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고전 JRPG 감성이 만든 2,300만 유저! ‘파이널판타지 브레이브 엑스비어스’

다미롱 (김승현) | 2017-05-25 13:3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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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JRPG같은 모바일 RPG <파이널판타지 브레이브 엑스비어스>(이하 FFBE)가 오는 6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서비스 1주년을 맞이한다. <FFBE>는 다른 일본 모바일 RPG와 비교했을 때 여러모로 이질적인 게임이다. 

 

<FFBE>는 주인공이 마을과 던전을 돌아다니며 숨겨진 아이템을 찾고, 전투 중에도 전투력이나 스킬 1~2개의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아이템과 스킬을 조합해 적을 상대하는 등 여러모로 기존의 모바일 게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또한 운영진은 글로벌 버전의 밸런스와 시스템, 운영 등을 일본 버전과 달리 하는 등 기존 일본 모바일 게임과는 다른 행보를 선보였다. 그 결과, 게임은 2,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과연 개발진은 모바일 RPG라는 장르가 정형화되기 시작한 2010년대 중반, 어떤 각오로 이런 시스템을 구상했을까? 일본과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 글로벌 버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FFBE>를 개발한 스퀘어에닉스 히로노 케이, 후지모토 히로키 PD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오른쪽부터 스퀘어에닉스 히로노 케이, 후지모토 히로키 PD

 

 

# 모바일서 던전 탐험? <FF> 시리즈의 재미를 포기할 순 없었다

 

2014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모바일 RPG가 정형화 된 시기였는데, 어떻게 직접 던전을 돌아다니고 숨겨진 아이템을 찾는 시스템을 추가할 생각을 했나?

 

히로노: 어떤 것이 <파이널판타지> 같은 것일까? <파이널판타지>를 모바일로 만들면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나는 <파이널판타지>를 즐긴 세대였고, <파이널판타지> 시리즈가 보여준 던전을 탐험하고 숨겨진 아이템을 찾고 마법과 아이템을 조합해 강력한 적을 쓰러트리는 경험에서 재미를 느낀 세대였다. 모바일에서도 이 요소만은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중 <브레이브 프론티어>라는 게임이 눈에 들어왔다. 적을 공격하는 타이밍에 따라 추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 깔끔한 그래픽과 UI, 그리고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같은 전세계적인 인지도 등 여러모로 매력적인 게임이었다. 개발사 '에이림'에 연락을 했다.

 

그렇게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IP와 특징, 그리고 <브레이브 프론티어>의 시스템이 결합된 <FFBE>가 탄생하게 되었다.

 

 

흔히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라 통칭하긴 하지만, <파이널판타지>는 타이틀마다 분위기나 화풍, 기믹이 전부 다르다. <파이널판타지>라는 IP와 세계를 계승하기 위해 특히 신경쓴 점이 있다면?

 

히로노: 나는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의 상징은 '크리스탈'이라는 소재, 그리고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FFBE>를 만들 때도 특정 타이틀의 세계를 계승한다기 보단, (다른 타이틀처럼) 독립된 세계를 구축하고 대신 이런 요소를 잘 녹이려 했다.

 

그래서 <FFBE>는 모바일 RPG임에도 많은 대사와 연출 등으로 스토리를 강조했고, 크리스탈이라는 소재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새로운 크리스탈 이야기'가 우리 모토다. 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이야기의 전개도 기존 시리즈를 많이 참고했다.

 

여기에 추가로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팬이라면 알만한 오마주 요소를 잔뜩 넣었다. 모그리 캐릭터나 각종 소환수, 최고의 비공정 제작자가 '시드'의 이름을 계승한다는 설정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기존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의 캐릭터들을 동료로 얻을 수도 있고.

 

왼쪽부터 <파이널판타지 브레이브 엑스비어스>의 던전, 전투 화면

 

 

역대 캐릭터들이 참전하는 만큼, 이들을 같은 화풍 안에서 위화감 없이 녹여내는 것도 일이었겠다.

 

히로노: 다행히 대부분의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는 '아마노 요시타카'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림을 그려 화풍 통일에 대한 어려움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선이 가는 아마노 요시타카의 그림을 어떻게 도트 캐릭터로 만들 것인가, 옛 시리즈의 도트를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를 더 많이 했다. (웃음)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파이널판타지 5>의 주인공인 '버츠'는 원래 일러스트 상에선 머리에 밴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도트로 구현하면 오히려 캐릭터의 매력이 잘 살지 않을 것이라 판단해 밴드를 생략했다. <파이널판타지 4>의 주인공 '세실'은 원작에선 노란색 계열로 묘사됐는데, 아마노 요시타카의 일러스트는 흰색 계통으로 묘사됐다. 이 친구는 <FFBE>에서 일러스트의 분위기를 따라갔다.

