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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임미술관](14)'오버워치'에 솜브라와 한국을 수놓다! 블리자드 3D 아티스트 임홍찬 작가

백야차 (박준영 기자) | 2019-04-22 11:08:02

디스이즈게임이 ‘게임미술관’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게임업계 금손 아티스트들을 소개합니다. 작품과 함께 작품의 목적과 작업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유저들에게는 흥미로운 읽을 거리를, 지망생들에게는 참고가 될 자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하고 2016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오버워치>. 게임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1인칭 슈팅 게임이라는 점과 공격, 돌격, 지원으로 역할군이 나뉘어 있어 진입 장벽이 낮다는 요소 등으로 호평받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유저들의 이목을 가장 사로잡는 건 바로 매력적인 영웅들. 게임 속 영웅들은 외형과 설정, 스킬이 다양한 건 물론이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많은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렇다면 <오버워치> 속 영웅들은 누가 만든 걸까요?
 

게임미술관 14화를 통해 만난 임홍찬 작가는 지난 2015년 블리자드 <오버워치> 팀에 합류한 3D 디자이너로, 현재 팀 내 시니어 아티스트입니다. 임홍찬 작가는 그간 ‘솜브라’와 ‘모이라’를 3D 디자인을 만든건 물론 영웅 스킨 ‘소방관 메이’와 ‘백호 겐지’, 그리고 2019 황금 돼지의 해 이벤트에서 공개된 ‘장군 브리기테’ 등 다양한 작품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블리자드 <오버워치> 팀 시니어 아티스트 임홍찬 작가

2005년을 시작으로 14년째 3D 디자인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임홍찬 작가. 어린 시절 만화 ‘드래곤볼’과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를 좋아하던 그는 유독 작품 속 캐릭터와 그림들에 관심이 남달랐습니다. 그림에 대한 관심은 진로 선택에까지 영향을 줬고 장래희망을 ‘미술가’로 정했을 정도. 이렇게 미술가를 꿈꾸던 임홍찬 작가는 대학에서 인테리어 강의를 듣던 중 자신의 인생을 함께 할 '3D 디자인'을 처음 접하게 됩니다.

내가 생각한 그림이 평면이 아닌 입체로 표현되는 세상.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입체의 신비로움에 감탄한 임홍찬 작가는 ‘만화와 게임을 좋아하고 미술을 공부한 내가 이 기술을 살려 뭔가를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전공을 ‘3D 캐릭터 디자인’으로 바꾸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합니다. 늦은 시작이었지만 남달랐던 열정. 임홍찬 작가는 졸업 후 EA 게임즈 <슈퍼맨 리턴즈>를 시작으로 아타리 <고질라 언리시드>, NC소프트 <와일드스타> 등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임홍찬 작가가 제작한 <오버워치> 겐지 '오니' 스킨

  

임홍찬 작가가 만든 <오버워치> 바스티온 '증기로봇' 스킨

 

 

# 캐릭터 표정 표현을 위해 해부학도 공부하는 열정, 캐릭터 매력과 몰입도를 완성하다

 

3D 디자이너가 하는 일은 평면으로 그려진 원화를 입체로 바꾸는 작업. 이는 원화가 가진 특징과 표현, 매력을 최대한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3D로 만들어진 결과물이 시각적으로 어색하지 않게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3D 캐릭터 잡업에 있어 가장 어려운 건 표정 표현. 표정을 다양하게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캐릭터가 가진 설정과 매력, 특성, 생동감 등을 모두 담아내지 못하면 아무리 잘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해도 어딘지 모르게 밋밋하고 어색하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임홍찬 작가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인물 사진과 헤어스타일 정보를 수집해 인물과 외형의 조화를 분석하고 공부하는 건 물론, 표정 하나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인체학과 해부학을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제게 3D 디자인은 접하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모든 순간이 '도전'이었고, 지금도 보다 좋은 결과물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D로 그려진 그림을 3D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원화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텔링'을 살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게임 플레이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캐릭터 외형에 개성과 성격 등 특성이 드러나고 살아나는 순간 '게임 몰입도'에는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임홍찬 작가가 만든 <오버워치> 메이 '탐사기지: 남극' 스킨

 


# 영웅 '솜브라'와 '모이라' 제작 포인트, 그리고 한국 스킨을 만들며

 

<오버워치> 영웅 중 임홍찬 작가가 3D 모델링을 담당한 건 ‘솜브라’와 ‘모이라’입니다. 이중, 솜브라는 임홍찬 작가가 <오버워치> 팀에 합류한 이후 처음 만든 영웅이기도 하지만, 역대 만든 작품들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밝혔습니다.
 
