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계속 성장하는 게임" 출시 5주년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이후 행보는?

우티 (김재석) | 2019-07-01 09: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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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5주년을 맞이한 모바일판 '월오탱'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이하 블리츠). 총 1억 2천 만 누적 다운로드에 일일 최대 이용자 150만 명을 기록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게임이 나타졌다 사라지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블리츠>는 지금도 국내 모바일 마켓 인기차트 100위권 안쪽을 유지하고 있다. 

또 <블리츠>는 PC 게임을 모바일로 이식한 데 그치지 않고 윈도우 10 태블릿 버전과 스팀에도 클라이언트를 출시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으며, 역사적 고증을 핵심 가치로 삼는 <월드 오브 탱크>와 달리 <걸즈 앤 판처>, <매드맥스> 등 유수의 IP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실제 역사엔 등장하지 않는 가상 탱크를 출시해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블리츠>는 왜 이러한 선택들을 했을까? 그리고 앞으로 어떤 계획를 가지고 있을까? 6월 24일, 삼성동 워게이밍 코리아에서 화상으로 <블리츠>의 프로덕트 디렉터 안드레이 리아보폴(Andrey Ryabovol)와 퍼블리싱 디렉터 나탈리아 피쉬츠(Natalia Pershyts)를 만났다.
 
화면 좌측이 안드레이 리아보폴, 우측이 나탈리아 피쉬츠 (워게이밍 제공)



먼저 두 분의 소개를 부탁한다.


나탈리아 피쉬츠(이하 나탈리아): 만나서 반갑다. <블리츠>의 퍼블리싱 디렉터 나탈리아 피쉬츠다. <블리츠>의 유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고 유저들과 소통을 한다. 서비스, 유저 고객, 커뮤니티, 마케팅까지 개발 이외의 모든 것을 총괄한다고 보면 된다.
 
안드레이 리아보폴(이하 안드레이): 반갑다. <블리츠>의 전반적인 개발을 총괄하는 프로덕트 디렉터 안드레이 리아보폴이다. <블리츠> 개발 일정과 관련한 제반 업무를 맡고 있다. <블리츠>의 개발과 퍼블리싱 사이의 일정을 조율도 한다.게임업계 12년 차로 <블리츠>는 출시부터 지금까지 담당하고 있다. 


서비스 5년 동안 누적 다운로드 1억 2천만의 성과를 기록했는데, 당초 기대했던 성과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모바일 시장에서 5년이나 생존한 소감은?

안드레이: 내 생각에 엄청난 성공을 했다고 본다. 5년 동안 많은 유저들을 모았고, 유지했다. 지표상으로 처음부터 높은 수치를 달성한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유저들이 계속 유입돼 점차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그동안 게임을 잘 관리하고 유지할 수 있었고, 이는 곧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이러한 성공은 흔치 않다. 비결이 있다면?

나탈리아: 성공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강력한 IP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미 <월드 오브 탱크> 유저가 많았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게임의 모바일판에 대한 기대도 가지고 있었다. 둘째로 게임 자체가 모바일로도 적합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유저들은 프리 투 플레이(Free To Play)로 모바일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이는 기존 <월드 오브 탱크> 유저들을 불러들이는 요인이 됐다.

또 <블리츠>의 계속된 업데이트를 해서 기능을 계속 추가해왔기 때문에 모바일 시장에서 롱런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키포인트는 게임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며 개발팀을 유지한 것이다.

"계속된 업데이트로 유저 모을 수 있었다" (워게이밍 제공)

실제로 1달에 1번 주기로 <블리츠>의 업데이트를 해온 걸로 안다. 업데이트의 방향은 어떻게 정했는가?

안드레이: 우리만의 자체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있다. 하나의 업데이트가 있으면 다음 업데이트를 미리 예측해서 연속성을 가져가려고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의 통계 데이터를 많이 참고한다. 각종 이슈가 발생하면 데이터부터 파악해서 이상한 숫자가 보이면 그를 기반으로 개선점을 찾는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의 피드백을 계속 반영해나간다. 포럼, 소셜 미디어, 유튜브 등 많은 채널에서 의견을 얻고 이를 게임에 담을 수 있게끔 노력 중이다. 

 
<월드 오브 탱크>가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IP지만, <블리츠>의 경우에는 <걸즈 앤 판처>, <매드맥스>, <건담> 등 콜라보레이션을 많이 하는 편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의도가 있는지?

나탈리아: 전반적으로 PC와 모바일의 유저의 집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두 가지 <월드 오브 탱크> 게임으로 다른 유저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차별화를 두고 싶었다. PC판은 주로 역사적 사실에 관심있는 어른들을, 모바일판은 친구들과 함께 가볍게 게임을 즐기고 싶은 게이머들을 모으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이런 이유로 <블리츠>에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우리의 목표는 다양한 유저들이 우리 게임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블리츠>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걸즈 앤 판처>

이런 콜라보 콘텐츠나 시즌성 이벤트가 지나치게 과금을 유도해 게임의 밸런스를 무너뜨린다는 비판이 있다.

안드레이: 콜라보레이션이나 시즌성 이벤트 모두 캐주얼한 느낌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물로 계속 캐주얼한 전차들이 나오고 있으며 고증과는 거리가 멀지만 전체적인 게임의 밸런스를 망가뜨리지는 않는다. 또 모든 요소들이 결과적으로 무료로 얻을 수 있으며, 게임을 열심히 한다면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블리츠>의 철학 중 하나가 페이 투 윈(Pay To Win) 시스템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돈을 낸다고 해서 승률과는 상관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어떤 새로운 스페셜 탱크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탱크보다 성능이 월등하게 좋지는 않다.


