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취재

[카드뉴스] 2억 다운로드의 와우 애드온 DBM, 개발자가 처한 현실은 비참했다

너부 (김지현 기자) | 2018-10-05 15:57:31

이 기사는 아래 플랫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 횟수 2억 번. 수백 수천 개의 <와우> 애드온 중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 개발팀이 돌연 남긴 공지사항 하나에 전 세계 <와우> 유저들은 충격에 빠졌다.
 
"공격대에서 은퇴할 예정입니다. 더 이상 DBM 기능 개선을 위해 레이드를 직접 돌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최악의 경우엔 초반 버그가 늘어날 수 있죠."

DBM(Deadly Boss Mods). <와우> 핵심 콘텐츠인 레이드에 등장하는 보스의 스킬 타이밍과 위치, 스킬 시전 시간, 아군 간 거리 등 레이드 공략에 필요한 보스 패턴과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DBM 없이는 레이드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와우> 유저라면 대부분 사용하는 필수 프로그램 중 하나다.
 
그런 DBM의 업데이트가 원활하지 않아진다는 건 유저들의 분노를 부르기 충분했지만, 공지사항에 적힌 개발팀의 실체와 그들이 처한 현실에 그 누구도 분노를 표하지 못했다.
 
"불타는 성전 때부터 레이드를 다녔고, 리치왕의 분노 때부터 DBM을 만들었습니다. 저 혼자서 말이죠."
 
인스턴트 던전부터 대규모 레이드까지 100개가 넘는 <와우> 속 모든 자료와 로그를 얻어 수백 시간의 코딩을 거치고 매주 DBM에 업데이트하는 일을 10년간 혼자 해왔다는 것.
 
"DBM은 제 직업이 아닙니다. 제 모든 것입니다. 제겐 인생도 친구도 다른 것을 할 시간도 없습니다. 수많은 시간을 들여 매일 유물력을 모으고, 던전을 돌고, 전역 퀘스트를 하고, 재료를 모으고, 공격대 장비를 위해 대장기술을 올려야 하죠."
 
하지만 몇천만 유저들의 편의를 위해 그가 치러야만 했던 희생의 결과는 가혹했다.
 
"새 콘텐츠가 등장하고 해야할 것이 빠르게 늘면서 저는 스스로를 옥죄어 왔습니다. 생활비와 세금을 내기 위해 빚을 지고 집을 재융자하기도 했죠."

"제 PC가 안 좋은 이유도 새 PC를 살 돈이 없기 때문이고, 이는 제가 공격대를 뛰는 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 장애를 가진 70세 어머니의 간병인입니다. 최근 2년만 해도 두 번이나 심장 마비에 걸릴 뻔하셨죠." 
 
"어머니뿐 아니라 제 건강 문제도 있습니다. 치아 농양 관리를 위해 물고기 항생제를 먹었지만 내성이 생기니 턱까지 퍼지더군요. 곧 혈액까지 전염될 수도 있다네요."
 
DBM 제작에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붓고 있음에도 그가 받는 돈은 후원금 1,300달러. 한화로 치면 15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돈이다.
 
도저히 생활을 이어가기 힘든 상황에서도 그가 유저들에게 부탁한 것은 단 두 가지. 데이터 수집을 할 수 있도록 자신을 파티에 넣어주길, 그리고 DBM에 대한 더 많은 피드백을 주길.

워낙 프로그램 퀄리티가 높아 실력있는 여러명의 개발자가 모여 만든 것 아니냐는 추측과 달리 생활고에 허덕이는 한 명의 개발자가 혼자 DBM을 관리한다는 사실에 놀란 유저들은 자국의 언어로 공지사항을 번역해 여러 <와우> 커뮤니티로 그의 이야기를 전달했고, 변화는 빠르게 찾아왔다. 500명 남짓 되던 그의 후원자가 3,400명까지 단숨에 늘어나면서 7단계에 걸친 후원 펀딩 역시 3일 만에 완료된 것.
 
노력에 따른 보상없이 <와우>에 대한 애정만으로 버텨온 그의 10년. 제공된 편의를 당연히 누려야 할 것으로 치부하며 그의 노력에 대해선 무관심했던 우리의 10년. 편안함 뒤에 가려지고, 현실의 장벽으로 죽어가던 그의 열정에 다시 한 번 불이 지펴졌다.

