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E3 2018] ​“C&C를 부관참시할 셈이냐?” C&C 라이벌, 악평 쏟아져

깨쓰통 (현남일) | 2018-06-11 16: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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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실시간 전략(RTS) 게임 프렌차이즈였던 ‘커맨드 앤 컨커’(Command & Conquer, 이하 C&C) 시리즈의 신작이 오랜만에 공개되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전 세계 게이머들의 반응은 반가움이나 기쁨이 아닌 당혹과 분노로 모아지고 있다.

 

커맨드 & 컨커: 라이벌. CG 트레일러


 

커맨드 & 컨커: 라이벌. 게임 플레이  소개 트레일러


 

일렉트로닉 아츠(EA)는 한국 시각으로 10일 새벽, 미국 LA에서 개최한 자사의 E3 2018 컨퍼런스에서 ‘C&C’ 시리즈의 최신작인 <C&C 라이벌>(Command & Conquer: Rivals)를 처음으로 소개하고, 게임의 트레일러 및 정보를 대거 공개했다.

 

이 게임은 iOS 및 안드로이드 OS용으로 개발중인 모바일 게임으로, 플레이어 두 명이 1:1로 맵 위의 진지 점령과 상대 기지의 파괴를 목적으로 한 판 전략 승부를 펼치는 게임이다. 게임성 자체는 아무래도 모바일 게임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PC용 RTS 게임과 다르게 굉장히 단순화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원(타이베리움)을 모으고”, “다양한 유닛을 생산해서”, “상대 기지를 파괴한다”는 ‘C&C’ 특유의 게임 요소들을 배치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 <C&C 제너럴> 등에서 선보였던 ‘지휘관(Commander) 선택 시스템’까지 선보이고 있다. 

 






 

 <C&C 라이벌>에 대한 전 세계 게이머들의 반응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일례로 동영상 재생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공개된 게임의 공식 트레일러는 공개 만 하루가 지난 11일 14시 현재 기준으로 추천수는 1.3천을 기록한 반면, 비추천은 2.9만에 달할 정도다. 게임 플레이 소개 영상 또한 추천은 344에 불과한 반면 비추천은 1.2만에 달한다. 

 

여기에 유튜브에서 게임 관련 영상을 검색하면 전 세게 유명 유투브 스트리머들이 <C&C 라이벌>의 공개에 “분노하는 리액션” 동영상이 넘쳐나고 있다. 각종 게임 관련 커뮤니티 또한 ‘NOT MY C&C’(이건 내 C&C가 아니다) ‘R.I.P C&C’ 같은 태그나 EA를 성토하는 분노의 글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서 조차 “시체를 꺼내 부관참시한다”는 격한 반응이 나오고 있을 정도. 

 

지난 5월 말 트레일러를 공개했다가 전 세계적으로 악평과 ‘비추’ 폭탄을 맞았던 <배틀필드 5>의 사례가 떠오를 정도로, <C&C>를 기억하던 마니아층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유튜브에서는 C&C 라이벌에 대해 부정적인 리액션을 보이는 영상을 손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트위터 등 SNS나 게임 커뮤니티 또한 부정적인 반응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C&C 라이벌>에 대해 마니아층이 쏟아내는 악평과 반발하는 이유를 정리하자면 다음으로 압축할 수 있다. 

 

[1] 우선 <C&C 라이벌>의 공개된 플레이 방식 자체가 유저들이 기대와는 한참 떨어져 있다. 아무리 모바일 플랫폼이라고는 해도 정통 RTS 시리즈인 <C&C>의 게임 플레이 방식을 너무 가볍고 단순하게 바꿨으며, 특히 “거점 점령으로 전략적 우위를 점한다”는 방식을 포함해 일부분은 시리즈 역대 최악의 ‘망작’으로 기억되는 <C&C 4: 타이베리안 트와일라잇>을 연상시킨다. 굳이 <C&C>의 이름을 달고 나오지 않아도 될 단순한 캐주얼 멀티 플레이 게임에 억지로 <C&C>의 이름을 붙였다는 것. 

 

[2] 게임의 분위기 또한 <C&C>의 그것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 <C&C 라이벌>은 여러 <C&C> 시리즈 중에서도 ‘본편’에 해당하는 ‘타이베리움 사가’(Tiberium Saga)의 후속작을 자처하는데, 당장 지휘관들의 일러스트만 봐도 진중하고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의 분위기를 잘 살렸던 원작과 비교하면 너무 가볍고, 오히려 <C&C 제너럴>과 유사한 분위기를 보인다. 결정적으로 시리즈 최고의 인기 캐릭터인 ‘케인’(Kane)의 디자인은 원작과 너무 달라 “누구세요?” 소리가 나온다.

 

[3] 결정적으로 <C&C> 프랜차이즈 자체를 망친 EA가 이제 와서 뭔 염치로. 그것도 패키지 게임이 아닌 무료(F2P) 방식의 ‘모바일 게임’으로 새 게임을 내놓느냐는 것. 실제로 EA는 지난 2013년. 알파 테스트까지 끝내고 서비스를 눈 앞에 두었던 <커맨드 & 컨커 온라인> 프로젝트를 유저들이 납득할만한 이유를 대지 못하고 그대로 개발중지하고 개발사를 해체해 당시 유저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실제로 그 이후 약 5년 동안 <C&C>는 웹게임 1작품을 제외하고는 새 작품을 선보이지 못했는데, 이렇게 미운 털이 박힌 상황에서 제대로 된 후속작이 아닌 ‘캐주얼’ 모바일 게임을 낸다는 점에서 반발하고 있는 것. 

 


지난 2013년 EA에 의해 갑자기 개발이 취소된 <커맨드 앤 컨커 온라인> 이 시리즈를 끝으로 지금까지 C&C는 사실상 명맥이 끊긴 상태였다. 

물론 유저들의 반발과는 별개로 <C&C 라이벌>은 개발사실이 공개되자마자 바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 등을 통해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르면 올해 가을 이전에 발매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C&C 라이벌>이 이후 어떠한 성과를 거둘지 이후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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