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월급은 밀리지 말자'는 각오로 버틴 스타트업 3년 7개월

시몬 (임상훈) | 2017-01-20 17:12:53

※ 이전기사: 모바일게임 생태계의 험난한 여정을 거쳐온 '로드오브다이스'

 

'꽃길'을 기대했지만, '흙길'이 놓여 있었습니다. <길드워> 세계 챔피언 '더라스트프라이드'의 리더 '마스터' 박지훈은 3년 7개월 전 창업했을 때는 몰랐습니다. 모바일게임 생태계가 이렇게 급변할 줄은.

 

운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지 않았습니다. 그 불운을 겪으면서도 퇴직자가 한 명도 없었고, 마침내 한국에서 게임을 론칭하게 됐으니까요. 팀워크 덕분입니다. <길드워> 세계 챔피언 조직이 가진 팀워크에게 이 정도 위기는 아무 것도 아니었을까요? 

 

<로드오브다이스>는 론칭(1월 23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월급은 밀리지 말자'는 목표로 3년 7개월을 버텨온 엔젤게임즈 박지훈 대표를 만났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시몬



 # 위기, 월급, 멤버

 

디스이즈게임> 게임 생태계의 변화를 전망하고, 대책을 제시했어야 할 매체로서 미안하다. 우리도 이런 모바일게임 격랑기를 예측하지 못했다. 다른 중소 개발사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지방 스타트업 개발사가 이렇게 긴 시간을 버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 법하다. 많은 위기의 순간이 있었을 텐데, 가장 기억 남는 순간 세 장면을 꼽는다면?

 

박지훈> 2013년 말 투자 계약조건를 합의한 텀시트(term sheet) 서명까지 한 N사와 계약 파기 때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그 소식을 전달 받고 다시 원룸으로 돌아가야 하나, 하는 고민까지 했다. 초기 멤버 모두 계속 함께 헤쳐나가길 각오했고, 그렇게 버티면서 시작할 수 있었다.

 

2014년 대구 게임 개발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원사업비를 받기 직전, 보증서가 필요했다. 보증서 발급엔 신용등급에 따른 보증료가 발생했다. 신생기업인 우리는 보증료가 높았고, 보증료조차 구하기 어려워 지원사업비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갔다. 

 

참 기적적으로 보증기금의 한 분이 <길드워>를 알고 있었고, 우리팀이 <길드워> 월드 챔피언임을 알고 신용을 보장해 보증서를 무사히 발급받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큰 위기를 극적으로 해결한 순간이다.

 

마지막으로 2016년 일본 서비스 종료 때도 큰 위기였다. 오랜 기간 준비한 첫 론칭을 실패해 회사도, 팀도 무너질 수 있는 위기였다. 하지만, 3년 동안 함께 해 온 과정에서 단련돼 다져온 팀워크 덕분에 그 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 

 비포&애프터. 2년 6개월 전 첫 취재 당시 찍었던 널널한 사진(윗사진)과 달리 지난해 대만과 계약한 뒤 사무실에서 찍은 사진은 멤버들로 빽빽하다.   


3년 7개월이면 모바일게임 생태계에서 스타트업으로 짧지 않은 시간이다. 환경이 갑자기 어려워지면서 게임회사를 접는 사람도 많아졌다. 기자 주변에도 게임업계를 떠난 이들이 많다. 떠나는 것에 대해 토로하는 이들도 꽤 있다. 국내 퍼블리셔에게 매번 거절 당하고, 국내 서비스도 못 하던 상황에서 어떤 희망을 가지고 3년 7개월을 버텼나?

 

어떤 특별한 희망을 쫒았다기보단 '우리가 만든 이 게임을 꼭 유저들에게 전달하자'는 목표와 사명감이 컸던 것 같다. 

 

대부분의 영역에서는 그 분야를 정말 사랑하고, 열정을 담아 일정 수준의 성과를 만들면, 칭찬을 받고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그런데 게임 영역에서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아, 그 때 게임을 하지 말고 다른 것을 했더라면"이란 후회를 하더라.​

 

게임을 정말 사랑하는 우리가 시장 환경이나 기타 여건에 의해 포기하고 실패한다면 너무 슬플 것 같다. 결국 우리의 도전과 선택이 잘못된 것이 돼버리니까. 그런 마음에서 엔젤게임즈를 시작했던 것 같다. 이 곳은 게임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음을 함께 만들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 보자고.

