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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어느덧 다가온 가을, 고독한 당신을 위한 아름다운 게임 6가지

그루잠 (박수민 기자) | 2018-09-24 12:43:52

이 기사는 아래 플랫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습니다. 서울만 해도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했을 정도입니다. 폭염과 관련된 온갖 기록들이 경신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침저녁으로 느껴지는 쌀쌀한 바람이 더 반갑게 느껴집니다. 차갑게 식은 공기가 건조해지고, 시끄럽게 울던 매미 소리가 귀뚜라미 소리로 변했습니다. 어느덧 가을이 온 겁니다. 

 

여름엔 찌는 듯한 더위 때문에 모든 감각과 경험이 극단적이고 치열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다가 가을이 오면 생활하기 좋은 온도 때문에 마음가짐도 한결 순해지고 기분도 '톤 다운'되기 마련이죠. 그래서 가을이 오면 유독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것 같습니다. 일종의 '번 아웃'이라고 할까요. 

 

여러분들은 '가을'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붉게 물든 낙엽과 따스한 햇볕, 그 사이를 오가는 시원한 바람이 여러분을 설레게 하나요? 혹은, 그러다가도 사무치는 쓸쓸함과 고독함에 금방 우울해지나요?

 

어느 때 보다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차분하게 가라앉는 계절 가을. 이번 가을에는 큰 볼륨을 자랑하는 '대작 게임'들도 좋지만, 가을의 감각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조용한 게임들을 즐겨 보는 건 어떨까요? 여기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게임 6가지를 준비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박수민 기자  




 

# '고독의 계절' 가을, 게임으로 느끼는 아름다운 고독

저니(Journey)

넓은 사막에서 펼쳐지는 끝없는 여정, 게임 패드를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하는 몰입감.

플랫폼: PS3, PS4

 

​가을은 참 모순적인 계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름다우면서도 고독하죠. <저니>는 그런 가을의 모순을 느끼기에 제격인 게임입니다. 

 

게임은 아주 단순합니다. 유저는 긴 로브를 두른 캐릭터를 움직이기만 하면 됩니다. 달리고, 점프해서, 광활한 사막 어딘가에 있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게임은 끝납니다. 점프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수집 요소와 약간의 퍼즐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어렵거나 까다롭지 않아 유저가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을 방해하지 않죠. 

 

 

<저니>에는 화려한 액션도, 으스스한 던전도, 소설 같은 스토리도 없습니다. 심지어 UI(유저 인터페이스)와 텍스트(초반 튜토리얼 제외)도 없습니다. 언뜻, <저니>는 게임의 목적도, 요소도 없는 밋밋한 게임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출시 당시 유저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2012년 '올해의 게임'(GOTY, 고티) 57개를 수상했고 한국의 판매 사이트들에선 품절이 됐습니다. 2013년 GDC에서는 '최고의 게임 디자인' '최고의 혁신적인 게임' '최고의 비주얼 아트' 등 6개 부문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죠. 

 

<저니>는 흔히 '직접 해 봐야 그 진가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라고 표현됩니다. <저니>의 아름다운 그래픽과 사운드는 특유의 게임 방식과 결합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게임이 어떤 경험을 주는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래 동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압주(ABZÛ)

<저니>와 비슷하지만 보다 깊고 진한 고독감과 아름다움

플랫폼: PS4, PC, Xbox One

 

<압주>는 <저니> 개발진의 그래픽 팀과 음향 팀이 개발에 참여해 화제가 됐던 게임입니다. 물론 아름다운 그래픽과 생생한 사운드로도 큰 화제가 됐죠. <압주>의 게임 방식은 <저니>와 상당히 비슷합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배경이 사막에서 바다로 바뀐 것 정도입니다. 유저는 다이버가 돼 넓고 깊은 바닷속을 탐험해야 하고,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면 됩니다. 

 

플레이 방식이 <저니>와 비슷한 만큼, 주는 경험 또한 비슷합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홀로 유영하며 탐험하는 건 특별한 요소 없이도 유저를 즐겁게 만들어 주죠. 그러나 <압주>는 <저니>보다 좀 더 진한 고독감을 선사합니다. 심해로 들어갔을 때의 어두운 분위기, <저니>와 달리 무조건 나 혼자 진행하게 된다는 사실, 물속 특유의 먹먹한 소리는 우리를 한층 더 차분한 감각의 세계로 끌고 갑니다. 

