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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보다 새롭게, 보다 쉽게. 김재희PD가 이야기한 2019년 '검은사막'의 변화

그루잠 (박수민 기자) | 2019-01-28 14: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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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8일, <검은사막> 공식 홈페이지에 개발진의 편지 한 장이 게시됐다. 새해를 맞이해 공개된 편지에는 올 해 <검은사막>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담겨 있다. 편지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해 보자면 '보다 새롭게, 보다 쉽게'다.

 

<검은사막>은 많은 유저들에게 '불편하고 어려운 게임'으로 비춰져 왔다. 돈에도 무게가 있어 사냥하다 보면 캐릭터가 기어가기 일쑤였고, 초보 유저가 아이템 강화를 하려면 일단 '스택작'부터 배워야 했다. 반면 <검은사막>을 오래 했던 유저들은 반복되는 사냥과 파밍에 지루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재희 <검은사막> 총괄 프로듀서는 편지에 '많이 경험했고, 많이 배웠다'고 적으며 <검은사막>이 새로운 길로 나아갈 것을 시사했다. 그가 말하는 <검은사막>의 '새로운 길'은 무엇일까? 올 해의 <검은사막>에 대해 김재희 총괄 프로듀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디스이즈게임 박수민 기자

 


 

김재희 총괄 프로듀서


디스이즈게임: 올해 <검은사막>의 로드맵을 구상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김재희PD: 올 해의 콘셉트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과거와 미래의 조화'다. 

 

오랜 기간 <검은사막>을 서비스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고, 또 많은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덕분에 예전부터 고수해 오거나 변경할 수 없었던 사항들에 대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됐다. 수정할 방법이 없었던 사안에 대해 새로운 방법이 생기기도 했고.

 

현재 <검은사막>에는 유저가 게임을 '어렵게 느끼도록' 하는 오래된 이슈들이 상당히 많다. 잠재력 돌파(강화)를 할 때 쌓이는 '스택'과 이를 이용한 '스택작'이 대표적인 예다. 예전부터 오랫동안 플레이해 왔던 유저들은 암묵적인 룰을 알고 있고, 이를 충분히 이용하지만 신규 유저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런 부분들을 근본부터 개선하거나 재개편해 보다 직관적이고 편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고치고, 여기에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한 시도들도 하려고 한다. 기존 유저의 경우 이런 변화를 어색하게 느낄 수도 있을 테지만, 이 부분(기존 유저들의 입장) 또한 충분히 고려해서 최대한 납득할 만한 수준의 개선을 할 예정이다. 

 

이런 시도 중 하나가 얼마전 추가된 '그림자 전장'(배틀로얄 모드)이다. 기존 유저 입장에서는 이전에 쌓아 놓은 레벨과 장비가 무효화되지만,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가 같은 출발선상에서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시도다. 이번 해에는 이런 시도들을 많이 해서, 기존에 고착화된 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림자 전장에 등장하는 '검은 구체'

 

 

이전에 <검은사막>은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어느 정도의 어려움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기억한다. 올해 들어 직관성과 편의성을 중점에 둔 이유가 있다면?

 

김재희PD: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서 게임을 어렵게 만든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려움'보다는 '불편함'에 가까울 것 같다. 

 

<검은사막>을 개발할 때, 게임을 편하게 한다고 해서 게임이 재밌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온전한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해서, 즉 마치 실제로 살아가는 것 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불편한 요소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불편함이 유저의 이탈로 이어져선 안된다. <검은사막>은 기본적으로 많은 유저가 해야 재미있는 게임이다. 때문에 현실성과 불편함 사이의 밸런스를 지키려고 노력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옛날에는 허용하지 않던 부분도 점차 허용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동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만든 '여행자의 지도'같은 아이템이다. 

 

다만, 너무 급하게 편의성을 높이기 보다는 <검은사막>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선을 지키고, 천천히 개편하며 조율할 생각이다.  

 

 

얼마전에 적용된 '은화 무게 삭제'도 그런 편의성 증진의 일환이었던 것 같은데.

 

김재희PD: 사실, 이전에도 은화 무게를 줄인 적이 있다. 신규 유저가 '돈도 무게가 있다'는 사실에 적응하지 못했던 이유가 가장 컸다. 이 때문에 육성 초반에 무게 부족을 덜 느끼도록 조정하는 패치를 했다. 그런데 이번에 통합 거래소가 들어서면서 은화 무게의 의미가 없어졌다. 통합 거래소 창고에 은화를 넣어버리면 되니까. 그래서 은화 무게를 없애는 결정을 할 수 있게 됐다. 

 

무게는 <검은사막>내에서 꽤 많은 부분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유저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가방이나 무게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자 한다. 저번 주에 '밸류 패키지'로 얻는 추가 무게를 증가시킨 것도 이런 조치의 일환이다.

 

김재희PD는 <검은사막>의 편의성을 높이려 노력할 예정이다. 사진은 현재 개발 단계에 있는 '열기구'. 
열기구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하늘을 통해 캐릭터를 이동시킬 수 있는 수단인 것으로 보인다.

 

MMORPG에서 배틀로얄로 변신을 시도한 '그림자 전장'이 눈에 띄는데, 그림자 전장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나?

 

김재희PD: 먼저, 최근 <검은사막>에 신규 유저 유입이 많이 줄어들었다. <검은사막>의 근간이 MMORPG인 만큼 유저가 많으면 많을 수록 더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는데, 신규 유저가 적다는 것은 꽤 치명적인 이슈다. 

 

신규 유저를 늘리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신규 유저를 늘리기 위해서는 기존 RPG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했다.

 

<검은사막>의 플레이는 사냥을 통해 재화를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장비를 강화해 캐릭터를 강화하는 게 메인이다. 그런데 이를 위해선 반복적으로 사냥하고, 강화하고, 다시 사냥하고를 반복하는 일종의 '노가다'성 플레이를 해야 했고, 이는 유저의 지루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RPG의 근간인 '사냥'의 플레이 패턴을 변화시키려 시도했다.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사냥 뿐만 아니라, 짬짬히 시간을 내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며 플레이할 수 있는 패턴을 만들고자 했다. 그런 시도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게 '그림자 전장'이다.

