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하드코어게임으로 변한 WOW!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버그해프닝

한낮 (안정빈) | 2014-10-17 00:33:22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난데없는 버그로 ‘하드코어’ 게임계열에 합류했다.

블리자드는 16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6.0.2 패치인 ‘강철해일 업데이트’을 적용했다. 확장팩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를 앞 둔 사전 업데이트다. 강철해일 업데이트에서는 드워프, 노움, 나이트엘프, 오크 등 캐릭터 모델이 개선됐고, 주문과 능력치가 개편됐다. 레벨 90까지 캐릭터를 무료로 업그레이드하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문제는 강철해일 업데이트에 포함된 캐릭터의 ‘능력치 압축’이다. <WOW>는 지금까지 수 차례 확장팩을 출시하면서 극심한 능력치 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캐릭터의 HP는 100만 단위를 넘었고, 레이드 보스의 HP는 10억 단위를 넘었다. 스킬 대미지도 10만 단위를 오간다.

숫자를 금세 알아보기 어려운 수준까지 치솟자 블리자드는 강철해일 업데이트에서 모든 능력치를 1/10 수준으로 조절하는 ‘능력치 압축’을 진행했다. 


능력치 압축에 대한 블리자드의 설명.

하지만 초보자 지역을 포함한 일부 몬스터의 능력치는 제대로 압축되지 않았다.

캐릭터의 능력치는 1/10 수준인데 몬스터의 능력치는 이전과 동일하다 보니 결국 버그가 발생한 지역의 유저들은 10배 이상 어려운 상태로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블러드엘프 전사를 만들어 실험한 결과 레벨 1 전사의 HP는 154인 반면 가장 약한 몬스터인 마나지룡의 대미지는 513에 달했다. <WOW>가 ‘원킬 하드코어 게임’으로 돌변한 셈이다.

당장 유저들은 곤란에 빠졌다. 버그가 발생한 지역의 퀘스트를 진행해야 하는 유저들은 무리하게 죽어가며 플레이를 반복하거나 진행을 포기한 상황이다. 

파티를 맺고 한 명씩 돌아가며 미끼(?)가 되거나, 펫을 미끼로 삼아 한 번의 공격을 더 견뎌내는 근성이 가득한(?) 플레이를 택한 유저가 있는가 하면 모든 것을 체념한 채 하드코어게임의 대명사인 <다크소울>의 이름을 본떠 <다크소울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별명을 붙여준 유저도 있다.

능력치 버그는 현재 일부 던전과 저레벨 퀘스트 지역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 밖에도 캐릭터의 비행이 불가능해지거나 일부 스킬이 발동되지 않는 등의 버그도 이어지고 있다. 블리자드코리아에서는 사전 업데이트를 한 이후 만 하루가 지나도록 별도의 공지가 없는 상황이다.

블리자드는 <WOW: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를 위해 10주년 기념 이벤트를 국내에서 동시 진행하고, 이전 확장팩의 최고레벨인 90레벨 캐릭터를 지급하는 등 이례적일 만큼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확장팩의 사전 업데이트부터 치명적인 버그가 연이어 발생하며 초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다섯 번째 확장팩인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는 11월 18일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레벨 1 전사가 레벨 1 마나지룡에게 한 방에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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