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루디엘 흥행에 회사의 사활을 걸었다” 루디엘 기자간담회 일문 일답

다미롱 (김승현) | 2017-05-10 15:13:34

<아이온> 기획총괄로 유명한 레이드몹 '지용찬' 대표의 신작으로 5월 말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다. RVR 모바일 RPG <루디엘>이 그 주인공이다. 

 

<루디엘>은 <아이온> 개발자의 신작이라는 화제성, 그리고 <아이온>을 연상시키는 세계관 덕에 유저들 사이에서 여러모로 화제가 된 타이틀이다. 또한 업계에서도 그동안 중국산 웹/모바일 게임을 주로 서비스했던 '엔터메이트'가 <루디엘>의 퍼블리셔로 나서 화제가 되었다. 

 

과연 지용찬 대표와 엔터메이트는 어떤 생각, 어떤 각오로 <루디엘>을 준비 중일까? 5월 10일 <루디엘> 기자 간담회에서 있었던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왼쪽부터 레이드몹 지용찬 대표, 엔터메이트 차지훈 이사

 

 

온라인게임 개발자가 모바일 플랫폼에서 좋은 결과를 거둔 사례가 많지 않다. 지용찬 대표는 커리어의 대부분을 <아이온>과 같은 PC 온라인게임으로 쌓았는데, 출시를 앞두고 기분이 어떤가?

 

지용찬: 과거 <아이온>을 개발하며 동료들과 이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흥행' 빼고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모든 것을 경험했다고. 그러니 이번엔 성공하자고. (웃음) 그런 각오 때문인지 <아이온>은 유저 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고, 나는 속 시원하게 다른 플랫폼을 고민할 수 있었다. 레이드몹이란 회사가 그렇게 6년 전에 만들어졌다.

 

많은 분들이 알다시피, 순탄한 나날은 아니었다. 하지만 하루 하루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측면에선 정말 즐거운 나날이었다. 덕분에 이제는 예전처럼 마냥 콘텐츠를 불리지 않고,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에 맞게 어느 정도 쳐내고 압축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는 <루디엘>을 소프트론칭하고 CBT하며 얻을 수 있었던 유저 분들의 피드백도 많은 도움이 됐고.

 

이렇게 유저 분들의 피드백까지 들은 덕분이 이제는 부담감을 많이 덜었다. 이제는 엔터메이트와 함께 게임을 유저 분들께 잘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루디엘> 론칭을 위해 많은 퍼블리셔와 이야기가 오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떻게 엔터메이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게 되었는가?

 

지용찬: 여러 이유가 있다. 먼저 엔터메이트 차지훈 이사는 3년 전 <루디엘> 프로토타입이 나왔을 때부터 우리 게임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다. 지금과 비교하면 정말 아무것도 없던 프로토타입이었는데 3년 전부터 가능성을 보고 꾸준히 제안을 줬다. 이런 믿음 덕이 컸다.

 

그리고 사업적인 이유에서 엔터메이트가 우리 게임에 가장 공을 들여줄 것이라 판단되었다. 시장 유명 퍼블리셔는 이미 많은 대형 RPG를 가지고 있다. <루디엘>이 그런 회사에서 서비스되면 여러 대형 RPG 중 하나가 될 뿐이다. 반면 엔터메이트는 <루디엘>같은 대형 RPG 타이틀을 필요로하는 회사다. 다른 퍼블리셔보다 우리 게임에 더 공들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차지훈: 지용찬 대표가 말했던 것처럼, <루디엘>은 엔터메이트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타이틀이다. 이번 론칭을 위해 엔터메이트의 자원이 총동원되었다. 심지어 사업실장이나 팀장 등은 엔터메이트가 아니라, 레이드몹 사무실에서 상주하고 있을 정도다. 이것은 출시 이후도 마찮가지다. 그만큼 총력전의 각오로 <루디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 <아이온>과 너무 흡사한 것 아니냐고? 

 

<루디엘>의 진형이 천족·마족·​용족 3개 종족으로 구성돼 있고, 유저는 그 중 천족과 마족을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용족도 추후 플레이어블 종족으로 풀릴까?