 

이 게임을 만드는 것이 그 시작이었다. 시작에서 넘어지면 안 되지 않나. 그래서 어떻게든 버틴 것 같다. 

 

그 버팀은 결국 팀원 한명한명의 의지와 팀워크가 있기에 가능했다.

 

 

주로 1:1로 하는 <스타크래프>와 달리 <길드워>는 8:8로 싸운다. 전략적인 플레이를 위한 팀워크가 정말 중요한 게임이다. '더라스트프라이드'의 팀워크는 대단했다. 게임 개발도 역시 팀워크가 중요하다. 2년 6개월 전 인터뷰에서도 그에 대한 자랑을 많이 했었다. 그후 닥친 어려운 상황에서도 팀워크가 어떻게 유지됐는지 이야기해달라.

 

매우 다른 색깔과 개성을 가지고 있는 멤버들이지만 다들 같이 느끼는 게 하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이 팀을 '캐리'해야겠다"는 그런 게이머의 마인드? <길드워>라는 팀게임을 우승했던 것도 그래서가 아닐까 싶다. 팀원 모두가 이 팀을 자기가 캐리하겠다는 마인드로 달리니 무엇이 걱정이겠는가? (웃음)​

 

엔젤게임즈는 2006년 <길드워> 세계 챔피언 출신 멤버들이 만든 회사다. 창의적인 전략과 팀워크로 글로벌 유저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타이페이에서 우승한 뒤 찍은 사진. 

 

엔젤게임즈를 함께 시작한 멤버 중 3년의 시간이 지난 이 순간까지 이탈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아마 한 명만 넘어졌어도 모든 사람들이 흔들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함께 했기에 힘든 시간들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도 혼자있을 땐 매우 나약한 한사람이지만, 팀이 함께 있으면 거기에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게 된다.​

 

그 힘든 시간을 함께 버텨준 멤버들이 정말 고맙고, 이런 멤버들을 만난 나는 정말 큰 복을 가진 사람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멤버들이 다들 회사를 '캐리'하겠다는 마인드를 가졌다는 게 놀랍다. 많은 사장들이 무척 부러워할 것 같다. 그런데 <길드워> 세계 챔피언의 위용으로만 보기는 힘들 것 아닌가. 다른 멤버들도 많아졌을 테니까. 방법이 무언가? 어떻게 리드했나?

 

내가 억지로 끌고 갔다기보다 그들 스스로 동기와 목적이 분명했던 것 같다. 초기 멤버들은 갑자기 합류한 것이 아니라 20대 초에 처음 만나 그 시절부터 언젠가 같이 게임을 만들자고 이야기했었으니까.

 

그때부터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준비했고 그렇게 함께 시작한 것이다.

 

신규 멤버들 또한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물어보는 것이 그것이다. 엔젤게임즈에서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무엇을 이루고 싶은 건지, 그래서 거기에 도달하기까지 의지가 분명한지.

 

그것이 충족된 사람들에게 그 곳으로 가기까지의 경험과 과정을 계속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 산전수전 다 겪는 엔젤게임즈가 회사는 힘들지만 이들에겐 참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진짜배기 현장이 아닐까 싶다.

 

 

2016년 8월 독일 게임스컴에 참가한 엔젤게임즈 멤버들. 한국공동관의 부스에서 함께 도시락 식사를 하며 비즈니스와 다른 게임들을 공부하고(윗사진), 행사가 끝난 뒤에서 워크샵과 관광을 했다.

