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취재

[NDC 19] 매력적인 캐릭터는 어떻게 만드는가? 류금태의 '서브컬처 게임 생존 노하우'

다미롱 (김승현 기자) | 2019-04-24 20:56:23

이 기사는 아래 플랫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미소녀 게임, 재패니메이션풍 게임은 한국에서 비주류 장르 중 하나였다. 하지만 스마트폰 초창기 수집형 RPG의 대두, 근래 <소녀전선>의 흥행은 이런 장르에 대한 인식을 달리했다. 비주류로 취급하던 시장에 이미 충분한 소비자, 구매력이 있다고 확인된 것. 

 

하지만 IP를 활용한 게임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만들어진 이런 게임 중 성공적으로 흥행한 케이스는 극소수다. 작은 팀이 만들어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킨 케이스가 몇몇 있긴 하지만, 이들 중 성공적으로 생존한 게임도 거의 없다. 과연 한국에서 이런 서브컬쳐 색 강한 게임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랜드체이스>, <엘소드> 등 한국에서 흔치 않은 서브컬쳐 색 강한 게임에 참여했고, <클로저스>에선 직접 개발을 이끌고 흥행시킨 '류금태' 대표가 NDC 2019에서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했다. 그가 말하는 서브컬쳐 게임의 생존법, 서브컬쳐 게임이 갖춰야 할 덕목을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스튜디오비사이드 류금태 대표

 

 

# 당신은 40명의 팀원을 먹여 살릴 각오가 돼 있는가? 생존의 진짜 의미

 

류금태 대표가 강연 중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현실'이다. 강연 자체가 서브컬쳐 게임을 만들고 싶은 상업 게임 개발자를 타깃으로 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개발을 책임지는 사람은 그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존한 게임의 정의란 뭘까? 류 대표가 임의로 만든 기준은 2가지다. ▲ 첫째, 최소 5년 이상 의미 있는 유저수를 유지한 채 서비스될 수 있는 대중성. ▲ 둘째, 서비스하며 게임 개발하는데 쓴 비용을 청산하고 개발팀의 급료를 지급할 수 있으며 나아가 차기작을 만들 수 있는 자금까지 확보할 수 있는 자금력. 류 대표는 최소 이 2개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게임도, 회사도 의미 있게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두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먼저 게임을 만들고 유지 보수 할 개발팀이다. 류금태 대표의 경험에 따르면, 주류 시장에서 먹히는 상업 게임을 만들기 위해선 '최소' 40명의 개발자가 필요하다. (글로벌 서비스까지 생각한다면 이 80명) 그래야만 시장에서 외면 받지 않을 최소한의 품질과 볼륨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 인원이 최소 2~3년은 투자해야 게임 하나가 나온다. (류 대표는 초보 디렉터, PD가 2년 만에 게임을 론칭할 수 있다면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말할 정도로, 게임을 만드는데 이 정도 시간이 필수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자, 그렇다면 이 개발자들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돈이다. 그럼 얼마가 필요할까?

 

개발팀을 꾸릴 때 능력이 검증된 사람이 있어야 성공 확률이 올라가니 중견 개발자의 연봉을 기준으로 생각해보자. 잡코리아에 따르면, 넥슨에서 가장 많은 개발자들이 받고 있는 연봉 규모는 4~5천만 원이다. 중견 개발자 1명을 1년 고용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이다. 

 

중소 기업이니 연봉이 더 낮을 것이라고 말하지 말자. 같은 능력 가진 사람이 망하기 쉬운 작은 회사 가려면 최소한 돈이라도 더 많이 받을 것이다. 역량 낮고 연봉 낮은 개발자를 고용할 수도 있지만, 인력이 전부인 게임 산업에서 이렇게 팀을 꾸린다는 것은 좋은 게임 만드는 것을 포기한다는 말과 같다. 

 

이제부턴 수학의 영역이다. 중견 개발자 40명을 2년 간 고용하기 위한 인건비, 회사를 유지하기 위한 각종 유지비용, 론칭 이후 개발팀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등등. 개발비를 2년 내 청산하고 팀까지 유지하려면? 매월 4억 원의 돈이 필요하다. 추가로 마켓, 퍼블리싱 수수료 등을 따지면 최소 12억 원이다. 즉, 론칭 이후 매일 4천만 원의 매출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국내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기준, 2년 이상 20~25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과 같다. 

 

류금태 대표는 상업 개발사가 맞닥뜨리는 현실을 이야기하며, 서브컬쳐 게임을 개발하고 싶은 개발자들에게 "여러분들이 팀원들을 책임지기 위해선 이런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 이런 각오가 돼 있는가?"라며 신작 개발을 진지하게 생각할 것을 요구했다.

