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PC·PS4로 돌아온 화이트데이 "유저 분들 덕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다미롱 (김승현 기자) | 2017-08-21 12: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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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공포 게임의 자존심 <화이트데이>가 22일, PC와 PS4 버전으로 유저들을 찾아온다. 원작 PC 패키지게임이 출시된 지 16년 만이다.

 

<화이트데이>는 이미  2015년 유료 모바일게임으로 리메이크된 작품이다. 손노리(당시엔 로이 게임즈)는​좁은 유료 게임 시장 때문에 이것 만으로도 모험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손노리는 현재, 모바일 버전보다 더 위험이 큰 PC/PS4 버전을 만들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과연 손노리는 왜 <화이트데이> PC/PS4 버전을 냈을까? 어떤 무기로 기존 유저와 전 세계 유저들에게 인정받으려는 것일까? 그리고 로이 게임즈에서 '손노리'로 이름을 바꾼 현재, 그들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으려는 것일까? 손노리 이원술 대표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손노리 이원술 대표

 

 

# PC/PS4 버전 출시, 유저 분들 덕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디스이즈게임: PC/PS4 버전 출시가 코앞이다. 원작이 나온지 16년이나 지났는데 기분이 어떤가?

 

이원술 대표: 뭔가 감개무량함을 얘기해야 할 것 같지만, 아직은 그저 얼떨떨하다. (웃음) 워낙 많은 일들이 있었어서 '벌써 출시일인가?'라는 느낌이다.

 

 

솔직히 처음 PC/PS4 버전 공개됐을 때 많이 놀랐다. 모바일 유료게임도 큰 도전이긴 하지만, PC/콘솔 개발은 그것보다 위험부담이 훨씬 큰 도전 아닌가. 어떻게 두 버전을 결심하게 됐나?

 

사실 <화이트데이> 모바일 버전을 만들기 전부터 게임을 PC와 콘솔로 내고 싶었다. 일단 원작부터가 PC 패키지 게임이었고, 때문에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도 화면도 크고 조작도 쉬운 PC/콘솔이 더 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PC/콘솔은 소수 시장이다. 지금은 스팀과 콘솔이 많이 대중화되긴 했지만, <화이트데이>를 개발하려 마음 먹었을 때는 그렇지도 않았다. 그래서 가장 시장이 큰 모바일에 맞춰 게임을 만들었다. 그것이 <화이트데이> 모바일 버전이다. 당시는 물론 요즘도 보기 힘든 고가(?)의 유료 게임이다 보니 성공을 자신하진 못했다. 생각해보면 '모바일에서도 PC/콘솔 게임 같은 게임을 내보자'란 마음만 앞섰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리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유저 분들이 많이 사 주셨다. 여전히 <화이트데이>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이 분들 덕에 PC/PS4 버전을 개발할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나 개인적으로는 유저 분들 덕에 꿈을 이룬 셈이다.

 

 

 

PC/콘솔 스탠드얼론 게임은 이제 전세계적으로 유저들에게 인정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이다. 특히 호러 게임은 건드리는 감정 특성 상 문화권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이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맞다. 이제 규모있는 스탠드얼론 게임을 만들면 더 이상 국내 시장만으론 살아남기 힘들다. 그나마 우리에게 다행이었던 것은 호러 장르는 이제 문화권의 경계가 서서히 옅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서구권에서는 피 튀기는 슬래셔 무비가 호러의 대세였다. 하지만 이제는 근원적 감정을 건드리는 동양적 공포도 많이 차용하기 시작했다. 아예 동양 호러가 서구권에서 인기를 얻기도 했고. 

 

또한 <화이트데이>는 원작 시절부터 서구권에 이름이 알려진 작품이다. 원작을 꾸준히 즐겨 주시는 유튜버도 있고, 지난해 <화이트데이> 모바일 버전 해외판을 냈을 때는 '이거 PC 버전 없냐'는 문의도 많이 들어왔다. 

 

우리가 <화이트데이> PC/PS4 버전의 성공을 장담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도전할 시기로는 지금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젠 한국에도 스팀과 콘솔이 많이 퍼지지 않았나. (웃음)

 

 

# 신 캐릭터 유지민, 화이트데이의 새로운 비밀을 알려줄 열쇠

 

<화이트데이>는 높은 유명세에 비해 플레이 해 본 유저는 많지 않은 작품이다. 유저들에게 <화이트데이>라는 작품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원작 <화이트데이>는 '정말 무서운 공포게임을 만들어보자'라는 마음으로 개발했던 작품이다. 대적 못할 공포에 쫓기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여기에 추가로 한국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경험한 '학창 시절'에 대한 추억도 자극하고 싶었고. 

