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벨기에 게임위원회, ‘랜덤박스를 도박으로 규정’ 논의 중

홀리스79 (정혁진) | 2017-11-22 19:25:38

EA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가 쏘아 올린 랜덤박스라는 결코 작지 않은 공이 유럽을 뒤흔들고 있다

 

벨기에 게임위원회(이하 위원회)가 현지시간으로 22, 게임 내 랜덤박스를 ‘도박’으로 분류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약 1주일 간 최근 화제가 됐던 EA<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 내 랜덤박스와 관련해 분류 여부를 놓고 조사했다

 

당시 위원회와 코엔 긴스 법무부장관은 확률에 기대 아이템을 구매하는 랜덤박스의 방식에 매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각종 외신을 통해 전해진 바에 따르면, 위원회 보고서 중 일부엔 랜덤박스에 대해 돈과 중독이 섞여 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등 랜덤박스의 불안정한 결과물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벨기에 코엔 긴스 법무부장관은 아직 벨기에 게임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어린 나이에 도박과 게임을 함께 제공하는 것은 어린 아이의 정신 건강에 위험하다라며,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도 모르는 것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랜덤박스) 시스템을 벨기에 뿐 아니라 전 유럽에서 추방되게 힘써야 한다”라며 강한 어조로 개인적인 입장을 밝혔다.

 

벨기에의 이런 입장은 최근 미국 민간게임심의단체(ESRB)가 밝힌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ESRB는 랜덤박스가 도박이 아니며, 도박으로 분류될 일이 없다고 밝혔다. 랜덤박스를 카드 한 팩을 열었을 때 새로운 카드를 받을 수도, 때로는 모두 이미 가지고 있어 원하지 않는 카드만 받을 수도 있는 수집형 카드 게임과 비슷한 요소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벨기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한편, ​영국과 프랑스도 관련 내용을 놓고 많은 얘기가 오가고 있다. 협회와 정치권에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만큼, 향후 랜덤박스가 도입된 게임들에 대한 추가 규제 및 유럽 전 지역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프랑스 국회의원 제롬 듀레인은 프랑스 온라인게임 규제청에 서신을 전달하며 랜덤박스 규제를 촉구, 관련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밝혔다. 그는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에 들어가 있는 랜덤박스 방식을 보고 돈을 지불해야만 이길 수 있는 시스템(pay-to-win)’이라고 비판했다. 불확실성에 기댄 채 계속 돈을 쓰게 만드는 것은 도박과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지난 10월 관련 이슈가 발발했지만 관련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영국 노동당 다니엘 제이너 국회의원은 디지털 문화 미디어 스포츠 부처에 게임 내 도박, 랜덤박스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질문하며 관련 내용에 대해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시 부처는 아이템을 돈으로 바꿀 수 있다면 도박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규제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관련 위험성에 대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의 민간 게임 등급 분류기관(PEGI)는 영국의 도박위원회의 결정에 준한다고 성명을 밝힌 상태다영국 정부 역시 관련 내용에 대해 논의 중이다.

 

랜덤박스 도입으로 화제가 됐던 EA의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의 랜덤박스.
현재 EA는 일부 내용을 변경했으나, 여전히 랜덤박스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update] 최근 벨기에 게임위원회가 랜덤박스를 도박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규정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 밝혀 기사를 수정했습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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