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23억 원 모금 받은 '피닉스 포인트', 갑작스런 에픽스토어 독점 발표로 비난받아

너부 (김지현) | 2019-03-15 16: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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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컴> 시리즈의 아버지, 줄리안 골롭(Julian Gollop) 만든 전략 게임 <피닉스 포인트>가 갑작스럽게 스팀과 GoG 출시를 취소, 에픽스토어 1년 독점 발매 소식을 알려 유저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피닉스 포인트>의 개발사 스냅샷 게임즈(Snapshot Games)는 <피닉스 포인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게임의 PC 버전을 에픽게임즈 스토어(이하 에픽스토어)를 통해 1년간 독점 출시된 후 스팀을 포함한 다른 플랫폼에 출시할 예정이라 밝혔다. 회사는 이를 원하지 않는 유저에게는 전액 환불하겠다고 했다.

 

<피닉스 포인트>는 1997년 발매된 <엑스컴 아포칼립스>를 기반으로 한 턴제 전략 게임이다. 게임은 전략성이 녹아있는 전투와 높은 완성도로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았으며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약 200만 달러(한화 약 23억 원) 이상을 모금 받았다. 게임은 오는 9월 출시될 예정이다.




크라우드펀딩 진행 당시 개발사는 <피닉스 포인트>를 스팀 및 GoG 플랫폼에 출시할 예정이라 언급했다. 하지만 처음 약속된 것과 달리 에픽스토어 1년 독점 출시가 확정되면서 펀딩 후원자와 예약 구매자들 모두 1년 간 에픽 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밖에 없게 됐다. 

 

물론 ​독점 출시 발표 이전에 게임을 구매한 유저들을 위한 보상 역시 마련됐다. 스냅샷 게임즈는 스팀, GoG 플랫폼을 선택한 펀딩 후원자와 예약 구매자들에게 에픽스토어 게임키 제공을 약속했다. 또한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통해 게임의 첫 DLC를 무료 제공할 예정이며, 에픽스토어 독점 기간이 끝나면 유저가 사전예약 당시 선택한 플랫폼의 게임키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보상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비난은 끊이지 않고 있다. 개발사 스냅샷 게임즈가 독점 계약 체결을 위해 에픽스토어에 먼저 접근한 점이 그 이유다. 

 

스냅샷 게임즈의 대표 줄리안 골롭은 14일 해외 커뮤니티 레딧을 통해 유저 질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에픽게임즈 독점 계약을 위해 개발사가 먼저 접근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성공적인 계약이 게임에 더 큰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유저들은 <피닉스 포인트>와 에픽스토어를 비난하고 대대적인 게임환불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한 해외 유저는 "그들은 우리의 돈을 가져갔고 외부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나는 그들이 후원자들을 이용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분노를 표했다.

 

레딧에 올라온 유저 질문에 대한 '줄리안 골롭'의 답


에픽스토어의 독점작 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선은 이번 사례가 처음은 아니다. 에픽스토어는 지난해 12월 7일 론칭한 게임 플랫폼 후발주자다. 스팀, GoG 등 강력한 ​플랫폼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선 타 플랫폼에서 구매할 수 없는 게임 라인업을 구성해 유저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게임의 독점 발표가 아닌 이미 다른 플랫폼 출시를 약속한 게임을 독점 출시하면서 유저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실제로 <더 워킹 데드 더 파이널 시즌>, <메트로: 엑소더스> 등 다수의 A급 게임들이 에픽스토어 독점 출시로 변경되면서 기존 스토어에서 삭제됐으며 유저들의 비난을 받았다.

 

정식 서비스되지 않는 국내의 경우 문제는 더욱 크다. 에픽스토어 론칭 약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에픽스토어를 사용할 수 없다. 즉 국내 후원자들은 갑작스러운 에픽스토어 독점 발매에 대한 개발사의 보상도 거의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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