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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리뷰] 드래곤 퀘스트 11, 2018년에 즐기는 고전 감각의 명작 RPG

깨쓰통 (현남일 기자) | 2018-09-12 22: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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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판타지>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콘솔 RPG 시리즈로 손꼽히는 <드래곤 퀘스트>(Dragon Quest) 시리즈. 그 최신작인 <드래곤 퀘스트 11(XI): 지나간 시간을 찾아서>(이하 드퀘 11)가 지난 9월 4일, 드디어 국내에 발매되었다. 특히 이번 작품은 모바일 이식작을 제외하면 <드래곤 퀘스트> 본편 중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어 버전이 발매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으며, <드래곤 퀘스트 8> 이후 정말 오랜만에 플레이스테이션(PS) 으로 발매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국내 게이머들의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그렇다면 과연 한글로 즐길 수 있는 <드퀘 11>은 어떤 게임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게임의 스타일은 다소 ‘낡았다’고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재미’ 라는 측면에서 보면 확실히 ‘재미 있는’, 그리고 ‘잘 만든’ 명작급 RPG 임에 틀림이 없었다.

 


 

# 낡고 낡은 일방통행식 일본식 RPG 

 

에닉스(현 스퀘어에닉스)에서 개발하는 ‘드래곤 퀘스트’는 지난 1986년, 1편이 닌텐도 패미콤으로 발매된 이래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일본의 국민 RPG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RPG 시리즈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른바 ‘JRPG’라고도 불리는 ‘일본식 RPG’의 효시지만 동시에 정점으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이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 ‘일본식 RPG’는 사실 바로 리뷰를 쓰는 2018년 기준으로 봤을 때. 그것도 일본이 아닌 한국 게이머의 입장에서 봤을 때 굉장히 ‘낡았다’ 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드래곤볼로 유명한 토리야마 아키라의 캐릭터 디자인은 여전하며, 게임의 그래픽은 카툰 느낌이 나는 높은 퀄리티의 3D 비주얼을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플레이어에게 선택의 자유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플레이어는 개발자가 만들어 놓은 범위 내에서만, 개발자가 의도한 흐름대로 하나하나 따라가며 이야기를 즐겨야 한다. 

 

레벨이 부족하면 단순 반복사냥을 통해 캐릭터의 레벨을 높여야 하고, 무언가 기발한 플레이 보다는 단순히 캐릭터의 ‘레벨’과 ‘능력치’를 높이는 것을 통해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해 나가게 된다. 던전이나 마을에는 ‘보물상자’(혹은 항아리)가 정말 많이 있기 때문에 귀찮더라도 하나하나 뒤져서(항아리는 깨면서) 희귀한 아이템을 얻어야 한다. 전투는 여러 부가 시스템을 넣어서 단조로움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그 근본을 따져보면 결국엔 ‘턴제’ 배틀 시스템이다. 

 

그리고 이런 ‘일본식 RPG’의 여러 특징은 <드퀘 11>에서도 그대로 통용된다. (엄밀히 따지자면 이 쪽이 원조니까 따르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최근 여러 대작 오픈월드 게임을 즐겨본 게이머들 입장에서 <드퀘 11>은 그래픽과 별개로 굉장히 ‘낡은 게임’ 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마을에서 정보를 얻고 목표를 받아 던전을 클리어하고, 여러 보상을 얻는다. 전형적인 일본식 RPG의 흐름.

한국어 버전의 현지화 퀄리티는 딱히 불만이 없을 정도로 무난한 수준이다.

# 몰입도 높은 이야기

 

어떻게 보면 정말 낡은 방식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들이 ‘드래곤 퀘스트’에 열광하는 것은 바로 그 ‘철저히 디자인된’ 게임의 세계에서 유저들에게 정말 재미있고 완성도가 높은 콘텐츠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드퀘 11> 또한 마찬가지인 이야기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몰입도 높은 스토리다. 기본적으로 <드퀘 11>은 딱 ‘드퀘스러운’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용자인 주인공(주인공의 이름은 플레이어가 결정)이 이 세상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흔하디 흔한 구성이라고 볼 수 있지만, 처음에는 단순하게 시작하던 이야기가 점점 다양한 사건을 거치면서 스케일이 커지고 유저들에게 궁굼증을 끊임없이 안겨준다. 그렇기에 유저들은 시간이 갈수록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또한 여러 가지 복선 또한 게임의 초반부터 굉장히 치밀하게 깔리는 데다가, 언제부터인가(정확히는 3편부터겠지만) ‘드퀘’의 스토리 하면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는 ‘반전’과 2부 구성 또한 중후반부에 게이머들의 뒤통수를 거하게 후려친다. 

