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잘 만든 게임 그러나...” 로스트아크 2차 CBT가 그들에게 남긴 과제

다미롱 (김승현 기자) | 2017-09-26 18: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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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계의 최고 기대작 <로스트아크>가 지난 24일, 열흘 간의 2차 CBT를 끝마쳤습니다. <로스트아크>는 쿼터뷰 MMORPG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연출과 호쾌한 연출로 최초 공개 때부터 1차 CBT, 그리고 이번 2차 CBT 직전까지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대를 받았던 타이틀이죠.

 

그렇다면 항해나 신 대륙 등 많은 콘텐츠를 공개한 이번 2차 CBT에선 어땠을까요?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인지, 이번에는 쓴소리가 조금 많았습니다. TIG 기자 4인의 솔직한 소감을 적어봤습니다. 평가 중 일부는 '2차 CBT'였기 때문에 더 냉정하게 써 있다는 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김승현, 이영록, 최영락 기자


 

 

 


■ 긍정적   ■ 부정적   ■ 중간

 

1. 전투: 핵앤슬래시와 새 직업은 만족스러웠나요?


의외입니다. 호평 많았던 1차 CBT와 달리, 전투 파트의 호응이 높지 않았습니다. <로스트아크>의 전투가 과거에 비해 나빠졌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1차 CBT에선 게임 구조나 난이도 등으로 부각되지 않은 단점이 이번에 새로운 지역과 보다 높은 난이도의 던전이 나오며 수면에 떠올랐다는 평이 더 맞죠. 


아, 이와 별개로 2차 CBT에 새로 추가된 직업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을 받았네요. 첫 데뷔라 그런 것일까요?​ 콘셉트는 대부분 나쁘지 않다 평했지만, 실제로 구현된 모습이나 전투 중 역할에 대해선 아쉽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다미롱: 신 직업 '아르카나'를 플레이했는데 예상 보다 타격감이 좋아 놀랐다. 띄우고 내리 꽂는 등 화려한효과도 좋았지만, 카드가 몬스터에게 박히는 효과음이 특히 좋았다.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몬스터에게 스택을 쌓은 후 터트려 '한 방'을 만드는 재미도 일품. 다만 아르카나의 상징 '카드 덱' 시스템은 조금 아쉬웠다. 성장 과정에선 '대미지 딜링 보조'형이 대부분이라 '뽑힌 카드에 따라 운명이 바뀐다'라는 소개가 와 닿지 않았다.

전투는 지난 번에 비해 아쉬웠다. 시스템 자체는 호평 받은 1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디아블로> 같은 게임에 비하면 속도감이 느리지만, MMO로 봤을 땐 빠르고 호쾌하다. 다만 2차 CBT에선 보스 콘텐츠가 많아 회피기 적고 맞았을 때 경직 긴 <로스트아크> 전투의 단점이 두드러졌다. 만약 MMO가 아니라, 핵앤슬래시 면모를 기대한 사람이라면 실망할지도. 고레벨이 돼 '어빌리티' 등으로 극복할 수 있긴 하지만, 그 전에 템포가 끊기는 것은 끊기는 거다.

※ 어빌리티: 장비나 어빌리티 스톤에 있는 특정 키워드 점수라 일정 숫자 이상이면 회피 중 무적이나 체력 90% 이상 시 공격력 증가 등의 특수 효과가 발동하는 시스템.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스킬' 시스템과 흡사.


홀리스: 새로 나온 '디스트로이어'를 했는데, 지금 전투 시스템 속에선 한계가 너무 잘 보였다. 디스트로이어는 둔하지만 한 방 있는 캐릭터다. 하지만 보스전에선 게임 특유의 긴 경직과 제한된 회피기 때문에 느리다는 단점만 부각됐다. 근접 캐릭터 대부분이 같은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디스트로이어는 유독 심했다. 

그렇다고 트라이포드(스킬 커스터마이징)나 어빌리티로 이를 극복하기엔 변화 속도가 난이도 상승을 따라갈 수 없었다. 최고 레벨에 가까워 져야만 의미 있는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요즘 같이 게임 진행이 빨라진 시기에 이게 좋은 경험 같진 않다. 유저가 어빌리티를 낮은 레벨에서도 세팅할 수 있거나, 하다못해 트라이포트로 인한 스킬 변화(≠ 피해량 상승)라도 투자 없이 낮은 레벨에서 만질 수 있다면 조금 낫지 않았을까?

파티 역할도 애매했다. 사실 <로스트아크>는 핵앤슬래시와 MMO가 섞인 게임성 때문에 힐러 같은 경우 외엔 캐릭터 역할이 옅다. 하나 디스트로이어같은 근접, 무력화 특화 캐릭터는 이것이 더 심했다. UI 딴에서 내가 무력화 수치를 얼마나 깎았는지가 보이지 않으니, 내가 얼마나 기여했는지 감(?)으로 밖에 알 수 없었다. 일부 '대놓고' 무력화 시키라는 보스 패턴은 애초에 파티원들의 협동이 필요하고. 내가 파티에서 필요할 때 필요한 역할을 했다는 체감이 적었다.




테스커: 클래스에 따라 만족감이 차이가 컸다. 처음엔 신 직업 '서머너'를 했는데 아쉬움이 많았다. 광역 딜러 + 소환사 콘셉트는 좋았지만, 선딜레이 큰 마법사 클래스라 그런지 핵앤슬래시 특유의 타격감이나 속도감이 많이 부족했다. (물론 근접 캐릭터와 파티플레이를 할 때 시원시원하게 광역기 퍼붓는 건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후 기존 직업인 워로드로 바꾸니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다. 타격감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전투 구조적으로도 경직이나 각종 상태이상 스킬을 활용해 피해 없이 적을 쓸어 잡는 재미가 좋았다. 파티플레이를 할 때는 무력화 계열로 파티원들과 보스를 무력화 시키거나, 보호 스킬로 보스의 위협적인 공격을 받아낼 수 있고. 핵앤슬래시+MMO라는 틀 안에서 나름 탱커 역할을 잘 구현한 느낌이었다.


가나: 중화기 다루는 '블래스터'로 플레이했는데,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다수를 상대하는데 적합한 스킬들과 이에 맞춰 등장하는 몬스터 무리가 맞물려 핵앤슬래시를 잘 보여준 느낌이다. 개인플레이 성향을 반영하기도 좋다. 또한 트라이포드로 대표되는 스킬 강화 시스템을 통해 나만의 스킬을 커스터마이징하고, 상황에 따라 특성을 바꿀 수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트라이포드, 어빌리티 등으로 캐릭터를 다양하게 세팅할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2. 이야기와 연출: 읽는 맛, 보는 맛은 있던가요?

연출에 대해선 기자 4명 모두 '최고'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1차 CBT에서 보여줬던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번 테스트에서도 '광기의 축제'나 '남겨진 바람의 절벽' 같은 시나리오 던전, '삶과 죽음의 경계'나 '크라테르의 심장' 같은 파티 인던 등 곳곳에서 역대급 연출을 보여줬죠. 옥의 티가 있다면 뒤로 갈수록 이런 연출을 볼 수 있는 빈도가 떨어졌다는 것 정도?


다미롱: 여전히 역대급이다. 나중엔 던전 연출이 궁금해 레벨업을 할 정도로. 1차 때 보여준 '영광의 벽' 같은 던전은 말할 것도 없고, 2차 CBT에서도 '삶과 죽음의 경계'나 '크라테르의 심장' 등 플레이 하는 것만 봐도 가고 싶은 던전을 여럿 선보였다. 개인적으론 1인용 시나리오 던전인 '광기의 축제'의 지원군 연출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이전 퀘스트에서 지원 요청하러 발에 땀나게 걸어 생긴 불만이 싹 사라졌을 정도로. 

반대로 스토리는 이런 연출이 아까울 정도로 심심했다. 메인 스토리 대부분이 단순 선악 구도, 혹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무언가를 하는 것 수준이 전부였다. 특히나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더 단순해지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은 감점 요소. 단, 이와 별개로 몇몇 부분은 스토리 딴에선 별 것 없었지만, 순수하게 연출로 사람의 감정을 건드려 인상적이었다. 특히 NPC '아만'을 조종할 수 있었던 '남겨진 바람의 절벽' 파트가 백미.


홀리스: 스토리 전개 방식이나 연출은 수준급이다. 연출에서 실제 플레이로 이어지는 부분도 자연스러웠고. 1차 때 경험했었지만, 영광의 벽은 다시 해도 재미있게 설계됐다. 이번에 추가된 이벤트 던전 '크라테르의 심장'은 거대 로봇이 나오면서 고정적인 판타지 연출을 벗어나려는 시도를 해 좋았다. 로봇이라는 탈 것 덕에 상대적으로 약한 파티원도 진행 중 충분히 제 몫 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

루테란 왕국에서의 길고 긴 이야기가 끝나고 다음 아크를 찾기 위한 여정까지도 잘 흘러갔다. 각 대륙마다 사연이 있고, 아크를 찾기 위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꼼곰히 살펴보기에는 CBT 일정이 너무나 짧긴 하지만, 일단 흐름은 나름 만족스러웠다.