 

일만큼이나 함께 노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여름 독일이 그랬다. 엔젤게임즈는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 한국공동관의 일원으로 참가했다.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한두 명만 가도 됐지만, 개발자 8명이 워크샵 겸 관광으로 함께 떠났다. 참 즐거웠다. 그런 시간을 통해 팀워크가 더욱 다져질 수 있었다.​ 

 

올해는 모든 팀원이 함께 가는 게 목표다. 아직 함께 노는 게 즐겁다는 것이 참 행복한 일인 것 같다.​ 

 

 

내가 최근 무척 공감하게 된 명언이 하나 있다. 예언자 마호메트가 한 말이다. 'Trust in Allah, but tie your camel first.​'(하느님을 믿어라. 하지만 그 전에 낙타를 묶어라.​) 목표와 사명감, 팀워크도 중요하지만, 먹고 사는 것부터 해결해야 한다. 현재 18명쯤 되는 것으로 아는데, 3년 7개월을 도대체 어떻게 버텼나? 투자 계약도 무산됐고, 대만과 일본 퍼블리싱 계약금, 일본에서의 반짝 매출 외에는 따로 수익이 없었을 텐데.

 

"최소한 월급은 밀리지 말자"는 목표로 버텨왔던 것 같다. 많은 날 아침, 출근하기 전 은행이나 기관들에 가서 미팅을 하고 월급을 밀리지 않을 방책을 찾았다. 다행히 어려운 시기마다 좋은 분들을 만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그렇게 지금까지 버텨왔다.

매출이 발생하기 전에는 1~3%대의 저금리 대출과 공공기관의 지원금 등을 통해 비용을 충당해 왔다. 2013년에는 중소기업청의 청년창업지원 대출을 받아 초기 비용을 충당했다. 2014년에는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의 게임개발지원사업에 선정돼 지원금을 받았다. 이 시기를 견디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수도권도 그렇지만, 지방 게임 스타트업의 사정은 좋지 않다. 게임엔진의 무료화, 스토어의 발달로 모바일게임은 만들고 유통하기는 쉬워졌다. 그에 맞춰 게임의 수가 엄청나게 늘어나 매출을 내기 힘들어졌다. 매년 절반 가까운 회사가 문을 닫는다는 풍문도 들린다.


2015년에도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의 글로벌진출게임지원사업 지원금을 받았고,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저금리 대출을 받았다. 그해 대만 퍼블리싱 계약금 6,000만 원이 들어왔다. 첫 매출이었다.


2016년에 일본 서비스를 시작하며 인원이 많이 늘어났다. 비용도 그만큼 커졌다. 정보통신지원사업 저금리 대출을 받았다. 일본 퍼블리싱 계약금과 일본 서비스 순매출로 6억 원 정도를 벌었다. 대만 마모게임즈와 퍼블리싱계약을 했고, 계약금으로 또 수입이 발생했다. 

2017년에는 지금까지 노력한 결과가 한국과 대만 등에서 매출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 3년 7개월, 변한 것 변하지 않는 것

 

<길드워> 프로게이머와 <그랜드체이스> 글로벌 팀 외에 어떻게 신규 인원을 충당했나? 원년 멤버와 충원된 팀원들 사이의 케미는 어떤가?

 

소규모로 시작했던 조직이 지금은 20명 가까이 컸다. 일본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인력이 꽤 늘어났다. 사람을 늘리면서도 원칙이 있었다. 안정성이 필요한 프로그램팀은 경력위주로, 크레이티브가 필요한 아트와 기획 쪽은 철저히 신입 위주로 채용했다. 

 

인복이 있는 것 같다. 첫 시작보다 세 배 정도의 팀 규모가 되었지만 여전히 처음 그 시절의 팀 분위기와 개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 이젠 누가 프로게이머고 누가 개발자였는지조차 희미해져버렸다.

 

 

경험으로 배운 지혜는 돈으로도 살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특히 고생하며 직접 깨달은 것들은 더욱 그럴 것이다. 험란한 격랑기, 게임회사를 직접 운영하며 배운 것 하나만 꼽는다면? 그리고 그 경험은 당신이나 회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은가?

 

작은 것, 사소한 것이 어느 순간 아주 중요한 일, 아주 중요한 인연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항상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

 

여느 스타트업 대표님들도 비슷했겠지만 긴 시간 고생을 하고 그 순간마다 "얼마나 나를 더 레벨업 시키려고 이렇게 힘든 시간들이 주어지느냐"고 농담삼이 이야기했는데, 여러 모로 의미있는 레벨업이었다. 