 

 

위에서 소개한 두 게임은 입이 벌어질 정도로 아름다우면서도 잔잔한 게임들입니다. 바쁜 일상에 지쳤다면, <저니>와 <압주>로 차분한 가을을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요?

 

 

 

# 추워진 마음을 따듯하게 데우는 '작지만 소소한 이야기'

가을은 쓸쓸하고 고독한 계절이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따듯함'을 느껴볼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역설적이게도 따듯함은 '추위'가 있기에 느낄 수 있는 감각이니까요. 이번에 소개할 두 게임은 따듯함을 만끽할 수 있는 게임들입니다. 

 

리브 오마(Lieve Oma)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게 말해줄 수 있겠니?" 유년 시절 할머니께 받은 따스한 위로.

플랫폼: PC


<리브 오마>는 플레이타임이 1시간도 채 안 되는 작은 게임입니다. 게임에서 유저는 할머니와 산책에 나선 손주를 플레이하게 됩니다. 숲속에서 버섯을 줍고, 이야기를 나누고, 걷는 게 전부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위에서 소개한 <저니>나 <압주>와 비슷한 게임인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 다릅니다. <리브 오마>의 포인트는 손주와 할머니가 나누는 대화에 담긴 따스한 이야기에 있습니다. 


게임 속에서 손주는 불안과 불만에 휩싸여 있습니다. 오랜만에 손주와 산책길에 나선 할머니가 살가운 말을 건네도, 손주는 퉁명스럽게 대답할 뿐이죠. 그러자 할머니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네가 태어났을 때부터 봐 왔단다. 네가 무슨 일이 있어 힘들어하면, 나는 바로 알 수 있지…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겠니?"

 

"얘야, 괜찮니?"

 

할머니는 조심스럽고도 따듯한 말들로 손주를 위로해 줍니다. 처음에는 퉁명스러웠던 손주도 점차 마음을 열고 속내를 털어내게 되죠. 이 때 유저는 손주에 몰입해 게임을 즐기게 되는데, 마치 할머니의 위로를 자신이 듣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특히 각박한 삶을 사는 있는 유저라면 이 따듯한 위로는 정말 큰 힘이 돼 주겠죠. 

 

참고로, <리브 오마>가 만들어진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리브 오마>를 제작한 플로리안 벨트만은 어린 시절 그의 할머니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런 그가 할머니의 생일을 맞이해 만든 게임이 바로 <리브 오마>입니다. 플로리안 벨트만은 <리브 오마> 홈페이지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남을 보살필 줄 아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을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짧은 이야기를 담은 이 게임은 그들에게 바치는 송시(공덕을 기리는 시) 입니다." 

 

 

추억의 식당 이야기

지나치는 모든 사람에겐 사연이 있다. 그런 사연을 포용하고 돌봐주는 할머니의 따듯함.

플랫폼: 모바일(안드로이드, iOS)


여기 또 하나의 '할머니' 게임이 있습니다. <추억의 식당 이야기> 또한 할머니의 따듯한 말이 중심인 게임입니다. 유저는 홀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할머니가 돼 음식을 조리하고 판매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손님으로 온 캐릭터들과 대화할 수 있는 이벤트가 발생하고, 이 대화를 통해 각 인물의 사연을 들을 수 있게 되죠.

 

미리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히 말하지는 않겠지만, 식당에 방문하는 손님들의 사연은 그야말로 구구절절합니다. 유저가 직접 플레이하게 되는 할머니는 그런 손님들의 사연을 모두 들어주고 유순한 말로 위로하죠. 

 


<리브 오마>에는 '친할머니'라는 혈연관계에서 오는 애틋함이 있었다면, <추억의 식당 이야기>에는 '나와 관계없는 타인'의 이야기라도 귀 기울여 들어주고 위로해 주는 정겨움이 있습니다. 다양한 손님들의 얽히고 설킨 사연을 듣는 재미도 있고요. 방치형 모바일 게임이기 때문에 플레이 자체에 부담이 없는 것도 매력입니다.

 

점점 쌀쌀해지는 가을 날씨처럼, 여러분의 마음도 차가워지고 있지 않은가요? 그럴 땐 위의 두 게임으로 차가워진 마음을 훈훈하게 데워 보세요.  