테스커: 이야기와 연출 모두 마음에 들었다. 영광의 벽 같이 볼 만한 것을 각 잡고 만든 시나리오 스테이지는 말할 것도 없고, 힘 주지 않은 부분에서도 깨알 같은 오마주가 곳곳에 숨겨 있어서 재밌게 플레이했다. <원령공주>를 본 사람들이라면 토토이크 마지막 던전에 나오는 '알'들을 보고 자연스럽게 미소를 머금었을 것이다. 또한 각종 연출도 별도의 CG 영상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인게임 리소스를 그대로 활용해 몰입도가 높았다. 

이 시점 전환은 연출뿐만 아니라, 전투에도 적용됐다. '왕의 무덤' 던전에서 무너지는 탑을 거슬러 올라가는 구간이나, '광기의 축제'에서 공성병기로 거대 악마를 무찌르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덕분에 쿼터뷰라는 시점에도 불구하고 플레이가 정말 풍성한 느낌이었다.


가나: 게임 내 각종 장치를 잘 넣었다. 스토리 상황에 맞게 지형 변화나 대규모 병력 지원 등의 묘사를 넣어 게임에 잘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핵앤슬래시 쿼터뷰라 보스 전투 & 몰이사냥 일색으로 흐르기 쉬운 전투도 곳곳에 타이밍 싸움이나 대포 발사 등 오브젝트 활용 요소를 넣어 지루함을 덜었다.

물론 이런 것 대부분이 '건너뛰기'가 되지 않아 정식 오픈 이후 (새 캐릭터 키우느라) 반복 플레이할 때도 재미있을까 우려되긴 한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CBT에서는 나무랄 데 없는 재미를 줬다.




3. 신 대륙: 무협부터 SF, 동화나라까지. 새 지역은 마음에 들었나요?

새로 추가된 지역에 대해선 호불호가 극명히 갈렸습니다. 일단 각 대륙의 콘셉트나 아트 딴에선 기자 모두 만족했습니다. 다만 1차 CBT를 진득하게 한 다미롱, 홀리스 기자는 2차 CBT 새 지역이 기존 지역에 비해 완성도가 낮다고 비판했습니다. 복잡하고 늘어진 동선이 주요 비판점이었습니다.​


다미롱: 콘셉트는 만족, 완성도는 불만족. 일단 지역마다 테마도, 이야기 전개 방식도 극과 극으로 달라 여행한다는 맛을 제대로 줬다. 예를 들어 2지역은 주먹만한 소인족들의 땅이라 필드도 거대 버섯이나 사람(?)만한 무당벌레 등 동화 같은 모습을 보여줬고, 이야기도 못된 해적들로부터 소인족을 구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3지역은 이야기 주제도 비무대회 우승이고, 적으론 요괴나 둔갑술 익힌 도사가 나오는 등 기환무협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

다만 이런 신선한 콘셉트와는 별개로, 완성도는 실망이었다. 일단 2번째 지역부터 성장 동선이 불편하고 이동 시간도 한없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동선이 길어지니 성장도 늦어지고 캐릭터가 바뀐다는 인상도 희미해졌다. 시각적 즐거움이란 면에서도, 토토이크까진 나름 여러 시도가 있던 필드 장치가 아르데타인이나 슈사이어 땐 보기 힘들어졌다. '영광의 벽'과 같은 연출도 점점 줄었다. 게임 자체가 연출로 많이 호평받은 만큼, 이 점이 더욱 아쉬웠다.


홀리스: 각 대륙 별 콘셉트 구분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퀘스트 동선이 점점 좋지 않게 꼬여갔다. 수행 순서는 중구 난방이고, 이동해야 할 거리는 점점 길어졌다. 후반부에는 메인 퀘스트와 일반 퀘스트의 수행 장소가 극과 극인 경우도 있었다. 그나마 지루해지기 쉬운 수집형 퀘스트가 적다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일까? 

아무튼 대륙의 콘셉트와 별개로, 성장 동선 딴에서는 많은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속도감 있는 진행과 성장이 중요한 핵앤슬래시 타입 게임이라 더더욱.


소인족들의 땅 토토이크에선 집채만한 까마귀가 습격하거나, 민들레씨를 타고 하늘을 나는 등의 연출을 보여준다.


테스커: 대륙마다 메인 테마와 연출 방식이 달라져서 질리는 느낌이 없었다. 특히 3번째 대륙 마지막 던전인 '삶과 죽음의 경계'에선에서 검은색과 흰색이라는 두 색만 활용해 정말 멋진 연출을 보여줬다. 이런 파격적인 연출이 잊을만하면 나와 그 지역의 특징을 각인시켰다. 냉정히 말해 맵 구성 대부분은 쿼터뷰지만, 이런 연출 덕에 그런 인상은 희미했다. 다만 뒤로 갈수록 이런 연출이 줄어드는 것이 옥의 티.


가나: 중세 왕권 국가, 동화같은 요정 마을, 무술 대회가 열리는 무협 세계, 거대 로봇이 있는 SF 세계, 노예제도가 살아 있는 눈 덮인 북부 등등. 한 게임이라고 하기엔 믿기 힘들정도로 풍부한 세계가 큰 위화감 없이 녹아 있어 놀랐다. 아마 대륙과 대륙을 이동할 때 '항해'라는 장치를 활용했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비무 대회라는 콘셉트에 맞게, 대전액션 같은 연출을 보여준 '애니츠' 대륙


4. 항해: 그래서 '콘텐츠'로서 재미가 있던가요?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요? 신규 콘텐츠인 '항해'는 전반적으로 저조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일단 성장 과정 중 접하는 '항해'에서 특별한 것을 경험하기 힘들었을 뿐더러, 대륙 간 텔레포트가 불가능한 <로스트아크> 시스템과 합쳐져 부정적인 경험을 줬던 것이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물론 최고 레벨에 도달하면 항해로 할 수 있는 것이 훨씬 많아지긴 하지만, 중간에 이에 대한 기대를 주지 못한 탓도 컸죠.​


다미롱: 실망했다. CBT 중 항해를 접하는 게 2차례다. 하나는 30레벨 후반 2번째 대륙으로 향할 때, 다음은 메인 스토리가 모두 끝난 이후. 이 중 첫 번째 파트는 명백히 실망이었다. 일단 CBT 전 내세웠던 것과 달리, 이 때 유저가 실질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항해 시간과 로딩으로 인한 불편한 이동(참고로 게임은 대륙 간 텔레포트가 불가능) 때문에 부정적인 경험이 컸다.

물론 최고 레벨 이후엔 섬에서 숨겨진 퀘스트·던전이 나온다거나, 희귀 몬스터나 채집물을 발견할 수 있는 등 모험다운 모험이 가능해진다. 다만 여기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선 생활 레벨, 아이템 레벨, 특정 스킬 가진 선원 등 갖춰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반면 섬에 가기 전엔 이런 조건을 알기 힘들었다. 때문에 배 타고 모험을 해도 멋진 경험보단 '스펙 맞추고 다시 와'라는 느낌을 더 많이 받게 됐다. 가뜩이나 성장 중 부정적인 경험을 한 상태에서.

성장 과정 중의 유저나 갓 만렙을 달성한 유저도 항해에서 바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거나, 아니면 유저들이 게임을 하며 '나중에 항해하면 이런 재미난·엄청난 것을 얻을 수 있어'라는 기대를 가지게 유도하는 식으로 진입로를 정비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홀리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처음 이미지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도전하는 느낌이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필드에 있는 요소를 항해스럽게(?) 치환한 수집형 오픈 필드 느낌이었다. 예를 들어 떠다니는 보급품이나 표류된 선원은 대부분 토큰을 얻기 위한 오브젝트일 뿐. 각종 악천후는 일정 스펙 이하 유저를 거부하는 장애물이었고. 탐험이라는 느낌을 받기엔 깊이가 너무 얕다. 

항해 자체를 바꿀 순 없더라도, 항해 중 유저가 할 수 있는 것이 조금 더 많았다면 어떨까? 단순히 토큰 줍는 것이 아니라. 혹은 대륙과 대륙간에 이어지는 스토리와 별개로 항해에서 스토리들의 복선, 혹은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스토리들이 주어졌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향후 발전되는 모습을 더 봐야겠지만, 이대로라면 '거대한 취사선택'일 뿐이다.


일부 섬은 항아리 깨기 이벤트나 비밀 던전 발굴 등 독특한 요소도 있긴 했지만, 플레이 중 이를 제대로 즐기기엔 쉽지 않았다.


테스커: 항해가 (모바일게임의 파견 같은) 부가 콘텐츠가 아니라, 정말 보급품 걱정하며 배를 몰고 섬과 대륙을 발견하는 콘텐츠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실제로 처음 항해를 접했을 때도 경치 좋은 섬을 발견하거나 그 안에서 소소한 퀘스트를 받는 것이 가능했다.

