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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디아3' 같은 파밍의 재미 보여주겠다. 환골탈태를 시도한 9살 '드래곤네스트'

다미롱 (김승현 기자) | 2019-03-12 09: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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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오래 서비스하다 보면 과거에 당연하게 생각해 만든 것이 시대에 뒤떨어졌음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패치 몇 번으로 해결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괴리는 점점 커진다. 답은 간단하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대격변'처럼 게임 전체를 시대에 맞게 싹 바꾸는 것. 하지만 이것은 큰 회사도 쉽게 하기 힘든 '돈 많이 드는' 해결책이다. 때문에 많은 게임는 정답을 알면서도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차선책, 혹은 미봉책만 거듭하며 점점 뒤쳐지기 십상이다.

 

올해 9살이 된 <드래곤네스트>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정답을 알고 있었지만, 그럴 돈은 없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언 발에 오줌만 눌 순 없었다. 그들은 시간을 길게 잡고, 기반을 고치는 업데이트를 하나 하나 조립해 가기로 결정했다.

 

2018년, 이 행보는 쓴 소리만 잔뜩 들었다. 유저들이 보기엔 성장 문제는 여전하거나 더 심해졌고, 업데이트 때문에 게임이 바뀌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렇게 1년을 욕 먹으며 대격변의 기반을 닦았다.

 

그리고 오는 3월 14일, 약 1년여를 욕먹으며 준비했던 '홍련궁' 업데이트가 적용된다. <디아블로3>가 '모험 모드' 추가로 파밍 패턴이 완전히 바뀌었듯, 게임의 성장 패턴을 완전히 뜯어 고친 대형 업데이트다. 그래서 <드래곤네스트>는 어떻게 달라질까? 기존 단점들은 얼마나 해결됐을까?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이상학 기획팀장, 안여옥 퀘스트 파트장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왼쪽부터 이상학 기획팀장, 안여옥 퀘스트파트장

 

 

9년을 살아남은 게임답게 <드래곤네스트>는 강점과 약점이 명확한 게임이다. 깊이 있고 임펙트 있는 스토리, 난이도는 높지만 스릴 넘치는 전투는 오늘날 <드래곤네스트>를 있게 해준 강점이다.

 

반면 숙련이 힘든 액션과 고난이도 몬스터가 만든 '높은 진입장벽'은 <드래곤네스트>의 전통적인 약점이었고, 2018년엔 노력보단 운의 영향이 더 큰 보상 시스템 때문에 유저들에게 쓴 소리를 많이 들었다. 또한 일부 특정 스테이지만 반복하는 MORPG 특유의 파밍 시스템은 최근 유저들 성향에 맞다고 하기도 힘들다.

 

때문에 개발진이 이번 홍련궁 업데이트와 시스템 개편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신경쓴 부분은 다음 3가지였다. ▲ 성장이 재미있고 체감되는 캐릭터 육성 모델 확립 ▲ <디아블로3>의 모험 모드 같은 시스템을 통한 단조로운 파밍 구조 탈피 ▲ 성장 구조와 보스 패턴을 수정해 초보자 진입 장벽 완화.

 

 

 

# "홍련궁 업데이트는 1년여 간 준비한 개편 작업의 마무리"

 

디스이즈게임: 새 마을 '홍련궁'이 14일 업데이트로 추가된다. 거의 4~5년만에 업데이트되는 새 마을인데, 변화도 크겠다.

 

이상학: 최고 레벨 확장만 없지, 다른 게임의 '확장팩'과 비슷한 규모의 업데이트다. 일단 새 마을 '홍련궁'이 추가되고, 새로운 '메인 스토리'가 추가된다. 최고 레벨 확장 없이 메인 스토리가 추가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최고 레벨 확장은 없지만, 기존에 1000이 최고였던 '영웅레벨'이 2000까지 확장될 예정이고, 추가되는 '홍련의 미궁'이라는 던전은 기존과 다른 방식을 보여줄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시스템적으로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상위 아이템을 얻을 때 일종의 '천장' 시스템이 적용되고, 앞으론 장비를 바꿨을 때의 변화도 더 잘 체감될 것이다. 또 반복적인 파밍 콘텐츠도 마치 <디아블로3>의 '모험모드'처럼 대대적으로 변한다.

 

안여옥: <드래곤네스트>가 벌써 9년을 서비스했다. 오래 서비스된 게임이다 보니, 서양 중세란 배경이 질린다는 의견도 많이 받았다. 요 몇년 간 나온 황무지, 중동 콘셉트도 이를 타파하기 위함이었고. 

 

홍련궁이라는 동양적인 세계도 이런 이유 때문에 구상했다. <드래곤네스트>를 오래 플레이한 유저라면 레드 드래곤 파트에서 '월향궁'이라는 지역이 언급됐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홍련궁은 그곳과 같은 대륙에 있는 지역이다.

 

 

최고 레벨 대신 '영웅 레벨'을 확장한 이유가 있는가? 솔직히 영웅 레벨은 올려봐야 그다지 득이 안되는 수치 아닌가.

