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온천', 느긋한 방치형 게임 혹은 세상 바쁜 목욕탕 타이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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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동물온천', 느긋한 방치형 게임 혹은 세상 바쁜 목욕탕 타이쿤

토망 (장이슬 기자) | 2018-07-20 15: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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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그린 듯한 편안한 화풍과 귀엽고 유쾌한 고양이 캐릭터를 내세운 <네코아츠메>가 크게 성공한 뒤 유사한 게임이 많이 등장했다. 최근 출시한 <동물온천>은 <네코아츠메>와 비슷하면서도 피처폰에서 자주 본 소위 '타이쿤' 게임의 요소를 접목했기 때문에 독특한 인상을 주는 작품이다. 세상에서 제일 느긋하면서도 바쁜 <동물온천>을 만나보자. / 디스이즈게임 장이슬 기자

 

  

 

<동물온천>은 어떤 게임?

플레이스토어의 설명과 이미지만 보면 단순 '방치형 게임'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동물온천>은 타이쿤 장르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생각보다 손이 바삐 돌아간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는 게임명 그대로 '동물 온천'을 관리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쌓이는 도토리를 써서 휑한 온천탕과 휴게실에 가구를 들여 놓아서 꾸민다. 그러면 온천탕에 명성이 쌓이면서 도토리가 더 빨리 모이게 되고, 새로운 가구를 들여와 온천탕을 계속해서 꾸미게 된다.

 

단순히 온천탕을 꾸미는 것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잔업거리도 충실하다. 탕에 몸을 담근 온천객은 수시로 칫솔이니 비누, 음료 등을 요구한다. 도토리를 쓰거나 광고를 봐서 물건을 사주면 동물들은 하나 둘, 온천탕의 VIP가 되고, 입장료인 도토리를 더 많이 내게 된다. 도토리를 모아 가구를 사서 명성을 높이고, 적당한 명성치에 도달하면 온천탕 주인냥이을 통해 새로운 동물이 손님으로 등장한다. 이런 식으로 온천탕을 확장시켜 나가게 된다. 

 

이렇게 설명하면 온천이 아닌 목욕탕이나 OO동 불가마 사우나처럼 보이지만, 어쨌든 온천이다.

 

아무것도 없고 한산한 온천탕을 명소로 만들자

 

 

세상에서 제일 느긋하거나 바쁘거나

<동물온천>은 크게 '휴게실'과 '온천장'의 2가지 공간에서 게임이 진행된다.

 

재미있는 점은 휴게실은 세상에서 제일 느긋한데, 온천장은 그렇게 바쁠 수 없다는 것이다. 화면 하단의 버튼으로 두 장소를 왕래하는데,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같은 게임이 방치형과 타이쿤으로 나눠진다. 또 두 요소가 서로의 보완재로 작용하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플레이를 하면서도 성장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동물온천>의 가장 큰 장점이다.

 

휴게실에서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일정 시간마다 저절로 쌓이는 입장료 도토리를 모으고, 고양이 점장을 밖으로 내보내서 새 손님을 데려오게 한다. 그것조차도 광고를 보지 않는다면 1시간에 한 번만 가능하다. 휴게실은 완벽하게 정적인 게임, 간단한 방치형 게임으로 작동한다.

 

너무 조용하다면 왼쪽 온천탕으로 가보자. 심심하기까지 한 휴게실과 달리 온천탕은 휴가철 워터파크가 떠오를 만큼 바쁜 분위기다. 휴게실이 방치의 감각이라면 온천탕은 피처폰 시절 유행한 '타이쿤'의 감각이다.

  

'휴게실'은 저절로 모이는 도토리로 가구를 사거나 주인냥이에게 영업을 시키는 등 정적인 콘텐츠가 주로 배치됐다.

 

온천장 화면 위쪽은 손님들이 쉴 새 없이 들락거리고, 아래쪽에는 동물들이 온천탕에 몸을 담그고 있다. 온천객은 머리 위에 말풍선을 띄워 타올, 비누 등 아이템을 요구하거나 도토리를 내는데, 원하는 아이템을 끌어다 주거나 터치해서 수금해야 한다. 손님이 원하는 물건을 많이 주면 VIP가 되어 입장료를 더 많이 낸다. 일종의 레벨이다.

