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NDC 17] 스퀘어뮤직 김준수, 그가 말하는 '특별한 음악' 만드는 법

너부 (김지현) | 2017-04-28 14:36:00

"더 강렬하면서 부드러운 느낌으로 수정해주세요." 음악 제작 업무를 하면서 많이 듣는 말이다. 물론 저런 표현 방식이 완전히 잘못된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음악 제작에 있어 올바르고 정확한 표현을 사용해야 작업자와 기획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오류가 일어나지 않는다.

 

게임 음악을 기획자들 중 음악에 조예가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없는 사람도 분명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곡가가 아는 만큼 기술적인 대화를 할 수 없고 결국 '느낌적인 느낌'같은 표현만 사용하게 된다. 2017 NDC 현장에서 스퀘어뮤직의 김준수 대표는 강의를 통해 게임 기획자들이 음악에 대한 요청을 명확하게 할 수 있는 방법과 '특별한 음악'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디스이즈게임이 그의 이야기를 정리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지현 기자


 

스퀘어뮤직 김준수 대표

 

 

# 리듬=BPM? BPM과는 다르다. BPM과는..!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음악 제작 프로세스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음악은 '작곡'과 '편곡'이라는 과정에서부터 시작한다. 작곡은 사람이 음악을 들을 때 가장 초점이 되는 '멜로디'와 멜로디를 보조해주는 '반주'의 기본 틀을 간단한 악기들로 설정하는 것이다. 

 

작곡을 마친 곡은 '편곡'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목표로 하는 음악에 필요한 악기를 더 첨가하거나 어레인지를 통해 곡을 바리에이션하는 작업을 말한다.

 

그 이후에는 '믹싱'과 '마스터링'이라는 사운드 보정 작업을 거쳐 곡을 완성하게 된다. 첫 번째로 작곡과 편곡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작업을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해보는지 알아보자.

 


 

 

음악의 3요소에는 멜로디, 화성, 리듬이 있다.  BPM은 기본적으로 음악의 속도를 뜻한다. 음악이 빠르냐 혹은 느리냐와 관련된. 

 

멜로디는 우리들이 평소에 알고 있는 멜로디에 대한 이론과 일치한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음악을 들을 때 가장 뇌리에 많이 남고 기억에 많이 남는 것이 멜로디다. 그래서 멜로디는 음악의 감성을 가장 많이 표현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멜로디는 중요하기 때문에 중요한 악기나 보컬이 사용된다.

 

그런 멜로디를 보조해주는 역할이 화성이다. 기본적으로 기타의 '코드'를 떠올리면 쉽다. 화성을 통해 멜로디를 보조하기도 혹은 화성을 통해 멜로디를 표현하는 역할을 한다. 

 

리듬은 BPM과는 다르다. 단순이 똑같은 속도의 음악이더라도 다른 이런식으로 리듬을 다르게 표현함으로써 같은 멜로디나 화성에서도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구체적으로 화성은 어둡다, 밝다. 리듬은 적다 혹은 느리다로 혹은 많다 빠르다로 표현을 많이 한다. 여러가지 유형의 음악을 들어보면서 과연 어떤 형태의 음악이 어떤 느낌으로 들리는지 들어보도록 하자.

 

먼저 똑같이 화성이 어둡고 리듬의 양이 다른 두 음악을 들어보자.

 

 

 

 

화성이 적고 리듬이 적은 음악은 ​이런식으로 화성이 어둡고, 리듬이 적으면 쓸쓸한 음악이 된다. 반면 화성이 밝고 리듬이 적은 음악은 곡조는 밝아졌지만, 느리다는 감정을 통해 서정적인 감정을 나타낼 수 있다. 화성이 어두운 음악과는 속성이 완전히 대비된다.

 

이번에는 리듬은 똑같이 밝지만, 화성이 다른 두 음악을 들어보자.