 

이상학: <드래곤네스트> 시스템 상, 최고 레벨이 올라가면 캐릭터들의 크리티컬 확률 등이 내려갈 수 밖에 없다. 이건 기존 유저들이 고생하며 얻은 장비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말과 같다. 최고 레벨 확장은 결국 콘텐츠를 추가해 새로운 재미를 준다는 목적인데,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본말전도다. 그래서 영웅 레벨을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기존에 영웅 레벨이 큰 의미 없었던 척도인 건 맞다. 1000까지 다 올려도 공격력이 1~2% 올라갔을 정도니.

 

그래서 이번에 영웅 레벨을 2000까지 확장하며, 영웅 레벨을 올리며 얻을 수 있는 것도 대폭 추가했다. 올라가는 능력치 폭도 커졌고, 이젠 영웅 레벨 올리면 '파이널 대미지'(드래곤네스트에서 굉장히 가치 있는 수치 중 하나) 수치도 성장한다. 특히 1500~2000 구간은 능력치 성장 폭이 더 커서, 영웅 레벨 올리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기존에 영웅 레벨을 잘 신경 안썼던 유저를 위해 1000까진 쉽게 올릴 수 있게 수치도 수정했고, 또 영웅 레벨을 집중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도전형 던전도 있을 예정이다. 영웅 레벨은 이것 저것 플레이하면 자연스럽게 오르는 수치긴 하지만, 보다 빨리 키우고 싶은 사람도 있을테니까. 

 

신규 마을 '홍련궁'
 

 

성장 얘기를 하면 아이템 파밍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기존 <드래곤네스트>는 아이템을 얻는 데 '운'의 영향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 부분도 개선될까?

 

이상학: <드래곤네스트>에서 아이템을 얻는 경로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드롭, 하나는 상점. 이 중 상점 관련해서 그런 피드백이 많았다. 유저들에 콘텐츠를 플레이 해 포인트를 얻고 이 포인트로 상점에서 '상자'를 열어 새 아이템을 얻는 구조였는데, 상자의 영향력이 컸고 운의 영향도 너무 컸다. 그래서 내가 꾸준히 무언가를 이룩한다는 느낌보단, 이른바 '운빨'의 영향이 크다고 느껴졌고.

 

홍련궁 업데이트에선 일단 상점에서 파는 품목을 리뉴얼했고, 상자 관련해서도 '천장'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존처럼 상자에서 한 번에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을 얻지 못해도 (상자에서 나온) 장비를 갈아 상위 아이템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 <드래곤네스트>는 샐러리맨처럼 재화와 포인트를 모아 장비를 마련하는 게임이었는데, 정작 이 '노력'의 보람을 체감하기 힘든 게임이었다. 그런데 이번 업데이트로 인해 비로소 노력의 가치가 제대로 체감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바꾸려는 노력은 그동안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게 유저들에게 잘 체감되지 않아 그렇지. (웃음)

 

이상학: 시행착오도 많았다. 또 일부 업데이트는 당장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성격도 있어 더 그렇게 느껴졌을 것이다.

 

고민이 많았다. 미봉책으로나마 바로 문제를 해결하면 지금은 게임이 쾌적해지겠지만, 장기적으로 같은 문제를 안고 갈 것이다. 반대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게임의 기반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긴 시간과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우린 둘을 절충해 기반 시스템을 차례차례 추구하고 바꿔, 홍련궁 업데이트에서 개편이 완성되게끔 판을 짰다. 그런데 이런 시도를 처음 하다 보니 추가한 시스템이 잘 체감되지 않기도 하고, 또 우리가 미숙해 시행착오를 범한 것도 많다.

 

그래도 이번 홍련궁 업데이트는 기존의 기반 작업들이 하나로 통합되고 '조화'를 이루는 업데이트기 때문에, 그동안 느껸 불편함이 많이 해소되리라 믿는다. 세상이 그대로라면 시스템 하나를 아무리 좋게 바꿔도 큰 변화가 없지만, 세상이 바뀐다면 변화도 클 수 밖에 없으니까.

 

신규 스테이지 중 하나인 '홍련궁 정원'의 이미지

 

 

# <디아블로3>처럼 모든 장소에서 파밍할 수 있는 게임을 꿈꾼다

 

<드래곤네스트>의 세상이 변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앞서 말한 것 제외하고 어떤 것이 가장 큰 변화라 생각하는가?

 

이상학: 이젠 <드래곤네스트> 세계 전역에서 파밍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 아닐까? 사실 작년부터 스테이지 레벨 제한이 없어졌고, 난이도 시스템도 개편돼 최고 레벨 유저도 스토리 중반부에 만나는 던전에 들어가 '의미 있는' 전투를 즐길 수 있게 바뀌었다. 다만 작년엔 스테이지가 이렇게 바뀌어도 유저들이 굳이 옛(?) 던전을 갈 이유가 없었지. 

 

홍련궁 업데이트는 이런 틀 위에, 유저들이 <드래곤네스트> 세계 전역의 던전을 탐험할 이유를 만들어주고, 탐험해 실질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추가했다. 

 

안여옥: <드래곤네스트>를 오래 즐기신 분들은 의뢰 게시판에서 서브 퀘스트를 받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 시스템이 작년 '용자 의뢰 게시판'으로 바뀌고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홍련궁 업데이트부터 본격적으로 작동할 예정이다.