 

그래서 학교에 숨겨진 괴담의 비밀을 파헤치고, 좋아하는 여학생과 함께 학교에서 탈출해야 하는 <화이트데이>가 탄생했다. 원작은 2001년 PC로 나왔고 2015년에 스마트폰 버전이 나왔다. 다만 스마트폰 버전은 플랫폼 한계 상 원작의 느낌을 100% 살릴 수 없었다. 이번 PC/PS4 버전은 다를 것이다.

 

 

22일 <화이트데이> PC/PS4 버전이 출시된다. 옛날 PC버전을 즐긴 유저도 있고, 최근(?) 모바일 버전을 즐겼던 유저도 있을 텐데, 지금 버전이 이들과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가?

 

기존 유저 분들껜 먼저 죄송하다는 말부터 하고 싶다. <화이트데이> PC/PS4 버전은 기본적으로 <화이트데이>를 처음 접하는 유저 분들을 목표로 제작됐다. 기존 유저 분들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이야기를 추가하고 몇몇 시스템을 개편·추가하긴 했지만, 이전에 게임을 즐겼던 경험과 비교했을 때 '다른 게임'이란 느낌을 받긴 힘들 것이다. 이 점 양해 부탁 드린다.

 

PC/PS4 버전의 대표적인 차이점을 꼽자면 신규 캐릭터 '유지민'과 관련 시나리오 추가, 조작 요소 대거 개편, 수위 AI 개편, 그래픽 개선 작업 등이 있다. 그래픽의 경우, 리메이크 특성 상 모바일 버전에 비해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진 않지만, 기존 리소스를 최대한 개선해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론 퀄리티를 높였다. 

 

<화이트데이> PC/PS4 버전 신규 캐릭터 '유지민'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신규 캐릭터인 '유지민'이다.

 

학교라는 공간은 충분히 넓지 않은가? 주인공이 모든 장소의 상황을 동시에 알 수 없을 정도로. 유지민은 '전작에서 주인공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여학생이 있었다'라는 상상에서 시작된 캐릭터다.

 

캐릭터를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소개하자면, 유지민은 주인공이 짝사랑하는 여학생 '한소영'의 후배다. 한소영을 너무 동경한 나머지, 한소영에게 반한 주인공을 연적(?) 취급하는 말괄량이기도 하다. 기존의 세 캐릭터들과는 성격도, 행동 동기도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화이트데이>는 3명의 히로인 간 얽히고 설킨 이야기로 충분히 풍성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보여준 바 있다. 새 캐릭터가 추가되면 이 이야기 구조가 무너지거나, 반대로 새 캐릭터가 소외되진 않을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일단 유지민이란 캐릭터 자체가 한소영의 후배로 설정된 만큼 기존 캐릭터와의 접점이 존재한다. 반대로 유지민 루트의 동선은 기존 캐릭터들 이야기와는 최대한 겹치지 않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유저는 유지민과 함께 하며 전작에서 다 밝혀지지 않았던 비밀과 새로운 진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 물론 이것이 모든 비밀을 대놓고 보여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화이트데이>는 기본적으로 모든 이야기를 그대로 보여주기보다는, 곳곳에 숨겨진 힌트와 암시, 복선 등으로 유저가 진실을 유추하는 게임이다. 이것은 유지민 루트에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설지현 등 기존 캐릭터의 이야기에도 변화가 있을까?

 

아쉽게도 이야기 딴의 큰 변화는 없다. 다만 연출이 바뀌거나 아이템의 위치가 달라지는 등의 변화는 있다. 기존 유저들도 (스토리는 어떨지 몰라도) 플레이 딴에서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조작 요소가 대거 개편됐다고 얘기했다. 단순히 가상패드가 게임패드나 키보드-마우스로 변했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은데….