 

캐릭터 외의 이야기지만, 시리즈가 추구했던 화려한 소환수 연출을 살리기 위해 게임은 도트 그래픽이지만 소환수 연출은 3D로 만든다거나, 이야기를 강조하기 위해 별도의 시나리오 연출 장면을 추가하는 등 전반적인 그래픽 딴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참고로 3D CG 같은 경우는 스퀘어에닉스 비주얼 CG팀이 직접 만든 결과물이다.

 

<파이널판타지 브레이브 엑스비어스> 홍보 영상

 

 

# 일본과 다른 글로벌 버전, 최고의 경험을 위해 결정했다

 

일본 버전 서비스를 서비스한 지 1년 반, 글로벌 버전을 1년이 다 되었다. 그동안 <FFBE>를 서비스하며 인상적이었던 점이 있다면?

 

후지모토: 글로벌 버전을 출시하며 가장 걱정한 것이 나라 별 문화 차이였다. 동•서양은 물론, 국가 별로도 유저들의 성향이 많이 다르니까. 

 

하지만 게임을 출시하고 나니 같은 시리즈 팬이라 그런지, 다들 좋아하고 싫어하는 부분이 같았다. 다른 것이라고 해봐야 서구권에선 할로윈 이벤트를 더 좋아하고, 동양에선 구정 이벤트를 더 좋아하는 정도였다. 기분 좋은 '기우'였다.

 

 

글로벌 버전의 경우 패시브 스킬 효과 중첩 불가, 독자 캐릭터와 스킬 등 일본 버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혹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히로노: 패키지 게임은 처음부터 완성된 결과물을 유저들에게 선보이기 때문에, 밸런스 이슈도 크지 않다. 하지만 <FFBE>같이 라이브 서비스를 하는 게임은 게임이 수시로 바뀌고 밸런스 이슈 또한 항상 요동친다. <FFBE> 일본 버전의 경우, 이것 때문에 많은 시행 착오를 거쳤다.

 

후지모토: 반면 글로벌 버전은 일본에서 이미 각종 문제를 경험하고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부터 우리가 본래 생각했던 결과물을 선보일 수 있었다. 스킬 적용 방식의 변화나 전용 캐릭터, 스킬 등은 이런 고민과 학습의 결과물이다. 아, 물론 글로벌 유저들의 취향을 반영한 것도 일부분 있다.

 

히로노: 문화 차이 때문에 두 버전이 100% 같아질 순 없겠지만, 일본 버전도 우리가 배운 것을 바탕으로 점점 바뀌고 있다. 일본에서 있었던 대규모 밸런스 수정도 그 일환이다. 다만 더 좋은 방향이라 생각해 이 패치를 하긴 했지만 이 때문에 어떤 분들은 기존보다 캐릭터가 약해지기도 했다. 우리가 처음부터 최선의 결과물을 선보이지 못한 탓에 이런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해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글로벌 버전은 한정 캐릭터와 스킬, 그리고 스킬 중첩 불가 등 일본 버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RPG가 가진 숙명이긴 한데, 서비스 초기에 비하면 신규 캐릭터와 스킬 등의 추가로 유저들이 많이 강해졌다. 이런 '파워 인플레'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히로노: 라이브 서비스를 하는 RPG의 숙명이 아닐까 한다. <FFBE>가 서비스를 시작한지 일본 버전은 1년 반, 글로벌 버전은 1년이 지났다. <FFBE>가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즐기기 시작한 유저 분도 계시고, 최근 게임을 시작한 유저 분들도 계신다. 더 강해질 수 없거나 신규 유저들이 기존 유저들이 투자한 시간을 금방 따라잡을 수 있으면, 기존 유저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실시간 PVP가 있는 게임이 아니다. 우리 게임의 목적은 이야기, 그리고 강력한 적을 토벌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시간만 꾸준히 투자해도, 혹은 공략을 잘 짜면 5성 캐릭터만으로도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실제로 여기 있는 후지모토 PD는 5성 캐릭터로 레이드 이벤트에 참가하고 있다. (웃음)

 

후지모토: <FFBE>에 클리어가 불가능한 전투는 없다. 나는 오히려 레이드 보스에 맞는 특화 전략을 짜고 5성 캐릭터들을 조합해 클리어하는 것이 우리 게임의 큰 재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로그인 보상이나 이벤트 보상만 잘 활용해도 큰 투자 없이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라피스(캐시)는 물론이고, 각성 소재나 후반까지도 유용한 장비 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만약 시나리오 만으론 성장이 너무 더디게 느껴진다면 참고해주길 바란다.