 

용자 의뢰 게시판에는 항상 유저 수준에 맞는 의뢰가 올라온다. 의뢰는 때론 자신이 진행한 메인 퀘스트 단계(?)의 던전에서 수행할 수도 있고, 예~전에 지나간 캐더락 관문이나 검은 산 자락 인근 던전일수도 있다. 

 

 

던전 난이도는 유저 수준에 맞게 바뀌었다고 하니, 결국 용자 의뢰를 통해 어떤 '보상'을 얻을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이상학: 홍련궁 업데이트 전에 스테이지를 돌면 약 40~50골드 정도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업데이트 이후 '용자 의뢰'를 받고 던전을 돌면 100골드 이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드래곤네스트>같이 골드 가치가 높은 게임에선 이것 만으로도 충분한 이득이 있을 것이다. 물론 용자 의뢰를 하면 골드 외에도, 다른 귀한 재화를 얻을 수 있다. 

 

<드래곤네스트>의 2019년 기조는 '모든 곳에서 대박이 나올 수 있다'다. 전통적인 모델인 '네스트'와 '상점 상자'는 물론이고, 이젠 용자 의뢰를 통해 <드래곤네스트>의 모든 스테이지에서도 의미 있는 보상, (운이 좋다면) 대박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10월 업데이트된 '용자 의뢰 게시판'이 시범 운영을 마치고 정식으로 적용된다.

 

 

용자 의뢰 게시판은 의뢰 종류가 얼마나 될까?

 

안여옥: 약 500개 정도 된다. 기존에 게시판에서 받을 수 있는 서브 퀘스트가 2000개 정도 됐는데, 그 중 일부는 추려서 지금 <드래곤네스트>에 맞게 바꾸기도 했다. 덕분에 그거 다 체크하느라 죽는 줄 알았다. (웃음) 과거 그 퀘스트를 수행했던 분들도 다시 받아, 그 때를  추억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레벨에게 <드래곤네스트>의 모든 던전이 의미 있어진다곤 해도, 기본적으로 기존 콘텐츠의 재탕(?)이다. 이전보다 반복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났을 뿐, 본질적으론 시간만 번 것 아닌가?

 

이상학: 작년 월드 리마스터 때 추가된 '라비린스의 침략자' 시스템이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시스템은 유저가 던전을 도는 중, 던전에 없는 강력한 몬스터가 임의로 등장하는 시스템이다. 

 

이 몬스터만으로도 플레이 양상이 제법 바뀌기 때문에 똑같은 던전을 돈다는 느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또한 라비린스의 침략자는 강하지만, 쓰러트리면 귀한 보상을 주기 때문에 클리어하는 보람도 있을 것이다. 

 

 

콘셉트를 들어 보니 <디아블로3>의 모험 모드가 떠오른다.

 

이상학: 맞다. 개발자들이 많이 좋아하고, 또 이번 개편을 준비하며 많이 참고한 게임이기도 하다. <디아블로 3>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을 하든 어디서나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준다는 점이다. 이건 파밍 장소가 정해진 MORPG에선 느끼기 힘든 재미다.

 

또 <디아블로 3>는 꾸준히 게임을 즐기면 내가 강해진다는 확신, 그리고 예상치 못한 '득템'으로 인한 재미가 잘 균형 잡힌 게임이다. 파밍 기반으로 성장하는 게임은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온라인게임에선 이런 모델을 적용한 사례가 많이 없어, 우리가 만든 것이 얼마나 유효할 진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오래 서비스한 온라인 게임은 언젠가 어떤 답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MO, MMORPG같이 옛 콘텐츠가 버려지는(?) 장르에선 더더욱. 우리가 추구한 답이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세계 전역을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파밍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디아블로3>의 모험모드가 연상된다.

 

 

# 보스 패턴 개선부터 UX 개편까지. 신규·복귀 유저 진입 장벽 개선

 

서비스가 오래된 게임이니 만큼, 이젠 유저들도 신규·복귀 유저에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드래곤네스트>는 까다로운 전투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편인데, 이 부분에 대한 개선도 있을까?

 

이상학: <드래곤네스트>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숙련도가 많이 요구되지만, 숙달됐을 때 그만큼 재미있는 캐릭터. 그리고 논타겟팅 회피 중심의 고난이도 전투는 <드래곤네스트>만의 강점이다. 하지만 이 둘은 반대로 우리 게임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단점이기도 하다.

 

어떤 유저들은 우리 게임을 <몬스터헌터>에 비교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우리 전투가 더 까다롭다고 생각한다. <몬스터헌터>의 보스들은 사전에 동작으로 공격을 예고하는데, <드래곤네스트>는 판타지 장르다 보니 손가락만 튕겨도 메테오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이런 전투 스타일을 바꿀 순 없다. 진입장벽이기도 하지만, 지금 유저들이 <드래곤네스트>를 사랑해주는 원동력이니까.

 

결국 기존 유저들에게 지금 전투의 매력을 계속 보여주며, 신규 유저들은 고난이도 전투에서 좌절하지 않게 케어해야 한다. 일단 이를 위해 이번 업데이트에서 보스 패턴을 손보긴 했는데, 이게 두 유저층 모두에게 먹힐진 봐야할 것 같다.