<블리츠>는 모바일로 시작해 스팀과 윈도우 태블릿에서도 서비스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극히 드문데, 이러한 전략을 짜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안드레이: <블리츠>는 2014년에 모바일에서 시작했다. 이후 스팀판을 출시하게 됐는데 스팀에서도 모바일과 같이 연동이 돼서 게임을 할 수 있다. <월드 오브 탱크>는 맵이 크고 느리게 진행되는 반면 <블리츠>는 작은 맵에서 빠르게 진행된다. <월드 오브 탱크>와는 달리 <블리츠>에는 손가락 터치 실력이 더 필요하다. 정리하자면 <월드 오브 탱크>는 전략적이고 <블리츠>는 더 아케이드적이다.

<월드 오브 탱크>를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모바일로 건너와서는 힘들 것이다. <블리츠>는 앞으로도 더 빠르고 세부 조작이 가능하며 아케이드성이 특화된 게임을 만들 것이다.

나탈리아: <블리츠>는 멀티 플랫폼을 지향하며 우리는 사람들이 곳에서 게임을 즐기기를 원한다. <월드 오브 탱크>와 <블리츠>는 게임도 다르고 플레이 양상도 다르다.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블리츠>는 앞으로도 계속 다른 게임으로 존재할 것이다. 더 빠른 조작으로 승리를 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블리츠>가 더 적합할 것이다. 모바일 게임 위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게는 더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블리츠는 모바일 게임 위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워게이밍 제공)

듣기로 <블리츠>를 즐기던 게이머들끼리 프로포즈를 한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 어떻게 게임에서 프로포즈를 했는가?
 
안드레이: 터키의 한 유저가 자신의 연인에게 프로포즈를 하기 전에 회사에 요청을 했다. 너무 많은 요청을 보내줘서 모든 걸 들어줄 순 없었지만 여자친구랑 게임을 하다 만났다고 하니 일부 받아주기로 했다. 게임 안에서 다른 플레이어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데 이 플레이어를 위해 별도의 메시지를 만들었다. '나와 결혼해줄래?'라는 별도의 창과 수락 버튼을 만들어줬다. 같이 게임을 할 때 그 메시지가 나타나게 만들었고, 여자친구는 수락 버튼을 눌렀다.


또 5년 동안 게임을 운영하면서 있었던 재미있었던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나탈리아: 우리 게임은 활발한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다. 그 안에서 유저 사이의 교류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회사에 가보면 유저들이 보낸 아이템만 따로 모아놓은 전시실이 있다. 탱크 피규어부터 쇠로 만든 작업물, 나무로 깎은 포탄까지 보내줬다. 팬들은 이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열성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매년 팬들로부터 많은 선물을 받고 있다.

"팬들이 탱크 피규어부터 쇠로 만든 작업물, 나무로 깎은 포탄까지 보내줬다" (워게이밍 제공)

<블리츠> 인게임에는 탱크와 전장만 있다. 사무실도 온통 탱크 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환경이 질리지는 않는가?
 
안드레이: 처음에 블리츠는 작고 별볼일없는 아이와 같았다. 이 게임이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게임은 5년 동안 성장해왔고 지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런 게임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굉장히 도전적이고 유니크한 일이었다.

<블리츠>를 개발하면서 긍정적인 피드백도 듣고 부정적인 피드백도 듣는데 부정적인 쪽을 계속 보면서 일하고 있다. 앞으로 유저들이 장기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대학생이었던 유저가 취업을 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즐거움을 느낀다. 앞으로도 게임을 성장시키면서 여기 남고 싶다. 

 
게임이 앞으로도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대답했는데 게임의 향후 서비스 계획이 있는가?
 
나탈리아: 게임의 초기 포커스는 게임의 크로스플레이를 쾌적하게 지원하는 것이었다. 앞으로는 보다 개선된 인터페이스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예전에 포커스는 갤럭시 S3 기종이었는데, 9월 쯤이면 새 인터페이스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더 빨라지고 새로운 분위기에서 유저가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고치겠다. 또 다른 플랫폼과도 어떻게 더 연관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게임에 스마트 DLC 모드가 추가된다고 들었다. 현재 <블리츠>의 용량이 무거운데 이런 부담을 줄이는 모드라고 들었다. 안드로이드엔 이미 적용이 된 것으로 아는데 iOS에는 언제 출시되는지?

안드레이: 스마트 DLC 모드는 유저들이 메모리나 용량 문제를 느끼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필요한 어셋만 다운로드받아서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쪼갠 모드다. 이로써 플레이어는 끊어지지 않는 게임을 할 수 있다. iOS에 기술적 제한이 있어서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 당분간은 이대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끝으로 한국의 전차장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안드레이: <블리츠>를 해주셔서 고맙다. 한국 유저들이 우리 게임을 즐겨줘서 너무 고맙다. 작년 뉴욕에서 준우승한 한국 선수들을 보니 손기술도 좋고 플레이도 잘 하더라. 연말에 <블리츠> e스포츠 대회가 있다. 다음에는 한국 팀이 우승하길 바란다. 한국 유저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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