다만 항해 콘텐츠의 대부분이 새로운 섬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것을 겪는 것이다 보니, 충분히 많은 섬을 발견했거나 누군가가 섬의 정보를 알려주는 등의 이슈로 '탐험심'이 쉽게 사라졌다. 단순히 섬을 많이 만들어 해결할 수 있는 이슈라 걱정이다. 게임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고 공략이 많아지면 더 심해질 것이라 우려된다. 

다음엔 단순히 정해진 위치에 있는 것을 스펙 맞춰 찾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랜덤 오브젝트나 보다 역동적인 날씨 등으로 항해 자체에서도 무언가 재미있는 경험을 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가나: 처음에 항해를 접했을 땐 기대가 컸다. <디아블로> 시리즈를 계속 플레이하다가 갑자기 <대항해시대> 시리즈의 탁 트인 바다를 보게 된 셈이니까. 전혀 다른 게임(?)이 이렇게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이게 오래 가진 못했다. 일단 초창기 항해 자체가 사실상 이동 중 오브젝트 몇 개 건지는 수준으로, 콘텐츠로서의 느낌은 옅었다. 필드에서 캐릭터가 움직이는데 그 위에 바다와 배 스킨을 씌운 느낌이었다. 단순히 조작감 뿐만 아니라, 콘텐츠 느낌 자체가. 그러다 보니 항해 자체에서는 특출난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저 대륙간 이동에 '항해'라는 포장지를 씌운 느낌이었다. 항해 스킨이 아니라, 항해만의 무언가가 아쉬웠다.


항해 중 모험물을 발견한 모습. 5번째 대륙 이야기를 모두 깬 다음 공개되는 기능이다.


5. 만렙 이후: CBT 최상위 콘텐츠는 기대되던가요? 재미있었나요? 

2차 CBT 최상위 콘텐츠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호평이었습니다. 쓴소리가 아주 없는 건 아니었지만, 가디언 레이드나 큐브 던전, 그림자의 탑, 심지어 일반적으론 좋은 평 얻기 힘든 PVP까지 이번엔 호평이었죠. 


참고로 <로스트아크>에선 고고학이나 채광 같은 생활 콘텐츠, 곳곳에 있는 비밀 퀘스트 등도 최상위 레벨 콘텐츠와 연관이 있습니다. 다만 이번 2차 CBT에선 이 부분을 기자들 시간 관계상 깊이 다루지 못했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미롱: 앞서 얘기한 항해(모험) 빼곤 모두 만족스러웠다. 인상적인 점은 최고 레벨을 찍은 뒤에야 성장의 재미가 더 명확해진 것이다. 

2차 CBT 최상위 PVE 콘텐츠는 아이템 레벨 제한이 존재한다. 그리고 만렙 이후 갈 수 있는 타워·큐브 던전은 난이도도 높지 않으면서도 아이템 레벨이 높은 장비를 퍼준다. 아이템 레벨이라는 명확한 목표, 그리고 쉬운 장비 획득으로 인한 확실한 스펙업. 성장의 재미는 물론, 갓 만렙 찍은 이들을 최상위 콘텐츠로 안내하는 역할도 훌륭히 해냈다. 여기에 추가로 고레벨 장비부터 적용되는 '어빌리티' 기믹은 아이템 레벨과 별개로 나에게 적합한 어빌리티를 맞춰 내 캐릭터를 세팅한다는 재미를 줬다.

새로 추가된 '대장전' 콘셉트의 PVP도 만족스러웠다. 기존의 난투형 PVP와 달리 1:1 결투다 보니 내 차례에선 보다 확실하게 내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고, 내가 져도 다른 이들의 플레이를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설사 경기에서 지더라도 대부분은 특정 누군가의 슈퍼 플레이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느낌이 적었다. 이겼을 때의 짜릿함은 말할 것도 없고. 매치메이킹만 잘 된다면 좋은 콘텐츠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 같다. 


홀리스: 가디언 레이드부터 큐브, 타워 오브 쉐도우 등은 만렙 이후 파밍 콘텐츠로 꽤 쏠쏠한 구성을 보여줬다. 둘 다 단순 전투가 아니라 디버프나 특수 던전 구성 등 재미있는 변수도 있었고. 다만 전투 파트에서 지적한 '캐릭터 경직' 이슈는 난이도 높은 콘텐츠를 즐길수록 흐름을 끊는 역할을 해 아쉬움을 남겼다. 회피나 기상 등 보다 다양한 탈출기가 있다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PVP도 만족스러웠다. 새로 추가된 대장전 콘셉트도 재밌었고, PVE와 달리 '긴급 기상'과 같은 특수 스킬을 PVP에서 사용할 수 있어 PVE에서의 다소 느린 속도감이 덜 느껴진다는 것도 좋았다. 이런 것은 제한적으로나마 PVE에서도 적용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만 개인적인 아쉬움인데, PVP를 굳이 만렙 유저에게만 해금할 필요가 있을까? PVP를 좋아하는 유저가 있더라도, 이를 위해 좋아하지 않는 PVE를 만렙까지 즐겨야 하는 셈인데. (콘텐츠 동선은 고려해야 겠지만) 레벨 보정 같은 것을 넣어 낮은 레벨 유저도 PVP를 즐길 수 있다면 더 많은 유저들이 <로스트아크>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인용 도전 콘셉트 '타워 오브 쉐도우'. 단순히 적을 처치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층마다 폭탄 피하기나 특정 오브젝트는 건드리지 않은 채 적 공격 등 독특한 기믹이 존재한다.


테스커: 레이드 등 최상위 PVE 콘텐츠에선 패턴 피하고 딜 넣는 핵앤슬래시 특유의 컴팩트한 액션을 잘 구현했다. 

다만 MMORPG의 파티플레이라는 관점에선 아쉬움이 크다. 최상위 PVE 콘텐츠는 일반 물약 사용이 제한되고, 긴급 회복용 아이템도 제한된 갯수만 가져갈 수 있다. 때문에 보스 패턴을 빼면 순수하게 누가 잘 피하느냐, 혹은 어느 파티에 운 좋게(?) 힐러가 있느냐로 갈렸다. 그렇다고 다른 역할이 눈에 띄게 차이 나는 것도 아니고. 핵앤슬래시 보스전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MMORPG같은 파티플레이나 기믹을 기대한 이들이라면 아쉬울지도.


가나: 개인적으로 레이드나 타워 같은 도전형 PVE 콘텐츠보다, 항해로 대표되는 모험형 콘텐츠를 많이 기대했다. PVE 콘텐츠는 이미 다른 게임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데다가, <로스트아크>도 첫 공개 때부터 모험과 탐험을 많이 강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해나 탐험은 (게임 중) 처음 접했을 때 별다른 '기대'를 보여주지 못했다. 레이드와 같은 PVE 콘텐츠는 좋은 장비라는 명확한 보상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성장 과정 중 겪은 항해, 탐험은 내가 이걸 해 어떤 보상이나 경험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막연한 기대도 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성장 과정 중 접하는 항해, 탐험이 유별나게 재미있는 것도 아니었다. 적어도 이번 CBT 중엔 항해와 모험이 기대되는 콘텐츠는 아니었다. 

만약 최고 레벨 이후 항해에 재미있는 것이 있다면, 성장 과정 중 이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PVP도 대장전 방식이 추가돼 호평받았다.


6. 플레이: 그래서 2차 CBT는 계속 하고 싶었나요?

최상위 콘텐츠에 대한 높은 기대나 호평과 별개로, 2차 CBT를 계속 할 동기를 느꼈다는 질문에는 평이 갈렸습니다. 일단 1차 CBT 경험이 있는 기자 둘은 부정적인 평을 내렸습니다. 반대로 1차 CBT 경험이 적거나, 2차 CBT에서 <로스트아크>를 처음 접한 기자들은 딱 중간 정도의 평을 했습니다. 

 

평이 갈린 부분은 연출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연출은 1회성 콘텐츠인만큼, 1차 경험이 있는 기자들은 큰 비중을 주지 않았고, 처음 접한 기자들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새로 추가된 지역의 동선 문제, 내가 앞으로 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족한 기대 등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습니다. 


다미롱: 1차 CBT 지역인 루테란 왕국까진 좋았다. 전직 직후엔 다수의 스킬을 줘 플레이 의욕을 고취시키고, 이후엔 신규 스킬 해금이나 트라이포드로 인한 스킬 커스터마이징으로 새로운 느낌을 주려 한다. 초반 지역에선 빠른 성장, 지루할 만 하면 나오는 연출 등으로 이 장치가 잘 돌아갔다.