 

 

보스 패턴이 어떻게 바뀌었나?

 

이상학: 우리 보스 몬스터 패턴 중, 몬스터의 HP바가 한 줄 깎이면 발동하는 특수 패턴이 있다. 보통 회피나 파훼하는데 실패하면 캐릭터가 즉사하는 굉장히 위험하고 강력한 패턴이다. 이런 장치 덕에 우리는 다양하고 스릴 있는 보스 패턴을 만들 수 있었지만, 반대로 신규 유저들에겐 그만큼 강력한 장벽이 됐다.

 

그래서 이번엔 이런 특수 패턴을 즉사기 대신, '즉사기급 피해'를 주는 것으로 바꾸고 각종 디버프를 추가했다. 예를 들어 이 패턴을 파훼하는데 실패하면 체력의 30% 정도만 남고 30초 간 회복 불가, 공격력 반감 디버프가 붙는 식이다.

 

신규 유저 입장에선 일단 패턴을 맞아도 죽지 않기 때문에 기회가 생긴다. 기존 유저 입장에선 이전만큼 위협적이진 않지만 '공격력 반감'이라는 까다로운 디버프가 걸리기 때문에 이 패턴을 파훼할 필요가 생긴다. (드래곤네스트의 고난이도 콘텐츠는 보통 클리어 타임이 제한된다) 일단 이런 의도로 만들었는데, 이게 그대로 받아들여질진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오래 서비스된 게임이다 보니, 최고 레벨 이후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잘 모르는 (신규) 유저도 많더라.

 

안여옥: 이 부분도 그동안 꾸준히 바꿔, 이제 '만렙' 찍고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젠 뭘 해야할 지 바로 바로 보이고, 또 유저에게 주어진 허들도 정비돼 1미터짜리 벽 뒤에 갑자기 5, 10 미터 벽이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1미터 벽을 넘으면 1.1미터가 있는 식이다. 이젠 물 흐르듯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상학: 신규·복귀 유저 혜택도 많이 좋아졌다. 예전엔 커피 한 잔 사주는 느낌이었다면, 이젠 커피 기계와 3개월치 커피 원두를 주는 느낌이다. (웃음) 물론 혜택이 커진 만큼, 복귀 유저 기준이 1개월에서 3개월로 늘어나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외에도 다른 유저의 던전 클리어를 도울 때 고레벨 유저가 최소한 손해는 안 보게 시스템이 바뀌었고, 또 언약 시스템을 추가해 유저들이 보다 밀접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게임을 바꿨다. 이번 개편이 유저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얘기를 듣기 전에는 확장팩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까지 한 얘기를 들어보니 그동안 한 작업을 마무리하는 느낌이다. 

 

이상학: 맞다. 물론 새로 추가되는 콘텐츠가 많긴 하겠지만, 우리로선 그동안 펼쳐 놓은 콘텐츠를 하나로 조화시켜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그래서 이 이후가 더 중요하다. 올해는 기존처럼 새로운 콘텐츠를 꾸준히 추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길드 관련 시스템도 추가하고 유저들에게 '이벤트' 느낌을 줄 수 있게 새로운 거래소도 추가할 예정이다. 전투 콘텐츠 외에도 커뮤니티적인 면에서도 많은 개선이 있을 예정이다.

 

그동안 <드래곤네스트>는 던전과 전투로 사랑을 받은 게임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그 외적인 부분도 많이 집중해, 유저들이 온라인게임을 재미있게 즐기게 하겠다. 

 

 

 

혹시 그래픽 리뉴얼은 생각 없는가? <드래곤네스트> 유저들의 오랜 숙원(?) 중 하나인데.

 

안여옥: 개발진의 오랜 소원이기도 하다. (웃음)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현재 기술로 많이 힘들다. 그래서 기술 외적으로라도 다각도로 고민 중이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상학: 홍련궁 업데이트 때문에 작년에 업데이트 분량이 적은 적이 많았다. 저희 시행 착오도 많았고, 또 유저 분들 입장에서 당장 바뀌는 것도 없이 업데이트까지 적으니 많이 불안하셨을 것이다. 이 부분이 정말 아쉽고 죄송하다.

 

다만 이것 하나는 꼭 말하고 싶다. 우리가 <드래곤네스트>를 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패치 양이 적을 때도 있긴 하겠지만, 그때도 우리는 항상 최선의 길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왜 이렇게 게임을 뒤엎겠는가? (웃음) <드래곤네스트>가 개발진에게 버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 주셨으면 좋겠다. 

 

안여옥: 예쁘게 봐달라는 것이 아니라, 개발진이 게임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만 믿어 줬으면 좋겠다. 내가 이 팀에 처음 왔을 때, 서비스 오래한 게임 개발진이 이렇게 파워풀(?)할 줄은 전혀 생각 못했다. 다들 오픈 앞둔 개발자 같더라. 

