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NDC 17] 크루세이더 퀘스트, '성공적인 승부수'를 던지는 비결

테스커 (이영록) | 2017-04-27 22:33:15

혜성처럼 나타났다가 어느새 사라지기도 하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2년 6개월은 긴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게임이 생존해 있다는 사실만은 박수를 쳐 줄 일인지도 모른다. 로드컴플릿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이야기다.

 

<크루세이더 퀘스트>가, 위에서 말한 '긴 시간'을 서비스하고 있고 지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한 때는 감소 추세에 빠지기도 했다. 서비스가 지속되면서 사용자가 감소했고, 모바일게임 차트에서는 계속해서 순위가 내려가는 현상을 겪었다.

 

성적이 저조한 상황에서,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승부수를 던졌고 결과는 '성공' 이었다. 서비스 지표(DAU, MAU 등)이 차츰 개선됐고 모바일게임 차트는 역주행했다. 서비스 2년 만에 국내 매출 최고 순위를 경신했다. 로드컴플릿 <크루세이더 퀘스트> 스튜디오의 김보람 프로듀서가 NDC 강연을 통해 <크루세이더 퀘스트>처럼 승부수를 준비하는 모바일게임을 위한 업데이트 전략을 소개했다. / 디스이즈게임 이영록 기자 


 

 로드컴플릿 <크루세이더 퀘스트> 스튜디오 김보람 프로듀서

   

 

# 철저하게 준비하라!

 

모바일게임에서 승부수란, 대규모 유저의 유입을 기대할만한 '비장의 카드'를 의미한다. 대규모 이벤트 또는 컬래버레이션이 대표적인 예다.

 

만약, 승부수를 던져 성공적으로 대규모 유저가 유입되더라도 금새 다 빠져나가면 의미 없는 승부수가 된다. 개발사는 유저들을 붙잡을 수 있도록 승부수 외에 가능한 것을 찾아 실행해야 한다. ​하지만 사전 마케팅, 서비스 운영, IP 홀더와의 계약 등으로 일정에 영향받는 요소가 많아 출시 시점 변경이 여간 쉬운 것이 아니다. 결국 개발사는 출시 시점까지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해야 한다. 

 

<크루세이더 퀘스트>가 승부수를 대비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찾은 개발 목표는 '진입장벽 개선', '지표 활성화', '이야깃거리 만들기' 세 가지다.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승부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개발 목표 세 가지

 

  

# 신규유저 유입을 노려라! '진입장벽 개선'

 

승부수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우리가 찾은 개발 목표 중 첫 번째는 '진입장벽 개선'이다. 진입장벽은 여러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우리 팀은 <크루세이더 퀘스트>에서 어떤 요소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지 먼저 찾아내야 했다.  

 

우리가 찾은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첫 번째 진입장벽은 '앱 용량'이었다. 당시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앱 용량은 무려 3GB로, 16GB 기기를 쓰는 유저에게 매우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우리는 앱의 용량을 줄이기 위해 게임을 엔진을 업그레이드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유니티 4를 유니티 5로 올리면서 에셋 번들 구조 밑바닥부터 바꿨다. 다른 어떤 모바일게임도 시도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한 엔진 업그레이드 작업이었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위험이 있었으나, 승부수를 던져야 했다.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사실 3D 게임이다.

  

게임 엔진을 업그레이드하면서, 2년 동안 서비스 해 온 <크루세이더 퀘스트> 앱 내에 쌓인 리소스를 재정리했다. 파일명과 폴더의 구조를 재정리하고, 바뀐 파일명과 폴더에 맞춰 데이터 시트를 변경했다. 그리고 데이터 시트에 맞춰 코드를 수정하고 모든 부분에 걸쳐 QA를 진행했다. 이 모든 과정에 3개월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수동으로 진행했던 에셋 빌드를 자동화시켰다. 덕분에 앱스토어 용량 제한으로 업데이트마다 용량을 줄이기 위해 했던 야근이 줄어들었고, 최신 모바일 OS에서 유니티 4 엔진 지원이 끊길까 걱정하던 것도 사라졌다. ​원래의 목표인 앱 용량은 3GB에서 1GB로 줄일 수 있었다. ​

 

두 번째 진입장벽은 '서버 불안정'이었다. 정기점검을 하는 날이면 빈번하게 연장점검 사태가 발생했고, 수시로 긴급점검을 하게 되는 일도 있었다. 2년 동안 발전이 없다는 혹평을 듣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서비스 신뢰도의 위기였다. 안정적인 서비스로 유저들에게 신뢰를 보여줘야 했다. 

 

 한 달 공지 중 절반이 점검이다.

  

우리는 <크루세이더 퀘스트> 서버 최적화 작업을 진행했다. 서버 개발이 필요한 신규 기능을 최소화하고 점진적으로 낡은 코드를 새 코드로 개선했다. 

 

그 결과 정기점검을 하는 날에도 쾌적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개발진과 운영진도 <크루세이더 퀘스트> 업데이트 점검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다.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서버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세 번째 진입장벽은 '게임 초반부의 지루함'이다. 화려함 없이 지루하고 긴 강제 튜토리얼 구간으로 인해 신규 유저가 곧바로 이탈하는 현상이 속출했다. <크루세이더 퀘스트>를 처음 론칭 당시 만들었던 튜토리얼을 지금까지 유지해 온 탓이었다. 