 

온천탕의 명성을 높이고 탕의 크기를 늘려 손님을 많이 데려오면 그것만으로도 흐뭇하고, 더 많은 도토리를 벌기 위해 특정 손님을 골라 VIP 레벨을 집중적으로 올리는 것도 보람차다. 가짓수를 늘리는 수평 성장, 레벨을 올려 많은 보상을 받는 수직 성장이 제공되고 어느 한쪽을 포기하거나 집중해도 불이익이 없는 구조다. 

 

손님의 요구나 입장료 수금을 놓쳐도 기본 입장료가 휴게실에 쌓이니 부담이 없다. 대신 휴게실 도토리는 일정 수 이상 쌓이지 않으므로 더 빨리 도토리를 모으고 싶다면 온천탕 손님을 지켜봐야 한다. 성장에 부담이 없고 관여도가 적은 방치형, 빠른 손놀림과 순간 판단력이 중요한 타이쿤이 유기적으로 얽혀서 짧은 플레이 타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몰입감을 부른다. 

 

온천탕 화면에서 위아래를 나눈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플레이어를 제일 바쁘게 하는 것은 아래쪽 탕 안에 가만히 있는 온천객인데, 위쪽에서는 아무것도 안 주는 손님이 괜히 왔다갔다하며 바쁘게 군다. 이들 때문에 온천탕이 실제보다 더 바쁘게 보이는 착시가 일어나기도 한다. 움직이지 않는 온천객이 실은 동적, 핵심 요소고 부산스러운 위쪽 손님이 되려 정적 요소라는 점에서 유머 감각이 느껴진다.

 

손님을 많이 모으거나, 정예 VIP 손님을 키우거나 선택은 자유.

 

 

씨줄과 날실이 엮여 만들어진 캐주얼 게임의 미학

정리하자면, <동물온천>은 플레이어가 누구냐에 따라 플레이 방법이 바뀌면서도 여러 요소가 서로 받쳐주는 유기적 구성을 보여준다. 혹시 게임의 볼륨이 작아 나올 수 있는 구성이 아닌가 싶지만, 수많은 방치형 게임이 환생 등 같은 플레이를 반복시키는 것을 감안하면 <동물온천>은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볼륨 대비 알찬 콘텐츠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최근의 모바일 게임은 자동전투 등 정적인 요소를 핵심 콘텐츠로 사용하면서 최소의 동적 요소(플레이어의 직접 조작과 매니지먼트 혹은 화려한 전투 화면 등)를 곁들이는 구조를 사용한다. 대다수의 게임이 이 균형을 시스템으로 고정해 제공하지만, <동물 온천>은 각 요소를 잘게 분할해서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플레이어가 성장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고, 게임이 플레이어의 선택에 맞춰 상호 보완하는 구조는 비슷한 규모의 게임들을 생각해봐도 보기 드문 구성이다. 그러면서도 흥미를 잃지 않도록 적당한 관심을 요구하는 밸런스가 절묘해, 방치형 게임을 찾는 사람은 물론 높은 몰입감을 느끼고 싶은 사람 모두 만족시킨다.

 

방치 파트와 집중 육성 파트가 부담스럽지 않게 어우러졌다.

 

개발사 슈퍼썸은 모 게임 커뮤니티에서 "사실은 미소녀 로봇을 수리하는 퍼즐 게임을 만들고 있었는데, 잘 되지 않아 <동물온천>으로 만들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래서일까, <동물온천>에서는 별다른 욕심이 보이지 않는다. 

 

무리하게 플레이타임을 늘리거나 확장하지 않고, 납득하기 어려운 과금 상품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여기에 친근하면서도 유머 있는 화풍, 여러 타입의 플레이어를 끌어들일 수 있는 구성까지. 게임을 둘러싼 내외부적인 요소가 씨줄과 날실처럼 엮여, 작고 귀여운 캐주얼 게임을 만들어냈다. 