 

왼쪽부터 바하무트 레이드 전투, 환수 '시바'의 소환 연출

 

 

캐릭터를 오랜 시간 반복 사용하면 강력한 장비나 스킬을 얻을 수 있는 '트러스트 마스터' 시스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트러스트 마스터 보상의 강력함 덕에 사실상 필수 코스가 되었지만, 얻기까지 너무 많은 노력이 필요해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었다.

 

히로노: 트러스트 마스터는 본래 보상 차원에서 넣은 시스템이다. <FFBE>는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팬들을 위해 만든 게임이고, 팬들에게 좋아하는 캐릭터를 애용했을 때의 보상을 주고 싶어서. 그래서 이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FFBE>를 재미있게 해주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만 트러스트 마스터 보상을 얻기까지 너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데는 공감한다. 그래서 현재 <FFBE>에는 트러스트 수치를 올릴 수 있는 '트러스트 모그리'를 추가해 반복작업 요소를 줄였다. 그리고 조만간​ 일본 버전엔 반복 플레이를 하지 않아도, 캐릭터를 '파견' 보내면 트러스트 수치를 올릴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된다. 트러스트 마스터 시스템은 점점 나아질 것이다.

 

 

일부 유저들 사이에선 물리나 체인 등 특정 계열에 좋은 캐릭터가 너무 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히로노: 그것은 그 시기에 국한된 내용이라 생각한다. 지금 그렇게 느껴지는 것은 지금 유저들이 상대해야 할 보스에 그런 계열 캐릭터가 유리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FFBE>는 매번 다른 보스가 등장하는 게임이고 다른 능력을 가진 캐릭터가 추가되는 게임이다. 게임의 메타는 항상 바뀌기 마련이다. 조만간 다른 계열 캐릭터가 조명 받을 것이다. <FFBE>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후지모토: 물론 캐릭터 설계 상, 투자 효율이 좋은 캐릭터도 존재한다. 하지만 <FFBE>는 이런 캐릭터들만 보스를 공략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보스 몬스터의 행동 패턴과 특성을 파악하고 이것에 특화된 파티를 짜 공략하는 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트러스트 마스터는 트러스트 모그리, 파견 기능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진입 장벽을 낮출 예정이다.

 

 

# FF14 이다&파파리모 등장부터 11월 부산 팬페스타까지

 

글로벌 버전이 오는 6월, 1주년을 맞이한다. 관련해 대규모 이벤트와 업데이트를 예고했는데, <FFBE>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후지모토: 6월 30일이 글로벌 버전 서비스 1주년이다. 그 때를 기점으로 전세계 팬들과 직접 만나며 그 자리에서 새로운 업데이트 내용과 이벤트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물론 그 자리에서 유저 분들의 의견도 듣고. 자세한 내용은 그 때 공개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이벤트에 대해 하나만 먼저 밝히자면, 조만간 대규모 <파이널판타지 14> 컬래버 이벤트가 시작될 예정이다. 야만신 '타이탄'이 레이드 이벤트 보스로 등장하고, 새로운 <파이널판타지 14> 캐릭터가 <FFBE>에 등장할 예정이다. 과거 <파이널판타지 14> 컬래버 이벤트에선 민필리아, 아슈톨라 등이 나왔는데, 이번엔 이다와 파파리모가 등장한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케이: 일본 버전에선 특정 전투에 한해, 유저가 10명의 캐릭터로 5명씩 두 파티를 짜고 이 두 파티를 교체하며 싸우는 전투도 추가돼 있다. 이것도 머지 않은 시기에 글로벌 버전에 추가될 것이다.

 

이것 외에도 새로운 기능과 대규모 업데이트 등을 구상 중이다. 유저 분들이 그동안 <FFBE>를 사랑해주신 만큼, 우리도 그에 걸맞은 보답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주년을 기념해 전세계 팬들과 만난다면, 혹시 한국도 포함돼 있을까?

 

후지모토: 당연하다. 한국 유저들은 접속률도 높고 굉장히 열정적으로 활동해 개발진이 많이 신경쓰고 있다. 

 

11월 지스타 기간에 부산에서 팬페스타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서 직접 한국 유저 분들도 만나고, 새로운 업데이트 내용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각종 유저 참가형 이벤트와 한정 보상도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후지모토: 글로벌 버전을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한국에 너무 늦게 찾아왔다. 앞으로 가능한 많은 시간을 들여 이벤트와 만남의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1주년을 맞아 새로운 업데이트와 이벤트도 많이 준비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히로노: 어쩌면 이번 인터뷰로 <FFBE>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동안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대부분은 유료로 출시됐는데, 우리 게임은 부분유료화 게임이다. 만약 관심이 있다면 부담 없이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 신규 유저도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동안 우리가 유저 분들께 받은 사랑만큼, 우리 또한 유저 분들께 더 큰 재미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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