 

왕도적인 용사의 서사를 보여주지만, 그걸 또 정말 재미있게 만든 것이 바로 <드퀘 11>의 최대 장점이다.

 

그렇기에 순수하게 메인 스토리만 감상했을 때 약 60시간 분량이라는 <드퀘 11>의 콘텐츠 볼륨은 플레이해보면 굉장히 밀도가 높다고 느껴진다. 심지어 주요 NPC들 하나하나에 준비되어 있는 시나리오 및 서브 퀘스트나 이벤트 또한 굉장히 풍부하고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아서, 이러한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도 큰 재미를 선사한다. 이런 여러 요소들을 다 찾아서 즐기고 엔딩(과 진엔딩!)을 본다면 하나의 거대한 명작 스토리를 즐긴 것 같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참고로 만약 과거 <드래곤 퀘스트>를 해본 유저라면 <드퀘 11>의 스토리에서 더욱 더 큰 만족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작을 해본 유저라면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과거작의 오마주가 충실하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그들의 이야기도 놓쳐선 안 될 요소들

사실 이 정도면 너무 뻔해서 이제 오마주도 아니다. (....)

 

# 다양한 즐길 거리와 다소 호불호 갈리는 전투 시스템

 

스토리를 빼더라도 <드퀘 11>은 정해진 틀 안에서 굉장히 다양한 즐길 거리를 유저들에게 선사한다. 단순한 장비 제작 또한 미니 게임 형태로 제공하기에 이런 부분에서도 재미를 맛볼 수 있으며, <드래곤 퀘스트> 전통의 카지노부터 시작해 이번 11편에서는 말을 이용한 ‘경주’나 맵 곳곳에 있는 표적을 맞추는 ‘보우건’ 같은 다양한 미니게임들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런 걸 하나하나 찾아서 플레이한다고 하면 본편 진행 외에도 꽤나 오랜 시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레이싱이나 슬롯머신 등 다양한 미니 게임이 등장한다. 슬롯머신의 경우, 이 시스템 때문에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가 국내에 정식 발매 안된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이번 11편에서는 잘만 탑재 되어 발매되었다.

게임의 핵심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전투’는 전통적인 턴제 기반 전투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아무래도 턴제이기 때문에 최근 RPG(심지어 경쟁작인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조차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빠른 템포의 실시간 전투에 비해서는 그 템포가 느리고 아무래도 박진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눈에 띄는 요소로는 11편에서 새롭게 도입된 ‘존 시스템’과 ‘연계’를 꼽을 수 있다. ‘존’이란 캐릭터가 여러가지 조건에 의해 일시적으로 정해진 능력치가 높아지는 상태를 말하며, 만약 동시에 여러 캐릭터가 존 상태에 돌입하면 강력한 연계 공격을 사용할 수 있다. 재미 있는 점은 플레이어뿐 아니라 적들 또한 존 상태에 돌입할 수 있기 때문에, 전투시에는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면서 플레이하는 것이 좋다.

 

다만 존 시스템의 경우, 게임 후반부라면 발동 확률을 다소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랜덤’ 발동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이를 전략적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게임 도중에 존이 발동하면 말 그대로 ‘보너스 얻었다’ 는 느낌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에 이를 전략적으로 마음껏 활용하는 데는 다소 제약이 있다는 점이 아쉽다. 

 

전투 연출도 일부 유저들에게는 너무 밋밋하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조금만 더 유저들이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았을 법한 존 시스템

 

참고로 <드퀘 11>은 필드에서 몬스터와 닿으면 전투에 돌입하는 이른바 ‘심볼 인 카운트’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어서 유저가 만약 귀찮다면 얼마든지 전투를 피할 수 있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드래곤 퀘스트> 4편부터 도입된 ‘자동 전투’ 시스템도 건재하기 때문에 주인공을 제외한 다른 캐릭터들은 작전만 정해주면 알아서 싸운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전투는 느긋하게, 또 비교적 쉽게 치를 수 있다. 주인공 또한 플레이어가 굳이 조작하지 않더라도 자동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어서 쉬운 전투에서는 쾌적하게 넘어갈 수가 있다.

