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내가 직접 만들어나가는 강호 이야기… 검은달 해봤더니

깨쓰통 (현남일) | 2019-09-24 17: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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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넷이즈게임즈가 개발하고, 라인콩코리아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MMORPG <검은달>이 드디어 한극 유저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사전 체험(베타 테스트)을 오는 25일까지 진행할 예정인데요. 이번 사전 체험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 유저들과 만남을 가진 게임은 연내 정식으로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검은달>은 중국에서는 이미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풀 3D 그래픽의 MMORPG입니다. <초류향> 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8년부터 중국 서비스를 개시해서 출시 직후 전 세계 iOS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올해 또한 대규모 업데이트의 영향으로 중국 iOS 매출 순위 6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작의 반열에 오른 게임인데요. 

 

그렇다면 과연 한국 게이머들에게 실체를 드러낸 <검은달>은 어떤 작품이었을까요?   

 


# 내 선택으로 NPC를 죽이고 살릴 수 있다? 

 

<검은달>은 명나라 시대의 ‘강호’를 배경으로 하는 무협 소재의 MMORPG입니다. 물론 지금까지 무협을 소재로 하는 MMORPG는 많이 있었지만,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게임의 여러 요소들 중에서도 ‘내러티브’. 즉 이야기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보입니다. 

 

게임은 강호에서 펼쳐지는 정파와 사파의 대립, 그리고 주인공을 비롯해 여러 주변 인물들이 엮어가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굉장히 밀도 높게, 그리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컷씬을 비롯해 다양한 연출을 통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합니다.  

 

 

게임 중간중간 등장하는 컷씬과 시네마틱 영상 등을 최대한 활용해 게이머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는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화산’, ‘청해’, ‘소림’, ‘운몽’, ‘무당’, ‘암향’까지 6개의 세력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것이 사실상 플레이어의 ‘직업’이 되어 이후의 플레이 방향을 결정하게 됩니다. 또한 튜토리얼을 제외하면 각 세력은 게임의 시나리오 또한 차별점도 많기 때문에 매번 다른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데요.

 

그리고 <검은달>의 내러티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플레이어의 선택’ 입니다. 일반적으로 모바일 게임. 특히 MMORPG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이라고 하면 기껏해야 당장의 NPC 반응이 달라지는 수준으로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반면, 이 게임에서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NPC가 죽고 살 수 있는 수준으로 이후의 시나리오 전개에서 크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수시로 플레이어가 ‘선택’하는 구간이 존재합니다. 여기에서 어떠한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NPC의 생사가 결정될 수 있으며, 시나리오 전개가 크게 달라지는 부분도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선택이 어렵다면 이런 식으로 유저들의 게시글을 확인해서 결정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검은달>은 NPC들과의 관계, 쉽게 말하자면 ‘호감도’ 형태로 주요 NPC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NPC들과의 관계에 따라 이후 시나리오 전개나 서브 스토리, 퀘스트 등의 형태도 달라지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또 플레이어가 어떠한 선택을 하였느냐에 따라 플레이어 자체의 성향 스테이터스 또한 수시로 변화하며, 이에 따라 영향을 받는 부분도 많이 있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데요.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말 그대로 ‘기연’이 쌓여서 숨겨진 NPC를 만나고 새로운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식의 전개도 진행됩니다. 

 

그렇기에 <검은달>에서는 단순히 ‘캐릭터를 레벨업하는’ 재미 뿐만 아니라 이런 다양한 이야기를 즐기고, 플레이어가 한 편의 무협 소설의 주인공이 되는 것 같은 재미를 느끼는 것도 가능합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챕터 별 결말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선택은 특정 NPC를 죽이거나 살릴 수도 있습니다.

#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기담’과 풍부한 콘텐츠 

 

<검은달>은 중국에서는 이미 서비스를 1년 가까이 진행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은 일부 후반기 시나리오를 제외한 대부분의 편의성과 콘텐츠를 모두 갖추고 현지화가 진행된 버전인데요. 

 

그 덕분일까요? 이 게임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풍부하게 게이머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MMORPG에서 대부분 선보이는 ‘일일 던전’, ‘재료 수집용 던전’ 등의 콘텐츠도 모두 풍부하게 갖추고 있으며, ‘퀴즈’ 같이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도 다수 준비되어 있기에 시나리오 외에도 즐길꺼리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임의 전투는 왼쪽 버추얼 패드로 캐릭터를 조작하고 오른쪽 하든 버튼들로 주요 스킬을 조작하는 방식. 자동도 지원하지만 일반적인 시나리오 진행중에는 어지간하면 최소한의 버튼 연타는 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서비스 이후 시간이 흐른후 적용된 신규 커스터마이징도 한국 버전에 제대로 적용되어 있습니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의 경우에도 20가지가 넘는 기본 프리셋을 바탕으로 플레이어에게 넓은 선택의 폭을 제공합니다. 참고로 <검은달>은 플레이어의 사진으로 기반으로 캐릭터 얼굴을 커스터마이징 하는 기능도 지원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사전 체험에서는 테스트해볼 수 없었는데요. 아마 정식으로 서비스되면 자신의 얼굴을 기반으로 찍은 다양한 UCC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퀴즈의 경우, ‘영화’ 관련 퀴즈나 일반 상식, 정치 등 소재를 다루기도 해서 다소 뜬금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소소하게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다.