 

 

새로운 패턴을 넣고자 한다면 다양한 방법이 있을텐데, 그 중에서도 '배틀로얄'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김재희PD: 개인적인 생각으로, '배틀로얄'의 룰을 따지고 보면 고대 로마의 '콜로세움'과 비슷한 것 같다. 예전부터 했던 생각인데, 그런 부분(콜로세움)이 <검은사막>의 세계관과 잘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기존 출시된 배틀로얄 게임들은 대부분 총기 등을 이용한 원거리 전투 중심이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누구한테 죽고, 왜 죽는지' 직관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반면 <검은사막>은 기본적으로 근접 무기 위주의 전투를 펼친다. 근거리 교전이 주로 벌어지기 때문에, 누구한테 죽고 어떤 이유에서 죽는지 훨씬 명확하다. 

 

이런 요소 때문에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기존 원거리 전투 중심의 배틀로얄보다 훨씬 높은 긴장감을 느끼고 집중도 또한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가 함께 새로운 재미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했다. 오랜 기간 동안 플레이해야 성장할 수 있는 RPG에서는 신규 유저가 최상위권 유저를 따라가고, 같이 플레이하기 힘들다. 반면 배틀로얄에서는 모든 조건이 동등하다. 게임을 플레이할 때 필요한 시간 또한 짧고. 이 부분을 통해 RPG의 고질적인 문제(즉 신규 유저와 최상위권 유저 간의 격차)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추가로 최근 많은 유저가 배틀로얄에 익숙한 상태라는 점도 고려했다. <검은사막>에 익숙하지 않아도, 배틀로얄 장르로 시작해 <검은사막>의 조작감이나 그래픽 등을 체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검은사막>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리라 기대한다.

 


 

그림자 전장을 통해 유저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주고자 했나?

 

김재희PD: 배틀로얄 장르는 게임에 대한 특유의 운영 능력, 실력, 운 요소 등이 모여 기존 RPG에서 보던 패턴이 아닌 새로운 패턴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여기에 <검은사막>의 플레이 방식을 추가해 기존 배틀로얄 게임과는 다른 새로운 배틀로얄을 만들고자 했다. 앞서 말했듯, 그림자 전장에서는 원거리 전투 위주가 아닌 근거리 위주 전투를 하다보니, 기존 배틀로얄과 다른 운영법과 다른 컨트롤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검은사막>을 플레이하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시간에 대한 제약'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존 RPG는 1시간 플레이한다고 해서 게임의 재미를 온전히 느낄 수 없다. 반면 배틀로얄 모드를 통해서는 10~20분 정도의 비교적 짧은 시간으로도 <검은사막>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현재 그림자 전장 콘텐츠에서 보완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김재희PD: 캐릭터간 밸런스를 조정하거나 캐릭터들의 전체적인 성장 속도, 고착화를 방지하는 장치 등, 그림자 전장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올리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 간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 같은 것도 마련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유저들이 그림자 전장을 지속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 요소를 강화할 예정이다.

 

그림자 전장 플레이 모습


동기 부여 요소 중 하나가 '보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림자 전장의 보상에 대한 피드백도 있었나?

 

김재희PD: 현재 그림자 전장의 보상은 잠재력 돌파 재료와 은화인데, 이 보상안에 대한 고민도 꽤 많이 했다. 단순히 은화만 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고레벨 유저의 경우 이미 사냥으로 훨씬 많은 양의 은화를 획득할 수 있어서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잠재력 돌파 관련 아이템의 경우, 특히 내구도를 복구할 수 있는 '기억의 파편'같은 아이템은 성장하고자 하는 유저 누구나 필요로 하는 중요한 아이템이다. 이런 아이템을 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유저들이 보상을 얻는 게 의미있게 느껴지도록 했다.

 

다만 초보 유저의 경우에는 고레벨 유저보다 은화 획득이 쉽지 않고 제한적이다. 때문에 그림자 전장을 통해서 은화도 어느 정도 획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림자 전장 말고 다른 신규 콘텐츠가 예정돼 있는게 있다면?

 

김재희PD: 일단은 그림자 전장에 집중하고 있다. 제일 중요하기도 하고. 그림자 전장을 제외하면 제일 먼저 국가전이 있고, 이후 2월 즈음엔 새로운 지역과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지역은 기존에 예고된 '오딜리타'가 아닌, 새로운 콘텐츠를 담은 지역이 될 것이다. 

 

신규 콘텐츠 뿐 아니라, 기존에 있었던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를테면, 지금의 붉은 전장은 특정 서버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는데, 이게 의외로 많은 유저들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때문에 붉은 전장을 원할 때 언제든지 플레이할 수 있도록 조정할 예정이다.

 

야만의 균열도 마찬가지다. 현재 야만의 균열 콘텐츠는 거의 플레이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야만의 균열을 수정한다면 대대적인 규모의 변경이 될 것이다.

 

추가 예정 지역 '별무덤'


'별무덤'에 등장 예정인 보스 몬스터


앞서 언급한 '국가전'이 곧 추가될 예정인 것으로 안다. 국가전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김재희PD: <검은사막>은 고퀄리티 그래픽과 대규모 전쟁이 핵심이다. 때문에 길드 간 PvP 콘텐츠인 거점전과 점령전의 의미를 많이 부각하고, 또 많은 유저가 실제로 즐긴다. 그런데 이 두 콘텐츠는 결국 '길드' 단위의 전투라는 한계가 있었다.

 

<검은사막> 초창기부터 더 큰 규모의 전쟁을 게임 속에 구현하고 싶었고, 유저들로부터 피드백도 받았다. 그런데 최적화가 문제였다. 아무래도 그래픽 퀄리티가 높다 보니, 많은 유저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가전의 경우 들어가는 리소스도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이 최적화 이슈를 작년 <검은사막> 리마스터를 진행하면서 많이 개선했다. 덕분에 '이 정도면 더 큰 전쟁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국가전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검은사막> 연구소(테스트 서버)에 PvP 아이템인 '마력탄'이 추가됐었다. 수류탄 같은 형태의 아이템이던데.