 

  게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부터 이탈이 생긴다.

  

우리는 초반부의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튜토리얼 과정을 전면 개편했다. 이전에 1레벨 용사가 등장하던 장면을 고레벨 용사가 등장해 화려한 스킬을 쓰는 장면으로 변경했다. 세계관 이해도를 높이는 컷씬도 추가했고, 강제로 볼 수밖에 없던 튜토리얼을 줄였다. 대부분의 튜토리얼을 스킵할 수 있게 됐다. 

 

튜토리얼 과정을 포함한 게임 초반부에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후반부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게 됐다. 극 초반 이탈자가 감소했다. 

 

  처음부터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도록 변경했다.

 

 

# 매일 똑같은 패턴의 플레이는 그만! '지표 활성화'

 

2년의 서비스를 지속한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플레이 지표(DAU 등)는 정체돼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신규 콘텐츠를 추가할 때만 일시적으로 지표가 상승했다가 금세 원상태로 복귀했다. 2년 동안 변함없는 플레이 패턴 탓이었다. 평소와 다른 방법으로 게임을 플레이 하도록 유도해야 했다. 

 

첫 번째 방법으로 플레이 패턴을 강화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플레이 횟수가 증가하면 보너스 보상이 주어지도록 했다. 던전을 돌아 이벤트 재화를 모으고, 해당 재화를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방식이다. 

 

두 번째 방법으로 기존 플레이 패턴과 다른 플레이 패턴을 가진 이벤트를 추가했다. 유저들은 새로운 전투 방식에 대응할 수 있는 용사 조합을 찾아야 했다. 그리고 새로운 조합에 들어갈 영웅을 육성해야 했다. 

 

 플레이 패턴 강화 이벤트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진행한 결과, 이전보다 플레이 지표가 다채로워졌다. 재화 수집 이벤트 기간 동안은 평소보다 지표가 활성화됐고, 새로운 플레이 패턴의 이벤트 기간 동안은 평소 키우지 않던 용사를 육성하기 위해 플레이 지표가 크게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 우리는 이벤트를 열 때마다 데이터를 수집하며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 유저는 목마릅니다, '이야깃거리 만들기'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한 달에 한 번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업데이트 시기가 아니면 별다른 소통도, 소식도 없었다. 유저들에게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업데이트 시기가 아니면 관심거리도, 이야깃거리도, 애정의 대상도 되지 못했다. 우리는 유저들에게 자주 언급되어야 했다.

 

첫 번째 방법으로 우리는 유저들과 소통에 나섰다. 먼저 온라인 간담회를 시작했다.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간담회라 접근성이 높았고, 많은 유저분들이 참여할 수 있었다. <크루세이더 퀘스트> 온라인 간담회는 동시 시청자 수 최대 16만을 달성했다. 하루 동안 130만 뷰를 달성하기도 했다. 

 

 적극적으로 유저와 소통을 진행했다.

 

업데이트 전 개발자 편지를 통해 업데이트 내용을 미리 공개했다. 업데이트에 대한 기다림을 '기대감'으로 바꾸는 효과가 있었다. 업데이트 후에는 개발자 영상을 통해 항목별로 해당 업데이트가 진행된 이유와 기획 의도 등을 유저들에게 안내했다. 

 

<크루세이더 퀘스트> 라이브 방송과 매체 인터뷰도 진행했다. 인터뷰를 통해 유저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상세하게 알려주기도 했다. 

 

코스프레 사진, 팬아트 등을 모아 PDF로 만들어 유저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유저들의 요청에 따라 PDF를 책으로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미니블럭, 티셔츠, 스티커 등의 굿즈도 만들었다.

 

 유저들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다.

  

유저들은 향후 업데이트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추가 정보 획득에 대한 만족을 드러냈다. 소통을 통해 개발진과도 더 친근해졌다. 

 

두 번째 방법으로 게임의 퀄리티를 끌어올렸다. 유저들이 감동할만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영혼의 요새에는 히든 엔딩을 넣었고, <디모(DEEMO)>와 진행한 컬래버레이션에서는 게임 진행 방식도 바꿨다. 

 

적극적인 소통과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 덕분에 유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졌다. 유저들 스스로 <크루세이더 퀘스트>를 홍보하기도 했다. 게임을 하지 않는 유저들도 <크루세이더 퀘스트>에 관심을 갖게 됐다.

 

 유저들이 감동할만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 승부수를 던질 때는 '최대 효과'를 노려라

 

우리가 승부수로 진행한 콜라보, 이벤트와 '진입장벽 개선', '지표 활성화', '이야깃거리 만들기'​가 시너지를 냈다. 유저들이 <크루세이더 퀘스트>에 관심을 가지고 신규로 유입되거나 복귀했다. 일일 사용자 추세가 하락에서 상승으로 바뀌었다. 매출 지표도 개선됐다.

 

지표가 개선되자 다음 승부수에 대한 부담이 감소했다. <크루세이더 퀘스트>에 리스크가 큰 승부수 대신 유저들이 재미있어할 콘텐츠를 추가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게임에서 승부수는 '도박'이다. 승부수를 던져 실패하면, 게임도 '실패'할 수 있다. 승부수를 한 번 던질 때 최대한의 효과를 노려 성공해야 한다. 승부수 하나에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그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과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개발팀이 다 함께 논의하고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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