 

그만큼 개발진 모두가 이 게임을 사랑하고 있다. 패치 양이 적거나 개발 방향이 마음에 안들면, 개발진이 게임 버렸다고 하지 말고 차라리 개발진 능력이 부족하다고 욕 해 달라. (웃음) 

 

 

게임을 오래 서비스하다 보면 과거에 당연하게 생각해 만든 것이 시대에 뒤떨어졌음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패치 몇 번으로 해결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괴리는 점점 커진다. 답은 간단하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대격변'처럼 게임 전체를 시대에 맞게 싹 바꾸는 것. 하지만 이것은 큰 회사도 쉽게 하기 힘든 '돈 많이 드는' 해결책이다. 때문에 많은 게임는 정답을 알면서도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차선책, 혹은 미봉책만 거듭하며 점점 뒤쳐지기 십상이다.

 

올해 9살이 된 <드래곤네스트>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정답을 알고 있었지만, 그럴 돈은 없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언 발에 오줌만 눌 순 없었다. 그들은 시간을 길게 잡고, 기반을 고치는 업데이트를 하나 하나 조립해 가기로 결정했다.

 

2018년, 이 행보는 쓴 소리만 잔뜩 들었다. 유저들이 보기엔 성장 문제는 여전하거나 더 심해졌고, 업데이트 때문에 게임이 바뀌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렇게 1년을 욕 먹으며 대격변의 기반을 닦았다.

 

그리고 오는 3월 14일, 약 1년여를 욕먹으며 준비했던 '홍련궁' 업데이트가 적용된다. <디아블로3>가 '모험 모드' 추가로 파밍 패턴이 완전히 바뀌었듯, 게임의 성장 패턴을 완전히 뜯어 고친 대형 업데이트다. 그래서 <드래곤네스트>는 어떻게 달라질까? 기존 단점들은 얼마나 해결됐을까?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이상학 기획팀장, 안여옥 퀘스트 파트장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왼쪽부터 이상학 기획팀장, 안여옥 퀘스트파트장

 

 

9년을 살아남은 게임답게 <드래곤네스트>는 강점과 약점이 명확한 게임이다. 깊이 있고 임펙트 있는 스토리, 난이도는 높지만 스릴 넘치는 전투는 오늘날 <드래곤네스트>를 있게 해준 강점이다.

 

반면 숙련이 힘든 액션과 고난이도 몬스터가 만든 '높은 진입장벽'은 <드래곤네스트>의 전통적인 약점이었고, 2018년엔 노력보단 운의 영향이 더 큰 보상 시스템 때문에 유저들에게 쓴 소리를 많이 들었다. 또한 일부 특정 스테이지만 반복하는 MORPG 특유의 파밍 시스템은 최근 유저들 성향에 맞다고 하기도 힘들다.

 

때문에 개발진이 이번 홍련궁 업데이트와 시스템 개편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신경쓴 부분은 다음 3가지였다. ▲ 성장이 재미있고 체감되는 캐릭터 육성 모델 확립 ▲ <디아블로3>의 모험 모드 같은 시스템을 통한 단조로운 파밍 구조 탈피 ▲ 성장 구조와 보스 패턴을 수정해 초보자 진입 장벽 완화.

 

 

 

# "홍련궁 업데이트는 1년여 간 준비한 개편 작업의 마무리"

 

디스이즈게임: 새 마을 '홍련궁'이 14일 업데이트로 추가된다. 거의 4~5년만에 업데이트되는 새 마을인데, 변화도 크겠다.

 

이상학: 최고 레벨 확장만 없지, 다른 게임의 '확장팩'과 비슷한 규모의 업데이트다. 일단 새 마을 '홍련궁'이 추가되고, 새로운 '메인 스토리'가 추가된다. 최고 레벨 확장 없이 메인 스토리가 추가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최고 레벨 확장은 없지만, 기존에 1000이 최고였던 '영웅레벨'이 2000까지 확장될 예정이고, 추가되는 '홍련의 미궁'이라는 던전은 기존과 다른 방식을 보여줄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시스템적으로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상위 아이템을 얻을 때 일종의 '천장' 시스템이 적용되고, 앞으론 장비를 바꿨을 때의 변화도 더 잘 체감될 것이다. 또 반복적인 파밍 콘텐츠도 마치 <디아블로3>의 '모험모드'처럼 대대적으로 변한다.

 

안여옥: <드래곤네스트>가 벌써 9년을 서비스했다. 오래 서비스된 게임이다 보니, 서양 중세란 배경이 질린다는 의견도 많이 받았다. 요 몇년 간 나온 황무지, 중동 콘셉트도 이를 타파하기 위함이었고. 

 

홍련궁이라는 동양적인 세계도 이런 이유 때문에 구상했다. <드래곤네스트>를 오래 플레이한 유저라면 레드 드래곤 파트에서 '월향궁'이라는 지역이 언급됐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홍련궁은 그곳과 같은 대륙에 있는 지역이다.

 

 

최고 레벨 대신 '영웅 레벨'을 확장한 이유가 있는가? 솔직히 영웅 레벨은 올려봐야 그다지 득이 안되는 수치 아닌가.