 

김재희PD: 많은 유저들이 모르겠지만, 사실 수류탄 형태의 아이템은 오픈베타 초기부터 있었다. 대부분 안쓰긴 하지만.(웃음)

 

마력탄은 점령전 진행 과정에서 생기는 세력의 고착화 때문에 추가된 아이템이다. 점령전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치열하게 싸우던 양 진형 중 한 진형이 앞서나가게 되면 그대로 전황이 고착화되는 현상이 있다. 이 때 이 고착화된 전황을 뒤집을 수 있는 아이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전황을 뒤집을 수 있는 아이템'은 기존에 있었던 화염차나 신기전 등의 아이템도 포함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저들이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도록 아이템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저번에 언급했던 '발리스타'도 거의 다 만들어서 조만간 적용될 예정이다. 

 

공성전에서 설치할 수 있는 건축물들

 

PvP를 할 때 장비 강화(능력치)가 밸런스에 지나치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재희PD: 밸런스, 참 어려운 부분이다. 유저 간 대결에는 유저의 조작(컨트롤)과 장비 성능이 함께 작용한다. 이 컨트롤과 장비 성능 사이의 밸런스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게임의 경험이 달라진다. 

 

<철권> 시리즈 같은 대전 액션 게임은 극한적으로 컨트롤에 밸런스가 치우친 게임이다. 그러나 <검은사막>은 RPG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기울인 노력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하고, 이것이 아이템 강화와 캐릭터의 성장이다. 때문에 '노력해서 일궈낸 강한 장비'가 승패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검은사막>은 RPG면서도 유저의 컨트롤이 부각되는 액션성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컨트롤을 통해서 이 장비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야 한다. 즉 '좋은 장비를 낀 유저는 강력하지만, 좋은 컨트롤을 가지면 일말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밸런스가 맞춰져야 한다.

 

이때 이슈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지는' 것이다. 이런 케이스를 만들지 않기 위해, 예전에는 캐릭터를 직접 너프하지 않고 다른 요소의 변경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런 해결 방법은 유저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것을 깨달았다. 

 

이제부터는 유저들이 원하는 '가려운 부분'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자고 생각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수정해 나갈 계획이다. 물론 이런 수정 방식은 조심해야 하고, 많은 검증을 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PvP 뿐만 아니라 사냥 효율이나 투자 대비 효율 이슈 등으로 직업 밸런싱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2019년에는 이런 부분(사냥)을 어떻게 조정할 생각인가?

 

김재희PD: 많은 유저들이 캐릭터 사냥 밸런스를 '얼마나 많은 잡템을 얻는지'로 파악하고 있다.(웃음) 하지만 잡템 개수만으로 캐릭터 밸런스를 설명하기는 힘들다. 각 캐릭터마다 스타일과 방향성이 모두 다르니까. 어떤 캐릭터는 대규모 전투에서 좋고, 어떤 캐릭터는 1:1 전투에 좋은데, 이를 모두 통일시켜버리면 결국 캐릭터의 개성이 사라지고 '직업'의 의미가 옅어진다. 

 

그래서 그런 방향보다는, 각 캐릭터가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사냥터를 마련하는 식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몬스터가 적게 나오지만 잡았을 때 보상이 좋은 사냥터를 마련한다든가.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잠재력 돌파 확률'을 소수점 두 자리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잠재력 돌파 확률을 공개한 이유가 있나?

 

김재희PD: 사실, 작년에 이미 잠재력 돌파 수치를 공개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검은사막>에서 잠재력 돌파는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데 있어 절대적인 요소다. 그런데 <검은사막>은 광(17강화) 단계에서 고(18강화) 단계로 넘어가는 데 일종의 장벽이 있다. 이 때 '스택'에 대한 이해나 '스택작'에 대한 개념이 없는 신규 유저는 상당히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스택'이란?: <검은사막>에서 잠재력 돌파(강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하면 획득할 수 있는 수치를 말한다. 14 강화가 돼 있는 아이템을 잠재력 돌파 시도했다가 실패하면 1스택이 쌓이는 식이다. 이 '스택' 수치가 높을 수록 잠재력 돌파 성공 확률이 증가하게 된다. 

 

'스택작'이란?: 광(17강) → 고(18강) 강화와 같이 강화 수치가 높은 아이템의 잠재력 돌파를 시도할 경우,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스택' 수치를 쌓는 것을 말한다. 강화하고자 하는 장비가 아닌, 별도의 장비(대부분 값싼 장비가 사용된다)로 일부러 강화 실패를 하고, 이를 통해 스택 수치를 쌓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이다.

 

스택 시스템은 분명 잘 이용한다면 강화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강화 실패'를 해도 보상을 쥐어 줌으로써 '실패에도 의미를 주는' 모델이다. 문제는 스택을 비롯한 잠재력 돌파 확률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고, 때문에 신규 유저는 이 시스템을 직관적으로 확인하기 힘들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작년에 잠재력 돌파 수치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넣으려고 많은 고민을 했다. 잠재력 돌파 확률 게이지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여전히 직관적이지 않았고 그대로 잠재력 돌파 확률은 직관적이지 않은 채로 남게 됐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작년 말에 '직관성'에 대한 개선 방안을 고민하던 차에 다시 한번 잠재력 돌파 확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 직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강화 게이지 같은 것 보다는 직접적인 수치를 공개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패치 이전에는 스택(잠재력 돌파 확률 증가)만 확인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정확한 돌파 확률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잠재력 돌파 확률처럼, <검은사막>에는 많은 수치들이 숨겨져 있다. 많은 유저들이 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재희PD: 우선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특정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서 회사에 수익이나 어떤 이익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치 공개와 회사 이익은 관련이 없다. 

 

다만 몇몇 수치가 공개되지 않은 것은 <검은사막> 내에 워낙 수치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이 수치를 일일히 밝혀 게임 내 적용할 경우, 지나치게 많은 설명과 텍스트가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검은사막>은 훨씬 더 복잡한 게임이 될 것이고, 유저들의 스트레스도 가중될 것이라 판단했다. 

 

때문에 유저가 게임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최소한의 수치만 공개하다 보니 의도치 않게 수치를 숨긴 것 같은 결과가 됐다. 

 

우리는 <검은사막>을 만들어가면서 회사의 이익보다 게임의 재미를 먼저 생각한다. <검은사막>은 지금의 펄어비스를 있게 해 준 게임이고, 그래서 모든 직원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회사의 이익보다는 <검은사막>을 보다 재밌는 게임으로 만드는 게 우선이다. 

