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넥스트플로어 첫 콘솔작 '키도', "시작이고 경험하는 과정"

홀리스79 (정혁진) | 2017-05-18 10:07:01


 

넥스트플로어 독립 스튜디오 내 '비피더스 팀'에서 개발한 게임, 그리고 회사의 첫 콘솔 타이틀인 <키도: 라이드 온 타임(이하 키도)>가 지난 17일 출시됐다. 2015년 공개된 지 무려 2년 만이다.

 

인터뷰에 참석한 비피더스 팀 관계자들은 2016년 개발을 마친 뒤, 국내를 포함한 해외 국가 출시를 위해 많은 시행착오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콘솔게임 제작과 출시에 경험이 없다보니 반드시 필요했던 과정이다. 이후 출시될 넥스트플로어의 후속 콘솔 타이틀 노하우에도 반영될 것이기도 하고.

 

<키도>는 모두가 예상했던 것 과는 다르게 5,000원이라는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됐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이 매우 부실하게 만들어졌다거나, 버그가 가득한 것도 아니다.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는 기본적으로 갖출 것은 잘 갖췄으며 게임 내 액션 요소도 괜찮은 편이다.

 

비피더스 팀은 수익적인 부분에 대한 기대보다는, 보다 많은 콘솔 유저들이 <키도>를 플레이 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책정한 가격이라고 밝혔다. 의미 있는 행보를 시작한 ​<키도> 개발팀을 만났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왼쪽부터 비피더스 팀 이용진 디렉터, 이주성 프로그래머, 김동균 그래픽 디자이너, 김석주 팀장.

 

 

드디어 <키도>가 출시됐다. 소감이 어떤가?

 

이용진 디렉터: 2015 4~5월쯤 개발을 시작한 뒤로 2년 정도 시간이 지났지만, 최종 버전은 작년 5월쯤 완성됐다. 나머지 1년은 QA 등 심의를 위한 여러 과정을 위해 보냈다. 처음 콘솔시장에 진출하다 보니 모르는 것이 많아서 학습 과정을 꽤 거쳤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제 출시한 <키도> 가격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게임은 5,000원으로 구매할 수 있다. 첫 콘솔 타이틀이기도 하고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를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저렴하게 책정했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넥스트플로어는 그동안 모바일게임을 주력으로 서비스해왔던 회사다. 그러다 보니 콘솔 유저들에게 어느 정도 선입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려도 있을 것이고.

 

모바일게임과 다르게 콘솔게임은 게임을 구매하는데 가격도 고려사항 중 하나다. <키도>의 가격을 저렴하게 정한 이유는, 가격에 대한 점을 과감히 덜어내고 게임 자체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회사도 아직 시작하는 단계이기도 하고.

 

 

 

처음 게임이 공개된 이후 많은 기대를 얻은 바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김석주 팀장: 국내 시장에서 콘솔 게임을 개발한다는 것은 환경, 인력적인 차원에서 쉽지 않더라. 해외 AAA급 타이틀 개발사들은 수백 명이 긴 시간 동안 체계적으로 개발, 출시하지만 국내는 그런 단계가 아니니까.

 

그렇다고 해서 유저들의 수준은 그렇지 않다. 아무래도 기준이 높은 상태여서 우리 게임이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처음 진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필요하고, 과정에 대한 경험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노하우를 쌓으면서 차츰 실력을 올리자고 마음 먹고 있다.

 

김동균 그래픽 디자이너: 사실, <키도>는 간단한 액션 게임으로 만들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부피가 꽤 커진 느낌이다. 여러 행사에도 초청되고 영상 등이 공개되면서 많은 곳에서 기대해주시기도 했다. 주위 반응을 보면서 조금 더 다듬어서 볼륨을 늘려볼까 하는 생각도 가지기는 했지만, 처음 기획한 방향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처음이니까.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5,000원이라다소 적게 책정된 것은 아닐까. 게임의 가치가 낮아지는 것이 아닐까 우려되기도 하고.