 

 

 

# 좋은 작품이 좋은 상업적 성공을 이끈다

 

물론 류 대표의 말이 유료 뽑기나 패키지 상품 같은 것을 양산하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상업 예술을 소비한다는 것은 대중이 그 콘텐츠에 '공감'한다는 것을 뜻한다. 즉, 콘텐츠 자체가 재미나 감동 등 유저의 감정을 건드려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잘 만든 게임이 (유료 모델 때문에)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케이스도 있지만, 반대로 성공한 게임 중 재미 없는 게임은 절대 없다. 최소한 돈 쓰는 재미라도 충실히 제공한다. 

 

때문에 류금태 대표는 "대중의 욕망을 자극하지 못하는 콘텐츠는 대중 상업 예술이라 할 수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콘텐츠 자체가 제공하는 가치를 강조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욕망'이란 단어다. 인간이 가진 원초적인 욕망을 자극하는 콘텐츠는 많다. 성적인 요소가 강한 성인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분명히 사람의 욕망을 자극하고, 실제로 대중이 지갑을 여는 시장이다.

 

하지만 욕망만 있는 콘텐츠는 절대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하며, 상업적인 성과 또한 제한된다. 즉, 생존할 수 있는 서브컬쳐 게임을 만들기 위해선 상업적인 성과에 대한 각오뿐만 아니라, '좋은 게임'에 대한 각오도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좋은 게임을 만든다고 상업적 성공이 꼭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욕망만 충족시켜 먹고 사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콘텐츠 산업 특성 상, 좋은 게임에 대한 추구는 좋은 상업적 성공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당신이 유저들에게 주고 싶은 재미는 '어떤' 재미인가?

 

그렇다면 좋은 서브컬쳐 게임이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 류금태 대표는 '재미'와 '매력' 2개를 꼽았다. 재미는 게임의 시작이자 끝이다. 아무리 매력적인 캐릭터를 가진 게임도 플레이 자체가 재미 없으면 유저들에게 외면받는다.

 

때문에 류금태 대표는 서브컬쳐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도 최소한 '내가 유저들에게 어떤 재미를 주고 싶다'라는 것을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류 대표가 <엘소드>를 만들었을 때(이 땐 디렉터가 아니라 초기 멤버였다), 그가 구현하고 싶은 재미 요소는 ▲ 재패니메이션풍 캐릭터 ▲ 실시간 액션과 화려한 필살기 ▲ 캐릭터가 가장 예쁘게 보일 수 있는 횡스크롤 시점 ▲ 정확하고 빠른 거리 공방전 4개 요소였다. 당시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 이런 성격의 게임이 없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류 대표가 가장 좋아하고 잘 이해하는 장르라 나온 설계다. 

 

<클로저스>의 개발을 이끌었을 땐 <엘소드>의 틀 위에 ▲ 8등신의 미형 캐릭터 ▲현대 배경의 어반 판타지라는 요소가 추가됐다. 이 또한 당시 PC 온라인 액션 게임 중 8등신 캐릭터가 기피되었던 것(당시엔 손·발이 크지 않으면 타격감을 주기 힘들다는 인식이 많았다), 어반 판타지라는 테마 자체가 흔치 않았다는 판단 끝에 나온 설계다.

 

류 대표는 이런 판단 기준을 설명하며, 게임 개발을 이끄는 PD·디렉터라면 자신이 잘 이해하고 있는(최소한 무언가에 대해 가치판단 할 수 있는) 장르를 만들어야 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 매력이 왜 중요해요? 재미 있으면 되는 것 아니에요?

 

'매력'은 서브컬쳐 게임이 재미만큼이나 중요하게 추구해야 하는 가치다. 매력이란 말 그대로 유저가 무언가를 좋아하게 만드는 요소다. 다만 사람이 무언가를 좋아하는데는 명확한 이유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한) 재미와 달리 제대로 구현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매력'을 강조하는 까닭은 이 요소가 서브컬쳐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기 때문이다. 서브컬쳐 게임과 다른 게임의 차이는 마치 아이돌과 가수의 차이와 같다. 가수를 좋아하는 사람은 보통 그 가수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때문에 어떤 가수의 팬은 음반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어지간한 광팬이 아닌 한) 그것을 사지 않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돌 팬은 다르다. 아이돌 팬이 좋아하는 것은 그의 노래가 아니라 그 자체다. 노래뿐만 아니라 사진, 말, 사상, 성격, 세계관 모든 것이 콘텐츠다. 이런 특성 때문에 아이돌 팬에게 음반 구입은 콘텐츠의 소비뿐만 아니라, 아이돌에 대한 응원·성원·호의의 성격이 강하다.

 

서브컬쳐 게임 또한 그렇다. 게임의 어떤 요소(보통 캐릭터)가 유저들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면 유저는 전투 같은 것뿐만 아니라 관련 설정이나 세계관 등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콘텐츠로 즐기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생긴 호의는 만에 하나 개발자가 삐끗하더라도,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최소 1번은 더 주게 만든다. 

