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김두일 칼럼 (3) 내상과 외부의 공습

모험왕 | 2017-01-30 11:59:29

전편에서 한국 모바일게임 산업의 우려에 대해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시선으로 분석해봤다. 이번엔 국내외 시장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아봤다. /퍼틸레인 고문 & 한중 게임 전문가 김두일(디스이즈게임 필자 모험왕)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두일 칼럼 (1)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우려 그 원인은?​ [보러가기]

김두일 칼럼 (6) 즐거운 게임 생태계를 위하여 [보러가기]​

 


 

 

6. 획일화된 대작과 자생이 어려운 개발 스튜디오들

 

이런 구조적인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동원됐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더 꼬이고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 돼버렸다. 

 

가령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취지에서 서비스할 게임을 줄이는 대신 단일 게임에 투자를 늘리는 전략에 돌입했다. 전체 예산 100억 원이 있다면, 10억 원짜리 10개를 하는 대신 50억 원 예산의 게임 두 개, 혹은 100억 원 예산의 게임 하나에 올인하는 전략으로 바꾼 것이다. 

 

이는 개발사로 하여금 그래픽의 화려함을 더욱 강조하거나 혹은 IP 기반의 게임 개발에만 몰입하도록 만들었다. 당연히 개발비도 대폭 상승했다. 퍼블리셔와 개발사 입장에서는 개발비와 마케팅 비용이 상승한 만큼 게임 외연의 볼륨과 BM 구조가 확실한 게임만을 만들거나 찾게 됐다. 이른바 획일화된 대작을 만들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규모가 작은 스튜디오들은 선택을 받기가 힘들어지고 문을 닫는 경우가 점점 늘어났다. 

 

이게 끝인가 하면 그렇지가 않다. 최근의 트렌드는 단순 퍼블리싱 계약보다 개발사에 대한 (인수를 전제로 한) 직접적인 투자가 기본처럼 돼버렸다. 퍼블리싱 뿐만 아니라 개발사에 대한 지분투자까지 이어지면 그건 좋은 것이다. 적절한 투자라면 말이다. 

 

문제는 그 투자가 퍼블리셔-개발사 간의 적정 수준의 지분 거래(전략적 투자)를 넘어서 자회사로 편입하는 수준이 돼버린 것이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개발자들이 안정적 직장을 버리고 힘든 창업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이유는 회사가 원하는 게임이 아닌 자신들이 원하는 게임을 직접 만들고 싶다는 개발자로서의 욕망일 것이고, 두 번째 이유는 좀 더 현실적인데, 그런 도전을 통해 얻은 성공의 열매를 고스란히 얻기 위함이다.

 

여기서 ‘성공의 열매’란 대체로 게임의 성공 후에 얻는 것이다. 상장하거나 회사의 매각을 통해 엑시트(투자회수)를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게임의 성공’이라는 전제가 반드시 붙는다는 점이다. 그런데 게임의 성공을 확인할 수 없는 서비스 론칭 이전에 성공을 위한 첫 번째 단추인 퍼블리싱을 담보로 회사의 경영권을 포기해야 한다면 이는 개발사 입장에서는 대단히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경영권의 상실로 말미암아 애초 창업 목표였던 원하는 게임의 개발도 할 수가 없고, 성공의 열매도 (일부를 얻을 수는 있을지언정) 온전히 가져올 수도 없기 때문이다. 안정을 포기하고 꿈을 위해 모험을 택한 것인데, 그 결과를 확인도 못 하고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서 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대단히 슬픈 일이다.

 

그런데도 개발사는 어지간하면 그런 제안을 거절하기 힘들다. 그런 제안을 받는 스튜디오 자체가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드문 케이스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남들이 생존을 걱정할 때 우리는 생존과 더불어 성공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타협해 결정할 수 있으니 상대적으로 낫다는 판단을 하고 결국은 수락하게 된다.

 

 '한국에서 퍼블리싱 사업은 더는 어렵다'는 퍼블리셔의 입장이 있다면 '한국에서 자체 개발사로서 생존은 더욱 힘들다'라는 개발사의 푸념도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한 해 게임업계는 빙하기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다. 그 빙하기가 쉽게 끝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더욱 심각한 현실이지만 말이다.

 

 

7. 글로벌 대작들 그리고 중국게임의 공습

 

슈퍼셀이나 킹닷컴 같은 글로벌 회사들은 한국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은 게임성의 <클래시오브클랜>, <붐비치>, <클래시로얄>, <캔디크러시사가> 등을 대규모 마케팅 공습을 통해 유저들에게 다운로드 받도록 하고 이후 게임 자체의 경쟁력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전략이었다. 100억 원의 마케팅 물량을 쓰면 200억~300억 원을 회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실제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그 전략을 중국 회사들이 이어갔다. 그리고 대체로 좋은 성적도 이어갔다. 단 글로벌 회사들과 중국회사들의 호성적은 약간 궤를 달리한다. 전자의 경우는 대규모 사용자 확보와 그중 많은 이들의 결제에서 나오는 성적이었다면 후자는 소수의 고과금 사용자 확보라는 전략에 의존했다. 전방위적인 마케팅 물량의 대규모 투하라는 방식은 흡사하나 얻는 결과는 다른 셈이다. 