 

 



















 

 

 



















































다운로드 횟수 2억 번. 수백 수천 개의 <와우> 애드온 중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 개발팀이 돌연 남긴 공지사항 하나에 전 세계 <와우> 유저들은 충격에 빠졌다.
 
"공격대에서 은퇴할 예정입니다. 더 이상 DBM 기능 개선을 위해 레이드를 직접 돌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최악의 경우엔 초반 버그가 늘어날 수 있죠."

DBM(Deadly Boss Mods). <와우> 핵심 콘텐츠인 레이드에 등장하는 보스의 스킬 타이밍과 위치, 스킬 시전 시간, 아군 간 거리 등 레이드 공략에 필요한 보스 패턴과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DBM 없이는 레이드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와우> 유저라면 대부분 사용하는 필수 프로그램 중 하나다.
 
그런 DBM의 업데이트가 원활하지 않아진다는 건 유저들의 분노를 부르기 충분했지만, 공지사항에 적힌 개발팀의 실체와 그들이 처한 현실에 그 누구도 분노를 표하지 못했다.
 
"불타는 성전 때부터 레이드를 다녔고, 리치왕의 분노 때부터 DBM을 만들었습니다. 저 혼자서 말이죠."
 
인스턴트 던전부터 대규모 레이드까지 100개가 넘는 <와우> 속 모든 자료와 로그를 얻어 수백 시간의 코딩을 거치고 매주 DBM에 업데이트하는 일을 10년간 혼자 해왔다는 것.
 
"DBM은 제 직업이 아닙니다. 제 모든 것입니다. 제겐 인생도 친구도 다른 것을 할 시간도 없습니다. 수많은 시간을 들여 매일 유물력을 모으고, 던전을 돌고, 전역 퀘스트를 하고, 재료를 모으고, 공격대 장비를 위해 대장기술을 올려야 하죠."
 
하지만 몇천만 유저들의 편의를 위해 그가 치러야만 했던 희생의 결과는 가혹했다.
 
"새 콘텐츠가 등장하고 해야할 것이 빠르게 늘면서 저는 스스로를 옥죄어 왔습니다. 생활비와 세금을 내기 위해 빚을 지고 집을 재융자하기도 했죠."

"제 PC가 안 좋은 이유도 새 PC를 살 돈이 없기 때문이고, 이는 제가 공격대를 뛰는 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 장애를 가진 70세 어머니의 간병인입니다. 최근 2년만 해도 두 번이나 심장 마비에 걸릴 뻔하셨죠." 
 
"어머니뿐 아니라 제 건강 문제도 있습니다. 치아 농양 관리를 위해 물고기 항생제를 먹었지만 내성이 생기니 턱까지 퍼지더군요. 곧 혈액까지 전염될 수도 있다네요."
 
DBM 제작에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붓고 있음에도 그가 받는 돈은 후원금 1,300달러. 한화로 치면 15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돈이다.
 
도저히 생활을 이어가기 힘든 상황에서도 그가 유저들에게 부탁한 것은 단 두 가지. 데이터 수집을 할 수 있도록 자신을 파티에 넣어주길, 그리고 DBM에 대한 더 많은 피드백을 주길.

워낙 프로그램 퀄리티가 높아 실력있는 여러명의 개발자가 모여 만든 것 아니냐는 추측과 달리 생활고에 허덕이는 한 명의 개발자가 혼자 DBM을 관리한다는 사실에 놀란 유저들은 자국의 언어로 공지사항을 번역해 여러 <와우> 커뮤니티로 그의 이야기를 전달했고, 변화는 빠르게 찾아왔다. 500명 남짓 되던 그의 후원자가 3,400명까지 단숨에 늘어나면서 7단계에 걸친 후원 펀딩 역시 3일 만에 완료된 것.
 
노력에 따른 보상없이 <와우>에 대한 애정만으로 버텨온 그의 10년. 제공된 편의를 당연히 누려야 할 것으로 치부하며 그의 노력에 대해선 무관심했던 우리의 10년. 편안함 뒤에 가려지고, 현실의 장벽으로 죽어가던 그의 열정에 다시 한 번 불이 지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