 

회사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추가하고자 했다면 은화 무게를 없애고, 퀘스트로 가방과 무게를 제공하지 않았을 것이다. 랜덤박스 상품을 출시하고, 아바타를 부위별로 쪼개 수익을 극대화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최근 '통합 거래소'의 추가로 거래 시스템에 변화가 생겼다. 통합 거래소 개편은 어떤 점을 중점으로 뒀나?

 

김재희PD: <검은사막>의 거래 시스템(거래소)은 일종의 통제 경제다. 이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그 중 가장 큰 단점은 플레이가 누적될 수록 재화(은화)는 쌓여 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많은 아이템은 구할 수 없는 시스템이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가격이 정해져 있다 보니, 아이템의 가치에 비해 너무 낮은 가격에 판매해야 했다. 때문에 유저들은 장비를 매물로 내놓지 않게 되고, 반대로 이를 구매하고자 하는 유저들은 물량이 없어 아이템을 구할 수 없게 된다. 인기가 많은 아이템을 팔지 않고 쌓아두는 현상도 일어나게 되고.

 

이번 거래소 패치의 중점은 '아이템의 진짜 가치를 찾아주는 것'이다. 본래 통제 경제 시스템을 구축했던 것은 경제 시스템에서 오는 각종 리스크를 방지하고 노력을 위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시스템을 수정 및 보완하다 보니, 이제 경제를 어느 정도 유동적으로 조정해도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지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제 경제 시스템은 아이템 가격이 정해져 있어, 신규 유저들이 비교적 적은 은화로도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이런 장점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김재희PD: 이번 패치를 통해서 가치가 급상승한 아이템 중 하나가 '고어로 기록된 두루마리'(이하 고어)다. 언뜻 보면 신규 유저가 '고어'를 구매하기 힘들어 진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다르게 말하면 신규 유저가 획득한 '고어'를 훨씬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주 패치를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패치를 통해서 각 사냥터에서 보다 높은 확률로 '고어'를 획득할 수 있게 조정했다. 이에 따라 신규 유저들도 차차 많은 은화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몬스터를 통해 고강화 장비를 얻을 수 있게 변경됐는데, 이런 변경들은 신규 유저 입장에서 전보다 많은 양의 은화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따라서 현재 가지고 있는 재화로 가치가 오른 아이템을 구매하기는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원하는 아이템을 살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새로운 시도’란 것이 <검은사막>에만 한정되진 않을 것 같다. <검은사막> 콘솔 버전이 Xbox One으로 출시돼 있기도 하고. <검은사막>IP 자체를 활용한 새로운 시도를 할 계획은 없나?

 

김재희PD: 물론, <검은사막> IP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시도가 상당히 많다고 생각한다. 어떤 플랫폼이든 <검은사막>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아직 PC <검은사막> 내에서 할 수 있는 시도가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검은사막> IP를 외부에서 활용하는 시도보다는, <검은사막> 안에서 유저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시도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검은사막>의 근본을 더 탄탄하게 하고, 플레이 패턴을 다양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Xbox One으로 출시된 <검은사막> 콘솔 버전


최근 <검은사막 모바일>에 업데이트된 ‘격투가’의 경우, <검은사막> 내에서 단점이라 지적되는 부분을 상당 부분 보완해 출시됐다. <검은사막>의 피드백이 <검은사막 모바일>에 적용된 셈인데, 반대로 <검은사막 모바일>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들을 <검은사막>에 적용할 계획도 있나?

 

김재희PD: 물론이다. 그런 계획이 많이 있다. <검은사막>은 <검은사막 모바일>과 별개의 스튜디오에서 개발이 진행되는 게 아니라, 펄어비스 내에서 함께 개발한다. 그래서 개발자 간의 교류가 활발하다. <검은사막 모바일>에 어떤 패치를 하면, <검은사막> 개발자가 패치에 대한 의견을 주기도 하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 

 

<검은사막>은 지금의 펄어비스를 있게 해 준 게임이고, 그만큼 전 직원이 가지고 있는 애착이 남다르다. 함께 열심히 분석하고, 각자의 스타일을 살펴보며 고민하기도 한다. 플랫폼의 차이(PC와 모바일 환경)와 주 플레이 유저층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똑같은 형태로 게임에 적용되지는 않지만, <검은사막>과 <검은사막 모바일>의 피드백을 공유하고 함께 고민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신규 캐릭터인 '아처'가 추가된 지 한 달 이상 지났다. 아처 출시 이후 성과는 어떤가?

 

김재희PD: 신규 캐릭터는 항상 화제가 된다. 유저들에게 새로운 콘텐츠이기도 하니까. 다만, <검은사막>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보니, 유저들마다 각자의 주력 캐릭터가 있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돼도 잠깐 플레이해보고 자신의 주력 캐릭터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가 일반적이게 됐다. 때문에 신규 캐릭터 출시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지표는 신규 유저나 복귀 유저 지표다. 

 

아처의 경우, 출시 이후 신규 유저보다는 복귀 유저가 많이 유입됐다. 국내에서도 남자 캐릭터 치고는 꽤 인기가 좋은데, 특히 해외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플레이 패턴이 기존 캐릭터와 달리 원거리 위주다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아처는 지난 12월 19일 각성 개방까지 업데이트됐다

 

 

'아처' 이후 신규 캐릭터 계획을 알려줄 수 있나?

 

김재희PD: 물론 신규 캐릭터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지금 공개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앞으로는 이전에 신규 캐릭터를 추가했던 기간보다 더 오랜 기간을 두고 출시할 예정이다. 보다 의미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빠른 기간 안에 찍어내듯 캐릭터를 출시하기보다는, 시간을 확보한 상태에서 좀 더 신중하게 보고, 좀 더 색다른 플레이 패턴을 만드려고 하고 있다. 신규 캐릭터가 단순히 '예쁘고 쌘 캐릭터'가 되지 않도록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마디.

 

김재희PD: 지난 2018년에 개인적으로 많은 경험을 했고, 또 많은 교훈을 얻었다. 피드백을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조금씩 알게 된 것 같다.