하지만 2번째 대륙부터 복잡한 성장 동선 등으로 템포가 꼬이며 마법이 깨졌다. 동선이 꼬이면서 성장이 늦어졌고, 이로 인해 새 스킬이나 트라이포드 투자로 인한 '변화'의 시기 또한 늦어졌다. 1차 CBT 지역에선 이 때마다 연출이나 던전 기믹으로 주의를 환기시키기라도 했지만, 2번째 대륙부터는 이 장치도 점점 줄어들었다. RPG의 핵심 재미 중 하나인 '성장'의 재미가 약해진 셈이다.​

그렇다고 '미래의 내 캐릭터'를 기대하며 게임하기엔 주어진 정보가 너무 적다. 새 스킬은 배우기 2레벨 전에야 정체를 알 수 있다. 트라이포드에 투자했을 때 스킬이 어떻게 변할지는 '텍스트'로만 설명된다. 새 장비를 얻어도 전투가 눈에 띄게 달라지지도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성장이 가장 재미있던 시기는 만렙 이후였다. 아이템 레벨과 어빌리티 세팅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보였으니까.

성장 동선 정리도 정리지만, 저레벨용 세트나 어빌리티 등 당장 추구하고 체감할 수 있는 목표 같은 것이 필요해 보인다. 


홀리스: 성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연출과 스토리를 통한 유혹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1회성이다. 정작 유저들이 계속 게임할 동력인 전투나 퀘스트 등의 장치는 뒤로 갈수록 늘어지는 느낌을 줬다. 늘어지는 템포는 연출과 스토리를 보는 시기를 늦추고, 이것은 또 한 번 플레이 동기에 악영향을 준다. 일단 2번째 대륙부터는 퀘스트 동선을 많이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상위 콘텐츠의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다 좋아서 더욱 아쉬웠다.

차라리 일부 콘텐츠는 성장 과정에서도 즐길 수 있게 풀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이번 CBT 최상위 콘텐츠들은 특정 장소에 구애받을 필요 없는 성격이라 성장 동선에는 큰 지장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모바일게임은 물론 PC 온라인에서도 <LOL>이나 <오버워치> 같은 빠른 템포의 게임이 대세인 시기에 '재미 있는 콘텐츠를 즐기려면 일단 퀘스트 따라가며 만렙부터 찍어'라는 구조는 위험해 보인다.


스퀘어홀(포탈)이라곤 한 곳 밖에 없는 지역에서 동서남북 지역을 다 갔다오라고 한다. 참고로 저 시기 메인퀘스트는 1번 지역 이후 북쪽 던전으로 가면 끝.


테스커: 2차 CBT에서 제대로 플레이한 입장에서 연출은 확실히 제 몫을 했다. 다음엔 어떤 던전이 기다리고, 어떤  연출을 보여줄지 궁금해 플레이 했을 정도로. 물론 패키지게임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쿼터뷰 MMORPG 중에선 최고 수준이다. 

다만 '성장'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다. 생각보다 체감이 크지 않은 트라이포드 시스템 때문이다. 유저가 실질적으로 트라이포드로 인한 스킬 변화를 체감하려면, 스킬 하나에 48포인트를 투자해야 한다. 일단 들어가는 스킬 포인트도 막대할뿐더러, 이는 앞으로 내가 뭘 배울 수 있는지 알 수 없고 스킬 초기화가 얼마나 가능할 지 모르는 <로스트아크>에서 엄청난 부담이다.

최초 공개 당시, 트라이포드로 인한 커스터마이징을 강조했던 것을 생각하면 변화의 폭이나 투자 부담이 너무 아쉽다. 차라리 스킬 형태 변화 등의 옵션은 스킬 포인트 투자가 아니라, 캐릭터 레벨에 따라 해금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나: 던전 연출이나 트라이포드로 인한 스킬 커스터마이징 등등 성장 욕구를 자극하는 요소는 많았다. 핵앤슬래시 전투가 재밌다면, 누구든 큰 부침 없이 계속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다. <로스트아크>를 처음 하는 유저라면 더더욱.

다만, 기본적으로 PVE와 성장에 의존하는 방식인 만큼, 지속적인 콘텐츠 추가와 콘텐츠 간 섬세한 조율이 없다면 금세 플레이 욕구가 사라질 위험이 보인다. 또한 전투 외에도 항해나 고고학 등 각종 생활 콘텐츠를 내세운 것에 반해, 막상 성장 과정에서 이 콘텐츠에서 유의미한 경험을 하기 힘들었다는 점도 불안 요소. 항해와 생활은 추가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7. 총평: 이번 CBT를 간단히 정리하면?

1차 CBT에 비해 부정적인 평가가 많긴 했지만, <로스트아크>의 퀄리티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한 사람은 적었습니다. 대부분은 지금 상태로도 충분히 많은 이들이 즐기겠지만, 더 많은 이들이 플레이하기 위해선 이런 아쉬움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었죠.

 

많이 나온 얘기는 재미의 배분과 안내였습니다. PC MMORPG 시절(?) 게임처럼, 만렙 이후에 너무 많은 재미 요소를 넣었고, 그에 반해 이에 대한 안내가 너무 부족했다는 것이죠. 많은 기자들이 차라리 성장 과정에서도 핵심 콘텐츠를 즐기게 하거나, 아니면 이에 대한 안내라도 제대로 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다미롱: '재미있는 것을 배치하면 유저들이 거기까지 알아서 갈거야'라는 구조가 아쉽다.​ 일단 게임의 퀄리티는 여전히 훌륭하다. 연출이나 핵앤슬래시 전투 등 이정도 퀄리티를 보여주는 PC MMORPG는 없다. 여기서 큰 변화 없이 나와도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 할 것이다. 이번에 많은 이들이 지적한 동선 문제도 최적화만 잘하면 충분히 좋아질 것이다. 1차 CBT 때도 좋았지만, 2차 CBT에선 더 좋아진 루테란 지역처럼.​

하나 재미의 배분·안내는 아쉽다. 스킬이나 능력치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트라이포드·어빌리티는 높은 레벨에서야 체감할 수 있는 기능이다. 항해도 최고 레벨은 돼야 제대로 즐길 수 있고, PVP나 가디언 레이드 같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하나 게임은 성장 과정 중에서 이런 재미 요소를 보여주지 않고 '만렙'부터 찍으라고 한다.​ 만약 성장 과정 중 이들이 적절히 배치됐다면, 혹은 이에 대한 기대를 줄 수 있었다면 '동선'에 대한 비판도 줄었을 것이다.

2차 CBT에서 보여준 구조에선 성장 동선을 끊임없이 가다듬어야만 유저들이 (재미있는) 최상위 콘텐츠에 제대로 안착할 수 있는 구조다. 콘텐츠 하나를 만들 때 정말 많은 투자가 필요해 보이는 <로스트아크> 모델에선 부담이 커 보인다.


홀리스: 조금 게임의 템포를 빨리 가져가면 더 좋은 게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전투 속도가 아니라, 재미의 제공 속도다. 앞서 잠깐 얘기했던 것처럼, 요즘 유저들은 MOBA나 모바일게임처럼 게임의 재미를 빨리 느끼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로스트아크>는 MMORPG라는 장르에 걸맞게(?) 진득하게 플레이 하며 조금씩 재미를 익혀가는 구조다. 물론 전통적인 MMORPG 유저 중에선 이런 것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에겐 너무 많은 인내를 요구할 것 같다. 더군다나 <로스트아크>는 템포 빨라 보이는 '핵앤슬래시'풍 전투를 넣은 만큼 더더욱.

추가로 2차 CBT까지 진행됐는데도 유료 모델이 명확히 안 그려져 조금 불안하다. 탈 것이나 의상 같은 1회성 매출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판매돼 게임을 유지하는 모델에 대한 의문이다. 구조만 봤을 땐 전통적인 정액제나 부스터 방식이 가장 어울려 보이지만, 시기가 시기라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다. 부분 유료화를 한다면 스킬 포인트 초기화나 부활석 등 많은 것이 보이긴 하지만, 유저들에게 좋은 경험을 주는 부분유료  모델을 만들기엔 난도가 있어 보인다.




테스커: 핵앤슬래시 전투나 던전 연출, 세계관 묘사 등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게 플레이했다. 비밀 던전이나 필드 곳곳에 숨겨진 아이템 등은 패키지게임 감성을 줘 반갑기도 했다. 여러 의미에서 요즘 보기 힘든 게임이었다. 호불호 갈리는 면이 없진 않지만, 이정도 퀄리티면 많은 유저가 플레이 할 것 같다.

다만 어떤 부분에서는 이런 감성이 너무 과해(?) MMORPG라는 느낌이 약해 아쉬웠다. 물론 핵앤슬래시 전투 특성 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온라인게임이라는 것을 고려해 보다 다양한 협동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솔직히 이번 테스트에선 MMORPG라기 보단 MORPG나 패키지 게임의 인상이 더 강했다.


가나: 애매하다. 분명 플레이할 때 즐거움을 느낀 건 맞다. 하지만 <로스트아크> '만을' 해야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핵앤슬래시나 연출은 패키지 게임에 더 좋은 것이 많고, 항해는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로스트아크>가 이들을 한 데 모아 멋진 '시너지'를 만들었다고 느껴지지도 않았다. ​아직은 콘텐츠가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로스트아크>만의 무언가는 아직 희미한 반면, 당장 보이는 건 다른 게임이 더 잘했거나, 이를 즐기기 위해 유저가 너무 많은 것을 투자해야 했다.