 

# 일본판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음성'의 추가 

 

한국어 버전으로 출시한 <드퀘 11>은 사실 일본에서는 지난 2017년 8월, 그러니까 약 1년 전에 이미 출시했던 작품이다. 그러니까 1년 전에 발매한 일본어 버전이 일본 ‘국내용’ 이었다면, 이번에 발매한 한국어 버전은 ‘글로벌용’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참고로 영문 버전도 한국어 버전과 동일한 9월 4일에 출시했다) 

 

그리고 한국어 버전에서는 일본어 버전에서 지적되었던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다수 해결, 혹은 개선되었다. 대표적으로 ‘음성’의 추가를 꼽을 수 있는데, 이번 캐릭터들의 주요 대사들이 영어로 녹음되어 추가된 것이다. 일본어 버전에서 게이머들의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것이 음성 누락이었던 것인 만큼, (영어이기는 하지만) 음성의 추가는 한국이나 해외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한국어 버전에서 음성의 볼륨은 기본 '0'으로 맞춰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음성을 들으려면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옵션에서 조절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버전에서는 일본어 버전에 없었던 ‘제한 플레이’를 공식적으로 지원한다. 제한 플레이란 ‘전투에서 도망 금지’, ‘물건 구입 금지’ 같이 게임 옵션 차원에서 일부 플레이에 제약을 걸어서 난이도를 높이는 게임 모드로, 이를 통해 게임을 다양한 난이도에서 수 차례 파고 들어가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참고로 <드퀘 11>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메인 스토리만 빠르게 본다고 가정했을 시 약 60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여러 부가 요소나 서브 시나리오, 이벤트 등을 적당히 찾아가며 플레이한다고 치면 100시간은 즐길 수 있고, 모든 요소를 다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그 배 이상. 여기에 제한 플레이까지 도전한다면 몇 백 시간을 즐기는 것도 불가능이 아니다. 

 

게임의 난이도를 억지로(?) 높여서 즐겨볼 수 있는 제한 플레이.

# 편의성은 좀 더 다듬을 수 있지 않았을까? 

 

전체적으로 게임의 기본 틀 안에서 <드퀘 11>은 방대한 콘텐츠 볼륨과 높은 몰입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하지만 큰 틀이 아닌 세부적인 부분을 하나하나 파고 들어보면 아무래도 ‘옛날 방식’을 고집하는 탓인지 아쉬움 점도 많이 보인다. 

 

특히 가장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편의성 부분. 물론 자동 전투를 도입하고 전투 종료 후 HP 회복을 간편한 조작으로 할 수 있게 해준다는 등. 유저 편의성을 높이려고 고심한 흔적은 많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구를 사용하려면 일일히 사전에 도구장비 칸에 이동’ 해줘야 한다는 것부터 시작해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인다.  

 

아무래도 UI를 비롯해 여러 요소들이 지극히 옛날 게임 느낌이 나고, 불편한 점은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모든 요소를 플레이하려면 공략 필수’라는. 어찌 보면 일본식 RPG의 가장 큰 문제점이자 진입장벽 또한 <드퀘 11>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이런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유저라면 게임의 여러 숨겨진 요소들을 놓치지 않고 플레이하고자 한다면 거의 필수로 유저들의 공략을 스마트폰 등을 통해 열어놓고 게임을 해야 한다. 아무래도 이런 부분은 일본식 RPG의 경험이 많지 않은 유저나 RPG라고 해도 ‘가볍게’ 즐기기를 원하는 유저에게는 굉장한 장벽으로 다가올 것이다. 

 

또 하나 많은 유저들이 지목하는 것이 사운드(BGM) 퀄리티 문제. 자신의 우익 성향을 수시로 드러내서 지탄을 받는 스기야마 코이치가 담당한 음악은 작곡자 개인의 성향이나 행보와 무관하게 퀄리티가 떨어진다고 비판이 많다.