 

<검은사막>을 좋은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서, 유저들이 주는 피드백을 받아서 우리 스타일대로 잘 녹여 내는게 제 1 과제라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와도 재미있는 게임, 언제 해도 재미있고 부담 없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난 1월 8일, <검은사막> 공식 홈페이지에 개발진의 편지 한 장이 게시됐다. 새해를 맞이해 공개된 편지에는 올 해 <검은사막>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담겨 있다. 편지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해 보자면 '보다 새롭게, 보다 쉽게'다.

 

<검은사막>은 많은 유저들에게 '불편하고 어려운 게임'으로 비춰져 왔다. 돈에도 무게가 있어 사냥하다 보면 캐릭터가 기어가기 일쑤였고, 초보 유저가 아이템 강화를 하려면 일단 '스택작'부터 배워야 했다. 반면 <검은사막>을 오래 했던 유저들은 반복되는 사냥과 파밍에 지루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재희 <검은사막> 총괄 프로듀서는 편지에 '많이 경험했고, 많이 배웠다'고 적으며 <검은사막>이 새로운 길로 나아갈 것을 시사했다. 그가 말하는 <검은사막>의 '새로운 길'은 무엇일까? 올 해의 <검은사막>에 대해 김재희 총괄 프로듀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디스이즈게임 박수민 기자

 


 

김재희 총괄 프로듀서


디스이즈게임: 올해 <검은사막>의 로드맵을 구상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김재희PD: 올 해의 콘셉트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과거와 미래의 조화'다. 

 

오랜 기간 <검은사막>을 서비스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고, 또 많은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덕분에 예전부터 고수해 오거나 변경할 수 없었던 사항들에 대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됐다. 수정할 방법이 없었던 사안에 대해 새로운 방법이 생기기도 했고.

 

현재 <검은사막>에는 유저가 게임을 '어렵게 느끼도록' 하는 오래된 이슈들이 상당히 많다. 잠재력 돌파(강화)를 할 때 쌓이는 '스택'과 이를 이용한 '스택작'이 대표적인 예다. 예전부터 오랫동안 플레이해 왔던 유저들은 암묵적인 룰을 알고 있고, 이를 충분히 이용하지만 신규 유저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런 부분들을 근본부터 개선하거나 재개편해 보다 직관적이고 편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고치고, 여기에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한 시도들도 하려고 한다. 기존 유저의 경우 이런 변화를 어색하게 느낄 수도 있을 테지만, 이 부분(기존 유저들의 입장) 또한 충분히 고려해서 최대한 납득할 만한 수준의 개선을 할 예정이다. 

 

이런 시도 중 하나가 얼마전 추가된 '그림자 전장'(배틀로얄 모드)이다. 기존 유저 입장에서는 이전에 쌓아 놓은 레벨과 장비가 무효화되지만,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가 같은 출발선상에서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시도다. 이번 해에는 이런 시도들을 많이 해서, 기존에 고착화된 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림자 전장에 등장하는 '검은 구체'

 

 

이전에 <검은사막>은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어느 정도의 어려움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기억한다. 올해 들어 직관성과 편의성을 중점에 둔 이유가 있다면?

 

김재희PD: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서 게임을 어렵게 만든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려움'보다는 '불편함'에 가까울 것 같다. 

 

<검은사막>을 개발할 때, 게임을 편하게 한다고 해서 게임이 재밌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온전한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해서, 즉 마치 실제로 살아가는 것 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불편한 요소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불편함이 유저의 이탈로 이어져선 안된다. <검은사막>은 기본적으로 많은 유저가 해야 재미있는 게임이다. 때문에 현실성과 불편함 사이의 밸런스를 지키려고 노력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옛날에는 허용하지 않던 부분도 점차 허용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동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만든 '여행자의 지도'같은 아이템이다. 

 

다만, 너무 급하게 편의성을 높이기 보다는 <검은사막>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선을 지키고, 천천히 개편하며 조율할 생각이다.  

 

 

얼마전에 적용된 '은화 무게 삭제'도 그런 편의성 증진의 일환이었던 것 같은데.

 

김재희PD: 사실, 이전에도 은화 무게를 줄인 적이 있다. 신규 유저가 '돈도 무게가 있다'는 사실에 적응하지 못했던 이유가 가장 컸다. 이 때문에 육성 초반에 무게 부족을 덜 느끼도록 조정하는 패치를 했다. 그런데 이번에 통합 거래소가 들어서면서 은화 무게의 의미가 없어졌다. 통합 거래소 창고에 은화를 넣어버리면 되니까. 그래서 은화 무게를 없애는 결정을 할 수 있게 됐다. 

 

무게는 <검은사막>내에서 꽤 많은 부분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유저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가방이나 무게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자 한다. 저번 주에 '밸류 패키지'로 얻는 추가 무게를 증가시킨 것도 이런 조치의 일환이다.

 

김재희PD는 <검은사막>의 편의성을 높이려 노력할 예정이다. 사진은 현재 개발 단계에 있는 '열기구'. 
열기구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하늘을 통해 캐릭터를 이동시킬 수 있는 수단인 것으로 보인다.

 

MMORPG에서 배틀로얄로 변신을 시도한 '그림자 전장'이 눈에 띄는데, 그림자 전장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나?

 

김재희PD: 먼저, 최근 <검은사막>에 신규 유저 유입이 많이 줄어들었다. <검은사막>의 근간이 MMORPG인 만큼 유저가 많으면 많을 수록 더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는데, 신규 유저가 적다는 것은 꽤 치명적인 이슈다. 

 

신규 유저를 늘리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신규 유저를 늘리기 위해서는 기존 RPG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했다.

 

<검은사막>의 플레이는 사냥을 통해 재화를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장비를 강화해 캐릭터를 강화하는 게 메인이다. 그런데 이를 위해선 반복적으로 사냥하고, 강화하고, 다시 사냥하고를 반복하는 일종의 '노가다'성 플레이를 해야 했고, 이는 유저의 지루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RPG의 근간인 '사냥'의 플레이 패턴을 변화시키려 시도했다.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사냥 뿐만 아니라, 짬짬히 시간을 내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며 플레이할 수 있는 패턴을 만들고자 했다. 그런 시도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게 '그림자 전장'이다.