 

이는 시장 변화가 빠른 게임 산업에서 굉장히 큰 강점이다. 

 


 

# 외모·무대·공감!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방법

 

서브컬쳐 게임이 매력적인 요소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류금태 대표가 권하는 것은 여러 요소 중 캐릭터에 집중하는 것이다. 유저가 인간적으로 가장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요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류 대표는 3개 요소를 말했다. 비주얼(외모), 월드(무대), 스토리(공감).

 

'비주얼'은 말 그대로 매력적인 외관이다. 외모는 사람이 가장 먼저 인지하는 그 캐릭터의 특징이다. 외모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그 캐릭터가 아무리 매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공감할 요소가 많아도 유저들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사람의 눈은 외면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현실성'이라는 덫이다. 사람에 따라서 비현실적인 복장이나 외모를 꺼리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현실성을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매력적이지 않다면 본말전도에 불과하다. 유저들의 눈길을 끌지 못한 캐릭터는 자신을 어필할 기회 조차 사라지기 떄문이다. 본선에 가려면 일단 예선부터 통과해야 한다.

 

류 대표는 이 부분을 "어차피 게임은 비현실적이다. 세상에 불덩이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아이돌들의 복장도 일상복이 아니라, 그들의 매력을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치밀한 계산 끝에 만들어진 전투복에 가깝다.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매력을 어떻게 어필할 것에 대한 고민이다. 개연성은 신경써야하지만, 현실성 때문에 매력이 떨어져선 안된다"라며 강하게 강조했다.

 

 

다음은 세계, 정확히 말하면 캐릭터가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무대'다. 말랑말랑한 학원물에서 냉혹한 킬러의 매력을 어필하기 쉽지 않고 피와 살이 튀기는 세기말 아포칼립스에서 요리치 성격을 살리기한 쉽지 않듯이, 캐릭터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어필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최적화된 '무대'가 필요하다.

 

때문에 캐릭터의 매력을 어필하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은 매력적인 캐릭터뿐만 아니라, 이게 잘 드러낼 수 있는 무대도 함께 신경써야 한다. 예를 들어 류금태 대표는 <클로저스>를 만들 때 현대 서울을 테마로 한 세계를 만들었다. 등장인물들의 현실적인 성격과 고민을 유저들에게 잘 이입시키기 위함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개연성이다. 아무리 게임이 비현실적인 콘텐츠라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개연성이 없다면 몰입은 깨지기 마련이다. 만약 <클로저스>의 캐릭터들이 휘황찬란한 갑옷을 입었거나 사극에서나 볼법한 어투를 구사했다면 현대 서울이란 느낌도 죽고, 캐릭터들의 성격이나 고민도 유저들에게 어필될 수 없었을 것이다. 

 

때문에 개발자는 무대를 연출할 때 유저들이 납득할 수 있는, '약간 허황되긴 하지만 있을 법한 얘기네'라는 생각이 들게끔 최소한의 개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클로저스> 캐릭터들이 현실에서 볼법한 복장을 입고, 우리 주변 누군가가 할 법한 고민을 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마지막은 스토리, 구체적으로 그 안에서 드러나는 캐릭터의 '인간적인 매력'과 그로 인한 공감이다. 아무리 매력적인 외형의 캐릭터라고 하더라도 유저가 여기에 공감하지 못하면 예쁜 인형에 불과하다. 앞서 설명한 치밀한 무대 설정도 궁극적으로는 유저들이 캐릭터에 공감하기 위한 장치다.

 

때문에 류금태 대표는 게임의 스토리를 짤 때, 유저들이 캐릭터에 공감하고 이입할 수 있는 스토리를 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이것만 제대로 할 수 있다면 게임 배경이 (일부 유저들이 정말 싫어하는) 천족과 마족의 싸움을 그렸어도 상관 없다. 

 

유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란 사랑, 우정, 고뇌 같이 우리가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소재를 뜻한다. 류 대표는 이걸 얘기하며 워너원의 리더 '윤지성'을 예로 들었다. 류 대표는 남자 아이돌을 잘 모르는 사람이다. 윤지성이라는 가수도 가족이 좋아해서 알게 됐다. 하지만 류 대표가 윤지성이라는 이름 석자를 아직도 기억하는 까닭은 그의 인생여정 때문이다.

 

윤지성은 아이돌 가수로서 좋은 덕목을 여럿 가지고 있지만, (아이돌로선 한계라 할 수 있는) 27세까지 빛을 보지 못한 인물이다. 그는 결국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프로듀스 101'에 참여했고, 여기서 최선을 다해 대중에게 인정받고 마침내 자신의 재능을 개화했다. 이런 윤지성의 스토리는 류 대표의 감정을 움직였고, 윤지성은 많은 잘생긴 남자 아이돌 중 유일하게 류 대표에게 기억되는 가수가 됐다. 