 

결론적으로 <드퀘 11>은 좋게 보든 나쁘게 보든 ‘일본식 RPG’의 정점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 시리즈를 오래 즐겨본 유저는 물론이고, 그동안 해보고 싶었지만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즐기지 못했던 게이머들에게는 최적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한 번쯤 플레이해보고 왜 일본이 이 시리즈에 그렇게 열광하는지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파이널 판타지>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콘솔 RPG 시리즈로 손꼽히는 <드래곤 퀘스트>(Dragon Quest) 시리즈. 그 최신작인 <드래곤 퀘스트 11(XI): 지나간 시간을 찾아서>(이하 드퀘 11)가 지난 9월 4일, 드디어 국내에 발매되었다. 특히 이번 작품은 모바일 이식작을 제외하면 <드래곤 퀘스트> 본편 중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어 버전이 발매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으며, <드래곤 퀘스트 8> 이후 정말 오랜만에 플레이스테이션(PS) 으로 발매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국내 게이머들의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그렇다면 과연 한글로 즐길 수 있는 <드퀘 11>은 어떤 게임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게임의 스타일은 다소 ‘낡았다’고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재미’ 라는 측면에서 보면 확실히 ‘재미 있는’, 그리고 ‘잘 만든’ 명작급 RPG 임에 틀림이 없었다.

 


 

# 낡고 낡은 일방통행식 일본식 RPG 

 

에닉스(현 스퀘어에닉스)에서 개발하는 ‘드래곤 퀘스트’는 지난 1986년, 1편이 닌텐도 패미콤으로 발매된 이래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일본의 국민 RPG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RPG 시리즈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른바 ‘JRPG’라고도 불리는 ‘일본식 RPG’의 효시지만 동시에 정점으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이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 ‘일본식 RPG’는 사실 바로 리뷰를 쓰는 2018년 기준으로 봤을 때. 그것도 일본이 아닌 한국 게이머의 입장에서 봤을 때 굉장히 ‘낡았다’ 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드래곤볼로 유명한 토리야마 아키라의 캐릭터 디자인은 여전하며, 게임의 그래픽은 카툰 느낌이 나는 높은 퀄리티의 3D 비주얼을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플레이어에게 선택의 자유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플레이어는 개발자가 만들어 놓은 범위 내에서만, 개발자가 의도한 흐름대로 하나하나 따라가며 이야기를 즐겨야 한다. 

 

레벨이 부족하면 단순 반복사냥을 통해 캐릭터의 레벨을 높여야 하고, 무언가 기발한 플레이 보다는 단순히 캐릭터의 ‘레벨’과 ‘능력치’를 높이는 것을 통해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해 나가게 된다. 던전이나 마을에는 ‘보물상자’(혹은 항아리)가 정말 많이 있기 때문에 귀찮더라도 하나하나 뒤져서(항아리는 깨면서) 희귀한 아이템을 얻어야 한다. 전투는 여러 부가 시스템을 넣어서 단조로움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그 근본을 따져보면 결국엔 ‘턴제’ 배틀 시스템이다. 

 

그리고 이런 ‘일본식 RPG’의 여러 특징은 <드퀘 11>에서도 그대로 통용된다. (엄밀히 따지자면 이 쪽이 원조니까 따르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최근 여러 대작 오픈월드 게임을 즐겨본 게이머들 입장에서 <드퀘 11>은 그래픽과 별개로 굉장히 ‘낡은 게임’ 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마을에서 정보를 얻고 목표를 받아 던전을 클리어하고, 여러 보상을 얻는다. 전형적인 일본식 RPG의 흐름.

한국어 버전의 현지화 퀄리티는 딱히 불만이 없을 정도로 무난한 수준이다.

# 몰입도 높은 이야기

 

어떻게 보면 정말 낡은 방식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들이 ‘드래곤 퀘스트’에 열광하는 것은 바로 그 ‘철저히 디자인된’ 게임의 세계에서 유저들에게 정말 재미있고 완성도가 높은 콘텐츠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드퀘 11> 또한 마찬가지인 이야기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몰입도 높은 스토리다. 기본적으로 <드퀘 11>은 딱 ‘드퀘스러운’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용자인 주인공(주인공의 이름은 플레이어가 결정)이 이 세상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흔하디 흔한 구성이라고 볼 수 있지만, 처음에는 단순하게 시작하던 이야기가 점점 다양한 사건을 거치면서 스케일이 커지고 유저들에게 궁굼증을 끊임없이 안겨준다. 그렇기에 유저들은 시간이 갈수록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또한 여러 가지 복선 또한 게임의 초반부터 굉장히 치밀하게 깔리는 데다가, 언제부터인가(정확히는 3편부터겠지만) ‘드퀘’의 스토리 하면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는 ‘반전’과 2부 구성 또한 중후반부에 게이머들의 뒤통수를 거하게 후려친다. 

