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나랑 결혼해줄래?”, 게임을 활용한 프러포즈

펑클 (유일환) | 2018-09-13 14: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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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평소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던 타일러 슐츠는 인섬니악 게임즈에 트윗을 보내 게임 내 이스터에그로 “메디슨, 나랑 결혼해줄래?(Madison, Will you marry me?)”라는 문구를 넣어줄 수 있는지 물어봤고, 인섬니악 게임즈가 이를 받아들여 게임 안에 타일러가 요청한 프러포즈 문구를 넣어줬습니다.

 

그러나, 이 이스터에그는 게임 출시 전, 타일러가 여자친구와 헤어지면서 더 이상 가치가 없어졌고, 한 남자의 슬픈 사연을 담은 이스터에그로 남게 됐습니다.

 

타일러의 요청으로 들어간 프러포즈 메시지. 이 메시지 대상은 게임 출시 전, 그의 곁을 떠났다 (이미지 출처 : 폴리곤)

 

그렇다면, 타일러처럼 게임을 활용해 프러포즈를 시도한 사례가 더 있을까요? 만약 시도했다면, 어떤 방식으로 게임을 프러포즈에 활용했을까요? 과연 그들은 프러포즈에 성공했을까요? 프러포즈에 게임을 활용한 사례를 모아 정리해봤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유일환 기자

 

 

# 오직 그대만을 위한 <슈퍼 마리오> 스테이지? <슈퍼 마리오 메이커> 프러포즈

2016년 5월에는 <슈퍼 마리오 메이커>로 직접 스테이지를 만들어 프러포즈한 영상이 화제가 됐습니다.

 

<슈퍼 마리오 메이커>: 2015년 닌텐도 3DS와 Wii U 플랫폼에서 나온 게임으로 유저가 직접 <슈퍼 마리오> 스테이지를 만들어 다른 사용자와 공유하거나 다른 사람이 만든 맵을 받아 플레이해볼 수 있다.

유튜브 유저 Retro Shenerator는 <슈퍼 마리오 메이커>로 직접 <슈퍼마리오> 스테이지를 만들어 여자친구에게 전하는 프러포즈 메시지를 심어뒀습니다. 그는 여자친구에게 직접 만든 스테이지를 플레이 시켰고, 스테이지의 끝에 도달할 때 쯤, 여자친구는 벽돌 블록으로 만든 “팸, 나랑 결혼해줄래?(Pam, Will You Marry Me)”라는 메시지를 발견합니다. 메시지를 본 그녀는 기쁨에 찬 목소리로 “Yes!”라고 말하며 프러포즈를 받아줬습니다.

 

이 영상은 현재 700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 때 당시 미국 타임지와 ABC에서도 소개가 됐습니다.

 


 

 

# 너와 나의 추억을 담은 <모노폴리>

프러포즈를 위해 직접 <모노폴리>를 만든 사례도 있습니다.

 

<모노폴리>: <부루마블>과 비슷한 게임으로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숫자만큼 말을 움직여 게임 판에 있는 땅을 사고, 그 위에 건물을 올리는 게임이다. 8명까지 함께 플레이할 수 있으며, 한 사람만 남고 모두 파산할 때까지 진행된다. <부루마블>과는 다르게 건물을 올리기 위해선 같은 색깔 땅을 다 사야만 가능하다.

2015년 9월, Justinlebon26 아이디를 가진 유저가 이미지 공유 커뮤니티 imgur에 자신이 만든 프러포즈용 <모노폴리> 제작 과정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게임에서 사용하는 카드부터 시작해 1900년대 초 아이스박스로 사용한 나무를 이용해 만든 게임 판까지, 모든 것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그가 만든 <모노폴리>의 특징은 각 칸이 도시가 아니라 두 사람에게 의미 있는 장소들로 이뤄졌다는 것과 프러포즈용 반지를 숨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반지가 있는 칸으로 이동할 수 있는 ‘찬스 카드’를 뽑을 수 있게 주사위가 7만 나오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제작자 말에 따르면 2014년 크리스마스 때, 여자친구에게 직접 만든 <모노폴리>를 선물해 좋은 반응을 얻었고, 여자친구는 그의 프러포즈를 받아줬다고 합니다.