 

 

새로운 패턴을 넣고자 한다면 다양한 방법이 있을텐데, 그 중에서도 '배틀로얄'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김재희PD: 개인적인 생각으로, '배틀로얄'의 룰을 따지고 보면 고대 로마의 '콜로세움'과 비슷한 것 같다. 예전부터 했던 생각인데, 그런 부분(콜로세움)이 <검은사막>의 세계관과 잘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기존 출시된 배틀로얄 게임들은 대부분 총기 등을 이용한 원거리 전투 중심이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누구한테 죽고, 왜 죽는지' 직관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반면 <검은사막>은 기본적으로 근접 무기 위주의 전투를 펼친다. 근거리 교전이 주로 벌어지기 때문에, 누구한테 죽고 어떤 이유에서 죽는지 훨씬 명확하다. 

 

이런 요소 때문에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기존 원거리 전투 중심의 배틀로얄보다 훨씬 높은 긴장감을 느끼고 집중도 또한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가 함께 새로운 재미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했다. 오랜 기간 동안 플레이해야 성장할 수 있는 RPG에서는 신규 유저가 최상위권 유저를 따라가고, 같이 플레이하기 힘들다. 반면 배틀로얄에서는 모든 조건이 동등하다. 게임을 플레이할 때 필요한 시간 또한 짧고. 이 부분을 통해 RPG의 고질적인 문제(즉 신규 유저와 최상위권 유저 간의 격차)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추가로 최근 많은 유저가 배틀로얄에 익숙한 상태라는 점도 고려했다. <검은사막>에 익숙하지 않아도, 배틀로얄 장르로 시작해 <검은사막>의 조작감이나 그래픽 등을 체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검은사막>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리라 기대한다.

 


 

그림자 전장을 통해 유저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주고자 했나?

 

김재희PD: 배틀로얄 장르는 게임에 대한 특유의 운영 능력, 실력, 운 요소 등이 모여 기존 RPG에서 보던 패턴이 아닌 새로운 패턴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여기에 <검은사막>의 플레이 방식을 추가해 기존 배틀로얄 게임과는 다른 새로운 배틀로얄을 만들고자 했다. 앞서 말했듯, 그림자 전장에서는 원거리 전투 위주가 아닌 근거리 위주 전투를 하다보니, 기존 배틀로얄과 다른 운영법과 다른 컨트롤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검은사막>을 플레이하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시간에 대한 제약'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존 RPG는 1시간 플레이한다고 해서 게임의 재미를 온전히 느낄 수 없다. 반면 배틀로얄 모드를 통해서는 10~20분 정도의 비교적 짧은 시간으로도 <검은사막>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현재 그림자 전장 콘텐츠에서 보완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김재희PD: 캐릭터간 밸런스를 조정하거나 캐릭터들의 전체적인 성장 속도, 고착화를 방지하는 장치 등, 그림자 전장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올리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 간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 같은 것도 마련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유저들이 그림자 전장을 지속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 요소를 강화할 예정이다.

 

그림자 전장 플레이 모습


동기 부여 요소 중 하나가 '보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림자 전장의 보상에 대한 피드백도 있었나?

 

김재희PD: 현재 그림자 전장의 보상은 잠재력 돌파 재료와 은화인데, 이 보상안에 대한 고민도 꽤 많이 했다. 단순히 은화만 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고레벨 유저의 경우 이미 사냥으로 훨씬 많은 양의 은화를 획득할 수 있어서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잠재력 돌파 관련 아이템의 경우, 특히 내구도를 복구할 수 있는 '기억의 파편'같은 아이템은 성장하고자 하는 유저 누구나 필요로 하는 중요한 아이템이다. 이런 아이템을 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유저들이 보상을 얻는 게 의미있게 느껴지도록 했다.

 

다만 초보 유저의 경우에는 고레벨 유저보다 은화 획득이 쉽지 않고 제한적이다. 때문에 그림자 전장을 통해서 은화도 어느 정도 획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림자 전장 말고 다른 신규 콘텐츠가 예정돼 있는게 있다면?

 

김재희PD: 일단은 그림자 전장에 집중하고 있다. 제일 중요하기도 하고. 그림자 전장을 제외하면 제일 먼저 국가전이 있고, 이후 2월 즈음엔 새로운 지역과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지역은 기존에 예고된 '오딜리타'가 아닌, 새로운 콘텐츠를 담은 지역이 될 것이다. 

 

신규 콘텐츠 뿐 아니라, 기존에 있었던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를테면, 지금의 붉은 전장은 특정 서버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는데, 이게 의외로 많은 유저들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때문에 붉은 전장을 원할 때 언제든지 플레이할 수 있도록 조정할 예정이다.

 

야만의 균열도 마찬가지다. 현재 야만의 균열 콘텐츠는 거의 플레이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야만의 균열을 수정한다면 대대적인 규모의 변경이 될 것이다.

 

추가 예정 지역 '별무덤'


'별무덤'에 등장 예정인 보스 몬스터


앞서 언급한 '국가전'이 곧 추가될 예정인 것으로 안다. 국가전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김재희PD: <검은사막>은 고퀄리티 그래픽과 대규모 전쟁이 핵심이다. 때문에 길드 간 PvP 콘텐츠인 거점전과 점령전의 의미를 많이 부각하고, 또 많은 유저가 실제로 즐긴다. 그런데 이 두 콘텐츠는 결국 '길드' 단위의 전투라는 한계가 있었다.

 

<검은사막> 초창기부터 더 큰 규모의 전쟁을 게임 속에 구현하고 싶었고, 유저들로부터 피드백도 받았다. 그런데 최적화가 문제였다. 아무래도 그래픽 퀄리티가 높다 보니, 많은 유저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가전의 경우 들어가는 리소스도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이 최적화 이슈를 작년 <검은사막> 리마스터를 진행하면서 많이 개선했다. 덕분에 '이 정도면 더 큰 전쟁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국가전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검은사막> 연구소(테스트 서버)에 PvP 아이템인 '마력탄'이 추가됐었다. 수류탄 같은 형태의 아이템이던데.

