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NDC 17] 코에이 에치고야 PD, 넥슨과 협업하면서 부탁한 한마디?

홀리스79 (정혁진) | 2017-04-27 10:34:24

코에이테크모게임즈(이하 코에이)의 에치고야 카즈히로는 NDC 17 강연을 통해 오랜 시간 지속되는 IP의 창조, 전개에 대한 내용을 강연하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긴 시간 동안 유저의 신뢰를 얻은 비결을 설명했다. 그는 1994년 입사해 현재 코에이를 반열에 올려놓은 IP 중 하나인 <삼국지>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인물이다.

 

넥슨과 코에이는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부터 최근 <진 삼국무쌍 언리쉬드>까지 두 차례 협업했다. 에치고야 카즈히로 총괄 프로듀서는 넥슨에게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순식간에 없어지는 게임이 되버리면 IP 가치도 떨어지고 유저들에게 기대도 못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협업은 순조로웠으며 양사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낳았다.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권 국가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 30년 이상 지속된 <삼국지> IP의 노하우, 넥슨의 개발, 서비스력이 뭉친 결과다. NDC 17 강연이 끝난 이후, 에치고야 카즈히로 총괄 프로듀서를 만나 양사의 협업, 그리고 코에이의 IP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을 물었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코에이테크모게임즈 에치고야 카즈히로 총괄 프로듀서

 

 

TIG>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등 코에이의 IP가 넥슨에서 서비스 중이다. 내부 평가는 어떤가?

 

에치고야 카즈히로 총과 프로듀서(이하 에치고야):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모두 결과가 좋다. 특히, <진삼국무쌍 언리쉬드>은 여러 지역에서 매출 순위 TOP 10에 들어서 코에이 내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TIG> 2016년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IP중심 브랜드제로 전환했다. 현재까지 성과는 어떤가?

 

에치고야: 브랜드제로 바뀌면서 가장 먼저 성공한 타이틀이 <인왕>이다. 팀닌자의 타이틀이다 보니 구체적인 평가는 어렵지만, 같은 IP로 묶이면서 기존 콘솔과 PC가 분리되어 상호호환이 힘들었던 것과는 달리 의사소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TIG>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개발에 있어 코에이의 검수가 꽤 까다로웠다는데.

 

에치고야: 원작 타이틀을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체크한다. 캐릭터가 어떤 파라미터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는다. 다만, 캐릭터가 게임에 어떤 식으로 구현될 것인가, 그림체, 그림에서 보여지는 캐릭터 성격에 대해서는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처음에는 원작 리소스를 최대한 활용해보자고 했는데, 10년 전에 만든 게임이어서 모든 게임 그래픽을 다시 그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코에이와 처음 협업하다 보니 원하는 화풍, 원작의 포인트 등을 개발 쪽에서 이해하고 제작하는 데까지 오래 걸렸지만, 공감대가 형성된 후에는 검수가 어렵지 않았다.

 

 

TIG>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은 성우를 비롯해 넥슨 내부 직원까지 참여해서 녹음했다. 어떻게 보면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에치고야: 오래 전 본인도 게임 내 성우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이런 경우를 비춰봤을 때 넥슨 내부 직원의 참여는 문제가 될 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 캐릭터와 어울리는 일정 수준 퀄리티가 있다면 크게 상관없다. 넥슨 직원들도 장기간 전문 성우의 교육을 거쳤다고 들었다.

 


 

 

TIG> 넥슨과 협업하면서, 넥슨이라는 기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에치고야: 기본적으로 게임을 만들 때 상당히 철저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론칭 전, 테스트 버전이 몇 번 제공됐고 이후 단계별 진행하는 과정에서 애플리케이션의 상태도 꽤 좋았고 쾌적했다.

 

우리 회사에 대한 단점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모바일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테스트 버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점을 비춰봤을 때 넥슨은 꽤 꼼꼼히 작업하는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차례 내부 테스트를 하면서 리뷰를 받았는데 진행과정도 명확해서 노하우가 많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TIG> 코에이에서 생각하는 과금모델 가이드라인이 있었나?

 

에치고야: 기본적으로 시스템과 잘 맞는 모델이어서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한국 서비스를 했을 때 유저 만족도가 높은 편이어서 무리한 과금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특별히 얘기할 부분은 없었다.

 

 

TIG> 넥슨과 협업하면서 여러 타이틀이 출시됐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에치고야: 무엇보다도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순식간에 없어지는 게임이 되버리면 IP 가치도 떨어지고 유저들에게 기대도 못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TIG> <삼국지 13>의 가격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파워업키트까지 합하면 20만 원에 육박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에치고야: 비싸긴 비싸다(웃음). 솔직히 말씀 드리면, 기본적으로 제작비가 기존 게임들과 많이 다르다. 코에이 프로젝트 중 <노부나가의 야망>이나 <삼국지> 타이틀의 제작비가 가장 높다. 데이터 구조, 알고리즘 등이 기존 게임에 없는 독창적인 기술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이 부분이 포함된 가격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굳이 부정하지는 않겠다(웃음).

 

 

TIG>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외에 넥슨과 추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의향이 있나? 또한 넥슨 IP와 협업을 할 계획이라던지.