 

일단 그것도 크다. <화이트데이>는 도망치고 숨는 것이 중요한 게임이다. 그런데 조작이 불편하면 이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지 않은가. 모바일 버전은 조작의 어려움 때문에 문을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게까지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PC/PS4 버전은 조작이 쉬워진 만큼 옛날처럼 유저가 직접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이용해 수위를 유인하거나 문 뒤에 숨어 수위를 피할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원작에서 문을 닫고 문 틈으로 수위 발이 주변을 서성일 때 느꼈던 스릴을 좋아했는데, PC/PS4에서는 그 때의 스릴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 추가로 수위의 AI도 더 좋아졌다. 건투를 빈다. (웃음)

 

외형도, AI도 다시 태어난 '수위'

 

 

세이브 횟수를 제한하던 '사인펜'의 부활도 그렇고, 스토리 외적으론 '스릴'을 높이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맞다. 특히 사인펜은 모바일 버전 개발 때부터 추가하고 싶은 장치였다. 물론 옛날 방식으로 유저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나뉘긴 하지만, 세이브를 마음대로 하기 할 수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유저에게 스릴을 주기 때문이다. 모바일 버전에선 조작 어려움도 있었고 플랫폼 특성 상 어디서든 게임이 끊길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결국 포기했지만, 이번에 PC/PS4 버전으로 오며 큰 마음 먹고 부활시켰다.

 

 

그렇다면 PC/콘솔 버전의 볼륨은 얼마나 될까?

 

아무래도 수위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플레이 타임이 많이 차이 나기 때문에 시간으로 설명하긴 힘들다. 스토리적으로 설명하면 새 캐릭터가 하나 더 추가된 만큼 기존 볼륨의 1/3정도 되는 콘텐츠가 추가됐다고 생각하면 된다.

 


 

 

# 이원술이 말하는 손노리, 그리고 스탠드얼론 게임

 

PC/PS4 버전을 개발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게임 성격이나 플랫폼적으로나 개발자를 찾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맞다. 그래도 기획 딴에선 원작이 있어 맨땅에 헤딩하진 않았는데, 개발자를 구하는 문제로 들어가니 얘기가 다르더라. 이제 국내엔 스탠드얼론 게임을 기획하고 만든 개발자를 찾기 힘드니까.

 

덕분에 시행착오도 많았다. 일단 이쪽 플랫폼에는 노하우란 것을 처음부터 다시 쌓아야 했으니까. 하지만 이것이 손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작품을 <화이트데이>로 끝낼 것도 아니니까. 장기적으로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손노리는 앞으로 <화이트데이>같은 스텐드얼론 게임을 계속 만들겠다는 의미인가? 사실 로이 게임즈가 손노리로 이름을 바꾼 뒤 PC 패키지 게임 시절 손노리를 기억하는 이들 사이에서 많이 화제가 됐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스탠드얼론 게임만 계속 만들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준비하고 있는 라인업 중 스탠드얼론 게임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PS4와 PS VR로 준비 중인 <화이트데이 2: 스완송>이다. 2라는 숫자가 붙은 만큼 <화이트데이>와 같은 수준의, 혹은 그 이상의 콘텐츠를 담을 계획이다. 여담이지만 <화이트데이>는 호러와 함께 히로인들과의 로맨스도 같이 표현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는데, <화이트데이 2>는 여주인공도 6명으로 원작보다 더 많고 이야기 딴에서도 로맨스 요소가 많이 강화될 예정이다. 어떤 의미에선 원작보다 더 초기 콘셉트에 충실한 작품이다.

 

이외에도 웹툰 <미생> IP로 만들고 있는 모바일 게임이나, <화이트데이 2>를 개발하며 얻은 노하우를 살리기 위한 VR 타이틀, 손노리 테이스트(?)가 녹아 있는 타이틀 등 많은 것을 준비 중이다. 플랫폼도 콘솔, PC, 모바일, VR 등 다양하고. 원래 손노리가 예전부터 이것저것 다양한 성격의 게임을 만들지 않았나. (웃음)

 

※ 작성자 주: 지난 18일, '화이트데이: 스완송'이 '화이트데이 2: 스완송'으로 이름이 바뀌며 넘버링 타이틀로 승격됐다.

 

<화이트데이> 6년 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화이트데이 2: 스완송>

 

 

혹시 <화이트데이> 외에 다른 손노리 IP의 부활도 가능할까?

 

아쉽게도 현재로선 <화이트데이> 외엔 계획된 것이 없다. 그런 게임은 이제 국내 시장만 흥행해서는 힘든데, <화이트데이> 말고는 해외에서 먹힐만한 IP가 없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화이트데이> 시리즈와 신규 IP에 집중할 계획이다.