온라인게임계의 최고 기대작 <로스트아크>가 지난 24일, 열흘 간의 2차 CBT를 끝마쳤습니다. <로스트아크>는 쿼터뷰 MMORPG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연출과 호쾌한 연출로 최초 공개 때부터 1차 CBT, 그리고 이번 2차 CBT 직전까지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대를 받았던 타이틀이죠.

 

그렇다면 항해나 신 대륙 등 많은 콘텐츠를 공개한 이번 2차 CBT에선 어땠을까요?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인지, 이번에는 쓴소리가 조금 많았습니다. TIG 기자 4인의 솔직한 소감을 적어봤습니다. 평가 중 일부는 '2차 CBT'였기 때문에 더 냉정하게 써 있다는 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김승현, 이영록, 최영락 기자


 

 

 


■ 긍정적   ■ 부정적   ■ 중간

 

1. 전투: 핵앤슬래시와 새 직업은 만족스러웠나요?


의외입니다. 호평 많았던 1차 CBT와 달리, 전투 파트의 호응이 높지 않았습니다. <로스트아크>의 전투가 과거에 비해 나빠졌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1차 CBT에선 게임 구조나 난이도 등으로 부각되지 않은 단점이 이번에 새로운 지역과 보다 높은 난이도의 던전이 나오며 수면에 떠올랐다는 평이 더 맞죠. 


아, 이와 별개로 2차 CBT에 새로 추가된 직업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을 받았네요. 첫 데뷔라 그런 것일까요?​ 콘셉트는 대부분 나쁘지 않다 평했지만, 실제로 구현된 모습이나 전투 중 역할에 대해선 아쉽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다미롱: 신 직업 '아르카나'를 플레이했는데 예상 보다 타격감이 좋아 놀랐다. 띄우고 내리 꽂는 등 화려한효과도 좋았지만, 카드가 몬스터에게 박히는 효과음이 특히 좋았다.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몬스터에게 스택을 쌓은 후 터트려 '한 방'을 만드는 재미도 일품. 다만 아르카나의 상징 '카드 덱' 시스템은 조금 아쉬웠다. 성장 과정에선 '대미지 딜링 보조'형이 대부분이라 '뽑힌 카드에 따라 운명이 바뀐다'라는 소개가 와 닿지 않았다.

전투는 지난 번에 비해 아쉬웠다. 시스템 자체는 호평 받은 1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디아블로> 같은 게임에 비하면 속도감이 느리지만, MMO로 봤을 땐 빠르고 호쾌하다. 다만 2차 CBT에선 보스 콘텐츠가 많아 회피기 적고 맞았을 때 경직 긴 <로스트아크> 전투의 단점이 두드러졌다. 만약 MMO가 아니라, 핵앤슬래시 면모를 기대한 사람이라면 실망할지도. 고레벨이 돼 '어빌리티' 등으로 극복할 수 있긴 하지만, 그 전에 템포가 끊기는 것은 끊기는 거다.

※ 어빌리티: 장비나 어빌리티 스톤에 있는 특정 키워드 점수라 일정 숫자 이상이면 회피 중 무적이나 체력 90% 이상 시 공격력 증가 등의 특수 효과가 발동하는 시스템.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스킬' 시스템과 흡사.


홀리스: 새로 나온 '디스트로이어'를 했는데, 지금 전투 시스템 속에선 한계가 너무 잘 보였다. 디스트로이어는 둔하지만 한 방 있는 캐릭터다. 하지만 보스전에선 게임 특유의 긴 경직과 제한된 회피기 때문에 느리다는 단점만 부각됐다. 근접 캐릭터 대부분이 같은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디스트로이어는 유독 심했다. 

그렇다고 트라이포드(스킬 커스터마이징)나 어빌리티로 이를 극복하기엔 변화 속도가 난이도 상승을 따라갈 수 없었다. 최고 레벨에 가까워 져야만 의미 있는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요즘 같이 게임 진행이 빨라진 시기에 이게 좋은 경험 같진 않다. 유저가 어빌리티를 낮은 레벨에서도 세팅할 수 있거나, 하다못해 트라이포트로 인한 스킬 변화(≠ 피해량 상승)라도 투자 없이 낮은 레벨에서 만질 수 있다면 조금 낫지 않았을까?

파티 역할도 애매했다. 사실 <로스트아크>는 핵앤슬래시와 MMO가 섞인 게임성 때문에 힐러 같은 경우 외엔 캐릭터 역할이 옅다. 하나 디스트로이어같은 근접, 무력화 특화 캐릭터는 이것이 더 심했다. UI 딴에서 내가 무력화 수치를 얼마나 깎았는지가 보이지 않으니, 내가 얼마나 기여했는지 감(?)으로 밖에 알 수 없었다. 일부 '대놓고' 무력화 시키라는 보스 패턴은 애초에 파티원들의 협동이 필요하고. 내가 파티에서 필요할 때 필요한 역할을 했다는 체감이 적었다.




테스커: 클래스에 따라 만족감이 차이가 컸다. 처음엔 신 직업 '서머너'를 했는데 아쉬움이 많았다. 광역 딜러 + 소환사 콘셉트는 좋았지만, 선딜레이 큰 마법사 클래스라 그런지 핵앤슬래시 특유의 타격감이나 속도감이 많이 부족했다. (물론 근접 캐릭터와 파티플레이를 할 때 시원시원하게 광역기 퍼붓는 건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후 기존 직업인 워로드로 바꾸니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다. 타격감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전투 구조적으로도 경직이나 각종 상태이상 스킬을 활용해 피해 없이 적을 쓸어 잡는 재미가 좋았다. 파티플레이를 할 때는 무력화 계열로 파티원들과 보스를 무력화 시키거나, 보호 스킬로 보스의 위협적인 공격을 받아낼 수 있고. 핵앤슬래시+MMO라는 틀 안에서 나름 탱커 역할을 잘 구현한 느낌이었다.


가나: 중화기 다루는 '블래스터'로 플레이했는데,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다수를 상대하는데 적합한 스킬들과 이에 맞춰 등장하는 몬스터 무리가 맞물려 핵앤슬래시를 잘 보여준 느낌이다. 개인플레이 성향을 반영하기도 좋다. 또한 트라이포드로 대표되는 스킬 강화 시스템을 통해 나만의 스킬을 커스터마이징하고, 상황에 따라 특성을 바꿀 수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트라이포드, 어빌리티 등으로 캐릭터를 다양하게 세팅할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2. 이야기와 연출: 읽는 맛, 보는 맛은 있던가요?

연출에 대해선 기자 4명 모두 '최고'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1차 CBT에서 보여줬던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번 테스트에서도 '광기의 축제'나 '남겨진 바람의 절벽' 같은 시나리오 던전, '삶과 죽음의 경계'나 '크라테르의 심장' 같은 파티 인던 등 곳곳에서 역대급 연출을 보여줬죠. 옥의 티가 있다면 뒤로 갈수록 이런 연출을 볼 수 있는 빈도가 떨어졌다는 것 정도?


다미롱: 여전히 역대급이다. 나중엔 던전 연출이 궁금해 레벨업을 할 정도로. 1차 때 보여준 '영광의 벽' 같은 던전은 말할 것도 없고, 2차 CBT에서도 '삶과 죽음의 경계'나 '크라테르의 심장' 등 플레이 하는 것만 봐도 가고 싶은 던전을 여럿 선보였다. 개인적으론 1인용 시나리오 던전인 '광기의 축제'의 지원군 연출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이전 퀘스트에서 지원 요청하러 발에 땀나게 걸어 생긴 불만이 싹 사라졌을 정도로. 

반대로 스토리는 이런 연출이 아까울 정도로 심심했다. 메인 스토리 대부분이 단순 선악 구도, 혹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무언가를 하는 것 수준이 전부였다. 특히나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더 단순해지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은 감점 요소. 단, 이와 별개로 몇몇 부분은 스토리 딴에선 별 것 없었지만, 순수하게 연출로 사람의 감정을 건드려 인상적이었다. 특히 NPC '아만'을 조종할 수 있었던 '남겨진 바람의 절벽' 파트가 백미.


홀리스: 스토리 전개 방식이나 연출은 수준급이다. 연출에서 실제 플레이로 이어지는 부분도 자연스러웠고. 1차 때 경험했었지만, 영광의 벽은 다시 해도 재미있게 설계됐다. 이번에 추가된 이벤트 던전 '크라테르의 심장'은 거대 로봇이 나오면서 고정적인 판타지 연출을 벗어나려는 시도를 해 좋았다. 로봇이라는 탈 것 덕에 상대적으로 약한 파티원도 진행 중 충분히 제 몫 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

루테란 왕국에서의 길고 긴 이야기가 끝나고 다음 아크를 찾기 위한 여정까지도 잘 흘러갔다. 각 대륙마다 사연이 있고, 아크를 찾기 위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꼼곰히 살펴보기에는 CBT 일정이 너무나 짧긴 하지만, 일단 흐름은 나름 만족스러웠다.