 

한국의 대형 퍼블리셔들은 이 중에서 후자에 더 관심을 보였다. 어느 순간 BM 벤치마킹을 많이 하던 중국 게임의 수입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계약금만 수십억에서 백 억 원에 이르기까지 과열경쟁까지 벌어졌고, 그 결과 한국과 중국의 게임산업에서의 주도권은 완전히 뒤바뀌게 됐다. 

 



원래 중국 게임 시장은 한국 게임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국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고, 한국 게임에 대한 수요도 꾸준했다. 시대가 바뀌어 PC에서 모바일게임 시대에 들어와서는 한국 게임들은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그 이유는 중국만의 특별한 유통구조와 현지화에 대한 실패 때문이었지 한국 개발사의 개발능력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사이에 중국이 거대 시장과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제작능력이 급상승했다. 압도적인 물량이야 경제력에 기인하는 바라 인정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데, 한국 회사들은 중국에서의 실패를 중국식 BM고도화(결제유도)의 부족이라 생각하고 관련한 벤치마킹에 열을 올렸다. 그 수익모델을 한국에서 적용해서 성공하기 시작하자 이제는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타이틀은 한국에서도 통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그로 인해 중국은 한국게임의 최대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뒤바뀌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8. 한국 모바일게임은 위기일까?  

 

위기가 맞다. 보통 위기가 아니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상기에 언급했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토대가 무너져 버렸다. 해외에서는 고전하고 있고 내수시장의 점유율은 야금야금 빼앗기고 있다. 사실 국내 시장의 경우도 극소수의 잘 나가는 몇몇 회사들에 의해 집중된 것이니 게임 생태계라 말하기엔 난감한 지경이 되어 버렸다. 

 

소수의 독과점은 누리는 해당 기업 입장에서는 행복하지만, 전체 산업과 생태계로 봐서는 부정적이다. 건전한 경쟁이 어렵고, 다양성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현재의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내우외환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러면 이 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개발사, 퍼블리셔, 게임 미디어, 정부의 정책 등이 합을 이뤄 게임 유저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면 이 난국을 타개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어질 글에서 극복방안에 대한 개인적인 아이디어들을 적었다.

 

전편에서 한국 모바일게임 산업의 우려에 대해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시선으로 분석해봤다. 이번엔 국내외 시장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아봤다. /퍼틸레인 고문 & 한중 게임 전문가 김두일(디스이즈게임 필자 모험왕)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두일 칼럼 (1)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우려 그 원인은?​ [보러가기]

김두일 칼럼 (6) 즐거운 게임 생태계를 위하여 [보러가기]​

 


 

 

6. 획일화된 대작과 자생이 어려운 개발 스튜디오들

 

이런 구조적인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동원됐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더 꼬이고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 돼버렸다. 

 

가령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취지에서 서비스할 게임을 줄이는 대신 단일 게임에 투자를 늘리는 전략에 돌입했다. 전체 예산 100억 원이 있다면, 10억 원짜리 10개를 하는 대신 50억 원 예산의 게임 두 개, 혹은 100억 원 예산의 게임 하나에 올인하는 전략으로 바꾼 것이다. 

 

이는 개발사로 하여금 그래픽의 화려함을 더욱 강조하거나 혹은 IP 기반의 게임 개발에만 몰입하도록 만들었다. 당연히 개발비도 대폭 상승했다. 퍼블리셔와 개발사 입장에서는 개발비와 마케팅 비용이 상승한 만큼 게임 외연의 볼륨과 BM 구조가 확실한 게임만을 만들거나 찾게 됐다. 이른바 획일화된 대작을 만들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규모가 작은 스튜디오들은 선택을 받기가 힘들어지고 문을 닫는 경우가 점점 늘어났다. 

 

이게 끝인가 하면 그렇지가 않다. 최근의 트렌드는 단순 퍼블리싱 계약보다 개발사에 대한 (인수를 전제로 한) 직접적인 투자가 기본처럼 돼버렸다. 퍼블리싱 뿐만 아니라 개발사에 대한 지분투자까지 이어지면 그건 좋은 것이다. 적절한 투자라면 말이다. 

 

문제는 그 투자가 퍼블리셔-개발사 간의 적정 수준의 지분 거래(전략적 투자)를 넘어서 자회사로 편입하는 수준이 돼버린 것이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개발자들이 안정적 직장을 버리고 힘든 창업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이유는 회사가 원하는 게임이 아닌 자신들이 원하는 게임을 직접 만들고 싶다는 개발자로서의 욕망일 것이고, 두 번째 이유는 좀 더 현실적인데, 그런 도전을 통해 얻은 성공의 열매를 고스란히 얻기 위함이다.