 

 

 


 

 

음악을 단순히 사분면 안에 표현하는 것은 좋은 형태는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음악의 포인트를 잡고 기획을 진행하면 좀 더 편리하게 내가 원하는 음악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작곡과 편곡을 통해 음악을 완성하면 그다음 단계인 믹싱과 마스터링을 진행한다. 이는 완성된 음악을 상용화된 기성 음악처럼 좀 더 좋게 들리도록 하는 작업이다. 믹싱같은 경우, 편곡을 통해 배치된 여러 악기들을 하나의 음악으로 완성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볼륨이나 전체적인 감정을 보정해주는 작업을 마스터링 작업이라고 한다. 중간중간 보컬이나 리얼 세션을 녹음한다거나 할 때 레코딩이라는 작업을 중간에 거치기도 한다.

 

 

 

 

# '느낌적인 느낌'이 아닌 명확하게 음악을 요구하는 법

 

작곡가 혹은 작업자에게 내가 원하는 음악을 어떻게 요구할 것인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선, 먼저 음악을 제작하면서 음악 안에 어떤 것들을 담아야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먼저 어떤 작곡가가 곡을 제작할 것인가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한다. 평소에 어떤 아티스트들이 어떤 곡들을 작업해왔는지 모니터링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들이 어떤 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어떤 스타일로 작업을 주로 하는지, 그들의 스타일이 우리 게임과 적합한지를 고려해 선정하는 것이 좋다.

 

음악제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레퍼런스를 설정하는 것이다. 레퍼런스를 설정하는 것은 게임에 삽입될 음악의 방향성을 정하는 것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레퍼런스를 선정할 때는 내가 원하는 곡과 유사한 곡이 아닌, 사용된 악기와 조합을 메인으로 캐치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레퍼런스에 의존하게 되면 흔히 말하는 '표절곡'이 제작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멜로디와 곡조는 차후에 고려해도 좋다.

 

 

 


 

 

만약 레퍼런스를 찾기 힘들거나 결정하지 못했다면 음악 이외의 다른 자료를 제공하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 

 

게임의 배경 스토리나 곡의 장르, 감정과 같은 추상적인 것보다는 게임의 배경이나 캐릭터의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단순히 이미지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이 음악이 어떤 필드에 사용되는지 공간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도 좋다.

 


 

 

# '특별한' 음악을 위한 새로운 시도가 좋은 곡을 만든다

 

음악에서 유저들에게 전달하는 감정은 단순히 음악이 '좋다', '나쁘다' 같은 기호의 단계가 아니다. 이 음악을 통해서만 전달할 수 있는 특별하고 신비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람은 음악을 들을 때 특정 보컬이나 멜로디에 반응한다. 이 문장들을 보고 특정한 멜로디가 떠오르지 않는가? 심지어 오리지널 가사도 아니라 유저들이 재미로 붙인 가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최근 진행한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PV에도 특별한 장치를 하나 넣었다. 이야기를 진행하기 전에 먼저 영상을 보도록 해보자.

 

 

 

영상의 말미에 사용된 멜로디는 사실 <디모> 3.0 버전에서 새롭게 추가된 보스곡, '메리골드'라는 곡이다. PV 작업을 하는 기간에 작곡가 M2U가 작업을 하던 곡인데, 영상 말미에 넣으면 마케팅적으로도 좋을 것으로 판단되었고,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삽입하게 되었다. 

 

유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메리골드'가 공개되면서 PV를 다시 보는 유저들도 늘어났고, 음악에 깊숙하게 빠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단순한 이론에서 나온 결과다. 그 음악 자체가 좋은 유저들도 분명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 무언가 특별하고 신비한 포인트를 찾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다.

 

위의 PV 영상처럼 장치를 만들거나, 서로 다른 곡의 멜로디가 연결되도록 만들 수도, 혹은 보컬을 통해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 수도 있다. ​단순히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남용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좋은 음악이 탄생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전체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