 

 

# '가을 감성' 제대로 건드릴 동화책 같은 이야기

선선한 바람에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가을은 책을 읽기 좋아 '독서의 계절'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 때문인지, 가을에 읽는 이야기들은 다른 계절에 접했을 때 보다 좀 더 감성적이고 아련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감수성이 충만해지는 가을, 그 감수성을 더 충족시켜 줄 게임 두 개를 소개합니다. 

 

샐리의 법칙

딸의 인생에 왠지 모르게 찾아오는 행운들. 그리고 아버지의 보이지 않는 헌신.

플랫폼: 모바일(안드로이드, iOS), PC, 닌텐도 스위치


<샐리의 법칙>은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딸 '샐리'는 살면서 일이 술술 풀리는 행운들을 겪게 되는데, 알고 보니 이 행운들은 아버지의 노력 덕분이었다는 이야기죠. 게임의 제목이기도 한 '샐리의 법칙'은 '머피의 법칙'의 반대말로, 자신 앞에 닥쳐온 모든 일이 잘 풀려나가는 상황을 뜻합니다. 아버지의 도움을 모르는 샐리 입장에서는 자신의 상황이 '샐리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처럼 느끼는 거죠. 

 

게임은 <샐리의 법칙>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퍼즐 게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유저는 하나의 스테이지를 총 두 번에 걸쳐서 플레이하게 되는데요, 한 번은 샐리의 입장에서 플레이하고 한 번은 아버지의 입장에서 플레이하게 됩니다. 

 

 

먼저 샐리로 플레이할 때에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스테이지 끝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가로막혀 있는 벽이 있어도 샐리가 가까이 가면 아무런 제약 없이 열리죠. 아무렇지 않게 열리는 벽에 의아해하는 찰나, 게임은 아버지를 플레이하는 화면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셀리 앞에서 열리던 벽의 비밀이 밝혀지죠. 샐리보다 앞서간 아버지 캐릭터는 '열쇠'를 획득할 수 있는데, 열쇠를 획득하면 샐리 앞의 장애물이 열립니다. 샐리의 행운은 다름 아닌 아버지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죠. 

 

<샐리의 법칙>은 이러한 게임 구성을 통해 부녀 사이의 애틋함을 감성적으로 그려냈습니다. 딸과 아버지 사이에서 교차하는 이야기가 일품입니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음악과 부드러운 그래픽은 부녀간의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해 주고요.

 

 

 

거짓말쟁이 공주와 눈먼 왕자

'팝업 북'이 떠오르는 동화같은 게임, 그 속의 잔잔하면서도 애틋한 이야기

플랫폼: PS4, PS vita, 닌텐도 스위치

 

<샐리의 법칙>이 세간에 떠돌 법한 부녀지간의 미담을 그려냈다면, <거짓말쟁이 공주와 눈먼 왕자>는 좀 더 확실하게 '동화책'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왕자와 공주, 마녀와 괴물이 등장하는 동화의 전형적인 등장인물부터 동화 속 그림 같은 일러스트와 캐릭터 디자인, 어린아이에게 말하는 듯한 문체까지. 그야말로 동화책을 게임으로 만든 느낌입니다. 

 

이에 따라 게임 또한 <거짓말쟁이 공주와 눈먼 왕자>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유저는 눈먼 왕자를 이끄는 '공주'가 돼 각종 트랩과 퍼즐을 풀어야 하죠. 게임이나 퍼즐에 소질이 없다고 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퍼즐은 <거짓말쟁이 공주와 눈먼 왕자>의 이야기에 재미를 조금 더하는 조미료 같은 존재입니다. 초보 유저도 쉽게 깰 수 있는 난이도로 구성돼 있고, 그마저도 10분 동안 퍼즐을 풀지 못하면 스테이지를 스킵할수도 있죠.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한 줄거리를 소개할 수는 없지만, 공주와 왕자가 이끌어 나가는 <거짓말쟁이 공주와 눈먼 왕자>의 이야기는 귀여우면서도 애틋합니다. 디스이즈게임 장이슬 기자는 리뷰에서 이 이야기를 '곱씹어볼수록 씁쓸하지만, 깔끔하게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초콜릿 같은 이야기'라고 표현했죠. 