 

지용찬: 용족은 설정 상 천족과 마족의 문명이 일정 수준 이상 발전했을 때 이를 파괴하는 '공공의 적' 개념이다. 나중에 RVR 요소가 강화되면 용족이 쎈 진형을 적극적으로 적대하는 식으로 무게추 역할도 생각 중이고. 때문에 유저는 기본적으로 용족 캐릭터를 만들 수 없다. 다만 추후 유저가 어떻게 플레이했느냐에 따라, 용족을 동료(추종자 캐릭터)로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천족과 마족의 분쟁이라는 RVR 구도를 내세웠지만, 현재 공개된 콘텐츠는 1:1, 3:3 PVP와 다른 유저의 영지(요새)를 습격하는 것뿐이다. 흔히들 생각하는 RVR 콘텐츠와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지용찬: 맞다. 사실 초기에는 이것보다 더 규모 있는 PVP, RVR 콘텐츠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소프트론칭과 FGT를 해 본 결과, 모바일 유저들에게 게임 초기부터 RVR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은 진입 장벽을 너무 높이더라. 그래서 오픈 스펙에는 기본적인 PVP 콘텐츠만 담았다.

 

RVR 콘텐츠는 오픈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모바일 RPG라는 게임 한계 상 PC MMORPG처럼 실시간 대규모 전장까지 만들 순 없겠지만, 적어도 그에 준하는 '경험'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모바일게임보다 '스토리'에 공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모바일 RPG에서 스토리가 부각되지 않았던 것은 스토리가 부실해서가 아니라, 유저들이 '자동 사냥' 중심의 플레이 때문에 스토리를 접할 기회가 없어서 아닌가? <루디엘>은 이를 어떻게 해결할 방법인가?

 

지용찬: 맞다. 모바일 RPG 대부분은 자동사냥 중심이고, 이 때문에 유저들이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 또한 '강함'에 집중됐다.

 

때문에 <루디엘>은 콘텐츠를 만들 때 레벨과 같은 종적인 콘텐츠 외에도, 건설이나 채집, 침량 같은 '횡적'인 확장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물론 이렇게 만들어도 유저들 대부분은 종적인 경험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콘텐츠가 있으면 이를 즐기는 유저도 있을 것이고, 다른 유저들도 이런 유저들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조금 더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요새전(다른 유저의 영지를 습격하는 콘텐츠)의 전략성을 강조했다. RPG와 영지경영 장르가 결합된 게임 대부분이 계정 레벨에 따라 만들 수 있는 건물이 제한돼 실질적으론 전략성 없는 경우가 많았다. <루디엘>은 이를 어찌 해결할 생각인가?

 

지용찬: 이것도 앞서 이야기한 RVR과 비슷한 케이스다. <루디엘>은 초반에 캐릭터 성장과 전직, 추종자 수집, 장비 제작, 영지 건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그러다 보니 영지 파트에 너무 자유도를 주면 유저들이 따라오기 버거워하더라. 그래서 초반엔 학습을 목표로 다른 유사 장르 게임과 흡사하게 구성했다.

 

단, 초반 요새(영지) 커스터마이징이 조금 제약됐다고 해서 전략 요소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루디엘>의 요새전은 유저 캐릭터와 NPC 동료 합쳐 총 20명의 군단이 상대 요새를 공략하는 방식이다. 파티 구성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효율이 크게 차이난다. 여기에 추가로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요새 커스터마이징의 폭 자체도 차차 확대해 전략성을 더욱 높일 예정이다.

 


 

 

천족과 마족의 분쟁, 제 3의 적인 용족 등 게임의 구도가 전반적으로 <아이온>과 흡사하다. 엔씨소프트와의 법적 분쟁이 걱정되는데….

 

지용찬: 이런 캐릭터, 이런 구도는 <아이온>이 처음이 아니다. 나는 이런 구도를 90년대 TRPG를 하며 접했다. <AD&D>의 '플레인스케이프'라는 세계관이었다. 다양한 평행우주가 배경인 세계로, 그 안에는 천사와 악마를 베이스로 한 다양한 종족이 존재했다. 난 이런 베이스 위에 한국 유저들 취향에 맞는 예쁜 외형을 추가한 것이고.