 

김재희PD: 많은 유저들이 모르겠지만, 사실 수류탄 형태의 아이템은 오픈베타 초기부터 있었다. 대부분 안쓰긴 하지만.(웃음)

 

마력탄은 점령전 진행 과정에서 생기는 세력의 고착화 때문에 추가된 아이템이다. 점령전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치열하게 싸우던 양 진형 중 한 진형이 앞서나가게 되면 그대로 전황이 고착화되는 현상이 있다. 이 때 이 고착화된 전황을 뒤집을 수 있는 아이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전황을 뒤집을 수 있는 아이템'은 기존에 있었던 화염차나 신기전 등의 아이템도 포함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저들이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도록 아이템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저번에 언급했던 '발리스타'도 거의 다 만들어서 조만간 적용될 예정이다. 

 

공성전에서 설치할 수 있는 건축물들

 

PvP를 할 때 장비 강화(능력치)가 밸런스에 지나치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재희PD: 밸런스, 참 어려운 부분이다. 유저 간 대결에는 유저의 조작(컨트롤)과 장비 성능이 함께 작용한다. 이 컨트롤과 장비 성능 사이의 밸런스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게임의 경험이 달라진다. 

 

<철권> 시리즈 같은 대전 액션 게임은 극한적으로 컨트롤에 밸런스가 치우친 게임이다. 그러나 <검은사막>은 RPG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기울인 노력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하고, 이것이 아이템 강화와 캐릭터의 성장이다. 때문에 '노력해서 일궈낸 강한 장비'가 승패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검은사막>은 RPG면서도 유저의 컨트롤이 부각되는 액션성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컨트롤을 통해서 이 장비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야 한다. 즉 '좋은 장비를 낀 유저는 강력하지만, 좋은 컨트롤을 가지면 일말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밸런스가 맞춰져야 한다.

 

이때 이슈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지는' 것이다. 이런 케이스를 만들지 않기 위해, 예전에는 캐릭터를 직접 너프하지 않고 다른 요소의 변경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런 해결 방법은 유저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것을 깨달았다. 

 

이제부터는 유저들이 원하는 '가려운 부분'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자고 생각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수정해 나갈 계획이다. 물론 이런 수정 방식은 조심해야 하고, 많은 검증을 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PvP 뿐만 아니라 사냥 효율이나 투자 대비 효율 이슈 등으로 직업 밸런싱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2019년에는 이런 부분(사냥)을 어떻게 조정할 생각인가?

 

김재희PD: 많은 유저들이 캐릭터 사냥 밸런스를 '얼마나 많은 잡템을 얻는지'로 파악하고 있다.(웃음) 하지만 잡템 개수만으로 캐릭터 밸런스를 설명하기는 힘들다. 각 캐릭터마다 스타일과 방향성이 모두 다르니까. 어떤 캐릭터는 대규모 전투에서 좋고, 어떤 캐릭터는 1:1 전투에 좋은데, 이를 모두 통일시켜버리면 결국 캐릭터의 개성이 사라지고 '직업'의 의미가 옅어진다. 

 

그래서 그런 방향보다는, 각 캐릭터가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사냥터를 마련하는 식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몬스터가 적게 나오지만 잡았을 때 보상이 좋은 사냥터를 마련한다든가.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잠재력 돌파 확률'을 소수점 두 자리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잠재력 돌파 확률을 공개한 이유가 있나?

 

김재희PD: 사실, 작년에 이미 잠재력 돌파 수치를 공개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검은사막>에서 잠재력 돌파는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데 있어 절대적인 요소다. 그런데 <검은사막>은 광(17강화) 단계에서 고(18강화) 단계로 넘어가는 데 일종의 장벽이 있다. 이 때 '스택'에 대한 이해나 '스택작'에 대한 개념이 없는 신규 유저는 상당히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스택'이란?: <검은사막>에서 잠재력 돌파(강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하면 획득할 수 있는 수치를 말한다. 14 강화가 돼 있는 아이템을 잠재력 돌파 시도했다가 실패하면 1스택이 쌓이는 식이다. 이 '스택' 수치가 높을 수록 잠재력 돌파 성공 확률이 증가하게 된다. 

 

'스택작'이란?: 광(17강) → 고(18강) 강화와 같이 강화 수치가 높은 아이템의 잠재력 돌파를 시도할 경우,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스택' 수치를 쌓는 것을 말한다. 강화하고자 하는 장비가 아닌, 별도의 장비(대부분 값싼 장비가 사용된다)로 일부러 강화 실패를 하고, 이를 통해 스택 수치를 쌓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이다.

 

스택 시스템은 분명 잘 이용한다면 강화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강화 실패'를 해도 보상을 쥐어 줌으로써 '실패에도 의미를 주는' 모델이다. 문제는 스택을 비롯한 잠재력 돌파 확률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고, 때문에 신규 유저는 이 시스템을 직관적으로 확인하기 힘들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작년에 잠재력 돌파 수치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넣으려고 많은 고민을 했다. 잠재력 돌파 확률 게이지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여전히 직관적이지 않았고 그대로 잠재력 돌파 확률은 직관적이지 않은 채로 남게 됐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작년 말에 '직관성'에 대한 개선 방안을 고민하던 차에 다시 한번 잠재력 돌파 확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 직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강화 게이지 같은 것 보다는 직접적인 수치를 공개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패치 이전에는 스택(잠재력 돌파 확률 증가)만 확인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정확한 돌파 확률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잠재력 돌파 확률처럼, <검은사막>에는 많은 수치들이 숨겨져 있다. 많은 유저들이 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재희PD: 우선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특정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서 회사에 수익이나 어떤 이익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치 공개와 회사 이익은 관련이 없다. 

 

다만 몇몇 수치가 공개되지 않은 것은 <검은사막> 내에 워낙 수치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이 수치를 일일히 밝혀 게임 내 적용할 경우, 지나치게 많은 설명과 텍스트가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검은사막>은 훨씬 더 복잡한 게임이 될 것이고, 유저들의 스트레스도 가중될 것이라 판단했다. 

 

때문에 유저가 게임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최소한의 수치만 공개하다 보니 의도치 않게 수치를 숨긴 것 같은 결과가 됐다. 

 

우리는 <검은사막>을 만들어가면서 회사의 이익보다 게임의 재미를 먼저 생각한다. <검은사막>은 지금의 펄어비스를 있게 해 준 게임이고, 그래서 모든 직원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회사의 이익보다는 <검은사막>을 보다 재밌는 게임으로 만드는 게 우선이다. 