 

 

어쩌면 한국에서 가장 오래, 다양한 시기에 스탠드얼론 게임을 만든 사람인데, 이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솔직히 말하면 국내에서 시도하긴 무모한 도전이다. 이제 스탠드얼론 게임은 노하우는 물론 자본, 아이디어 모두가 중요한 시장이 됐다. 이건 북미 쪽에서 나오는 게임 퀄리티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솔직히 <화이트데이> PC/PS4 버전을 이들과 비교하면 창피할 정도다.

 

이에 반해 국내엔 스탠드얼론 게임 노하우도 이제 많이 사라졌고 여기에 투입할 자본력도 없다. 정확히 말하면 노하우 없는 상태에서 자본을 투입하기엔 위험이 너무 크다. 사업 딴에선 무모한 도전이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도 <화이트데이>의 이름값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콘텐츠를 만든다는 입장에선 굉장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스탠드얼론 게임은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시장이니까. 창작욕이나 자존심으로는 도전할만 한 곳이다. 욕심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도전자가 많아져 한국에도 스탠드얼론 게임 노하우가 쌓이고 국산 스탠드얼론 게임/게임사 팬층도 두터워졌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화이트데이> PC/PS4 버전이 그 첫걸음이 됐으면 좋겠다.

 

 

 

그러고 보면 손노리는 한국 스탠드얼론 게임사 중 손꼽히는 인기를 가진 회사 중 하나였다. '손노리 페스티벌'이라는 행사까지 있었을 정도로. 

 

지금도 여건만 되면 다시 유저들과 어울리고, 또 '손노리 페스티벌'도 개최하고 싶다. 아마 <화이트데이> 시리즈와 다른 타이틀들이 성공적으로 궤도에 오른다면 다시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번 <화이트데이> PC/PS4 버전 한정판에 넣은 '손노리 카드'도 그런 마음으로 부활시켰다.

 

 

출시가 코앞이다. <화이트데이>를 기다린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정말 오랫동안 <화이트데이>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화이트데이>가 PS4로 나오고 PC 버전으로 부활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유저 여러분 덕이었다. 오랜 사랑에 걸맞은 작품을 보여드리겠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 그리고 이왕이면 많은 플레이 부탁 드린다. (웃음)

 

 

국산 공포 게임의 자존심 <화이트데이>가 22일, PC와 PS4 버전으로 유저들을 찾아온다. 원작 PC 패키지게임이 출시된 지 16년 만이다.

 

<화이트데이>는 이미  2015년 유료 모바일게임으로 리메이크된 작품이다. 손노리(당시엔 로이 게임즈)는​좁은 유료 게임 시장 때문에 이것 만으로도 모험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손노리는 현재, 모바일 버전보다 더 위험이 큰 PC/PS4 버전을 만들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과연 손노리는 왜 <화이트데이> PC/PS4 버전을 냈을까? 어떤 무기로 기존 유저와 전 세계 유저들에게 인정받으려는 것일까? 그리고 로이 게임즈에서 '손노리'로 이름을 바꾼 현재, 그들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으려는 것일까? 손노리 이원술 대표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손노리 이원술 대표

 

 

# PC/PS4 버전 출시, 유저 분들 덕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디스이즈게임: PC/PS4 버전 출시가 코앞이다. 원작이 나온지 16년이나 지났는데 기분이 어떤가?

 

이원술 대표: 뭔가 감개무량함을 얘기해야 할 것 같지만, 아직은 그저 얼떨떨하다. (웃음) 워낙 많은 일들이 있었어서 '벌써 출시일인가?'라는 느낌이다.

 

 

솔직히 처음 PC/PS4 버전 공개됐을 때 많이 놀랐다. 모바일 유료게임도 큰 도전이긴 하지만, PC/콘솔 개발은 그것보다 위험부담이 훨씬 큰 도전 아닌가. 어떻게 두 버전을 결심하게 됐나?