 

<동물온천>은 casual, 격식을 차리지 않고 편안하다는 뜻의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 세상에서 제일 느긋하거나 바쁜 온천탕, 한 번쯤 가볼 만한 '우리동네 명물 목욕탕'이다. 

 


 

손으로 그린 듯한 편안한 화풍과 귀엽고 유쾌한 고양이 캐릭터를 내세운 <네코아츠메>가 크게 성공한 뒤 유사한 게임이 많이 등장했다. 최근 출시한 <동물온천>은 <네코아츠메>와 비슷하면서도 피처폰에서 자주 본 소위 '타이쿤' 게임의 요소를 접목했기 때문에 독특한 인상을 주는 작품이다. 세상에서 제일 느긋하면서도 바쁜 <동물온천>을 만나보자. / 디스이즈게임 장이슬 기자

 

  

 

<동물온천>은 어떤 게임?

플레이스토어의 설명과 이미지만 보면 단순 '방치형 게임'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동물온천>은 타이쿤 장르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생각보다 손이 바삐 돌아간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는 게임명 그대로 '동물 온천'을 관리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쌓이는 도토리를 써서 휑한 온천탕과 휴게실에 가구를 들여 놓아서 꾸민다. 그러면 온천탕에 명성이 쌓이면서 도토리가 더 빨리 모이게 되고, 새로운 가구를 들여와 온천탕을 계속해서 꾸미게 된다.

 

단순히 온천탕을 꾸미는 것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잔업거리도 충실하다. 탕에 몸을 담근 온천객은 수시로 칫솔이니 비누, 음료 등을 요구한다. 도토리를 쓰거나 광고를 봐서 물건을 사주면 동물들은 하나 둘, 온천탕의 VIP가 되고, 입장료인 도토리를 더 많이 내게 된다. 도토리를 모아 가구를 사서 명성을 높이고, 적당한 명성치에 도달하면 온천탕 주인냥이을 통해 새로운 동물이 손님으로 등장한다. 이런 식으로 온천탕을 확장시켜 나가게 된다. 

 

이렇게 설명하면 온천이 아닌 목욕탕이나 OO동 불가마 사우나처럼 보이지만, 어쨌든 온천이다.

 

아무것도 없고 한산한 온천탕을 명소로 만들자

 

 

세상에서 제일 느긋하거나 바쁘거나

<동물온천>은 크게 '휴게실'과 '온천장'의 2가지 공간에서 게임이 진행된다.

 

재미있는 점은 휴게실은 세상에서 제일 느긋한데, 온천장은 그렇게 바쁠 수 없다는 것이다. 화면 하단의 버튼으로 두 장소를 왕래하는데,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같은 게임이 방치형과 타이쿤으로 나눠진다. 또 두 요소가 서로의 보완재로 작용하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플레이를 하면서도 성장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동물온천>의 가장 큰 장점이다.

 

휴게실에서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일정 시간마다 저절로 쌓이는 입장료 도토리를 모으고, 고양이 점장을 밖으로 내보내서 새 손님을 데려오게 한다. 그것조차도 광고를 보지 않는다면 1시간에 한 번만 가능하다. 휴게실은 완벽하게 정적인 게임, 간단한 방치형 게임으로 작동한다.

 

너무 조용하다면 왼쪽 온천탕으로 가보자. 심심하기까지 한 휴게실과 달리 온천탕은 휴가철 워터파크가 떠오를 만큼 바쁜 분위기다. 휴게실이 방치의 감각이라면 온천탕은 피처폰 시절 유행한 '타이쿤'의 감각이다.

  

'휴게실'은 저절로 모이는 도토리로 가구를 사거나 주인냥이에게 영업을 시키는 등 정적인 콘텐츠가 주로 배치됐다.

 

온천장 화면 위쪽은 손님들이 쉴 새 없이 들락거리고, 아래쪽에는 동물들이 온천탕에 몸을 담그고 있다. 온천객은 머리 위에 말풍선을 띄워 타올, 비누 등 아이템을 요구하거나 도토리를 내는데, 원하는 아이템을 끌어다 주거나 터치해서 수금해야 한다. 손님이 원하는 물건을 많이 주면 VIP가 되어 입장료를 더 많이 낸다. 일종의 레벨이다.