원화가와 컨셉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거쳐 넘어온 솜브라의 초안은 ‘스텔스 기술을 쓰는 날렵한 캐릭터’. 때문에 원화에 맞춰 3D 캐릭터 디자인을 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3D 표현에 있어 캐릭터 설정을 살릴 방안과 디자인, 그리고 특징과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표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솜브라는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린 캐릭터였습니다. 원화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 디자인을 살리는 건 물론 '은신 기술을 쓰는 날렵한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다 보니 색감부터 표현, 옷 디자인 등 여러 부분에 신경을 썼습니다. 작업 중 솜브라를 돋보이게 할 요소가 뭘까를 많이 고민했는데, 여러 아이디어 중 저희 팀이 생각한 부분이 솜브라 옷 팔 부분에 근미래를 연상케하는 사이버틱한 텍스처 디자인을 새기자는 것이었습니다. 주요 기술이 해킹인 만큼 복장에서도 근미래적 디자인이 있었으면 했기 때문이죠. 해당 아이디어는 팀 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고, 그 때문에 기존 민무늬였던 솜브라 옷 팔 디자인은 지금처럼 디자인이 새겨진 옷으로 변경됐습니다"

무엇이든 누구든 해킹할 수 있을 듯한 자신감 넘치는 표정부터 '사이버펑크' 느낌의 복장까지. 전체 외형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캐릭터 특징을 살리고 싶어 하는 제작진들의 노고가 녹아있는 부분들이었습니다.

 

'솜브라' 초기 3D 디자인




또 다른 영웅 '모이라'는 임홍찬 작가뿐 아니라 팀 내 모든 디자이너에게 '캐릭터 특징을 살리기 위한 요소'를 고민하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모이라가 다른 영웅들에 비해 키가 크고 팔과 다리가 길다는 특징 때문입니다. 단순한 외형적 특징일 수 있지만 이는 캐릭터 개성 중 하나였기에 옷이나 기술 등을 활용해 특징을 살릴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했다고 합니다.

임홍찬 작가와 팀원들이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모이라가 입고 있는 옷을 3D 디자인으로 어떻게 표현할까'였습니다. 설정상 소매가 길고 넓은 옷을 입고 있는 모이라. 때문에 이동 중이나 기술을 사용하면 옷 소매가 거둬지거나 흘러내리는 등 보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디자인을 완성하고자 했고, 테크니컬 아티스트와 협의 후 현재 버전이 완성됐습니다.

 

'모이라' 초기 3D 디자인



영웅 제작 외 스킨 작업에도 참여한 임홍찬 작가. ‘소방관 메이’, ‘오니-백호-아레나 겐지’, ‘쓰레기촌 레킹볼’ 등 다양한 스킨 작업에 참여했지만, 이중 가장 소개하고 싶은 스킨은 단연 지난 1월 25일 공개된 ‘황금 돼지의 해’ 한정 스킨 ‘장군 브리기테’. 그는 특유 표현을 살리기 위해 방패에 송곳을 추가하는 등 다양한 부분에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임홍찬 작가와 컨셉 아트 팀은 조선시대의 유명한 두정갑을 참조해 최대한 많은 고증을 살리고 싶었고, 브리기테의 특징과 두정갑의 특징의 시너지를 살릴 수 있도록 고민했다고 합니다. 이번 이벤트 통해 함께 선보인 트레이서의 경우 오래전부터 한국 테마로 한다면 홍길동의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이미지와 트레이서의 빠른 점멸사용과 많이 유사하다고 생각해 한국인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트레이서를 홍길동 스킨으로 하면 어울릴 것 같다고 얘기했는데 이번에 그게 실현되어 무척 기뻤다는 후문입니다.