 

어찌되었든 시장의 흐름에 섞여가지 않고 하나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 걸어간다는 것은 참 힘들고 외로운 일이다. 이제 그 길에서 다음 걸음을 힘차게 내딛을 수 있는 '힘 스탯'과 다음 걸음의 의미를 함께 고민할 '지능 스탯', 다음 걸음을 헛디뎠을 때 빠르게 그 다음 걸음을 다시 내딛을 '민첩 스탯'을 채운 것 같다.

 

좀 이상한가? (웃음)

 

결론은 <로드오브다이스>의 서비스와 업데이트 방향도, 그리고 언제가 될지 확신할 수 없지만 그 다음 게임도 시장의 대세를 이끄는 자들이 만들어 가는 게임과 전혀 다른 길이 될 것이다.

 

엔젤게임즈 직원들은 2016년 12월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가 주관한 '제1회 대구 게임인의 밤' 행사에서 '도약 부문' 공로패를 함께 받았다.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대구 지역 게임 개발사 대표들이 직접 투표해서 뽑는 상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했던 그 이야기가 생각난다. 2년 반 전 새로운 게임이었지만, 2년 반이 흐른 후 식상해지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여전히 새로운 게임이라는 말.  한국 시장은 그대로다. 요즘은 IP 중심의 RPG로 고착화되는 추세다. 계속 이렇게 갈 것으로 보이나?

 

많은 게임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결국 그 게임들 사이에서 유저들에게 선택받을 확률이 가장 높은 타이틀 중심으로 시장은 만들어진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대형 퍼블리셔들은 당연히 가장 확률이 높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그게 현재는 IP 중심의 RPG일 것이고. 

 

하지만 언제나 유저들이 기다리고 있고, 그들이 선택할 준비가 돼있는 장르가 있다. 바로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한 번쯤 꼭 경험해 보고 싶은 게임'. 그것이 바로 우리 같은 개발사가 만들어야 하는 게임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만들어진 <로드오브다이스>이기에 여전히 새로운 게임일 수 있고, 유저들이 반가워하는 것 같다.​ 



3년 7개월 걸리면서 애초의 계획이 틀어졌을 것이다. 어떻게 달라졌나? 동전의 양면처럼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을 것 같은데. 또 바뀌지 않은 점은 어떤 게 있을까?

 

처음 시작했을 때 계획과 제일 큰 차이라면 여전히 한 개의 타이틀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는 것. 

 

그만큼 <로드오브다이스>가 더 단단해지고 충분한 콘텐츠 규모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은 장점이다. 반면, 개발자들은 새로운 게임에 대한 로망이 있는데, 한 게임으로 길게 가다 보니 가끔씩 욕구 불만이 뿜어져 나오는 부작용이 있다. (웃음)

 

이러한 욕구불만을 <로드오브다이스>의 새로운 콘텐츠 업데이트로 해소하고 있는 중이다.​ 

 

게임은 더 커졌고 회사는 사람이 더 많아졌지만, 여전히 우리는 작은 것에 재미있어 하고 작은 것에 즐거워하는 팀이고 사람들이다. 일본 퍼블리셔 대표님은 '참 순수한 팀이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게 딱 정답인 것 같다. 지금처럼 다음 게임도 계속 만들어 가고 싶다.

 

 

# e스포츠, 그리고 약속

 

2년 6개월 전 출사표에 가까운 인터뷰에서 '유저가 새로운 재미를 계속 만들고 경험할 수 있는 배틀 시스템'에 주목한다고 했다. <로드오브다이스>에 이런 목표가 얼마나 잘 녹아 있는지? 

 

가장 어려운 숙제다. 새로움을 낯설지 않게 만든다는 것이. 우리가 만들어가는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자, 가장 큰 리스크라 생각한다.

 

지금은 그래서 외적인 부분에서 많이 대중화를 선택했다. 일반적인 수집과 성장과정에서 익숙한 모습을 택했다. 물론 그 부분에서도 선택지를 다양하게 늘려 단순히 과금에 의존하는 형태를 벗어났다. 