 

가을이 돼 충만한 감수성으로 가슴 먹먹한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혹은 미소를 머금을 수 있는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위에 소개된 두 게임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습니다. 서울만 해도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했을 정도입니다. 폭염과 관련된 온갖 기록들이 경신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침저녁으로 느껴지는 쌀쌀한 바람이 더 반갑게 느껴집니다. 차갑게 식은 공기가 건조해지고, 시끄럽게 울던 매미 소리가 귀뚜라미 소리로 변했습니다. 어느덧 가을이 온 겁니다. 

 

여름엔 찌는 듯한 더위 때문에 모든 감각과 경험이 극단적이고 치열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다가 가을이 오면 생활하기 좋은 온도 때문에 마음가짐도 한결 순해지고 기분도 '톤 다운'되기 마련이죠. 그래서 가을이 오면 유독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것 같습니다. 일종의 '번 아웃'이라고 할까요. 

 

여러분들은 '가을'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붉게 물든 낙엽과 따스한 햇볕, 그 사이를 오가는 시원한 바람이 여러분을 설레게 하나요? 혹은, 그러다가도 사무치는 쓸쓸함과 고독함에 금방 우울해지나요?

 

어느 때 보다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차분하게 가라앉는 계절 가을. 이번 가을에는 큰 볼륨을 자랑하는 '대작 게임'들도 좋지만, 가을의 감각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조용한 게임들을 즐겨 보는 건 어떨까요? 여기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게임 6가지를 준비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박수민 기자  




 

# '고독의 계절' 가을, 게임으로 느끼는 아름다운 고독

저니(Journey)

넓은 사막에서 펼쳐지는 끝없는 여정, 게임 패드를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하는 몰입감.

플랫폼: PS3, PS4

 

​가을은 참 모순적인 계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름다우면서도 고독하죠. <저니>는 그런 가을의 모순을 느끼기에 제격인 게임입니다. 

 

게임은 아주 단순합니다. 유저는 긴 로브를 두른 캐릭터를 움직이기만 하면 됩니다. 달리고, 점프해서, 광활한 사막 어딘가에 있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게임은 끝납니다. 점프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수집 요소와 약간의 퍼즐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어렵거나 까다롭지 않아 유저가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을 방해하지 않죠. 

 

 

<저니>에는 화려한 액션도, 으스스한 던전도, 소설 같은 스토리도 없습니다. 심지어 UI(유저 인터페이스)와 텍스트(초반 튜토리얼 제외)도 없습니다. 언뜻, <저니>는 게임의 목적도, 요소도 없는 밋밋한 게임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출시 당시 유저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2012년 '올해의 게임'(GOTY, 고티) 57개를 수상했고 한국의 판매 사이트들에선 품절이 됐습니다. 2013년 GDC에서는 '최고의 게임 디자인' '최고의 혁신적인 게임' '최고의 비주얼 아트' 등 6개 부문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죠. 

 

<저니>는 흔히 '직접 해 봐야 그 진가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라고 표현됩니다. <저니>의 아름다운 그래픽과 사운드는 특유의 게임 방식과 결합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게임이 어떤 경험을 주는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래 동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압주(ABZÛ)

<저니>와 비슷하지만 보다 깊고 진한 고독감과 아름다움

플랫폼: PS4, PC, Xbox One

 

<압주>는 <저니> 개발진의 그래픽 팀과 음향 팀이 개발에 참여해 화제가 됐던 게임입니다. 물론 아름다운 그래픽과 생생한 사운드로도 큰 화제가 됐죠. <압주>의 게임 방식은 <저니>와 상당히 비슷합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배경이 사막에서 바다로 바뀐 것 정도입니다. 유저는 다이버가 돼 넓고 깊은 바닷속을 탐험해야 하고,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면 됩니다. 

 

플레이 방식이 <저니>와 비슷한 만큼, 주는 경험 또한 비슷합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홀로 유영하며 탐험하는 건 특별한 요소 없이도 유저를 즐겁게 만들어 주죠. 그러나 <압주>는 <저니>보다 좀 더 진한 고독감을 선사합니다. 심해로 들어갔을 때의 어두운 분위기, <저니>와 달리 무조건 나 혼자 진행하게 된다는 사실, 물속 특유의 먹먹한 소리는 우리를 한층 더 차분한 감각의 세계로 끌고 갑니다. 