"스킨 작업은 캐릭터 작업 못지않게 신경 쓸 부분이 많은 작업입니다. 기존 캐릭터에 있는 뼈대와 리소스를 지키면서 원화, 캐릭터 특징, 스킨 특징을 모두 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요소를 모두 살릴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추가로 구현하곤 했습니다. '장군 브리기테' 방패 송곳도 마감 일주일 전에 결정되고 작업된 내용입니다. 한국형 스킨의 경우 캐릭터에 어울리는 '한국적인 요소'를 찾는 건 쉽지 않지만 5천 년 역사를 가진 민족인 만큼 방대한 자료가 있어 앞으로도 다양하게 보여줄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동·서양의 특징이 모두 살아있으면서도 국가 스킨에서는 해당 국가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는 <오버워치> 스킨. 캐릭터 작업 못지 않게 개발진들이 신경을 쓰기에 이런 표현이 완성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황금 돼지의 해’ 한정 스킨 ‘장군 브리기테’


겐지 '백호' 스킨


레킹볼 '쓰레기촌' 스킨



#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덕목은 '유연함', 타인과의 소통은 역량 발전의 발판이 된다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덕목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임홍찬 작가는 "작가 본인과 타인의 '다른' 가치관을 받아들이는 것. 매사 유연함을 가지고 나와 주변을 이해했으면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다르고, 작가 역시 작품을 보는 시각이 다르기 마련. 때문에 작가마다 발생하는 '시각적 차이'를 받아들여야 작품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작품 발전을 위해 개인적으로 입체 디자인 등을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한 이유는 작품을 만드는 작가 본인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고 이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는 들어오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캐릭터 디자인이나 3D 디자인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닌 어떤 분야·직군에 상관 없이 중요하며,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소통하며 이를 작품에 적용하는 자세는 상상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않고 때로는 '내 작품에 수정은 없다'는 혼자만의 생각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피드백은 분명 제가 놓친 부분이었고 불필요한 시행작오를 줄일 수 있는 조언이었습니다. 피드백에 인색했던 지난 모습을 반성합니다. 3D 디자이너를 목표로 하는 사람뿐 아니라 어떤 일을 꿈꾸는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의 조언을 귀담아들을 줄 알고 조언을 바탕으로 '나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

이처럼 작품 발전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작품을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는 임홍찬 작가. 그는 지금도 사내 디자이너들뿐 아니라 본인의 작품을 아트 스테이션(바로 가기)에 공유해 다른 작가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작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부지런히 공부하는 것은 물론 다른 작가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자세. 인터뷰 하는 내내 그가 '명인'이라 생각됐던 이유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고 싶어 하는 노력과 열정 때문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디스이즈게임이 ‘게임미술관’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게임업계 금손 아티스트들을 소개합니다. 작품과 함께 작품의 목적과 작업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유저들에게는 흥미로운 읽을 거리를, 지망생들에게는 참고가 될 자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하고 2016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오버워치>. 게임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1인칭 슈팅 게임이라는 점과 공격, 돌격, 지원으로 역할군이 나뉘어 있어 진입 장벽이 낮다는 요소 등으로 호평받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유저들의 이목을 가장 사로잡는 건 바로 매력적인 영웅들. 게임 속 영웅들은 외형과 설정, 스킬이 다양한 건 물론이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많은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렇다면 <오버워치> 속 영웅들은 누가 만든 걸까요?
 

게임미술관 14화를 통해 만난 임홍찬 작가는 지난 2015년 블리자드 <오버워치> 팀에 합류한 3D 디자이너로, 현재 팀 내 시니어 아티스트입니다. 임홍찬 작가는 그간 ‘솜브라’와 ‘모이라’를 3D 디자인을 만든건 물론 영웅 스킨 ‘소방관 메이’와 ‘백호 겐지’, 그리고 2019 황금 돼지의 해 이벤트에서 공개된 ‘장군 브리기테’ 등 다양한 작품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블리자드 <오버워치> 팀 시니어 아티스트 임홍찬 작가

2005년을 시작으로 14년째 3D 디자인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임홍찬 작가. 어린 시절 만화 ‘드래곤볼’과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를 좋아하던 그는 유독 작품 속 캐릭터와 그림들에 관심이 남달랐습니다. 그림에 대한 관심은 진로 선택에까지 영향을 줬고 장래희망을 ‘미술가’로 정했을 정도. 이렇게 미술가를 꿈꾸던 임홍찬 작가는 대학에서 인테리어 강의를 듣던 중 자신의 인생을 함께 할 '3D 디자인'을 처음 접하게 됩니다.