 

사실 <화이트데이> 모바일 버전을 만들기 전부터 게임을 PC와 콘솔로 내고 싶었다. 일단 원작부터가 PC 패키지 게임이었고, 때문에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도 화면도 크고 조작도 쉬운 PC/콘솔이 더 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PC/콘솔은 소수 시장이다. 지금은 스팀과 콘솔이 많이 대중화되긴 했지만, <화이트데이>를 개발하려 마음 먹었을 때는 그렇지도 않았다. 그래서 가장 시장이 큰 모바일에 맞춰 게임을 만들었다. 그것이 <화이트데이> 모바일 버전이다. 당시는 물론 요즘도 보기 힘든 고가(?)의 유료 게임이다 보니 성공을 자신하진 못했다. 생각해보면 '모바일에서도 PC/콘솔 게임 같은 게임을 내보자'란 마음만 앞섰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리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유저 분들이 많이 사 주셨다. 여전히 <화이트데이>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이 분들 덕에 PC/PS4 버전을 개발할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나 개인적으로는 유저 분들 덕에 꿈을 이룬 셈이다.

 

 

 

PC/콘솔 스탠드얼론 게임은 이제 전세계적으로 유저들에게 인정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이다. 특히 호러 게임은 건드리는 감정 특성 상 문화권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이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맞다. 이제 규모있는 스탠드얼론 게임을 만들면 더 이상 국내 시장만으론 살아남기 힘들다. 그나마 우리에게 다행이었던 것은 호러 장르는 이제 문화권의 경계가 서서히 옅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서구권에서는 피 튀기는 슬래셔 무비가 호러의 대세였다. 하지만 이제는 근원적 감정을 건드리는 동양적 공포도 많이 차용하기 시작했다. 아예 동양 호러가 서구권에서 인기를 얻기도 했고. 

 

또한 <화이트데이>는 원작 시절부터 서구권에 이름이 알려진 작품이다. 원작을 꾸준히 즐겨 주시는 유튜버도 있고, 지난해 <화이트데이> 모바일 버전 해외판을 냈을 때는 '이거 PC 버전 없냐'는 문의도 많이 들어왔다. 

 

우리가 <화이트데이> PC/PS4 버전의 성공을 장담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도전할 시기로는 지금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젠 한국에도 스팀과 콘솔이 많이 퍼지지 않았나. (웃음)

 

 

# 신 캐릭터 유지민, 화이트데이의 새로운 비밀을 알려줄 열쇠

 

<화이트데이>는 높은 유명세에 비해 플레이 해 본 유저는 많지 않은 작품이다. 유저들에게 <화이트데이>라는 작품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원작 <화이트데이>는 '정말 무서운 공포게임을 만들어보자'라는 마음으로 개발했던 작품이다. 대적 못할 공포에 쫓기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여기에 추가로 한국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경험한 '학창 시절'에 대한 추억도 자극하고 싶었고. 

 

그래서 학교에 숨겨진 괴담의 비밀을 파헤치고, 좋아하는 여학생과 함께 학교에서 탈출해야 하는 <화이트데이>가 탄생했다. 원작은 2001년 PC로 나왔고 2015년에 스마트폰 버전이 나왔다. 다만 스마트폰 버전은 플랫폼 한계 상 원작의 느낌을 100% 살릴 수 없었다. 이번 PC/PS4 버전은 다를 것이다.

 

 

22일 <화이트데이> PC/PS4 버전이 출시된다. 옛날 PC버전을 즐긴 유저도 있고, 최근(?) 모바일 버전을 즐겼던 유저도 있을 텐데, 지금 버전이 이들과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가?

 

기존 유저 분들껜 먼저 죄송하다는 말부터 하고 싶다. <화이트데이> PC/PS4 버전은 기본적으로 <화이트데이>를 처음 접하는 유저 분들을 목표로 제작됐다. 기존 유저 분들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이야기를 추가하고 몇몇 시스템을 개편·추가하긴 했지만, 이전에 게임을 즐겼던 경험과 비교했을 때 '다른 게임'이란 느낌을 받긴 힘들 것이다. 이 점 양해 부탁 드린다.

 

PC/PS4 버전의 대표적인 차이점을 꼽자면 신규 캐릭터 '유지민'과 관련 시나리오 추가, 조작 요소 대거 개편, 수위 AI 개편, 그래픽 개선 작업 등이 있다. 그래픽의 경우, 리메이크 특성 상 모바일 버전에 비해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진 않지만, 기존 리소스를 최대한 개선해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론 퀄리티를 높였다. 

 

<화이트데이> PC/PS4 버전 신규 캐릭터 '유지민'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신규 캐릭터인 '유지민'이다.

 

학교라는 공간은 충분히 넓지 않은가? 주인공이 모든 장소의 상황을 동시에 알 수 없을 정도로. 유지민은 '전작에서 주인공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여학생이 있었다'라는 상상에서 시작된 캐릭터다.

