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라인업을? 넥슨의 이례적인(?) PC 온라인 행보

다미롱 (김승현) | 2017-04-24 16:59:48

모바일게임이 시장의 대세가 된 상황에서 넥슨이 최근 연이어 PC 온라인게임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2017년 한국 게임시장의 대세는 '모바일'이다. 2016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모바일게임 시장은 전년 대비 11.7% 성장한 3조 8,905억의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PC 온라인게임 시장은 -0.8%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시장 점유율 또한 게임백서 사상 최초로 50%선이 무너진 49.2%를 기록했다. 이런 시장 상황을 반영하듯, 최근 국내 업체에서 테스트·출시하는 게임의 90% 가까이가 모바일게임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넥슨이 최근 PC 온라인게임 CBT를 연이어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넥슨은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니드포스피드 엣지>, <천애명월도>, <타이탄폴 온라인> 총 3종의 온라인게임 CBT를 진행했다. 넥슨은 여기에 추가로 5월에는 하이퍼 FPS <로브레이커즈>의 (한국 포함) 글로벌 CBT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 달에 하나 꼴로 PC 온라인게임을 선보이는 셈이다.
 
 
# <니드포스피드>부터 <타이탄폴 온라인>까지
 
잠깐 서비스하다고 빠질 수 있을 만큼 타이틀의 무게가 가벼운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지난 2월 파이널 테스트를 한 <니드포스피드 엣지>의 경우, EA 스피어헤드에서 개발 중인 유명 레이싱게임 <니드포스피드> 시리즈의 온라인 신작이다. 게임은 캐주얼한 조작 위에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포드 머스탱 GT', '파가니 존다 친퀘' 등 각종 슈퍼카들의 라이선스를 얹었다.

4월 초에 테크니컬 테스트를 끝낸 <타이탄폴 온라인>은 유명 메카닉·하이퍼 FPS <타이탄폴> 시리즈의 IP로 제작된 온라인 FPS다. 원작(1편)은 민첩하지만 맷집 약한 파일럿, 둔하지만 단단하고 강력한 타이탄이라는 비대칭적인 밸런스로 화제가 된 작품이다. <타이탄폴 온라인>은 원작자인 리스폰 엔터테인먼트와 넥슨 GT가 공동으로 게임을 개발해 이슈가 됐다.

올해로 23주년을 맞이한 해외 유명 레이싱게임의 최신작, 그리고 최근 가장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메카닉·하이퍼 FPS 게임의 IP로 만든 신작. 두 작품의 IP 가격만 해도 무시무시한 수준이다.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니드포스피드 엣지>, <타이탄폴 온라인>

IP를 활용하지 않은 작품들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지난 3월 국내 CBT를 끝마친 <천애명월도>는 텐센트가 5년 넘게 직접 개발한 무협 MMORPG다. 게임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위안허핑, 첸커신 등 유명 무협영화 감독들에게 자문 받을 정도로 스토리텔링과 연출, 액션에 신경써 화제가 되었다.

부분유료화가 아니라 풀프라이즈 출시를 선언해 화제가 된 <로브레이커즈>는 <언리얼 토너먼트>, <기어스 오브 워> 시리즈의 개발을 총괄한 '클리프 블레진스키'가 만들고 있는 하이퍼 FPS다. 게임은 클리프 블레진스키의 이름값 외에도, 전장의 구역 별 '중력'이 각기 다른 독특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즉, 4개 게임 모두,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지 않으면 손해를 입을 수도 있는 중량급 타이틀인 셈이다. 지금같이 모바일게임이 대세인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라인업이다. 참고로 넥슨은 최근 테스트를 실시한(혹은 할 예정인) 작품 외에도 <페리아 연대기>, <아스텔리아>, <프로젝트 메타>, <프로젝트 노크>, <프로젝트 D> 등의 PC 온라인게임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천애명월도>, <로브레이커즈>


# 한국 온라인 시장은 세계 2위, PC 온라인은 여전히 잠재력 있다
 
그렇다면 넥슨은 요즘 같은 모바일게임 중심 시장에서 이런 리스크 큰 중량급 PC 온라인게임들을 연이어 선보인 것일까?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최근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잠재력, 그리고 국내 게임 시장과 넥슨이라는 회사 자체의 균형있는 성장을 이유로 들었다.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6년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규모는 약 5조 2,804억 원이다. 비록 시장 규모는 2015년에 비해 0.8% 줄었지만, 이것 만으로도 전세계 온라인게임 시장 중에서는 2위 규모고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보다 1.5배 크다. 
 
넥슨은 이런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규모를 이야기하며, 모바일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PC 온라인게임 또한 여전히 가능성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즉, 요즘 같은 분위기에선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보기 힘든 PC 온라인게임 라인업 또한 시장의 규모와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이상할 것 없다는 이야기다.
 
넥슨은 여기에 추가로 성장 가능성의 다각화를 이야기했다.특정 플랫폼에만 라인업에 쏠리는 것은 성장 가능성을 제한해, 게임 시장은 물론 회사의 건강한 발전에도 좋지 않다는 설명이다. 
 
넥슨 홍보실 곽대현 실장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온라인과 모바일게임 영역이 모두 발전할 수있는 두 바퀴 전략이 필요하다. 넥슨은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호흡으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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