내가 생각한 그림이 평면이 아닌 입체로 표현되는 세상.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입체의 신비로움에 감탄한 임홍찬 작가는 ‘만화와 게임을 좋아하고 미술을 공부한 내가 이 기술을 살려 뭔가를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전공을 ‘3D 캐릭터 디자인’으로 바꾸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합니다. 늦은 시작이었지만 남달랐던 열정. 임홍찬 작가는 졸업 후 EA 게임즈 <슈퍼맨 리턴즈>를 시작으로 아타리 <고질라 언리시드>, NC소프트 <와일드스타> 등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임홍찬 작가가 제작한 <오버워치> 겐지 '오니' 스킨

  

임홍찬 작가가 만든 <오버워치> 바스티온 '증기로봇' 스킨

 

 

# 캐릭터 표정 표현을 위해 해부학도 공부하는 열정, 캐릭터 매력과 몰입도를 완성하다

 

3D 디자이너가 하는 일은 평면으로 그려진 원화를 입체로 바꾸는 작업. 이는 원화가 가진 특징과 표현, 매력을 최대한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3D로 만들어진 결과물이 시각적으로 어색하지 않게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3D 캐릭터 잡업에 있어 가장 어려운 건 표정 표현. 표정을 다양하게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캐릭터가 가진 설정과 매력, 특성, 생동감 등을 모두 담아내지 못하면 아무리 잘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해도 어딘지 모르게 밋밋하고 어색하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임홍찬 작가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인물 사진과 헤어스타일 정보를 수집해 인물과 외형의 조화를 분석하고 공부하는 건 물론, 표정 하나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인체학과 해부학을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제게 3D 디자인은 접하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모든 순간이 '도전'이었고, 지금도 보다 좋은 결과물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D로 그려진 그림을 3D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원화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텔링'을 살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게임 플레이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캐릭터 외형에 개성과 성격 등 특성이 드러나고 살아나는 순간 '게임 몰입도'에는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임홍찬 작가가 만든 <오버워치> 메이 '탐사기지: 남극' 스킨

 


# 영웅 '솜브라'와 '모이라' 제작 포인트, 그리고 한국 스킨을 만들며

 

<오버워치> 영웅 중 임홍찬 작가가 3D 모델링을 담당한 건 ‘솜브라’와 ‘모이라’입니다. 이중, 솜브라는 임홍찬 작가가 <오버워치> 팀에 합류한 이후 처음 만든 영웅이기도 하지만, 역대 만든 작품들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밝혔습니다.
 
원화가와 컨셉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거쳐 넘어온 솜브라의 초안은 ‘스텔스 기술을 쓰는 날렵한 캐릭터’. 때문에 원화에 맞춰 3D 캐릭터 디자인을 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3D 표현에 있어 캐릭터 설정을 살릴 방안과 디자인, 그리고 특징과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표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솜브라는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린 캐릭터였습니다. 원화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 디자인을 살리는 건 물론 '은신 기술을 쓰는 날렵한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다 보니 색감부터 표현, 옷 디자인 등 여러 부분에 신경을 썼습니다. 작업 중 솜브라를 돋보이게 할 요소가 뭘까를 많이 고민했는데, 여러 아이디어 중 저희 팀이 생각한 부분이 솜브라 옷 팔 부분에 근미래를 연상케하는 사이버틱한 텍스처 디자인을 새기자는 것이었습니다. 주요 기술이 해킹인 만큼 복장에서도 근미래적 디자인이 있었으면 했기 때문이죠. 해당 아이디어는 팀 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고, 그 때문에 기존 민무늬였던 솜브라 옷 팔 디자인은 지금처럼 디자인이 새겨진 옷으로 변경됐습니다"

무엇이든 누구든 해킹할 수 있을 듯한 자신감 넘치는 표정부터 '사이버펑크' 느낌의 복장까지. 전체 외형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캐릭터 특징을 살리고 싶어 하는 제작진들의 노고가 녹아있는 부분들이었습니다.

 

'솜브라' 초기 3D 디자인




또 다른 영웅 '모이라'는 임홍찬 작가뿐 아니라 팀 내 모든 디자이너에게 '캐릭터 특징을 살리기 위한 요소'를 고민하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모이라가 다른 영웅들에 비해 키가 크고 팔과 다리가 길다는 특징 때문입니다. 단순한 외형적 특징일 수 있지만 이는 캐릭터 개성 중 하나였기에 옷이나 기술 등을 활용해 특징을 살릴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했다고 합니다.