테스커: 이야기와 연출 모두 마음에 들었다. 영광의 벽 같이 볼 만한 것을 각 잡고 만든 시나리오 스테이지는 말할 것도 없고, 힘 주지 않은 부분에서도 깨알 같은 오마주가 곳곳에 숨겨 있어서 재밌게 플레이했다. <원령공주>를 본 사람들이라면 토토이크 마지막 던전에 나오는 '알'들을 보고 자연스럽게 미소를 머금었을 것이다. 또한 각종 연출도 별도의 CG 영상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인게임 리소스를 그대로 활용해 몰입도가 높았다. 

이 시점 전환은 연출뿐만 아니라, 전투에도 적용됐다. '왕의 무덤' 던전에서 무너지는 탑을 거슬러 올라가는 구간이나, '광기의 축제'에서 공성병기로 거대 악마를 무찌르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덕분에 쿼터뷰라는 시점에도 불구하고 플레이가 정말 풍성한 느낌이었다.


가나: 게임 내 각종 장치를 잘 넣었다. 스토리 상황에 맞게 지형 변화나 대규모 병력 지원 등의 묘사를 넣어 게임에 잘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핵앤슬래시 쿼터뷰라 보스 전투 & 몰이사냥 일색으로 흐르기 쉬운 전투도 곳곳에 타이밍 싸움이나 대포 발사 등 오브젝트 활용 요소를 넣어 지루함을 덜었다.

물론 이런 것 대부분이 '건너뛰기'가 되지 않아 정식 오픈 이후 (새 캐릭터 키우느라) 반복 플레이할 때도 재미있을까 우려되긴 한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CBT에서는 나무랄 데 없는 재미를 줬다.




3. 신 대륙: 무협부터 SF, 동화나라까지. 새 지역은 마음에 들었나요?

새로 추가된 지역에 대해선 호불호가 극명히 갈렸습니다. 일단 각 대륙의 콘셉트나 아트 딴에선 기자 모두 만족했습니다. 다만 1차 CBT를 진득하게 한 다미롱, 홀리스 기자는 2차 CBT 새 지역이 기존 지역에 비해 완성도가 낮다고 비판했습니다. 복잡하고 늘어진 동선이 주요 비판점이었습니다.​


다미롱: 콘셉트는 만족, 완성도는 불만족. 일단 지역마다 테마도, 이야기 전개 방식도 극과 극으로 달라 여행한다는 맛을 제대로 줬다. 예를 들어 2지역은 주먹만한 소인족들의 땅이라 필드도 거대 버섯이나 사람(?)만한 무당벌레 등 동화 같은 모습을 보여줬고, 이야기도 못된 해적들로부터 소인족을 구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3지역은 이야기 주제도 비무대회 우승이고, 적으론 요괴나 둔갑술 익힌 도사가 나오는 등 기환무협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

다만 이런 신선한 콘셉트와는 별개로, 완성도는 실망이었다. 일단 2번째 지역부터 성장 동선이 불편하고 이동 시간도 한없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동선이 길어지니 성장도 늦어지고 캐릭터가 바뀐다는 인상도 희미해졌다. 시각적 즐거움이란 면에서도, 토토이크까진 나름 여러 시도가 있던 필드 장치가 아르데타인이나 슈사이어 땐 보기 힘들어졌다. '영광의 벽'과 같은 연출도 점점 줄었다. 게임 자체가 연출로 많이 호평받은 만큼, 이 점이 더욱 아쉬웠다.


홀리스: 각 대륙 별 콘셉트 구분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퀘스트 동선이 점점 좋지 않게 꼬여갔다. 수행 순서는 중구 난방이고, 이동해야 할 거리는 점점 길어졌다. 후반부에는 메인 퀘스트와 일반 퀘스트의 수행 장소가 극과 극인 경우도 있었다. 그나마 지루해지기 쉬운 수집형 퀘스트가 적다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일까? 

아무튼 대륙의 콘셉트와 별개로, 성장 동선 딴에서는 많은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속도감 있는 진행과 성장이 중요한 핵앤슬래시 타입 게임이라 더더욱.


소인족들의 땅 토토이크에선 집채만한 까마귀가 습격하거나, 민들레씨를 타고 하늘을 나는 등의 연출을 보여준다.


테스커: 대륙마다 메인 테마와 연출 방식이 달라져서 질리는 느낌이 없었다. 특히 3번째 대륙 마지막 던전인 '삶과 죽음의 경계'에선에서 검은색과 흰색이라는 두 색만 활용해 정말 멋진 연출을 보여줬다. 이런 파격적인 연출이 잊을만하면 나와 그 지역의 특징을 각인시켰다. 냉정히 말해 맵 구성 대부분은 쿼터뷰지만, 이런 연출 덕에 그런 인상은 희미했다. 다만 뒤로 갈수록 이런 연출이 줄어드는 것이 옥의 티.


가나: 중세 왕권 국가, 동화같은 요정 마을, 무술 대회가 열리는 무협 세계, 거대 로봇이 있는 SF 세계, 노예제도가 살아 있는 눈 덮인 북부 등등. 한 게임이라고 하기엔 믿기 힘들정도로 풍부한 세계가 큰 위화감 없이 녹아 있어 놀랐다. 아마 대륙과 대륙을 이동할 때 '항해'라는 장치를 활용했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비무 대회라는 콘셉트에 맞게, 대전액션 같은 연출을 보여준 '애니츠' 대륙


4. 항해: 그래서 '콘텐츠'로서 재미가 있던가요?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요? 신규 콘텐츠인 '항해'는 전반적으로 저조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일단 성장 과정 중 접하는 '항해'에서 특별한 것을 경험하기 힘들었을 뿐더러, 대륙 간 텔레포트가 불가능한 <로스트아크> 시스템과 합쳐져 부정적인 경험을 줬던 것이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물론 최고 레벨에 도달하면 항해로 할 수 있는 것이 훨씬 많아지긴 하지만, 중간에 이에 대한 기대를 주지 못한 탓도 컸죠.​


다미롱: 실망했다. CBT 중 항해를 접하는 게 2차례다. 하나는 30레벨 후반 2번째 대륙으로 향할 때, 다음은 메인 스토리가 모두 끝난 이후. 이 중 첫 번째 파트는 명백히 실망이었다. 일단 CBT 전 내세웠던 것과 달리, 이 때 유저가 실질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항해 시간과 로딩으로 인한 불편한 이동(참고로 게임은 대륙 간 텔레포트가 불가능) 때문에 부정적인 경험이 컸다.

물론 최고 레벨 이후엔 섬에서 숨겨진 퀘스트·던전이 나온다거나, 희귀 몬스터나 채집물을 발견할 수 있는 등 모험다운 모험이 가능해진다. 다만 여기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선 생활 레벨, 아이템 레벨, 특정 스킬 가진 선원 등 갖춰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반면 섬에 가기 전엔 이런 조건을 알기 힘들었다. 때문에 배 타고 모험을 해도 멋진 경험보단 '스펙 맞추고 다시 와'라는 느낌을 더 많이 받게 됐다. 가뜩이나 성장 중 부정적인 경험을 한 상태에서.

성장 과정 중의 유저나 갓 만렙을 달성한 유저도 항해에서 바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거나, 아니면 유저들이 게임을 하며 '나중에 항해하면 이런 재미난·엄청난 것을 얻을 수 있어'라는 기대를 가지게 유도하는 식으로 진입로를 정비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홀리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처음 이미지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도전하는 느낌이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필드에 있는 요소를 항해스럽게(?) 치환한 수집형 오픈 필드 느낌이었다. 예를 들어 떠다니는 보급품이나 표류된 선원은 대부분 토큰을 얻기 위한 오브젝트일 뿐. 각종 악천후는 일정 스펙 이하 유저를 거부하는 장애물이었고. 탐험이라는 느낌을 받기엔 깊이가 너무 얕다. 

항해 자체를 바꿀 순 없더라도, 항해 중 유저가 할 수 있는 것이 조금 더 많았다면 어떨까? 단순히 토큰 줍는 것이 아니라. 혹은 대륙과 대륙간에 이어지는 스토리와 별개로 항해에서 스토리들의 복선, 혹은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스토리들이 주어졌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향후 발전되는 모습을 더 봐야겠지만, 이대로라면 '거대한 취사선택'일 뿐이다.


일부 섬은 항아리 깨기 이벤트나 비밀 던전 발굴 등 독특한 요소도 있긴 했지만, 플레이 중 이를 제대로 즐기기엔 쉽지 않았다.


테스커: 항해가 (모바일게임의 파견 같은) 부가 콘텐츠가 아니라, 정말 보급품 걱정하며 배를 몰고 섬과 대륙을 발견하는 콘텐츠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실제로 처음 항해를 접했을 때도 경치 좋은 섬을 발견하거나 그 안에서 소소한 퀘스트를 받는 것이 가능했다.

