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카드뉴스] 두 괴짜의 무모한 도전, 격투 게임의 역사를 새로 쓰다

너부 (김지현) | 2019-01-08 17: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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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임에 우리 캐릭터가 사용되는 걸 허가할 수 없네."

<슈퍼마리오>, <젤다의 전설>을 만든 희대의 천재 개발자 '미야모토 시게루'. 그가 단호하게 협조를 거절한 이 게임은 19년 후, 전 세계 게이머를 열광에 빠지게 한다.

1991년 일본을 강타한 '버블 경제의 붕괴'. 50여 개 은행이 줄줄이 도산하고 땅값은 절반으로 폭락, 수많은 회사가 파산하던 때. 겨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 작은 개발사 역시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당시 버블 경제의 여파로 쌓인 부채만 '500억'. 히트작 두, 세 개로 이를 모면하기에는 너무나 큰 금액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조바심내지 않던 두 사람. 사람들은 둘을 이렇게 불렀다. 게임이라곤 하는 것밖에 모르는 초짜 기획자, 500억 빚이 쌓인 회사를 물려받은 바보 같은 개발자. 

이 두 사람이 갖고 있던 의문 하나. '격투 게임은 왜 어려워야 하나'

"게임은 어렵고 복잡해선 안 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어야 해." "복잡한 커맨드를 외워야 하는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격투 게임도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할 순 없는 걸까." 이들은 이러한 일념하에서 밤낮 할 것 없이 개발에 전념했고, 수년 후 '이상한' 게임 하나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상대방의 퍼센트 게이지를 쌓아 화면 밖으로 날려버려야 이기는 독특한 룰. 체력을 깎아 상대를 쓰러트리는 기존 격투 게임의 규칙을 뒤집은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네 명의 유저가 겨루는 게임인 만큼 여러 캐릭터가 필요했던 둘은 미야모토 시게루를 끈질기게 설득해
닌텐도 인기 캐릭터를 총 투입. 마리오, 젤다 같은 간판 캐릭터부터 인지도 낮은 캐릭터까지 라인업에 포함, 넓은 폭의 유저를 매료시켰다.

여기에 상하좌우 키와 A, B 버튼 조합만으로 다양한 공격을 구사할 수 있는 간단한 조작. '대난투'라는 이름처럼 여러 유저가 정신없이 치고받는 싸우는 가벼운 전투, 승부의 흐름을 단번에 뒤집을 수 있는 독특한 룰이 주는 짜릿함으로 마니아의 전유물이던 '격투 게임'을 대중의 영역까지 끌어오게 된다.

게임의 성공으로 회사 재정 상황은 크게 회복. 둘은 업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대중들은 이후 이들을 이렇게 불렀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냉철한 승부사, 게임 업계에 떠오른 천재. 닌텐도 신화의 주인공 '이와타 사토루', <커비>, <대난투>의 아버지 '사쿠라이 마사히로'

그들이 만든 독특한 결투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캐릭터는 해가 갈수록 늘어났고 유저들 스스로 e스포츠 경기를 진행할 정도로 난투의 열기는 끝없이 뜨거워졌다. 그렇게 판매된 게임만 약 3,900만 장. 격투 게임의 이단아, <대난투> 시리즈는 숱한 격투 게임들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격투 게임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2018년 3월 9일. 세상을 떠난 이의 마지막 도전에 담긴 자신들의 첫 캐릭터 이야기. <대난투> 시리즈에 등장했던 모든 캐릭터가 총출동한 4년 만의 신작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얼티밋>

두 괴짜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이 이상한 격투 게임은 이제 전 세계 게이머와 게임 캐릭터의 축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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