임홍찬 작가와 팀원들이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모이라가 입고 있는 옷을 3D 디자인으로 어떻게 표현할까'였습니다. 설정상 소매가 길고 넓은 옷을 입고 있는 모이라. 때문에 이동 중이나 기술을 사용하면 옷 소매가 거둬지거나 흘러내리는 등 보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디자인을 완성하고자 했고, 테크니컬 아티스트와 협의 후 현재 버전이 완성됐습니다.

 

'모이라' 초기 3D 디자인



영웅 제작 외 스킨 작업에도 참여한 임홍찬 작가. ‘소방관 메이’, ‘오니-백호-아레나 겐지’, ‘쓰레기촌 레킹볼’ 등 다양한 스킨 작업에 참여했지만, 이중 가장 소개하고 싶은 스킨은 단연 지난 1월 25일 공개된 ‘황금 돼지의 해’ 한정 스킨 ‘장군 브리기테’. 그는 특유 표현을 살리기 위해 방패에 송곳을 추가하는 등 다양한 부분에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임홍찬 작가와 컨셉 아트 팀은 조선시대의 유명한 두정갑을 참조해 최대한 많은 고증을 살리고 싶었고, 브리기테의 특징과 두정갑의 특징의 시너지를 살릴 수 있도록 고민했다고 합니다. 이번 이벤트 통해 함께 선보인 트레이서의 경우 오래전부터 한국 테마로 한다면 홍길동의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이미지와 트레이서의 빠른 점멸사용과 많이 유사하다고 생각해 한국인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트레이서를 홍길동 스킨으로 하면 어울릴 것 같다고 얘기했는데 이번에 그게 실현되어 무척 기뻤다는 후문입니다.

"스킨 작업은 캐릭터 작업 못지않게 신경 쓸 부분이 많은 작업입니다. 기존 캐릭터에 있는 뼈대와 리소스를 지키면서 원화, 캐릭터 특징, 스킨 특징을 모두 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요소를 모두 살릴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추가로 구현하곤 했습니다. '장군 브리기테' 방패 송곳도 마감 일주일 전에 결정되고 작업된 내용입니다. 한국형 스킨의 경우 캐릭터에 어울리는 '한국적인 요소'를 찾는 건 쉽지 않지만 5천 년 역사를 가진 민족인 만큼 방대한 자료가 있어 앞으로도 다양하게 보여줄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동·서양의 특징이 모두 살아있으면서도 국가 스킨에서는 해당 국가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는 <오버워치> 스킨. 캐릭터 작업 못지 않게 개발진들이 신경을 쓰기에 이런 표현이 완성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황금 돼지의 해’ 한정 스킨 ‘장군 브리기테’


겐지 '백호' 스킨


레킹볼 '쓰레기촌' 스킨



#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덕목은 '유연함', 타인과의 소통은 역량 발전의 발판이 된다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덕목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임홍찬 작가는 "작가 본인과 타인의 '다른' 가치관을 받아들이는 것. 매사 유연함을 가지고 나와 주변을 이해했으면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다르고, 작가 역시 작품을 보는 시각이 다르기 마련. 때문에 작가마다 발생하는 '시각적 차이'를 받아들여야 작품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작품 발전을 위해 개인적으로 입체 디자인 등을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한 이유는 작품을 만드는 작가 본인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고 이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는 들어오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캐릭터 디자인이나 3D 디자인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닌 어떤 분야·직군에 상관 없이 중요하며,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소통하며 이를 작품에 적용하는 자세는 상상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않고 때로는 '내 작품에 수정은 없다'는 혼자만의 생각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피드백은 분명 제가 놓친 부분이었고 불필요한 시행작오를 줄일 수 있는 조언이었습니다. 피드백에 인색했던 지난 모습을 반성합니다. 3D 디자이너를 목표로 하는 사람뿐 아니라 어떤 일을 꿈꾸는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의 조언을 귀담아들을 줄 알고 조언을 바탕으로 '나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

이처럼 작품 발전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작품을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는 임홍찬 작가. 그는 지금도 사내 디자이너들뿐 아니라 본인의 작품을 아트 스테이션(바로 가기)에 공유해 다른 작가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작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부지런히 공부하는 것은 물론 다른 작가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자세. 인터뷰 하는 내내 그가 '명인'이라 생각됐던 이유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고 싶어 하는 노력과 열정 때문이 아니었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