다만 항해 콘텐츠의 대부분이 새로운 섬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것을 겪는 것이다 보니, 충분히 많은 섬을 발견했거나 누군가가 섬의 정보를 알려주는 등의 이슈로 '탐험심'이 쉽게 사라졌다. 단순히 섬을 많이 만들어 해결할 수 있는 이슈라 걱정이다. 게임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고 공략이 많아지면 더 심해질 것이라 우려된다. 

다음엔 단순히 정해진 위치에 있는 것을 스펙 맞춰 찾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랜덤 오브젝트나 보다 역동적인 날씨 등으로 항해 자체에서도 무언가 재미있는 경험을 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가나: 처음에 항해를 접했을 땐 기대가 컸다. <디아블로> 시리즈를 계속 플레이하다가 갑자기 <대항해시대> 시리즈의 탁 트인 바다를 보게 된 셈이니까. 전혀 다른 게임(?)이 이렇게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이게 오래 가진 못했다. 일단 초창기 항해 자체가 사실상 이동 중 오브젝트 몇 개 건지는 수준으로, 콘텐츠로서의 느낌은 옅었다. 필드에서 캐릭터가 움직이는데 그 위에 바다와 배 스킨을 씌운 느낌이었다. 단순히 조작감 뿐만 아니라, 콘텐츠 느낌 자체가. 그러다 보니 항해 자체에서는 특출난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저 대륙간 이동에 '항해'라는 포장지를 씌운 느낌이었다. 항해 스킨이 아니라, 항해만의 무언가가 아쉬웠다.


항해 중 모험물을 발견한 모습. 5번째 대륙 이야기를 모두 깬 다음 공개되는 기능이다.


5. 만렙 이후: CBT 최상위 콘텐츠는 기대되던가요? 재미있었나요? 

2차 CBT 최상위 콘텐츠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호평이었습니다. 쓴소리가 아주 없는 건 아니었지만, 가디언 레이드나 큐브 던전, 그림자의 탑, 심지어 일반적으론 좋은 평 얻기 힘든 PVP까지 이번엔 호평이었죠. 


참고로 <로스트아크>에선 고고학이나 채광 같은 생활 콘텐츠, 곳곳에 있는 비밀 퀘스트 등도 최상위 레벨 콘텐츠와 연관이 있습니다. 다만 이번 2차 CBT에선 이 부분을 기자들 시간 관계상 깊이 다루지 못했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미롱: 앞서 얘기한 항해(모험) 빼곤 모두 만족스러웠다. 인상적인 점은 최고 레벨을 찍은 뒤에야 성장의 재미가 더 명확해진 것이다. 

2차 CBT 최상위 PVE 콘텐츠는 아이템 레벨 제한이 존재한다. 그리고 만렙 이후 갈 수 있는 타워·큐브 던전은 난이도도 높지 않으면서도 아이템 레벨이 높은 장비를 퍼준다. 아이템 레벨이라는 명확한 목표, 그리고 쉬운 장비 획득으로 인한 확실한 스펙업. 성장의 재미는 물론, 갓 만렙 찍은 이들을 최상위 콘텐츠로 안내하는 역할도 훌륭히 해냈다. 여기에 추가로 고레벨 장비부터 적용되는 '어빌리티' 기믹은 아이템 레벨과 별개로 나에게 적합한 어빌리티를 맞춰 내 캐릭터를 세팅한다는 재미를 줬다.

새로 추가된 '대장전' 콘셉트의 PVP도 만족스러웠다. 기존의 난투형 PVP와 달리 1:1 결투다 보니 내 차례에선 보다 확실하게 내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고, 내가 져도 다른 이들의 플레이를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설사 경기에서 지더라도 대부분은 특정 누군가의 슈퍼 플레이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느낌이 적었다. 이겼을 때의 짜릿함은 말할 것도 없고. 매치메이킹만 잘 된다면 좋은 콘텐츠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 같다. 


홀리스: 가디언 레이드부터 큐브, 타워 오브 쉐도우 등은 만렙 이후 파밍 콘텐츠로 꽤 쏠쏠한 구성을 보여줬다. 둘 다 단순 전투가 아니라 디버프나 특수 던전 구성 등 재미있는 변수도 있었고. 다만 전투 파트에서 지적한 '캐릭터 경직' 이슈는 난이도 높은 콘텐츠를 즐길수록 흐름을 끊는 역할을 해 아쉬움을 남겼다. 회피나 기상 등 보다 다양한 탈출기가 있다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PVP도 만족스러웠다. 새로 추가된 대장전 콘셉트도 재밌었고, PVE와 달리 '긴급 기상'과 같은 특수 스킬을 PVP에서 사용할 수 있어 PVE에서의 다소 느린 속도감이 덜 느껴진다는 것도 좋았다. 이런 것은 제한적으로나마 PVE에서도 적용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만 개인적인 아쉬움인데, PVP를 굳이 만렙 유저에게만 해금할 필요가 있을까? PVP를 좋아하는 유저가 있더라도, 이를 위해 좋아하지 않는 PVE를 만렙까지 즐겨야 하는 셈인데. (콘텐츠 동선은 고려해야 겠지만) 레벨 보정 같은 것을 넣어 낮은 레벨 유저도 PVP를 즐길 수 있다면 더 많은 유저들이 <로스트아크>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인용 도전 콘셉트 '타워 오브 쉐도우'. 단순히 적을 처치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층마다 폭탄 피하기나 특정 오브젝트는 건드리지 않은 채 적 공격 등 독특한 기믹이 존재한다.


테스커: 레이드 등 최상위 PVE 콘텐츠에선 패턴 피하고 딜 넣는 핵앤슬래시 특유의 컴팩트한 액션을 잘 구현했다. 

다만 MMORPG의 파티플레이라는 관점에선 아쉬움이 크다. 최상위 PVE 콘텐츠는 일반 물약 사용이 제한되고, 긴급 회복용 아이템도 제한된 갯수만 가져갈 수 있다. 때문에 보스 패턴을 빼면 순수하게 누가 잘 피하느냐, 혹은 어느 파티에 운 좋게(?) 힐러가 있느냐로 갈렸다. 그렇다고 다른 역할이 눈에 띄게 차이 나는 것도 아니고. 핵앤슬래시 보스전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MMORPG같은 파티플레이나 기믹을 기대한 이들이라면 아쉬울지도.


가나: 개인적으로 레이드나 타워 같은 도전형 PVE 콘텐츠보다, 항해로 대표되는 모험형 콘텐츠를 많이 기대했다. PVE 콘텐츠는 이미 다른 게임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데다가, <로스트아크>도 첫 공개 때부터 모험과 탐험을 많이 강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해나 탐험은 (게임 중) 처음 접했을 때 별다른 '기대'를 보여주지 못했다. 레이드와 같은 PVE 콘텐츠는 좋은 장비라는 명확한 보상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성장 과정 중 겪은 항해, 탐험은 내가 이걸 해 어떤 보상이나 경험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막연한 기대도 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성장 과정 중 접하는 항해, 탐험이 유별나게 재미있는 것도 아니었다. 적어도 이번 CBT 중엔 항해와 모험이 기대되는 콘텐츠는 아니었다. 

만약 최고 레벨 이후 항해에 재미있는 것이 있다면, 성장 과정 중 이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PVP도 대장전 방식이 추가돼 호평받았다.


6. 플레이: 그래서 2차 CBT는 계속 하고 싶었나요?

최상위 콘텐츠에 대한 높은 기대나 호평과 별개로, 2차 CBT를 계속 할 동기를 느꼈다는 질문에는 평이 갈렸습니다. 일단 1차 CBT 경험이 있는 기자 둘은 부정적인 평을 내렸습니다. 반대로 1차 CBT 경험이 적거나, 2차 CBT에서 <로스트아크>를 처음 접한 기자들은 딱 중간 정도의 평을 했습니다. 

 

평이 갈린 부분은 연출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연출은 1회성 콘텐츠인만큼, 1차 경험이 있는 기자들은 큰 비중을 주지 않았고, 처음 접한 기자들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새로 추가된 지역의 동선 문제, 내가 앞으로 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족한 기대 등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습니다. 


다미롱: 1차 CBT 지역인 루테란 왕국까진 좋았다. 전직 직후엔 다수의 스킬을 줘 플레이 의욕을 고취시키고, 이후엔 신규 스킬 해금이나 트라이포드로 인한 스킬 커스터마이징으로 새로운 느낌을 주려 한다. 초반 지역에선 빠른 성장, 지루할 만 하면 나오는 연출 등으로 이 장치가 잘 돌아갔다.