 

​비포&애프터.  2년 6개월 전 <모두의 탑>(왼쪽)과 CBT 당시 <로드오브다이스>. <로드오브다이스>는 다이서(=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 마법석을 사용하는 뽑기 외에도, PvP 아레나나 보스레이드 등을 클리어해 획득한 재화로 다이서를 구입할 수 있다. 각종 게임 보상으로 얻는 큐브를 분석해 다이서를 획득할 수도 있다.

 

시스템은 충분히 만족하며 계속 다음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CBT만 해도 유저들이 개발팀도 예상하지 못한 플레이 방법으로 던전을 클리어해 나가더라. 콘텐츠가 타들어가는 것이 걱정됐지만 참 재미있고 즐거웠다. 우리 생각보다 유저들이 더 잘 즐기고 있는 것이니까. 

 

<로드오브다이스>의 가장 큰 장점은 조금의 변화로 매우 다른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CBT 때 공개되지 않았던 '진돌파모드'도 다이서 사용횟수에 제한을 추가해 다른 콘텐츠와는 전혀 다른 전략을 만들게 된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레이싱모드'의 경우 '약스포'인데, 진짜 주사위를 굴리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하여 <로드오브다이스>는 또 한차원 더 새로운 경험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전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다시 복기한다. 궁극적인 개발 목표는 e스포츠 시장을 새롭게 만들 수 있는 게임이라고 했고, 그 시작으로 전장에서 전략과 전술로 상대방과 경쟁하는 '보드 기반의 배틀 RPG'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었는데. (관련 기사: 길드워 챔피언이 뭉친 게임회사 '엔젤게임즈' 이야기​)

 

e스포츠로 성공하려면 하는 사람만큼 보는 사람이 즐거워야 한다. 그 부분에서 아직은 조금 아쉬움이 있다. 지금은 '하는 재미'를 최고로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 숙제이기 때문에, '보는 재미'를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진 다음 도전 과제인 것 같다. 

 

하지만 e스포츠 시장으로의 도전은 저와 엔젤게임즈의 가장 큰 목표이므로 포기하지 않고 두드려 볼 것이다. 기대해 달라.

 

2년 6개월 전, 엔젤게임즈 멤버들은 사무실 아랫층에 위치한 카페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2017년 1월 다시 사진을 그 곳에서 찍었다. 2년 반 전 멤버들은 그때 앉았던 자리에 다시 앉았고, 이후 합류한 멤버들은 그 주위를 둘러섰다.
  

여기까지 오는 데 참 오래 걸렸다. 고생 참 많았다. 한국 론칭에 3년 7개월이나 걸릴 줄 몰랐겠지. 국내 론칭을 앞두고 있는 현재의 심정은 어떤가?

 

처음 엔젤게임즈를 시작할 때 합류한 멤버들에게 "준비 다 됐어. 6개월만 더 하면 돼"라고 이야기하고 데려왔다. ^^; 많은 우여곡절 끝에 지금에 이르렀지만 그 과정에서 팀도, 게임도 단단해진 것을 매우 의미있게 생각한다. 더없이 바쁜 요즘이지만 이제 한국 게이머들을 진짜 만난다는 설렘에 하루하루가 즐겁다.

 

묵묵히 걸어왔던 것 같다. 넘어지지 않고, 멈춰서지 않고, 흔들리거나 휩쓸리지 않고 걸어오다 보니 이젠 많은 분들이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그렇게 오다 보니 상도 많이 받았는데, 시국에 의해 공개를 못하는 상도 있다. 참 큰 상인데. 하하.

 

1월 23일 출시 이후 또 한 번의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성과가 많은 것을 말해 줄 것이다. 하지만 순간의 성과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이미 경험했다. 

 

<로드오브다이스>의 서비스 목표는 단 한 가지, 더 많은 게이머에게 더 즐거운 경험을 전달해 주는 것이다.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면, 더 많은 이야기들을 자신있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 전에 <로드오브다이스>를 통해 지금 이 팀이 계속 지금처럼 도전을 해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제일 처음 엔젤게임즈를 시작할 때 이런 약속을 했었다. 그 약속을 지키고 싶다.

 

"우리는 꼭 같이 3개의 게임을 만들자. 그 마지막은 우리가 e스포츠에서 유저들과 함께 즐기고 경쟁할 게임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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