 

김석주 팀장: 물론 그렇게 보실 수도 있지만, 아까 말한 것처럼 첫 도전이고 아직은 미숙하기 때문에 콘솔시장 진출에 의미를 두기 위한 것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좀 더 많은 규모, 인력을 들여서 게임이 나왔더라면 고려를 해봤겠지만, 그런 것은 아니니까. 부담없이 게임을 많이 즐겨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추가 과금 요소는 있나?

 

이용진 디렉터: 없다. 처음 기획했던 대로, 심플하게 싱글 패키지로만 출시된다. 금액을 봐서 알 수 있겠지만, 수익적인 부분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순수하게 콘솔 시장에 처음 서비스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외부에 여러 번 발표되기도 했지만, 넥스트플로어에서 출시될 콘솔 게임이 여럿 있다. <키도>는 그들의 교두보 타이틀 정도다. 우리의 과정 학습 노하우가 다른 프로젝트에도 도움이 될 테니까. 여러 플랫폼에 출시하는 것은 생각해보고는 있다.

 

 

<키도>의 총 플레이 타임은 어느 정도인가?

 

김동균 그래픽 디자이너: 우리가 생각하기에 10시간에서 13시간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 물론 실력에 따라 짧아질 수도 있다. 난도는 전체 조절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테이지 구간을 나눠서 구간 별로 난이도를 다르게 설정했다. 따라서, 초반에는 쉽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나름 어렵게 설정했다. 엔딩을 보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유저의 성장 방식, 사용 가능한 무기는?

 

김동균 그래픽 디자이너: 성장이나 무기 획득이라기 보다는 구간 별 보스를 처치해서 보스가 들고 있는 무기를 획득해서 사용할 수 있다. 무기는 도끼, , 망치 등으로 나뉘어 있다.

 

 

콘솔은 모바일과 QA(Quality Assurance, 출시 전 테스트 및 검수를 맡는 업무) 환경이 다르지. 경험해 보니 어땠나?

 

이용진 디렉터: 정말 오래 걸리더라(웃음). 제출해서 돌아오는 시간이 꽤 걸렸던 것 같다. 기본 가이드가 있긴 한데, 영문, 일어로 이루어져 있다. 게다가, 개발 도중 <키도> 개발과 상관 없는 SDK 업데이트 이슈도 있어서 검수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덕분에 절차도 공부할 수 있었다. 다음에는 지금보다 기간이 훨씬 단축될 수 있을 것 같다.

 


 

 

지연된 상황에 따른 별도의 콘텐츠 추가는 없었나?

 

이용진 디렉터: 지스타를 비롯해 각종 행사, 그리고 내, 외부 여러 수단을 통해 개발기간 동안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으나, 큰 골자에서 변한 점은 없다.

 

 

고전 아케이드 횡스크롤의 분위기가 많이 나더라. 액션을 포함해 전체적인 콘셉트를 위해 참고한 게임이 있다면?

 

이용진 디렉터: 여러 게임을 접했지만, <데빌 메이 크라이>에서는 타격감을, 그리고 전투나 AI 상호작용 등을 보면서 많이 연구했다. 고전게임 중에는 <파이널 파이트>도 많이 봤고. 주로 캡콤 류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자주 보면서 횡스크롤 액션의 진행방식 등도 많이 참고하려고 노력했다. 게임은 한 번 사망하면 별도 컨티뉴 없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케이드 게임의 원코인 플레이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

 

 

AI도 개발 비중이 꽤 높았다. 전체 1년 개발기간 중 3개월 정도. 길지는 않지만 액션게임으로서 꽤 똑똑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공방에 있어 나름 재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동균 그래픽 디자이너: 개발 기간 중 <파이널 파이트> 플레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봤는데, 영상만 봐도 재미있더라. 많이 부족하지만, <키도>를 비롯해 향후 개발하는 게임이 그런 흐름을 조금이라도 따라갈 수 있다면 좋겠다. 액션 게임을 잘 만드는 개발팀이 되는 것이 목표다.