하지만 2번째 대륙부터 복잡한 성장 동선 등으로 템포가 꼬이며 마법이 깨졌다. 동선이 꼬이면서 성장이 늦어졌고, 이로 인해 새 스킬이나 트라이포드 투자로 인한 '변화'의 시기 또한 늦어졌다. 1차 CBT 지역에선 이 때마다 연출이나 던전 기믹으로 주의를 환기시키기라도 했지만, 2번째 대륙부터는 이 장치도 점점 줄어들었다. RPG의 핵심 재미 중 하나인 '성장'의 재미가 약해진 셈이다.​

그렇다고 '미래의 내 캐릭터'를 기대하며 게임하기엔 주어진 정보가 너무 적다. 새 스킬은 배우기 2레벨 전에야 정체를 알 수 있다. 트라이포드에 투자했을 때 스킬이 어떻게 변할지는 '텍스트'로만 설명된다. 새 장비를 얻어도 전투가 눈에 띄게 달라지지도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성장이 가장 재미있던 시기는 만렙 이후였다. 아이템 레벨과 어빌리티 세팅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보였으니까.

성장 동선 정리도 정리지만, 저레벨용 세트나 어빌리티 등 당장 추구하고 체감할 수 있는 목표 같은 것이 필요해 보인다. 


홀리스: 성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연출과 스토리를 통한 유혹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1회성이다. 정작 유저들이 계속 게임할 동력인 전투나 퀘스트 등의 장치는 뒤로 갈수록 늘어지는 느낌을 줬다. 늘어지는 템포는 연출과 스토리를 보는 시기를 늦추고, 이것은 또 한 번 플레이 동기에 악영향을 준다. 일단 2번째 대륙부터는 퀘스트 동선을 많이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상위 콘텐츠의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다 좋아서 더욱 아쉬웠다.

차라리 일부 콘텐츠는 성장 과정에서도 즐길 수 있게 풀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이번 CBT 최상위 콘텐츠들은 특정 장소에 구애받을 필요 없는 성격이라 성장 동선에는 큰 지장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모바일게임은 물론 PC 온라인에서도 <LOL>이나 <오버워치> 같은 빠른 템포의 게임이 대세인 시기에 '재미 있는 콘텐츠를 즐기려면 일단 퀘스트 따라가며 만렙부터 찍어'라는 구조는 위험해 보인다.


스퀘어홀(포탈)이라곤 한 곳 밖에 없는 지역에서 동서남북 지역을 다 갔다오라고 한다. 참고로 저 시기 메인퀘스트는 1번 지역 이후 북쪽 던전으로 가면 끝.


테스커: 2차 CBT에서 제대로 플레이한 입장에서 연출은 확실히 제 몫을 했다. 다음엔 어떤 던전이 기다리고, 어떤  연출을 보여줄지 궁금해 플레이 했을 정도로. 물론 패키지게임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쿼터뷰 MMORPG 중에선 최고 수준이다. 

다만 '성장'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다. 생각보다 체감이 크지 않은 트라이포드 시스템 때문이다. 유저가 실질적으로 트라이포드로 인한 스킬 변화를 체감하려면, 스킬 하나에 48포인트를 투자해야 한다. 일단 들어가는 스킬 포인트도 막대할뿐더러, 이는 앞으로 내가 뭘 배울 수 있는지 알 수 없고 스킬 초기화가 얼마나 가능할 지 모르는 <로스트아크>에서 엄청난 부담이다.

최초 공개 당시, 트라이포드로 인한 커스터마이징을 강조했던 것을 생각하면 변화의 폭이나 투자 부담이 너무 아쉽다. 차라리 스킬 형태 변화 등의 옵션은 스킬 포인트 투자가 아니라, 캐릭터 레벨에 따라 해금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나: 던전 연출이나 트라이포드로 인한 스킬 커스터마이징 등등 성장 욕구를 자극하는 요소는 많았다. 핵앤슬래시 전투가 재밌다면, 누구든 큰 부침 없이 계속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다. <로스트아크>를 처음 하는 유저라면 더더욱.

다만, 기본적으로 PVE와 성장에 의존하는 방식인 만큼, 지속적인 콘텐츠 추가와 콘텐츠 간 섬세한 조율이 없다면 금세 플레이 욕구가 사라질 위험이 보인다. 또한 전투 외에도 항해나 고고학 등 각종 생활 콘텐츠를 내세운 것에 반해, 막상 성장 과정에서 이 콘텐츠에서 유의미한 경험을 하기 힘들었다는 점도 불안 요소. 항해와 생활은 추가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7. 총평: 이번 CBT를 간단히 정리하면?

1차 CBT에 비해 부정적인 평가가 많긴 했지만, <로스트아크>의 퀄리티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한 사람은 적었습니다. 대부분은 지금 상태로도 충분히 많은 이들이 즐기겠지만, 더 많은 이들이 플레이하기 위해선 이런 아쉬움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었죠.

 

많이 나온 얘기는 재미의 배분과 안내였습니다. PC MMORPG 시절(?) 게임처럼, 만렙 이후에 너무 많은 재미 요소를 넣었고, 그에 반해 이에 대한 안내가 너무 부족했다는 것이죠. 많은 기자들이 차라리 성장 과정에서도 핵심 콘텐츠를 즐기게 하거나, 아니면 이에 대한 안내라도 제대로 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다미롱: '재미있는 것을 배치하면 유저들이 거기까지 알아서 갈거야'라는 구조가 아쉽다.​ 일단 게임의 퀄리티는 여전히 훌륭하다. 연출이나 핵앤슬래시 전투 등 이정도 퀄리티를 보여주는 PC MMORPG는 없다. 여기서 큰 변화 없이 나와도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 할 것이다. 이번에 많은 이들이 지적한 동선 문제도 최적화만 잘하면 충분히 좋아질 것이다. 1차 CBT 때도 좋았지만, 2차 CBT에선 더 좋아진 루테란 지역처럼.​

하나 재미의 배분·안내는 아쉽다. 스킬이나 능력치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트라이포드·어빌리티는 높은 레벨에서야 체감할 수 있는 기능이다. 항해도 최고 레벨은 돼야 제대로 즐길 수 있고, PVP나 가디언 레이드 같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하나 게임은 성장 과정 중에서 이런 재미 요소를 보여주지 않고 '만렙'부터 찍으라고 한다.​ 만약 성장 과정 중 이들이 적절히 배치됐다면, 혹은 이에 대한 기대를 줄 수 있었다면 '동선'에 대한 비판도 줄었을 것이다.

2차 CBT에서 보여준 구조에선 성장 동선을 끊임없이 가다듬어야만 유저들이 (재미있는) 최상위 콘텐츠에 제대로 안착할 수 있는 구조다. 콘텐츠 하나를 만들 때 정말 많은 투자가 필요해 보이는 <로스트아크> 모델에선 부담이 커 보인다.


홀리스: 조금 게임의 템포를 빨리 가져가면 더 좋은 게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전투 속도가 아니라, 재미의 제공 속도다. 앞서 잠깐 얘기했던 것처럼, 요즘 유저들은 MOBA나 모바일게임처럼 게임의 재미를 빨리 느끼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로스트아크>는 MMORPG라는 장르에 걸맞게(?) 진득하게 플레이 하며 조금씩 재미를 익혀가는 구조다. 물론 전통적인 MMORPG 유저 중에선 이런 것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에겐 너무 많은 인내를 요구할 것 같다. 더군다나 <로스트아크>는 템포 빨라 보이는 '핵앤슬래시'풍 전투를 넣은 만큼 더더욱.

추가로 2차 CBT까지 진행됐는데도 유료 모델이 명확히 안 그려져 조금 불안하다. 탈 것이나 의상 같은 1회성 매출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판매돼 게임을 유지하는 모델에 대한 의문이다. 구조만 봤을 땐 전통적인 정액제나 부스터 방식이 가장 어울려 보이지만, 시기가 시기라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다. 부분 유료화를 한다면 스킬 포인트 초기화나 부활석 등 많은 것이 보이긴 하지만, 유저들에게 좋은 경험을 주는 부분유료  모델을 만들기엔 난도가 있어 보인다.




테스커: 핵앤슬래시 전투나 던전 연출, 세계관 묘사 등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게 플레이했다. 비밀 던전이나 필드 곳곳에 숨겨진 아이템 등은 패키지게임 감성을 줘 반갑기도 했다. 여러 의미에서 요즘 보기 힘든 게임이었다. 호불호 갈리는 면이 없진 않지만, 이정도 퀄리티면 많은 유저가 플레이 할 것 같다.

다만 어떤 부분에서는 이런 감성이 너무 과해(?) MMORPG라는 느낌이 약해 아쉬웠다. 물론 핵앤슬래시 전투 특성 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온라인게임이라는 것을 고려해 보다 다양한 협동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솔직히 이번 테스트에선 MMORPG라기 보단 MORPG나 패키지 게임의 인상이 더 강했다.


가나: 애매하다. 분명 플레이할 때 즐거움을 느낀 건 맞다. 하지만 <로스트아크> '만을' 해야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핵앤슬래시나 연출은 패키지 게임에 더 좋은 것이 많고, 항해는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로스트아크>가 이들을 한 데 모아 멋진 '시너지'를 만들었다고 느껴지지도 않았다. ​아직은 콘텐츠가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로스트아크>만의 무언가는 아직 희미한 반면, 당장 보이는 건 다른 게임이 더 잘했거나, 이를 즐기기 위해 유저가 너무 많은 것을 투자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