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다. 다른 사람은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또 다른 사람은 박근혜 정부에서 ‘우병우 사단’으로 요직을 이어갔다. 부장검사 시절 그의 책상 위엔 우병우와 함께 찍은 사진이 놓여 있었다. 서울중앙지검장은 박근혜 정부 총리실에 근무했다. 조국 일가족 수사를 총지휘하고 있는 3차장은 ‘PD수첩’을 기소했던 주임검사였다. 울산시장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2차장은 BBK특검에서 윤석열과 함께 일했다. 그들은 MB에게 면죄부를 줬다. 동부지검에서 유재수 사건을 수사 중인 차장검사는 윤석열 여주지청장 시절 부장으로 일했던 측근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검찰이 정권에 어떻게 복무했는지는 다 알고 있다. 민간인 사찰, 용산참사, PD수첩, KBS 사장 기소, 세월호 수사…. 주요 사건 때마다 이들은 진실을 비틀고 왜곡했다. 이들이 지금 법과 원칙을 내세워 수사를 하고 있다. 내부에서조차 “이들이 무슨 정의를 얘기하느냐”고 한다. 임은정 검사는 “그런 식의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정의는 사법정의를 왜곡시킨다”고 했다.

 

윤석열의 검찰은 청와대와 여당의 반박에 실시간 대응하고 있다. 마치 야당 같다. 제동을 거는 참모 기능은 작동되지 않고 있다. ‘수사는 결과를 가지고 말한다’는 법언과 정반대다. 업무일지 등 압수한 증거물은 검찰만이 가지고 있다. 그 안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피의사실이 쏟아지고 있다. 그 자체가 정치행위다. 설사 그게 공소사실이 된다 하더라도 재판에 가면 검찰 측 일방의 주장일 뿐이다. 최근엔 검찰총장 측근들의 전언이 쏟아지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충심은 변함없다” “현 정권을 위해 악역을 자처한다”…. 누가 물어봤나.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칼을 뽑았다면 하지 않아도 될 불필요한 얘기다. 그 말을 믿는 사람도 없다. 인사를 앞두고 구명운동을 겸한 이중 플레이다. 정무적 사고에 밝은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행동이다.

 

윤석열은 조국 수사를 정당화하기 위해 부인과 동생, 5촌조카를 구속하고, 조국은 탈탈 털어 별건으로 영장을 청구했다.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낼 때마다 비가 온다고 한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조국 수사가 인디언 기우제와 똑같다. 한 가족을 이렇게 판다면 누군들 온전할 수 있을까. 윤석열은 “수사권을 갖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냐”고 했다. 지금 검찰은 깡패 아니면 인디언이다.

 

윤석열은 보수성향의 검사다. 스스로 “(과거 선거에서) 줄곧 1번만 찍었다”고 했다. 여의도에선 흥미 있는 대권 후보 여론조사 얘기가 나돌고 있다. 자유한국당 후보 누구를 대입시켜도 민주당 후보가 모두 승리하는 결과가 나왔다. 혹시 해서 한국당 후보에 윤석열을 넣었더니 민주당 후보가 지는 걸로 나왔다고 한다. 윤 총장 임기는 2021년 8월(2년)까지다. 그가 마음만 먹으면 앞으로 ‘선택적 수사’ ‘선택적 정의’는 얼마든지 재연될 수 있다. 지금의 윤 총장에겐 그런 막강한 힘이 있다. 압수수색 한 방이면 오늘의 이슈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검찰총장 한 사람에 따라 온 나라가 요동치는 건 정상이라 할 수 없다. 추미애 법무장관 후보자의 임무는 이런 검찰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이다. 그 첫 번째가 인사의 정상화다.

 

윤석열을 잘 아는 검찰 인사는 “윤석열은 삼국지에 나오는 여포와 같다”고 했다. 여포는 전투에선 백전백승이었지만 백성들의 마음을 얻지 못해 전쟁에서 졌다. 사로잡힌 여포는 “묶은 것이 너무 조이니 조금 느슨하게 해 주시오”라고 했다. 조조는 “범을 묶는데 꽉 조이지 않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박래용 논설위원​(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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