 

왕도적인 용사의 서사를 보여주지만, 그걸 또 정말 재미있게 만든 것이 바로 <드퀘 11>의 최대 장점이다.

 

그렇기에 순수하게 메인 스토리만 감상했을 때 약 60시간 분량이라는 <드퀘 11>의 콘텐츠 볼륨은 플레이해보면 굉장히 밀도가 높다고 느껴진다. 심지어 주요 NPC들 하나하나에 준비되어 있는 시나리오 및 서브 퀘스트나 이벤트 또한 굉장히 풍부하고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아서, 이러한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도 큰 재미를 선사한다. 이런 여러 요소들을 다 찾아서 즐기고 엔딩(과 진엔딩!)을 본다면 하나의 거대한 명작 스토리를 즐긴 것 같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참고로 만약 과거 <드래곤 퀘스트>를 해본 유저라면 <드퀘 11>의 스토리에서 더욱 더 큰 만족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작을 해본 유저라면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과거작의 오마주가 충실하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그들의 이야기도 놓쳐선 안 될 요소들

사실 이 정도면 너무 뻔해서 이제 오마주도 아니다. (....)

 

# 다양한 즐길 거리와 다소 호불호 갈리는 전투 시스템

 

스토리를 빼더라도 <드퀘 11>은 정해진 틀 안에서 굉장히 다양한 즐길 거리를 유저들에게 선사한다. 단순한 장비 제작 또한 미니 게임 형태로 제공하기에 이런 부분에서도 재미를 맛볼 수 있으며, <드래곤 퀘스트> 전통의 카지노부터 시작해 이번 11편에서는 말을 이용한 ‘경주’나 맵 곳곳에 있는 표적을 맞추는 ‘보우건’ 같은 다양한 미니게임들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런 걸 하나하나 찾아서 플레이한다고 하면 본편 진행 외에도 꽤나 오랜 시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레이싱이나 슬롯머신 등 다양한 미니 게임이 등장한다. 슬롯머신의 경우, 이 시스템 때문에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가 국내에 정식 발매 안된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이번 11편에서는 잘만 탑재 되어 발매되었다.

게임의 핵심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전투’는 전통적인 턴제 기반 전투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아무래도 턴제이기 때문에 최근 RPG(심지어 경쟁작인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조차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빠른 템포의 실시간 전투에 비해서는 그 템포가 느리고 아무래도 박진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눈에 띄는 요소로는 11편에서 새롭게 도입된 ‘존 시스템’과 ‘연계’를 꼽을 수 있다. ‘존’이란 캐릭터가 여러가지 조건에 의해 일시적으로 정해진 능력치가 높아지는 상태를 말하며, 만약 동시에 여러 캐릭터가 존 상태에 돌입하면 강력한 연계 공격을 사용할 수 있다. 재미 있는 점은 플레이어뿐 아니라 적들 또한 존 상태에 돌입할 수 있기 때문에, 전투시에는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면서 플레이하는 것이 좋다.

 

다만 존 시스템의 경우, 게임 후반부라면 발동 확률을 다소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랜덤’ 발동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이를 전략적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게임 도중에 존이 발동하면 말 그대로 ‘보너스 얻었다’ 는 느낌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에 이를 전략적으로 마음껏 활용하는 데는 다소 제약이 있다는 점이 아쉽다. 

 

전투 연출도 일부 유저들에게는 너무 밋밋하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조금만 더 유저들이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았을 법한 존 시스템

 

참고로 <드퀘 11>은 필드에서 몬스터와 닿으면 전투에 돌입하는 이른바 ‘심볼 인 카운트’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어서 유저가 만약 귀찮다면 얼마든지 전투를 피할 수 있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드래곤 퀘스트> 4편부터 도입된 ‘자동 전투’ 시스템도 건재하기 때문에 주인공을 제외한 다른 캐릭터들은 작전만 정해주면 알아서 싸운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전투는 느긋하게, 또 비교적 쉽게 치를 수 있다. 주인공 또한 플레이어가 굳이 조작하지 않더라도 자동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어서 쉬운 전투에서는 쾌적하게 넘어갈 수가 있다.