 

물론 이전에 만든 <아이온>의 존재 때문에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루디엘> 자체가 이전 작품(아이온)과 많이 다르고, 천족이나 마족 같은 용어도 다른 게임에서도 흔히 쓰이는 명사이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명칭이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고유명사를 만드는 것 자체가 유저들에게 더 나쁜 경험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차지훈: 지용찬 대표의 말처럼 천족이나 마족, 어비스 같은 단어는 다른 게임에서도 일반적으로 쓰이는 말이다. 법적 분쟁의 소지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고유 명사 외에도 캐릭터들의 외형도 <아이온>이나 <리니지2> 같은 엔씨소프트 스타일과 흡사하다는 평이 있다.

 

지용찬: 두 게임 모두 '엔씨소프트'가 만들어 그런 디자인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반지의 제왕>이나 <로도스도 전기> 같은 익숙한 판타지 세계의 이미지가 온라인게임에 적용되었다고 생각한다. <루디엘> 캐릭터들의 디자인도 이 연장선상이고. 실제로 <루디엘>의 천족과 마족을 디자인할 때, 천사와 악마 대신 엘프와 다크엘프를 콘셉트로 디자인했다.

 

 

 

# 엔터메이트 "루디엘 흥행에 사활을 걸었다"

 

이전에 엔터메이트는 중, 소규모 중국 게임을 국내에 서비스하던 회사였다. <루디엘>의 경우, 이전 타이틀들과 달리 규모가 있어 보이는 작품인데, 왜 이런 변화를 시도했나?

 

차지훈: 2017년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것이 우리 목표다. 그래서 네임벨류도 있고 오래 서비스할 수 있는 <루디엘>을 고생해서 가져왔다. 말 그대로 '총력전' 자세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엔 국내 서비스에만 집중했는데, <루디엘>을 시작으로 전세계적으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다. <루디엘>에 우리 회사의 '사활'을 걸었다.

 

 

엔터메이트는 그동안 중량급 모바일 RPG를 서비스한 적이 없다. 최근 모바일게임의 흥행엔 게임 자체의 힘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그 회사를 얼마나 신뢰하느냐도 중요한데, 잘 할 수 있을까?

 

차지훈: 그동안엔 회사 규모 문제로 유저 분들의 요구를 빠르게 대응할 수 없었다. 하지만 <루디엘> 서비스를 준비하며 운영 인력을 대폭 늘었다. 다른 대형 게임의 운영 인력에 버금가는 규모다. 여기에 추가로 외주 업체와 협력해 유동적으로 운영 인력을 확대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젠 인력 문제 때문에 운영이 부실할 일은 없을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앞서 얘기했듯이 사업팀 대부분이 레이드몹에 상주하고 있다. 보디 긴밀한 협업, 빠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함이다.

 


 

 

<루디엘>에 올인이라고 얘기했는데, 그럼 올해 신작은 <루디엘> 하나로 알고 있으면 될까?

 

차지훈: 우리 회사 규모로는 어떤 게임을 내든 '올인' 아닐까? 우리가 대형 퍼블리셔처럼 한 달에 게임을 1~2개씩 낼 정도로 여유 있는 회사는 아니지 않은가? (웃음) <루디엘>과 별개로, 올해 하반기에 약 10개의 타이틀을 낼 계획이다. 

 

 

<루디엘>의 마케팅, 업데이트 계획이 궁금하다.

 

차지훈: 콘텐츠 딴에서 큰 걱정 하지 않아도 좋다. 이미 2~3개월 분의 업데이트 계획이 준비돼 있다. 사업이나 마케팅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 하지만 이미 CBT 전부터 영상이나 SNS 등을 통해 바이럴 마케팅을 시작한 상태다. 론칭 전후에도 당연히 마케팅이 진행되고. 대충 '회사의 사활을 건' 규모라고만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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