 

그리고 <검은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가 바로 ‘기담’ 입니다. 기담은 플레이어가 직접 자신만의 ‘퀘스트’를 만들어내는 기능을 말하는데요. 과거 몇몇 온라인 게임들이 시도했던 ‘유저 크리에이티브 퀘스트’ 형태의 콘텐츠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이 기담은 꽤나 다양한 부분을 폭넓게 유저가 만질 수 있다는 것이 눈에 띕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목표 지정’ 같은 것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퀘스트 진행 도중 등장하는 NPC들이 하는 대사(스크립트), 심지어 등장하는 몬스터들의 스킬 계수나 사용 패턴 같은 것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리보기를 통해 만든 퀘스트가 원하는 대로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테스트해볼 수도 있고, 중간 저장 등 편의 기능도 충실히 갖추고 있어서 초보자들도 도전해볼만한 퀄리티라고 할 수 있었는데요. 이 부분은 어찌보면 지금보다도 추후 게임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가 더 기대되는 콘텐츠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연하지만 남들이 만든 퀘스트를 플레이할 수도 있다. 여러 태그 검색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퀘스트를 찾아볼 수도 있다.

또한 유저가 직접 게임의 사물을 이용해 영상을 만들 수 있는 '몽경'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다.

 

# 은근히 얕볼 수 없는 디테일

 

<검은달>과 같은 풀 3D 그래픽의 MMORPG는 최근 굉장히 많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검은달>은 사실 냉정하게 보면 그래픽의 퀄리티가 완전한 최상위급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살짝 부족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 퀄리티가 아닌 ‘디테일’ 면으로 들어가면 은근히 무시하지 못할만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일례로 게임은 넓은 필드와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넘어가는 ‘경공’을 통해 넓은 필드를 빠른 속도로 뛰어다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간 중간 배치된 오브젝트나 사물 하나하나 그냥 허투로 넘어가는 경우가 거의 없이 디테일을 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목해볼만한 것은 바로 ‘시간’과 ‘날씨’의 개념입니다. 이 게임은 같은 필드라고 해도 시간과 날씨에 따라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모습이 다른데, 일례로 추워지면 NPC들이 옷을 껴입거나 오들오들 떤다는 식으로 디테일을 살리고 있습니다.

 

또 단순히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것 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가령 날씨가 추운 지역에서는 특정 장비가 없으면 스테이터스에 디버프를 받으며, 술집 같은 일부 건물이나 콘텐츠는 오직 밤에만 입장할 수 있다는 식입니다.  

 


게임 내 시간과 계절은 시시각각 변하며 이런 환경 변화가 실제 게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 이 모든 장점을 한 방에 깎아 먹은 ‘현지화’

 

일반적으로 ‘중국산 모바일 MMORPG’라고 하면 그저 단순하기만 한, 별다른 내러티브 없이 그저 캐릭터의 육성과 자동 사냥에만 치중한 게임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검은달>은 여러 가지면에서 결코 ‘얕볼 수 없는’ 게임이라고 평가할 수 있으며, 무협을 좋아하는 유저/익숙한 유저라면 굉장히 재미있게 게임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는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전 체험에서 <검은달>은 이 모든 장점을 한 방에 깎아먹는 실수(?)를 하나 했습니다. 바로 ‘현지화’가 그것인데요. 보통 정식 테스트 이전의 사전 테스트 버전에서는 일부 문장이 번역이 안되고, 일부 음성이 출력이 안된다는 등의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긴 하지만 이번 사전 체험의 <검은달>은 “해도해도 너무한다” 수준의 질 떨어지는 현지화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습니다.  

 

중국어 음독인지, 뭔지 알 수 없는 텍스트 호출이 수시로 이어지고…

음성은 한국어 음성과 중국어 음성이 교차로 출력되는가 하면, 용어도 통일이 되어 있지 않고, 캐릭터명도 제각각으로 번역이 되어있는 등. 미흡한 모습이 많았습니다.

 

위의 스크린샷들과 같이 제대로 번역이 안된 부분이 체감상 게임 전체 택스트의 30%를 넘으며, 음성은 중국어 음성 비중이 과반수 이상으로 느껴질 정도이고, 폰트가 화면 밖을 뚫고 나가는가 하면 캐릭터가 사라지거나 진행이 안되는 버그도 수시로 발생했습니다. 정말 다행인 것은 이번 테스트는 어디까지나 ‘사전 체험’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추후 정식 서비스에서 반드시 고쳐지기야 하겠지만, 어찌되었든 많은 유저들 입장에서는 정말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는데요. 

 

결론적으로 이번 사전 체험을 통해 확인한 <검은달>은 단순한 중국식 양산형 MMORPG라고 넘기기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아까운 점이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현지화 때문에 이러한 게임의 장점을 제대로 느껴 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이런 부분이 추후 정식 서비스에서 많이 보완되면 ‘무협’과 ‘MMORPG’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한 번쯤 주목해볼만한 작품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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