 

이상학: <드래곤네스트> 시스템 상, 최고 레벨이 올라가면 캐릭터들의 크리티컬 확률 등이 내려갈 수 밖에 없다. 이건 기존 유저들이 고생하며 얻은 장비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말과 같다. 최고 레벨 확장은 결국 콘텐츠를 추가해 새로운 재미를 준다는 목적인데,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본말전도다. 그래서 영웅 레벨을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기존에 영웅 레벨이 큰 의미 없었던 척도인 건 맞다. 1000까지 다 올려도 공격력이 1~2% 올라갔을 정도니.

 

그래서 이번에 영웅 레벨을 2000까지 확장하며, 영웅 레벨을 올리며 얻을 수 있는 것도 대폭 추가했다. 올라가는 능력치 폭도 커졌고, 이젠 영웅 레벨 올리면 '파이널 대미지'(드래곤네스트에서 굉장히 가치 있는 수치 중 하나) 수치도 성장한다. 특히 1500~2000 구간은 능력치 성장 폭이 더 커서, 영웅 레벨 올리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기존에 영웅 레벨을 잘 신경 안썼던 유저를 위해 1000까진 쉽게 올릴 수 있게 수치도 수정했고, 또 영웅 레벨을 집중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도전형 던전도 있을 예정이다. 영웅 레벨은 이것 저것 플레이하면 자연스럽게 오르는 수치긴 하지만, 보다 빨리 키우고 싶은 사람도 있을테니까. 

 

신규 마을 '홍련궁'
 

 

성장 얘기를 하면 아이템 파밍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기존 <드래곤네스트>는 아이템을 얻는 데 '운'의 영향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 부분도 개선될까?

 

이상학: <드래곤네스트>에서 아이템을 얻는 경로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드롭, 하나는 상점. 이 중 상점 관련해서 그런 피드백이 많았다. 유저들에 콘텐츠를 플레이 해 포인트를 얻고 이 포인트로 상점에서 '상자'를 열어 새 아이템을 얻는 구조였는데, 상자의 영향력이 컸고 운의 영향도 너무 컸다. 그래서 내가 꾸준히 무언가를 이룩한다는 느낌보단, 이른바 '운빨'의 영향이 크다고 느껴졌고.

 

홍련궁 업데이트에선 일단 상점에서 파는 품목을 리뉴얼했고, 상자 관련해서도 '천장'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존처럼 상자에서 한 번에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을 얻지 못해도 (상자에서 나온) 장비를 갈아 상위 아이템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 <드래곤네스트>는 샐러리맨처럼 재화와 포인트를 모아 장비를 마련하는 게임이었는데, 정작 이 '노력'의 보람을 체감하기 힘든 게임이었다. 그런데 이번 업데이트로 인해 비로소 노력의 가치가 제대로 체감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바꾸려는 노력은 그동안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게 유저들에게 잘 체감되지 않아 그렇지. (웃음)

 

이상학: 시행착오도 많았다. 또 일부 업데이트는 당장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성격도 있어 더 그렇게 느껴졌을 것이다.

 

고민이 많았다. 미봉책으로나마 바로 문제를 해결하면 지금은 게임이 쾌적해지겠지만, 장기적으로 같은 문제를 안고 갈 것이다. 반대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게임의 기반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긴 시간과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우린 둘을 절충해 기반 시스템을 차례차례 추구하고 바꿔, 홍련궁 업데이트에서 개편이 완성되게끔 판을 짰다. 그런데 이런 시도를 처음 하다 보니 추가한 시스템이 잘 체감되지 않기도 하고, 또 우리가 미숙해 시행착오를 범한 것도 많다.

 

그래도 이번 홍련궁 업데이트는 기존의 기반 작업들이 하나로 통합되고 '조화'를 이루는 업데이트기 때문에, 그동안 느껸 불편함이 많이 해소되리라 믿는다. 세상이 그대로라면 시스템 하나를 아무리 좋게 바꿔도 큰 변화가 없지만, 세상이 바뀐다면 변화도 클 수 밖에 없으니까.

 

신규 스테이지 중 하나인 '홍련궁 정원'의 이미지

 

 

# <디아블로3>처럼 모든 장소에서 파밍할 수 있는 게임을 꿈꾼다

 

<드래곤네스트>의 세상이 변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앞서 말한 것 제외하고 어떤 것이 가장 큰 변화라 생각하는가?

 

이상학: 이젠 <드래곤네스트> 세계 전역에서 파밍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 아닐까? 사실 작년부터 스테이지 레벨 제한이 없어졌고, 난이도 시스템도 개편돼 최고 레벨 유저도 스토리 중반부에 만나는 던전에 들어가 '의미 있는' 전투를 즐길 수 있게 바뀌었다. 다만 작년엔 스테이지가 이렇게 바뀌어도 유저들이 굳이 옛(?) 던전을 갈 이유가 없었지. 

 

홍련궁 업데이트는 이런 틀 위에, 유저들이 <드래곤네스트> 세계 전역의 던전을 탐험할 이유를 만들어주고, 탐험해 실질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추가했다. 

 

안여옥: <드래곤네스트>를 오래 즐기신 분들은 의뢰 게시판에서 서브 퀘스트를 받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 시스템이 작년 '용자 의뢰 게시판'으로 바뀌고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홍련궁 업데이트부터 본격적으로 작동할 예정이다.