 

 

위에서 소개한 두 게임은 입이 벌어질 정도로 아름다우면서도 잔잔한 게임들입니다. 바쁜 일상에 지쳤다면, <저니>와 <압주>로 차분한 가을을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요?

 

 

 

# 추워진 마음을 따듯하게 데우는 '작지만 소소한 이야기'

가을은 쓸쓸하고 고독한 계절이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따듯함'을 느껴볼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역설적이게도 따듯함은 '추위'가 있기에 느낄 수 있는 감각이니까요. 이번에 소개할 두 게임은 따듯함을 만끽할 수 있는 게임들입니다. 

 

리브 오마(Lieve Oma)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게 말해줄 수 있겠니?" 유년 시절 할머니께 받은 따스한 위로.

플랫폼: PC


<리브 오마>는 플레이타임이 1시간도 채 안 되는 작은 게임입니다. 게임에서 유저는 할머니와 산책에 나선 손주를 플레이하게 됩니다. 숲속에서 버섯을 줍고, 이야기를 나누고, 걷는 게 전부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위에서 소개한 <저니>나 <압주>와 비슷한 게임인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 다릅니다. <리브 오마>의 포인트는 손주와 할머니가 나누는 대화에 담긴 따스한 이야기에 있습니다. 


게임 속에서 손주는 불안과 불만에 휩싸여 있습니다. 오랜만에 손주와 산책길에 나선 할머니가 살가운 말을 건네도, 손주는 퉁명스럽게 대답할 뿐이죠. 그러자 할머니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네가 태어났을 때부터 봐 왔단다. 네가 무슨 일이 있어 힘들어하면, 나는 바로 알 수 있지…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겠니?"

 

"얘야, 괜찮니?"

 

할머니는 조심스럽고도 따듯한 말들로 손주를 위로해 줍니다. 처음에는 퉁명스러웠던 손주도 점차 마음을 열고 속내를 털어내게 되죠. 이 때 유저는 손주에 몰입해 게임을 즐기게 되는데, 마치 할머니의 위로를 자신이 듣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특히 각박한 삶을 사는 있는 유저라면 이 따듯한 위로는 정말 큰 힘이 돼 주겠죠. 

 

참고로, <리브 오마>가 만들어진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리브 오마>를 제작한 플로리안 벨트만은 어린 시절 그의 할머니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런 그가 할머니의 생일을 맞이해 만든 게임이 바로 <리브 오마>입니다. 플로리안 벨트만은 <리브 오마> 홈페이지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남을 보살필 줄 아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을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짧은 이야기를 담은 이 게임은 그들에게 바치는 송시(공덕을 기리는 시) 입니다." 

 

 

추억의 식당 이야기

지나치는 모든 사람에겐 사연이 있다. 그런 사연을 포용하고 돌봐주는 할머니의 따듯함.

플랫폼: 모바일(안드로이드, iOS)


여기 또 하나의 '할머니' 게임이 있습니다. <추억의 식당 이야기> 또한 할머니의 따듯한 말이 중심인 게임입니다. 유저는 홀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할머니가 돼 음식을 조리하고 판매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손님으로 온 캐릭터들과 대화할 수 있는 이벤트가 발생하고, 이 대화를 통해 각 인물의 사연을 들을 수 있게 되죠.

 

미리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히 말하지는 않겠지만, 식당에 방문하는 손님들의 사연은 그야말로 구구절절합니다. 유저가 직접 플레이하게 되는 할머니는 그런 손님들의 사연을 모두 들어주고 유순한 말로 위로하죠. 

 


<리브 오마>에는 '친할머니'라는 혈연관계에서 오는 애틋함이 있었다면, <추억의 식당 이야기>에는 '나와 관계없는 타인'의 이야기라도 귀 기울여 들어주고 위로해 주는 정겨움이 있습니다. 다양한 손님들의 얽히고 설킨 사연을 듣는 재미도 있고요. 방치형 모바일 게임이기 때문에 플레이 자체에 부담이 없는 것도 매력입니다.

 

점점 쌀쌀해지는 가을 날씨처럼, 여러분의 마음도 차가워지고 있지 않은가요? 그럴 땐 위의 두 게임으로 차가워진 마음을 훈훈하게 데워 보세요.  

