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검은사막부터 듀랑고까지, 연예인 대신 '게임'에 집중한 광고 잇따라

다미롱 (김승현) | 2018-01-11 18: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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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광고에 게임이 나오다니!" 이상한 말 같지만, 실제로 유저가 최근 한 게임의 광고를 보고 말한 감상이다.

 

연예인이 중심이었던 게임 광고계에 최근 게임을 전면에 내세운 광고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이나 <야생의 땅: 듀랑고> 같은 중량급 작품들이 연예인 대신 게임, 혹은 게임의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광고를 선보인 것이 바로 그것. 

 

기가 막힌(?) 센스로 화제가 된 <검은사막> 오연서 광고 1편

 

시작은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검은사막>이다. <검은사막>은 지난 12월 초, 신규 캐릭터 '란'을 알리는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배우 '오연서'가 나왔음에도, 그를 유쾌하게 망가트려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처음엔 전형적인(?) 연예인 게임 광고 느낌을 주다가, 이를 역으로 뒤틀어 유저들의 호응을 얻은 셈이다. 그리고 이러한 도입부는 2분 40초라는 다소 긴 광고 분량에도 불구하고 후반부 인게임 영상까지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줬다.

 

뒤이어 펄어비스가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검은사막 모바일>은 12월 20일, 중량급 모바일 게임 광고로는 이례적으로 '인게임 플레이' 영상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CF 영상을 공개했다. 중량급 모바일게임 TV CF 중에는 게임 영상이 하나도 없는 광고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광고. <검은사막 모바일>의 이런 과감함은 플레이 영상 자체의 높은 퀄리티와 빼어난 액션에 맞물려 유저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오는 25일 서비스를 시작하는 <야생의 땅: 듀랑고>는 지난 12월 18일부터 매주 한 편씩 다규멘터리를 연상시키는 홍보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실사 영상임에도(?) 유명 연예인은 커녕, 등장 배우들의 얼굴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영상이다. 대신 영상은 생존·개척이라는 게임 콘셉트에 걸맞게, 불쏘시개가 없어 돈을 태우거나 칼 대신 뗀석기로 고기를 자르는 등 실제 게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영상으로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인게임 영상을 적극 활용한 <검은사막 모바일> TV CF

 

게임 광고에 게임이 나오는 당연한(?) 현상이 유저들에게 호평 받은 이유는 최근의 게임 광고 트렌드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 게임 광고의 중심은 '연예인'이다. 모바일 시대가 돼 유저층이 과거 게임을 잘 즐기지 않던 대중으로까지 확산돼 나타난 경향이다. 이젠 대중을 타깃으로 광고를 해야 하는 만큼 제한된 광고 시간 동안 게임 콘텐츠를 부각하는 것보다, 연예인을 내세우는 것이 게임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게임사의 판단에 의한 변화다. 이는 성적으로 입증됐고 이런 광고들은 더욱 늘어났다.

 

하지만 이 변화는 전통적인 유저들의 반감을 샀다. 광고가 연예인에 초점이 맞춰진 탓에 게임성은커녕 광고 대상이 어떤 게임인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가로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게임성을 연예인이란 포장지로 가리려는 일부 업체들의 행태도 광고에 대한 피로를 높였다. 성과를 위해선 어떻게든 게임의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업체, 광고로 부정적인 경험을 얻는 유저의 입장이 만든 갈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실패했을 때 위험이 큰 중량급 게임이 연달아 게임 그 자체, 혹은 게임의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광고를 선보여 기존의 연예인 중심 광고에 지쳐 있던 유저들에게 호감을 산 것. 또한 이 광고를 한 게임들이 확실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좋은 반응을 거들었다는 분석이다.

 

게임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실사 영상으로 만든 <야생의 땅: 듀랑고> 홍보 영상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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