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카드뉴스] 이것은 그냥 공포게임이 아니다.

하노 (김규현) | 2017-02-17 14: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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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인간 주위에는 항상 두려운 존재가 있기 마련이다. 예술은 이런 공포를 기괴하고 섬뜩한 가상의 존재로 구현하였다. 그중 게임은 직접 조작을 더해 더욱 극적인 공포를 전달한다. 2017년 1월, 한 인디 공포게임이 갑자기 주목 받았다. 그 흥행의 이면에는 익숙하지만 흔하지 않은 소재가 있었다. /디스이즈게임 김규현 기자

 



1. 신드롬

2017년 1월 13일, 스팀에 출시된 대만의 호러 어드벤처 게임 

반교

 

출시 초기 GTA V를 제치고 인기 상품 3위에 드는 건 물론

4시간 내외면 끝나는 짧은 플레이 타임에도 대만 국내외로 대호평을 받는다.​

게임 분위기에 맞는 사운드, 창의적이면서 적절한 난이도의 퍼즐도 한몫했지만​

스팀 유저와 현지 언론이 특히 주목한 건 바로

반교의 스토리와 그 배경이었다.

 

2. 지옥도

이야기는 1960년대 대만 어느 고등학교에서 시작한다.

모종의 이유로 텅 빈 학교에 버려진 두 학생은 학교에서 탈출하려 한다.​

하지만 그들 앞에 놓인 것은 탈출구가 아니라, 주어진 문제의 답을 찾는 것이었다.​

 

"무엇이 학교를 지옥으로 만들었나?"

 

전설 속의 귀신들과 마주치고 전통문화가 섞인 퍼즐을 풀며 발견한 단서​

감옥, 간첩신고 안내서, 판결문, 사면증 그리고

 

학교내 반체제 인사들의 명단

 

3. 하얀 공포, 블랙리스트

반교의 배경인 대만의 1960년대는 실제로 공포의 시기였다.​

국공내전 패배 이후, 체제 안정을 꾀하던 국민당 정부는 38년간 계엄령을 내렸고​​

'백색테러'라고 불리던 이 시기, 간첩과 반체제 인사로 낙인 찍힌 사람은

투옥, 고문, 심지어 처형당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실상은 성과제에 따른 마구잡이 수사와

개인적 원한에 의한 고발이 허다했다.​

 

책 한 권 조차 마음대로 읽을 수 없었던 철권통치의 현장에서는

학생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4.돌아오다

반교의 어두운 과거사 장면에 대해 유저들은 반신반의 했지만,

현지 언론은 백색테러의 실화를,
이를 실제로 겪은 사람들은 자신의 체험과 목격담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유저들은 근현대사의 아픔을 가진 실화들을 돌이켜 볼 뿐 아니라​

비극의 잔재가 아직 남아있다는 것까지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일레로 반교가 가장 많이 판매된 나라는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이었고

특히 한 중국 BJ는 반교의 생방송 도중, 게임 속의 대사를 변용한 것만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5. 공포의 조건

귀신, 좀비, 기괴한 존재....

낯선 것으로부터의 공포는 항상 인간을 자극해 왔다.

하지만, 친숙하거나 자신과 가까운 곳의 비극에도 사람들은 공포감을 느끼고 몰입한다.

인간의 법이 광기에 물들었던 시대, 언제든 권력의 억압이 코 앞의 대중을 노리던 시기가 있었다.

반교에 등장하는 원혼과 괴수 그리고 그것들이 주는 두려움에서 벗어난 순간,
반교는 보여준다.​

 

인간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가 인간이었던 순간이

역사 속에 살아 있음을

그리고 그 어두운 순간은 언제든 되살아나 지금의 우리를 덮칠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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