 

# 일본판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음성'의 추가 

 

한국어 버전으로 출시한 <드퀘 11>은 사실 일본에서는 지난 2017년 8월, 그러니까 약 1년 전에 이미 출시했던 작품이다. 그러니까 1년 전에 발매한 일본어 버전이 일본 ‘국내용’ 이었다면, 이번에 발매한 한국어 버전은 ‘글로벌용’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참고로 영문 버전도 한국어 버전과 동일한 9월 4일에 출시했다) 

 

그리고 한국어 버전에서는 일본어 버전에서 지적되었던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다수 해결, 혹은 개선되었다. 대표적으로 ‘음성’의 추가를 꼽을 수 있는데, 이번 캐릭터들의 주요 대사들이 영어로 녹음되어 추가된 것이다. 일본어 버전에서 게이머들의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것이 음성 누락이었던 것인 만큼, (영어이기는 하지만) 음성의 추가는 한국이나 해외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한국어 버전에서 음성의 볼륨은 기본 '0'으로 맞춰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음성을 들으려면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옵션에서 조절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버전에서는 일본어 버전에 없었던 ‘제한 플레이’를 공식적으로 지원한다. 제한 플레이란 ‘전투에서 도망 금지’, ‘물건 구입 금지’ 같이 게임 옵션 차원에서 일부 플레이에 제약을 걸어서 난이도를 높이는 게임 모드로, 이를 통해 게임을 다양한 난이도에서 수 차례 파고 들어가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참고로 <드퀘 11>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메인 스토리만 빠르게 본다고 가정했을 시 약 60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여러 부가 요소나 서브 시나리오, 이벤트 등을 적당히 찾아가며 플레이한다고 치면 100시간은 즐길 수 있고, 모든 요소를 다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그 배 이상. 여기에 제한 플레이까지 도전한다면 몇 백 시간을 즐기는 것도 불가능이 아니다. 

 

게임의 난이도를 억지로(?) 높여서 즐겨볼 수 있는 제한 플레이.

# 편의성은 좀 더 다듬을 수 있지 않았을까? 

 

전체적으로 게임의 기본 틀 안에서 <드퀘 11>은 방대한 콘텐츠 볼륨과 높은 몰입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하지만 큰 틀이 아닌 세부적인 부분을 하나하나 파고 들어보면 아무래도 ‘옛날 방식’을 고집하는 탓인지 아쉬움 점도 많이 보인다. 

 

특히 가장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편의성 부분. 물론 자동 전투를 도입하고 전투 종료 후 HP 회복을 간편한 조작으로 할 수 있게 해준다는 등. 유저 편의성을 높이려고 고심한 흔적은 많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구를 사용하려면 일일히 사전에 도구장비 칸에 이동’ 해줘야 한다는 것부터 시작해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인다.  

 

아무래도 UI를 비롯해 여러 요소들이 지극히 옛날 게임 느낌이 나고, 불편한 점은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모든 요소를 플레이하려면 공략 필수’라는. 어찌 보면 일본식 RPG의 가장 큰 문제점이자 진입장벽 또한 <드퀘 11>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이런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유저라면 게임의 여러 숨겨진 요소들을 놓치지 않고 플레이하고자 한다면 거의 필수로 유저들의 공략을 스마트폰 등을 통해 열어놓고 게임을 해야 한다. 아무래도 이런 부분은 일본식 RPG의 경험이 많지 않은 유저나 RPG라고 해도 ‘가볍게’ 즐기기를 원하는 유저에게는 굉장한 장벽으로 다가올 것이다. 

 

또 하나 많은 유저들이 지목하는 것이 사운드(BGM) 퀄리티 문제. 자신의 우익 성향을 수시로 드러내서 지탄을 받는 스기야마 코이치가 담당한 음악은 작곡자 개인의 성향이나 행보와 무관하게 퀄리티가 떨어진다고 비판이 많다.

 

결론적으로 <드퀘 11>은 좋게 보든 나쁘게 보든 ‘일본식 RPG’의 정점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 시리즈를 오래 즐겨본 유저는 물론이고, 그동안 해보고 싶었지만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즐기지 못했던 게이머들에게는 최적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한 번쯤 플레이해보고 왜 일본이 이 시리즈에 그렇게 열광하는지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