 

에치고야: 현재 상태로 말씀 드리면, 아직 실무 차원에서 얘기가 오고 가는 것은 없다. 경영진 내부에서 얘기가 나올 수는 있겠지만. 협업도 현재 계획하고 있는 것은 없다.

 

 

TIG> 가상현실(VR) 시장에 진출할 의향이 있나? 또한 향후 전망은 어떻게 하고 있나?

 

에치고야: 전사적으로 VR을 활용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태다. 구체적으로 프로젝트가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적극 검토하고 있다.

 

VR은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코에이에서 몇 가지 시연 타이틀을 공개한 바 있다. 향후 오감을 자극하는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한다. 내부에서는 냄새까지 구현해보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TIG>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이후 <징기스칸> 같은 다른 IP를 리메이크할 계획이 있나?

 

에치고야: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없지만 다양한 형태로 검토되고 있다, <징기스칸>을 비롯해 여러 IP를 리메이크하게 되면 승산이 있을지 사업적인 관점에서도 검토해본 뒤 넓게 전개하고자 하는 방향을 갖고 있다. 현재 스팀에 과거 타이틀을 그대로 재출시한 버전이 9개 정도 된다. 기존 작품의 활용도 계속 높여갈 계획이다.

 

스팀에 과거 타이틀을 올린 것은 코에이로서는 일종의 도전이었다. 과거 타이틀에 대한 요청이 많다고는 알고 있다. 현재는 그런 요청이 어느 정도 규모일지 확인이 어려워서 스팀 쪽 수치를 체크 중이다. 더불어, 유저 니즈가 충분하고 유의미하다면 한국어 지원도 검토될 수 있겠다.

 


 

 

TIG> <대항해시대> 같은 IP 유지에 대해 소홀한 느낌인데, 내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에치고야: 소홀하기보다는 유독 <대항해시대>는 현재 상황에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PC 온라인, , 모바일 등으로 만들어진 바 있다. 패키지 때보다 지금 더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하고 있다.

 

 

TIG> <삼국지 레기온>도 그렇고 <삼국지> IP 관련 게임이 일본에서는 모바일게임으로 다수 출시됐다. 국내 출시 계획은 없나?

 

에치고야: 명확하게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진 삼국무쌍 언리쉬드>가 히트하고 있고, 매우 좋은 기회여서 새로운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일본에 출시된 모바일 게임도 처음부터 일본 한정 서비스를 노린 것이 아니므로 기회가 된다면 충분히 한국에 출시할 수 도 있다.

 

 

TIG> <삼국지> 시리즈 중, 본인이 생각하는 인상 깊은 시리즈는?

 

에치고야: 아무래도 <삼국지 1>이 제일 명작인 것 같다. 가장 먼저 플레이했고 제일 오래한 게임이기도 하다. 그 다음으로 <삼국지 7>.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게임이다. <태합입지전 4> 개발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사내에서도 넘버링 타이틀 중 어떤 것이 명작일까 하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표적으로 꼽히는 타이틀이 3, 4, 9, 11편 등이다. 유저일 때 재미있게 했거나, 개발에 참여했거나 등 이유도 다양했다.

 

에치고야 카즈히로 총괄 프로듀서가 ​<삼국지> 시리즈 중 ​가장 인상 깊은 타이틀로 꼽은 <삼국지 1>.

 

 

TIG> <노부나가의 야망>, <삼국지> 시리즈는 출시되고 있지만 <태합입지전> 5편 이후 신작이 없다. 계획은?

 

에치고야: 게임성이 높아서 개발 난도가 상상 이상이다. <태합입지전 4>를 만들 때도 1년 개발하고 1년 튜닝한 경험이 너무 강했다. 물론 여전히 많은 유저들이 최신작에 대한 니즈를 보여주고 계셔서 코에이 내부적으로도 파악 중이다. 일단, 일본에 돌아가면 브랜드장에게 <태합입지전 5> 얘기가 많이 나왔다고 전하겠다(웃음).

 

 

TIG> 과거 실시간 네트워크 게임도 선보인 바 있다. 추가로 개발할 계획은 없나?

 

에치고야: 현재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실시간 게임을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은 없다. 아직 좋은 게임을 못봤다. 훌륭한 기획이 생성된다면 충분히 검토할 의향이 있다.

 

 

TIG> <삼국지> 타이틀은 지금까지 역사 본연의 모습을 재구성하면서 출시됐다. 향후 후속작에서는 어떤 점을 강조할 생각인가?

 

에치고야: 지금까지 코에이의 모토는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이었다. 앞으로는 역사와 시뮬레이션을 각각 분리해서 독자적 세계관을 전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역사의 경우 조금 더 역사 고증에 충실해서 다양한 장르로 개발하거나, 시뮬레이션 부분을 역사와 관계 없이 독창적으로 해석해 보거나. 오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이런 전략을 좋은 시도로 예상하고 있다.

 

 

TIG> 마지막으로, 유저들에 한 마디.

 

에치고야: 코에이의 여러 게임을 오랜 시간 동안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역사와 시뮬레이션 모두를 포함한 다양한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어 서비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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