 

회사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추가하고자 했다면 은화 무게를 없애고, 퀘스트로 가방과 무게를 제공하지 않았을 것이다. 랜덤박스 상품을 출시하고, 아바타를 부위별로 쪼개 수익을 극대화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최근 '통합 거래소'의 추가로 거래 시스템에 변화가 생겼다. 통합 거래소 개편은 어떤 점을 중점으로 뒀나?

 

김재희PD: <검은사막>의 거래 시스템(거래소)은 일종의 통제 경제다. 이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그 중 가장 큰 단점은 플레이가 누적될 수록 재화(은화)는 쌓여 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많은 아이템은 구할 수 없는 시스템이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가격이 정해져 있다 보니, 아이템의 가치에 비해 너무 낮은 가격에 판매해야 했다. 때문에 유저들은 장비를 매물로 내놓지 않게 되고, 반대로 이를 구매하고자 하는 유저들은 물량이 없어 아이템을 구할 수 없게 된다. 인기가 많은 아이템을 팔지 않고 쌓아두는 현상도 일어나게 되고.

 

이번 거래소 패치의 중점은 '아이템의 진짜 가치를 찾아주는 것'이다. 본래 통제 경제 시스템을 구축했던 것은 경제 시스템에서 오는 각종 리스크를 방지하고 노력을 위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시스템을 수정 및 보완하다 보니, 이제 경제를 어느 정도 유동적으로 조정해도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지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제 경제 시스템은 아이템 가격이 정해져 있어, 신규 유저들이 비교적 적은 은화로도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이런 장점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김재희PD: 이번 패치를 통해서 가치가 급상승한 아이템 중 하나가 '고어로 기록된 두루마리'(이하 고어)다. 언뜻 보면 신규 유저가 '고어'를 구매하기 힘들어 진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다르게 말하면 신규 유저가 획득한 '고어'를 훨씬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주 패치를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패치를 통해서 각 사냥터에서 보다 높은 확률로 '고어'를 획득할 수 있게 조정했다. 이에 따라 신규 유저들도 차차 많은 은화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몬스터를 통해 고강화 장비를 얻을 수 있게 변경됐는데, 이런 변경들은 신규 유저 입장에서 전보다 많은 양의 은화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따라서 현재 가지고 있는 재화로 가치가 오른 아이템을 구매하기는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원하는 아이템을 살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새로운 시도’란 것이 <검은사막>에만 한정되진 않을 것 같다. <검은사막> 콘솔 버전이 Xbox One으로 출시돼 있기도 하고. <검은사막>IP 자체를 활용한 새로운 시도를 할 계획은 없나?

 

김재희PD: 물론, <검은사막> IP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시도가 상당히 많다고 생각한다. 어떤 플랫폼이든 <검은사막>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아직 PC <검은사막> 내에서 할 수 있는 시도가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검은사막> IP를 외부에서 활용하는 시도보다는, <검은사막> 안에서 유저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시도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검은사막>의 근본을 더 탄탄하게 하고, 플레이 패턴을 다양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Xbox One으로 출시된 <검은사막> 콘솔 버전


최근 <검은사막 모바일>에 업데이트된 ‘격투가’의 경우, <검은사막> 내에서 단점이라 지적되는 부분을 상당 부분 보완해 출시됐다. <검은사막>의 피드백이 <검은사막 모바일>에 적용된 셈인데, 반대로 <검은사막 모바일>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들을 <검은사막>에 적용할 계획도 있나?

 

김재희PD: 물론이다. 그런 계획이 많이 있다. <검은사막>은 <검은사막 모바일>과 별개의 스튜디오에서 개발이 진행되는 게 아니라, 펄어비스 내에서 함께 개발한다. 그래서 개발자 간의 교류가 활발하다. <검은사막 모바일>에 어떤 패치를 하면, <검은사막> 개발자가 패치에 대한 의견을 주기도 하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 

 

<검은사막>은 지금의 펄어비스를 있게 해 준 게임이고, 그만큼 전 직원이 가지고 있는 애착이 남다르다. 함께 열심히 분석하고, 각자의 스타일을 살펴보며 고민하기도 한다. 플랫폼의 차이(PC와 모바일 환경)와 주 플레이 유저층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똑같은 형태로 게임에 적용되지는 않지만, <검은사막>과 <검은사막 모바일>의 피드백을 공유하고 함께 고민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신규 캐릭터인 '아처'가 추가된 지 한 달 이상 지났다. 아처 출시 이후 성과는 어떤가?

 

김재희PD: 신규 캐릭터는 항상 화제가 된다. 유저들에게 새로운 콘텐츠이기도 하니까. 다만, <검은사막>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보니, 유저들마다 각자의 주력 캐릭터가 있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돼도 잠깐 플레이해보고 자신의 주력 캐릭터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가 일반적이게 됐다. 때문에 신규 캐릭터 출시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지표는 신규 유저나 복귀 유저 지표다. 

 

아처의 경우, 출시 이후 신규 유저보다는 복귀 유저가 많이 유입됐다. 국내에서도 남자 캐릭터 치고는 꽤 인기가 좋은데, 특히 해외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플레이 패턴이 기존 캐릭터와 달리 원거리 위주다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아처는 지난 12월 19일 각성 개방까지 업데이트됐다

 

 

'아처' 이후 신규 캐릭터 계획을 알려줄 수 있나?

 

김재희PD: 물론 신규 캐릭터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지금 공개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앞으로는 이전에 신규 캐릭터를 추가했던 기간보다 더 오랜 기간을 두고 출시할 예정이다. 보다 의미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빠른 기간 안에 찍어내듯 캐릭터를 출시하기보다는, 시간을 확보한 상태에서 좀 더 신중하게 보고, 좀 더 색다른 플레이 패턴을 만드려고 하고 있다. 신규 캐릭터가 단순히 '예쁘고 쌘 캐릭터'가 되지 않도록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마디.

 

김재희PD: 지난 2018년에 개인적으로 많은 경험을 했고, 또 많은 교훈을 얻었다. 피드백을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조금씩 알게 된 것 같다.

 

<검은사막>을 좋은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서, 유저들이 주는 피드백을 받아서 우리 스타일대로 잘 녹여 내는게 제 1 과제라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와도 재미있는 게임, 언제 해도 재미있고 부담 없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