 

온천탕의 명성을 높이고 탕의 크기를 늘려 손님을 많이 데려오면 그것만으로도 흐뭇하고, 더 많은 도토리를 벌기 위해 특정 손님을 골라 VIP 레벨을 집중적으로 올리는 것도 보람차다. 가짓수를 늘리는 수평 성장, 레벨을 올려 많은 보상을 받는 수직 성장이 제공되고 어느 한쪽을 포기하거나 집중해도 불이익이 없는 구조다. 

 

손님의 요구나 입장료 수금을 놓쳐도 기본 입장료가 휴게실에 쌓이니 부담이 없다. 대신 휴게실 도토리는 일정 수 이상 쌓이지 않으므로 더 빨리 도토리를 모으고 싶다면 온천탕 손님을 지켜봐야 한다. 성장에 부담이 없고 관여도가 적은 방치형, 빠른 손놀림과 순간 판단력이 중요한 타이쿤이 유기적으로 얽혀서 짧은 플레이 타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몰입감을 부른다. 

 

온천탕 화면에서 위아래를 나눈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플레이어를 제일 바쁘게 하는 것은 아래쪽 탕 안에 가만히 있는 온천객인데, 위쪽에서는 아무것도 안 주는 손님이 괜히 왔다갔다하며 바쁘게 군다. 이들 때문에 온천탕이 실제보다 더 바쁘게 보이는 착시가 일어나기도 한다. 움직이지 않는 온천객이 실은 동적, 핵심 요소고 부산스러운 위쪽 손님이 되려 정적 요소라는 점에서 유머 감각이 느껴진다.

 

손님을 많이 모으거나, 정예 VIP 손님을 키우거나 선택은 자유.

 

 

씨줄과 날실이 엮여 만들어진 캐주얼 게임의 미학

정리하자면, <동물온천>은 플레이어가 누구냐에 따라 플레이 방법이 바뀌면서도 여러 요소가 서로 받쳐주는 유기적 구성을 보여준다. 혹시 게임의 볼륨이 작아 나올 수 있는 구성이 아닌가 싶지만, 수많은 방치형 게임이 환생 등 같은 플레이를 반복시키는 것을 감안하면 <동물온천>은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볼륨 대비 알찬 콘텐츠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최근의 모바일 게임은 자동전투 등 정적인 요소를 핵심 콘텐츠로 사용하면서 최소의 동적 요소(플레이어의 직접 조작과 매니지먼트 혹은 화려한 전투 화면 등)를 곁들이는 구조를 사용한다. 대다수의 게임이 이 균형을 시스템으로 고정해 제공하지만, <동물 온천>은 각 요소를 잘게 분할해서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플레이어가 성장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고, 게임이 플레이어의 선택에 맞춰 상호 보완하는 구조는 비슷한 규모의 게임들을 생각해봐도 보기 드문 구성이다. 그러면서도 흥미를 잃지 않도록 적당한 관심을 요구하는 밸런스가 절묘해, 방치형 게임을 찾는 사람은 물론 높은 몰입감을 느끼고 싶은 사람 모두 만족시킨다.

 

방치 파트와 집중 육성 파트가 부담스럽지 않게 어우러졌다.

 

개발사 슈퍼썸은 모 게임 커뮤니티에서 "사실은 미소녀 로봇을 수리하는 퍼즐 게임을 만들고 있었는데, 잘 되지 않아 <동물온천>으로 만들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래서일까, <동물온천>에서는 별다른 욕심이 보이지 않는다. 

 

무리하게 플레이타임을 늘리거나 확장하지 않고, 납득하기 어려운 과금 상품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여기에 친근하면서도 유머 있는 화풍, 여러 타입의 플레이어를 끌어들일 수 있는 구성까지. 게임을 둘러싼 내외부적인 요소가 씨줄과 날실처럼 엮여, 작고 귀여운 캐주얼 게임을 만들어냈다. 

 

<동물온천>은 casual, 격식을 차리지 않고 편안하다는 뜻의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 세상에서 제일 느긋하거나 바쁜 온천탕, 한 번쯤 가볼 만한 '우리동네 명물 목욕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