 

여기서 ‘성공의 열매’란 대체로 게임의 성공 후에 얻는 것이다. 상장하거나 회사의 매각을 통해 엑시트(투자회수)를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게임의 성공’이라는 전제가 반드시 붙는다는 점이다. 그런데 게임의 성공을 확인할 수 없는 서비스 론칭 이전에 성공을 위한 첫 번째 단추인 퍼블리싱을 담보로 회사의 경영권을 포기해야 한다면 이는 개발사 입장에서는 대단히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경영권의 상실로 말미암아 애초 창업 목표였던 원하는 게임의 개발도 할 수가 없고, 성공의 열매도 (일부를 얻을 수는 있을지언정) 온전히 가져올 수도 없기 때문이다. 안정을 포기하고 꿈을 위해 모험을 택한 것인데, 그 결과를 확인도 못 하고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서 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대단히 슬픈 일이다.

 

그런데도 개발사는 어지간하면 그런 제안을 거절하기 힘들다. 그런 제안을 받는 스튜디오 자체가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드문 케이스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남들이 생존을 걱정할 때 우리는 생존과 더불어 성공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타협해 결정할 수 있으니 상대적으로 낫다는 판단을 하고 결국은 수락하게 된다.

 

 '한국에서 퍼블리싱 사업은 더는 어렵다'는 퍼블리셔의 입장이 있다면 '한국에서 자체 개발사로서 생존은 더욱 힘들다'라는 개발사의 푸념도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한 해 게임업계는 빙하기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다. 그 빙하기가 쉽게 끝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더욱 심각한 현실이지만 말이다.

 

 

7. 글로벌 대작들 그리고 중국게임의 공습

 

슈퍼셀이나 킹닷컴 같은 글로벌 회사들은 한국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은 게임성의 <클래시오브클랜>, <붐비치>, <클래시로얄>, <캔디크러시사가> 등을 대규모 마케팅 공습을 통해 유저들에게 다운로드 받도록 하고 이후 게임 자체의 경쟁력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전략이었다. 100억 원의 마케팅 물량을 쓰면 200억~300억 원을 회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실제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그 전략을 중국 회사들이 이어갔다. 그리고 대체로 좋은 성적도 이어갔다. 단 글로벌 회사들과 중국회사들의 호성적은 약간 궤를 달리한다. 전자의 경우는 대규모 사용자 확보와 그중 많은 이들의 결제에서 나오는 성적이었다면 후자는 소수의 고과금 사용자 확보라는 전략에 의존했다. 전방위적인 마케팅 물량의 대규모 투하라는 방식은 흡사하나 얻는 결과는 다른 셈이다. 

 

한국의 대형 퍼블리셔들은 이 중에서 후자에 더 관심을 보였다. 어느 순간 BM 벤치마킹을 많이 하던 중국 게임의 수입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계약금만 수십억에서 백 억 원에 이르기까지 과열경쟁까지 벌어졌고, 그 결과 한국과 중국의 게임산업에서의 주도권은 완전히 뒤바뀌게 됐다. 

 



원래 중국 게임 시장은 한국 게임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국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고, 한국 게임에 대한 수요도 꾸준했다. 시대가 바뀌어 PC에서 모바일게임 시대에 들어와서는 한국 게임들은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그 이유는 중국만의 특별한 유통구조와 현지화에 대한 실패 때문이었지 한국 개발사의 개발능력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사이에 중국이 거대 시장과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제작능력이 급상승했다. 압도적인 물량이야 경제력에 기인하는 바라 인정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데, 한국 회사들은 중국에서의 실패를 중국식 BM고도화(결제유도)의 부족이라 생각하고 관련한 벤치마킹에 열을 올렸다. 그 수익모델을 한국에서 적용해서 성공하기 시작하자 이제는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타이틀은 한국에서도 통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그로 인해 중국은 한국게임의 최대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뒤바뀌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8. 한국 모바일게임은 위기일까?  

 

위기가 맞다. 보통 위기가 아니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상기에 언급했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토대가 무너져 버렸다. 해외에서는 고전하고 있고 내수시장의 점유율은 야금야금 빼앗기고 있다. 사실 국내 시장의 경우도 극소수의 잘 나가는 몇몇 회사들에 의해 집중된 것이니 게임 생태계라 말하기엔 난감한 지경이 되어 버렸다. 

 

소수의 독과점은 누리는 해당 기업 입장에서는 행복하지만, 전체 산업과 생태계로 봐서는 부정적이다. 건전한 경쟁이 어렵고, 다양성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현재의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내우외환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러면 이 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개발사, 퍼블리셔, 게임 미디어, 정부의 정책 등이 합을 이뤄 게임 유저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면 이 난국을 타개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어질 글에서 극복방안에 대한 개인적인 아이디어들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