 

 

# '가을 감성' 제대로 건드릴 동화책 같은 이야기

선선한 바람에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가을은 책을 읽기 좋아 '독서의 계절'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 때문인지, 가을에 읽는 이야기들은 다른 계절에 접했을 때 보다 좀 더 감성적이고 아련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감수성이 충만해지는 가을, 그 감수성을 더 충족시켜 줄 게임 두 개를 소개합니다. 

 

샐리의 법칙

딸의 인생에 왠지 모르게 찾아오는 행운들. 그리고 아버지의 보이지 않는 헌신.

플랫폼: 모바일(안드로이드, iOS), PC, 닌텐도 스위치


<샐리의 법칙>은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딸 '샐리'는 살면서 일이 술술 풀리는 행운들을 겪게 되는데, 알고 보니 이 행운들은 아버지의 노력 덕분이었다는 이야기죠. 게임의 제목이기도 한 '샐리의 법칙'은 '머피의 법칙'의 반대말로, 자신 앞에 닥쳐온 모든 일이 잘 풀려나가는 상황을 뜻합니다. 아버지의 도움을 모르는 샐리 입장에서는 자신의 상황이 '샐리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처럼 느끼는 거죠. 

 

게임은 <샐리의 법칙>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퍼즐 게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유저는 하나의 스테이지를 총 두 번에 걸쳐서 플레이하게 되는데요, 한 번은 샐리의 입장에서 플레이하고 한 번은 아버지의 입장에서 플레이하게 됩니다. 

 

 

먼저 샐리로 플레이할 때에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스테이지 끝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가로막혀 있는 벽이 있어도 샐리가 가까이 가면 아무런 제약 없이 열리죠. 아무렇지 않게 열리는 벽에 의아해하는 찰나, 게임은 아버지를 플레이하는 화면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셀리 앞에서 열리던 벽의 비밀이 밝혀지죠. 샐리보다 앞서간 아버지 캐릭터는 '열쇠'를 획득할 수 있는데, 열쇠를 획득하면 샐리 앞의 장애물이 열립니다. 샐리의 행운은 다름 아닌 아버지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죠. 

 

<샐리의 법칙>은 이러한 게임 구성을 통해 부녀 사이의 애틋함을 감성적으로 그려냈습니다. 딸과 아버지 사이에서 교차하는 이야기가 일품입니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음악과 부드러운 그래픽은 부녀간의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해 주고요.

 

 

 

거짓말쟁이 공주와 눈먼 왕자

'팝업 북'이 떠오르는 동화같은 게임, 그 속의 잔잔하면서도 애틋한 이야기

플랫폼: PS4, PS vita, 닌텐도 스위치

 

<샐리의 법칙>이 세간에 떠돌 법한 부녀지간의 미담을 그려냈다면, <거짓말쟁이 공주와 눈먼 왕자>는 좀 더 확실하게 '동화책'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왕자와 공주, 마녀와 괴물이 등장하는 동화의 전형적인 등장인물부터 동화 속 그림 같은 일러스트와 캐릭터 디자인, 어린아이에게 말하는 듯한 문체까지. 그야말로 동화책을 게임으로 만든 느낌입니다. 

 

이에 따라 게임 또한 <거짓말쟁이 공주와 눈먼 왕자>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유저는 눈먼 왕자를 이끄는 '공주'가 돼 각종 트랩과 퍼즐을 풀어야 하죠. 게임이나 퍼즐에 소질이 없다고 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퍼즐은 <거짓말쟁이 공주와 눈먼 왕자>의 이야기에 재미를 조금 더하는 조미료 같은 존재입니다. 초보 유저도 쉽게 깰 수 있는 난이도로 구성돼 있고, 그마저도 10분 동안 퍼즐을 풀지 못하면 스테이지를 스킵할수도 있죠.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한 줄거리를 소개할 수는 없지만, 공주와 왕자가 이끌어 나가는 <거짓말쟁이 공주와 눈먼 왕자>의 이야기는 귀여우면서도 애틋합니다. 디스이즈게임 장이슬 기자는 리뷰에서 이 이야기를 '곱씹어볼수록 씁쓸하지만, 깔끔하게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초콜릿 같은 이야기'라고 표현했죠. 

 

가을이 돼 충만한 감수성으로 가슴 먹먹한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혹은 미소를 머금을 수 있는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위에 소개된 두 게임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