 

용자 의뢰 게시판에는 항상 유저 수준에 맞는 의뢰가 올라온다. 의뢰는 때론 자신이 진행한 메인 퀘스트 단계(?)의 던전에서 수행할 수도 있고, 예~전에 지나간 캐더락 관문이나 검은 산 자락 인근 던전일수도 있다. 

 

 

던전 난이도는 유저 수준에 맞게 바뀌었다고 하니, 결국 용자 의뢰를 통해 어떤 '보상'을 얻을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이상학: 홍련궁 업데이트 전에 스테이지를 돌면 약 40~50골드 정도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업데이트 이후 '용자 의뢰'를 받고 던전을 돌면 100골드 이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드래곤네스트>같이 골드 가치가 높은 게임에선 이것 만으로도 충분한 이득이 있을 것이다. 물론 용자 의뢰를 하면 골드 외에도, 다른 귀한 재화를 얻을 수 있다. 

 

<드래곤네스트>의 2019년 기조는 '모든 곳에서 대박이 나올 수 있다'다. 전통적인 모델인 '네스트'와 '상점 상자'는 물론이고, 이젠 용자 의뢰를 통해 <드래곤네스트>의 모든 스테이지에서도 의미 있는 보상, (운이 좋다면) 대박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10월 업데이트된 '용자 의뢰 게시판'이 시범 운영을 마치고 정식으로 적용된다.

 

 

용자 의뢰 게시판은 의뢰 종류가 얼마나 될까?

 

안여옥: 약 500개 정도 된다. 기존에 게시판에서 받을 수 있는 서브 퀘스트가 2000개 정도 됐는데, 그 중 일부는 추려서 지금 <드래곤네스트>에 맞게 바꾸기도 했다. 덕분에 그거 다 체크하느라 죽는 줄 알았다. (웃음) 과거 그 퀘스트를 수행했던 분들도 다시 받아, 그 때를  추억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레벨에게 <드래곤네스트>의 모든 던전이 의미 있어진다곤 해도, 기본적으로 기존 콘텐츠의 재탕(?)이다. 이전보다 반복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났을 뿐, 본질적으론 시간만 번 것 아닌가?

 

이상학: 작년 월드 리마스터 때 추가된 '라비린스의 침략자' 시스템이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시스템은 유저가 던전을 도는 중, 던전에 없는 강력한 몬스터가 임의로 등장하는 시스템이다. 

 

이 몬스터만으로도 플레이 양상이 제법 바뀌기 때문에 똑같은 던전을 돈다는 느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또한 라비린스의 침략자는 강하지만, 쓰러트리면 귀한 보상을 주기 때문에 클리어하는 보람도 있을 것이다. 

 

 

콘셉트를 들어 보니 <디아블로3>의 모험 모드가 떠오른다.

 

이상학: 맞다. 개발자들이 많이 좋아하고, 또 이번 개편을 준비하며 많이 참고한 게임이기도 하다. <디아블로 3>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을 하든 어디서나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준다는 점이다. 이건 파밍 장소가 정해진 MORPG에선 느끼기 힘든 재미다.

 

또 <디아블로 3>는 꾸준히 게임을 즐기면 내가 강해진다는 확신, 그리고 예상치 못한 '득템'으로 인한 재미가 잘 균형 잡힌 게임이다. 파밍 기반으로 성장하는 게임은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온라인게임에선 이런 모델을 적용한 사례가 많이 없어, 우리가 만든 것이 얼마나 유효할 진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오래 서비스한 온라인 게임은 언젠가 어떤 답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MO, MMORPG같이 옛 콘텐츠가 버려지는(?) 장르에선 더더욱. 우리가 추구한 답이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세계 전역을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파밍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디아블로3>의 모험모드가 연상된다.

 

 

# 보스 패턴 개선부터 UX 개편까지. 신규·복귀 유저 진입 장벽 개선

 

서비스가 오래된 게임이니 만큼, 이젠 유저들도 신규·복귀 유저에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드래곤네스트>는 까다로운 전투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편인데, 이 부분에 대한 개선도 있을까?

 

이상학: <드래곤네스트>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숙련도가 많이 요구되지만, 숙달됐을 때 그만큼 재미있는 캐릭터. 그리고 논타겟팅 회피 중심의 고난이도 전투는 <드래곤네스트>만의 강점이다. 하지만 이 둘은 반대로 우리 게임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단점이기도 하다.

 

어떤 유저들은 우리 게임을 <몬스터헌터>에 비교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우리 전투가 더 까다롭다고 생각한다. <몬스터헌터>의 보스들은 사전에 동작으로 공격을 예고하는데, <드래곤네스트>는 판타지 장르다 보니 손가락만 튕겨도 메테오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이런 전투 스타일을 바꿀 순 없다. 진입장벽이기도 하지만, 지금 유저들이 <드래곤네스트>를 사랑해주는 원동력이니까.

 

결국 기존 유저들에게 지금 전투의 매력을 계속 보여주며, 신규 유저들은 고난이도 전투에서 좌절하지 않게 케어해야 한다. 일단 이를 위해 이번 업데이트에서 보스 패턴을 손보긴 했는데, 이게 두 유저층 모두에게 먹힐진 봐야할 것 같다.