 

캐릭터를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소개하자면, 유지민은 주인공이 짝사랑하는 여학생 '한소영'의 후배다. 한소영을 너무 동경한 나머지, 한소영에게 반한 주인공을 연적(?) 취급하는 말괄량이기도 하다. 기존의 세 캐릭터들과는 성격도, 행동 동기도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화이트데이>는 3명의 히로인 간 얽히고 설킨 이야기로 충분히 풍성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보여준 바 있다. 새 캐릭터가 추가되면 이 이야기 구조가 무너지거나, 반대로 새 캐릭터가 소외되진 않을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일단 유지민이란 캐릭터 자체가 한소영의 후배로 설정된 만큼 기존 캐릭터와의 접점이 존재한다. 반대로 유지민 루트의 동선은 기존 캐릭터들 이야기와는 최대한 겹치지 않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유저는 유지민과 함께 하며 전작에서 다 밝혀지지 않았던 비밀과 새로운 진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 물론 이것이 모든 비밀을 대놓고 보여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화이트데이>는 기본적으로 모든 이야기를 그대로 보여주기보다는, 곳곳에 숨겨진 힌트와 암시, 복선 등으로 유저가 진실을 유추하는 게임이다. 이것은 유지민 루트에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설지현 등 기존 캐릭터의 이야기에도 변화가 있을까?

 

아쉽게도 이야기 딴의 큰 변화는 없다. 다만 연출이 바뀌거나 아이템의 위치가 달라지는 등의 변화는 있다. 기존 유저들도 (스토리는 어떨지 몰라도) 플레이 딴에서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조작 요소가 대거 개편됐다고 얘기했다. 단순히 가상패드가 게임패드나 키보드-마우스로 변했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은데….

 

일단 그것도 크다. <화이트데이>는 도망치고 숨는 것이 중요한 게임이다. 그런데 조작이 불편하면 이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지 않은가. 모바일 버전은 조작의 어려움 때문에 문을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게까지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PC/PS4 버전은 조작이 쉬워진 만큼 옛날처럼 유저가 직접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이용해 수위를 유인하거나 문 뒤에 숨어 수위를 피할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원작에서 문을 닫고 문 틈으로 수위 발이 주변을 서성일 때 느꼈던 스릴을 좋아했는데, PC/PS4에서는 그 때의 스릴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 추가로 수위의 AI도 더 좋아졌다. 건투를 빈다. (웃음)

 

외형도, AI도 다시 태어난 '수위'

 

 

세이브 횟수를 제한하던 '사인펜'의 부활도 그렇고, 스토리 외적으론 '스릴'을 높이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맞다. 특히 사인펜은 모바일 버전 개발 때부터 추가하고 싶은 장치였다. 물론 옛날 방식으로 유저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나뉘긴 하지만, 세이브를 마음대로 하기 할 수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유저에게 스릴을 주기 때문이다. 모바일 버전에선 조작 어려움도 있었고 플랫폼 특성 상 어디서든 게임이 끊길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결국 포기했지만, 이번에 PC/PS4 버전으로 오며 큰 마음 먹고 부활시켰다.

 

 

그렇다면 PC/콘솔 버전의 볼륨은 얼마나 될까?

 

아무래도 수위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플레이 타임이 많이 차이 나기 때문에 시간으로 설명하긴 힘들다. 스토리적으로 설명하면 새 캐릭터가 하나 더 추가된 만큼 기존 볼륨의 1/3정도 되는 콘텐츠가 추가됐다고 생각하면 된다.

 


 

 

# 이원술이 말하는 손노리, 그리고 스탠드얼론 게임

 

PC/PS4 버전을 개발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게임 성격이나 플랫폼적으로나 개발자를 찾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맞다. 그래도 기획 딴에선 원작이 있어 맨땅에 헤딩하진 않았는데, 개발자를 구하는 문제로 들어가니 얘기가 다르더라. 이제 국내엔 스탠드얼론 게임을 기획하고 만든 개발자를 찾기 힘드니까.