 

 

콘솔을 개발해 보니, 모바일게임과 어떤 점이 다르던가?

 

이주성 프로그래머: 환경, 유저 모든 것이 다르다. 뭐 하나만 찝을 수 없을 정도였다. 물론 같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양쪽의 차이는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과정을 통해 조금씩 각 시장을 알아가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경험하는 과정이라는 쪽에 무게를 많이 두는 모습이다. 사내 다른 콘솔 프로젝트도 마찬가지겠다. 노하우, 경험 등을 공유했나?

 

이주성 프로그래머: 물론이다.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유니티 엔진이 계속 버전업 되면서 쉐이더를 비롯한 각종 변경 사항이 PC에서 PS4로 이식했을 때 일부 잘 작동하지 않는 현상도 있었다. 물론 내부에서 잘 해결됐고 향후 유사 작업을 할 때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사내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출시 전 환경 세팅 등 각종 프로세스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네트워크 플레이나, 온라인 순위 등은 제공하나?

 

이주성 프로그래머: 처음부터 싱글패키지로 기획했기 때문에 별도 네트워크 플레이나 순위는 지원하지 않는다. 과거 아케이드 게임처럼 가볍게 즐기자는 콘셉트로 개발됐기 때문에 그 점을 감안해주시면 좋겠다.

 

 

과거에 국내 개발자들에게 콘솔 게임을 한 번 개발해볼 것을 권하기도 했다. 여전히 유효한가?

 

이용진 디렉터: 그렇다.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현재 국내 시장은 모바일게임에 편중되어 있다. 얼마 전 출시된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가 스팀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개인적으로 좋은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 3의 게임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다양하게 시도하면 언젠가는 좋은 성공사례들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콘솔 시장도 그렇다.

 

 

전세계 출시 일정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이용진 디렉터: 당초 계획은 전세계 동시 출시였으나, 막상 준비하려다 보니 모바일에서 준비했던 것 보다 너무나 많은 것과 기간이 필요하더라. 지역별 지사마다 심사를 개별로 진행하기 때문에 신규 등록을 여러 번 하는 것과 같았다.

 

아쉽게도 전세계 출시는 어렵게 됐지만, 심의를 거쳐 국내를 시작으로 아시아권, 북미, 유럽 순으로 출시할 것 같다. 물론 준비, 심의 진행 상황에 따라 약간 변동이 있을 수는 있다. 북미, 유럽 등 국가는 현재 심의 진행 중이다.

 

 

PS4 이외에 추가 플랫폼 출시 계획은?

 

이용진 디렉터: 확정은 아니지만, PC 버전으로 출시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 닌텐도 스위치도 얘기가 나오기는 했는데, 닌텐도의 출시 기준이 워낙 까다로워서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소니와 프로모션도 진행할 계획인가?

 

김석주 팀장: 프로모션은 현재 소니와 준비 중이다. 구체적인 것이 정해지는 대로 말씀 드리겠다.

 


 

 

<키도> 이후 차기 프로젝트는 구상했나?

 

이용진 디렉터: 물론이다. <키도>와 같은 세계관으로, 역시 콘솔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라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는 않지만, 분명 <키도>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진보된 콘솔 게임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다음 게임은 지하연구소 게임이 아닌, 넥스트플로어의 이름으로 나오게 되지 않을까 한다. 유니티 엔진을 사용할 것이다. 내년 말 정도 선보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키도> 출시에 대한 출사표를 밝힌다면?

 

이용진 디렉터: 성공 여부보다는 아직 시작이고, 경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짧은 기간이지만 심혈을 기울였고 많은 분들이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 더 좋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 싶다. 많이 응원하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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