 

 

보스 패턴이 어떻게 바뀌었나?

 

이상학: 우리 보스 몬스터 패턴 중, 몬스터의 HP바가 한 줄 깎이면 발동하는 특수 패턴이 있다. 보통 회피나 파훼하는데 실패하면 캐릭터가 즉사하는 굉장히 위험하고 강력한 패턴이다. 이런 장치 덕에 우리는 다양하고 스릴 있는 보스 패턴을 만들 수 있었지만, 반대로 신규 유저들에겐 그만큼 강력한 장벽이 됐다.

 

그래서 이번엔 이런 특수 패턴을 즉사기 대신, '즉사기급 피해'를 주는 것으로 바꾸고 각종 디버프를 추가했다. 예를 들어 이 패턴을 파훼하는데 실패하면 체력의 30% 정도만 남고 30초 간 회복 불가, 공격력 반감 디버프가 붙는 식이다.

 

신규 유저 입장에선 일단 패턴을 맞아도 죽지 않기 때문에 기회가 생긴다. 기존 유저 입장에선 이전만큼 위협적이진 않지만 '공격력 반감'이라는 까다로운 디버프가 걸리기 때문에 이 패턴을 파훼할 필요가 생긴다. (드래곤네스트의 고난이도 콘텐츠는 보통 클리어 타임이 제한된다) 일단 이런 의도로 만들었는데, 이게 그대로 받아들여질진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오래 서비스된 게임이다 보니, 최고 레벨 이후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잘 모르는 (신규) 유저도 많더라.

 

안여옥: 이 부분도 그동안 꾸준히 바꿔, 이제 '만렙' 찍고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젠 뭘 해야할 지 바로 바로 보이고, 또 유저에게 주어진 허들도 정비돼 1미터짜리 벽 뒤에 갑자기 5, 10 미터 벽이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1미터 벽을 넘으면 1.1미터가 있는 식이다. 이젠 물 흐르듯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상학: 신규·복귀 유저 혜택도 많이 좋아졌다. 예전엔 커피 한 잔 사주는 느낌이었다면, 이젠 커피 기계와 3개월치 커피 원두를 주는 느낌이다. (웃음) 물론 혜택이 커진 만큼, 복귀 유저 기준이 1개월에서 3개월로 늘어나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외에도 다른 유저의 던전 클리어를 도울 때 고레벨 유저가 최소한 손해는 안 보게 시스템이 바뀌었고, 또 언약 시스템을 추가해 유저들이 보다 밀접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게임을 바꿨다. 이번 개편이 유저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얘기를 듣기 전에는 확장팩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까지 한 얘기를 들어보니 그동안 한 작업을 마무리하는 느낌이다. 

 

이상학: 맞다. 물론 새로 추가되는 콘텐츠가 많긴 하겠지만, 우리로선 그동안 펼쳐 놓은 콘텐츠를 하나로 조화시켜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그래서 이 이후가 더 중요하다. 올해는 기존처럼 새로운 콘텐츠를 꾸준히 추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길드 관련 시스템도 추가하고 유저들에게 '이벤트' 느낌을 줄 수 있게 새로운 거래소도 추가할 예정이다. 전투 콘텐츠 외에도 커뮤니티적인 면에서도 많은 개선이 있을 예정이다.

 

그동안 <드래곤네스트>는 던전과 전투로 사랑을 받은 게임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그 외적인 부분도 많이 집중해, 유저들이 온라인게임을 재미있게 즐기게 하겠다. 

 

 

 

혹시 그래픽 리뉴얼은 생각 없는가? <드래곤네스트> 유저들의 오랜 숙원(?) 중 하나인데.

 

안여옥: 개발진의 오랜 소원이기도 하다. (웃음)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현재 기술로 많이 힘들다. 그래서 기술 외적으로라도 다각도로 고민 중이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상학: 홍련궁 업데이트 때문에 작년에 업데이트 분량이 적은 적이 많았다. 저희 시행 착오도 많았고, 또 유저 분들 입장에서 당장 바뀌는 것도 없이 업데이트까지 적으니 많이 불안하셨을 것이다. 이 부분이 정말 아쉽고 죄송하다.

 

다만 이것 하나는 꼭 말하고 싶다. 우리가 <드래곤네스트>를 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패치 양이 적을 때도 있긴 하겠지만, 그때도 우리는 항상 최선의 길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왜 이렇게 게임을 뒤엎겠는가? (웃음) <드래곤네스트>가 개발진에게 버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 주셨으면 좋겠다. 

 

안여옥: 예쁘게 봐달라는 것이 아니라, 개발진이 게임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만 믿어 줬으면 좋겠다. 내가 이 팀에 처음 왔을 때, 서비스 오래한 게임 개발진이 이렇게 파워풀(?)할 줄은 전혀 생각 못했다. 다들 오픈 앞둔 개발자 같더라. 

 

그만큼 개발진 모두가 이 게임을 사랑하고 있다. 패치 양이 적거나 개발 방향이 마음에 안들면, 개발진이 게임 버렸다고 하지 말고 차라리 개발진 능력이 부족하다고 욕 해 달라.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