 

덕분에 시행착오도 많았다. 일단 이쪽 플랫폼에는 노하우란 것을 처음부터 다시 쌓아야 했으니까. 하지만 이것이 손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작품을 <화이트데이>로 끝낼 것도 아니니까. 장기적으로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손노리는 앞으로 <화이트데이>같은 스텐드얼론 게임을 계속 만들겠다는 의미인가? 사실 로이 게임즈가 손노리로 이름을 바꾼 뒤 PC 패키지 게임 시절 손노리를 기억하는 이들 사이에서 많이 화제가 됐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스탠드얼론 게임만 계속 만들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준비하고 있는 라인업 중 스탠드얼론 게임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PS4와 PS VR로 준비 중인 <화이트데이 2: 스완송>이다. 2라는 숫자가 붙은 만큼 <화이트데이>와 같은 수준의, 혹은 그 이상의 콘텐츠를 담을 계획이다. 여담이지만 <화이트데이>는 호러와 함께 히로인들과의 로맨스도 같이 표현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는데, <화이트데이 2>는 여주인공도 6명으로 원작보다 더 많고 이야기 딴에서도 로맨스 요소가 많이 강화될 예정이다. 어떤 의미에선 원작보다 더 초기 콘셉트에 충실한 작품이다.

 

이외에도 웹툰 <미생> IP로 만들고 있는 모바일 게임이나, <화이트데이 2>를 개발하며 얻은 노하우를 살리기 위한 VR 타이틀, 손노리 테이스트(?)가 녹아 있는 타이틀 등 많은 것을 준비 중이다. 플랫폼도 콘솔, PC, 모바일, VR 등 다양하고. 원래 손노리가 예전부터 이것저것 다양한 성격의 게임을 만들지 않았나. (웃음)

 

※ 작성자 주: 지난 18일, '화이트데이: 스완송'이 '화이트데이 2: 스완송'으로 이름이 바뀌며 넘버링 타이틀로 승격됐다.

 

<화이트데이> 6년 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화이트데이 2: 스완송>

 

 

혹시 <화이트데이> 외에 다른 손노리 IP의 부활도 가능할까?

 

아쉽게도 현재로선 <화이트데이> 외엔 계획된 것이 없다. 그런 게임은 이제 국내 시장만 흥행해서는 힘든데, <화이트데이> 말고는 해외에서 먹힐만한 IP가 없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화이트데이> 시리즈와 신규 IP에 집중할 계획이다.

 

 

어쩌면 한국에서 가장 오래, 다양한 시기에 스탠드얼론 게임을 만든 사람인데, 이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솔직히 말하면 국내에서 시도하긴 무모한 도전이다. 이제 스탠드얼론 게임은 노하우는 물론 자본, 아이디어 모두가 중요한 시장이 됐다. 이건 북미 쪽에서 나오는 게임 퀄리티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솔직히 <화이트데이> PC/PS4 버전을 이들과 비교하면 창피할 정도다.

 

이에 반해 국내엔 스탠드얼론 게임 노하우도 이제 많이 사라졌고 여기에 투입할 자본력도 없다. 정확히 말하면 노하우 없는 상태에서 자본을 투입하기엔 위험이 너무 크다. 사업 딴에선 무모한 도전이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도 <화이트데이>의 이름값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콘텐츠를 만든다는 입장에선 굉장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스탠드얼론 게임은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시장이니까. 창작욕이나 자존심으로는 도전할만 한 곳이다. 욕심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도전자가 많아져 한국에도 스탠드얼론 게임 노하우가 쌓이고 국산 스탠드얼론 게임/게임사 팬층도 두터워졌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화이트데이> PC/PS4 버전이 그 첫걸음이 됐으면 좋겠다.

 

 

 

그러고 보면 손노리는 한국 스탠드얼론 게임사 중 손꼽히는 인기를 가진 회사 중 하나였다. '손노리 페스티벌'이라는 행사까지 있었을 정도로. 

 

지금도 여건만 되면 다시 유저들과 어울리고, 또 '손노리 페스티벌'도 개최하고 싶다. 아마 <화이트데이> 시리즈와 다른 타이틀들이 성공적으로 궤도에 오른다면 다시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번 <화이트데이> PC/PS4 버전 한정판에 넣은 '손노리 카드'도 그런 마음으로 부활시켰다.

 

 

출시가 코앞이다. <화이트데이>를 기다린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정말 오랫동안 <화이트데이>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화이트데이>가 PS4로 나오고 PC 버전으로 부활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유저 여러분 덕이었다. 오랜 사랑에 걸맞은 작품을 보여드리겠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 그리고 이왕이면 많은 플레이 부탁 드린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