 

반지가 그려진 칸을 들어보니, 짜잔! 진짜 반지가 나왔어요!

 

장인의 손길로 한땀한땀 만들었습니다

 

 

# 프러포즈를 위해 쉬는시간을 아껴가며 만든 게임 <디너 러브>

2010년 4월, 미국 게임회사 징가의 게임 디자이너인 앤더스 하워드의 특별한 프러포즈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습니다.

 

영상에서는 하워드의 초대로 회사에 방문하게 된 여자친구가 회사에서 게임을 하는데요, 게임을 플레이하던 중 그녀는 좀 특별한 아이템을 획득하게 됩니다. 아이템을 열자 안에서 반지가 나오고, 반지를 확인한 여자친구를 본 남자친구는 한쪽 무릎을 꿇고 진짜 반지를 보여주며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합니다. 그리고 프러포즈를 받은 여자친구가 키스를 하며 영상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하워드는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 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쉬는 시간마다 틈틈이 <디너 러브>라는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게임은 거리에 놓인 음식을 먹어 행복점수를 높이면 되는 간단한 게임이고, 여자친구가 운영하는 블로그 이름으로 게임 이름을 지었습니다.

 


 

 

# 가상의 반지가 현실로?! VR 프러포즈

게임을 만들고, 스팀 플랫폼을 운영하는 밸브의 직원 챈들러 머치는 직접 만든 VR 게임을 이용해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 했습니다.

 

2015년 10월, 챈들러의 여자친구 캘리 머치가 SNS로 프러포즈 소식을 알렸는데요, 그녀의 말에 따르면 남자친구 회사에서 VR 장비를 머리에 착용하고 게임을 하던 중 눈 앞에 가상의 반지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그녀가 가상의 반지를 잡은 뒤, 쓰고 있던 VR 장비를 벗자 무릎을 꿇고 청혼하는 남자친구를 발견했고, 그녀는 그의 청혼에 “물론이야 너랑 결혼할게!”라고 답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재미있고 놀라운 경험을 줘서 고마워”라고 SNS에 글을 남기며 기발한 프러포즈를 해준 남자친구에게 SNS 글로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여자친구인 캘리가 SNS에 올린 프러포즈 사진

 

 

# 청첩장 대신 청첩게임? <웨딩런>과 <다리나 & 니코의 놀라운 모험>

프러포즈도 했겠다, 이제 아는 사람들에게 결혼 사실을 알려야겠죠? 보통 결혼을 알릴 때 청첩장을 돌리는데, 이 분은 게임으로 청첩장을 만들어 돌렸습니다.

 

<던전999>와 <카툰999>를 만든 ‘문틈’ 지국환 대표가 그 주인공인데요, 그가 만든 게임 <웨딩런>은 하나의 게임이자 동시에 대표 본인의 결혼식을 알리는 청첩장이기도 합니다. 게임은 신랑·신부 캐릭터가 함께 버진 로드를 달리며 하트를 모으는 게임인데요, 하트는 결혼 날짜인 10월 11일을 뜻하는 1,011개까지 모을 수 있습니다. 또한, <웨딩런>에는 청첩장을 볼 수 있는 기능뿐만 아니라 결혼 축하글을 남기는 기능, 축의금을 줄 수 있는 버튼(?), 심지어 구글 광고(?!)까지 있습니다.

 

2014년에 나온 <웨딩런>은 지금도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현재 50,000명 이상이 다운로드했습니다.

 


 

결혼한지 1,432일이 지난 지금도 축의금을 줄 수 있습니다

 

 

2010년에는 독일의 커플 다리나 골딘과 니코 로세도 청첩장을 게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커플이 만든 게임은 <다리나 & 니코의 놀라운 모험(Darina & Niko‘s Incredible Adventure)>인데요, 게임은 2개의 스테이지로 나눠져 있고 첫 번째 스테이지는 <슈퍼 마리오>, 두 번째 스테이지는 <동키콩>을 패러디해 만들었습니다.

 

두 사람은 게임을 CD와 다운로드 링크를 통해 배포했고, 게임을 클리어하면 결혼식 장소를 알 수 있다고 하네요.

 

 

당시 배포된 CD
캐릭터 선택 화면

 

첫 번째 스테이지
두 번째 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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