 

"예쁜 캐릭터, 잘 생긴 캐릭터는 게임 시장에 엄청 많습니다. 캐릭터가 유저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선 외모를 넘어, 유저들이 이입하고 공감할 수 있는 차별성이 필요합니다" 류금태 대표가 스토리,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 적용 사례: 카운터사이드의 경우

 

류금태 대표는 자신이 개발 중인 <카운터사이드>의 사례를 통해 자신이 설명한 요소들을 다시 한 번 풀었다.

 

류 대표가 <카운터사이드>를 개발하며 처음 고민한 것은 모바일게임 시장, 그리고 서브컬쳐 게임 시장의 트렌드와 미래였다. 그는 PC 온라인 게임의 발전 사례를 참고해 모바일 게임 또한 ▲ 비실시간 콘텐츠에서 실시간 콘텐츠로 ▲ SD 캐릭터에서 8등신 캐릭터로 ▲ 점점 유저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 추측했다.

 

여기에 더해 모바일 기기의 특성, 사람들의 본성을 미루어 봤을 때 모바일게임 시장에선 ▲ 터치 기반 인터페이스는 절대 바뀌지 않고 ▲ 마이크로 컨트롤이나 피지컬 요소 같은 민감한 조작은 앞으로도 각광받기 힘들 것이라 예측했다. 그의 전략은 이런 틀 안에서 기기의 한계나 사람들의 본성을 거스르지 않고, 지금 환경에서 강화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카운터사이드>는 다음 4개의 재미 요소, 3개의 매력점에 무게를 둬 개발 중이다.

 

- 실시간 액션: 실시간으로 조작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실시간 개입이 가능한 게임이란 의미다.

- 8등신 인게임 캐릭터

- 간결한 조작의 중·대규모 전투

- 풀 패키지 게임의 가장 재미있는 요소를 간결하게 인스턴스화: 모바일 특성 상 대규모 전투의 모든 것을 구현할 수 없으니, 컴팩트한 조작으로 중·대규모 전투의 핵심만 제공하겠다는 의미. 


- 적극적인 장르 클리셰 차용: <클로저스> 당시 서브컬쳐 장르가 대중적이지 않아 포기 했던 장르 문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서브컬처 장르 특유의 코어한 매력을 어필. 

- 현대 전장의 이능력자: 적당히 강한(?) 초능력자가 전쟁 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콘셉트. 현대적인 부대 속의 초능력자, 현대적인 부대와 싸우는 초능력자, 초능력자와 대적하는 현대적인 부대 등을 그리는 것이 목적

- 다양한 캐릭터 군상의 이야기: 수집형 게임의 장점을 활용해 다양한 캐릭터들의 매력과 사연을 풀어냄


 

# 서브컬쳐 게임을 만드는, 만들고 싶은 분들께 하고 싶은 말

 

류금태 대표는 마지막으로 서브컬쳐 게임을 만드는 사람,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래와 같은 조언을 남겼다. 

 

 

이 중 류금태 대표가 특히 강조한 것은 동료와 유저에 대한 조언이었다. 좋은 게임을 위해 좋은 동료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좋은 동료를 얻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에 대해 류 대표는 "좋은 동료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주변에 열심히 하는 사람들과 친해지고 그들을 믿어줘라. 그렇다면 당신에게 기회가 왔을 때 그들도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와 함께 '신뢰할 수 있는 동료'를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디렉터, PD가 되면 이상적인 게임이 머리 속을 멤돌기 쉽다. 물론 이걸 실무진이 구현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자신이 제안한 것이 거절당하면 크던 작던 화가 날 수 밖에 없다. 있을 법한 얘기지만, 총책임자가 이러면 큰 위험이 올 수 있다. 

 

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동료, 그가 거절해도 PD·디렉터가 "그 친구가 이렇게 얘기했으면 어떤 이유가 있겠지"라고 할 수 있는 개발자가 있다면 이런 위험을 막을 수 있다. 

 

 

류금태 대표가 유저 파트에서 말한 것은 내가 만들고 있는 게임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내 게임을 어떤 유저가 할 것인지에 대한 인식이다. 류 대표는 모든 유저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말하며, 게임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다면 (최소한 상업 게임이라면) 그 게임을 실제로 플레이하거나 좋아해 줄 유저들을 신경쓰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여러분들이 만든 게임을 실제로 즐기는 사람, 즐길 사람들을 위해 고민하십시오. 그래야만 게임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생존할 수 있습니다"

 


 

미소녀 게임, 재패니메이션풍 게임은 한국에서 비주류 장르 중 하나였다. 하지만 스마트폰 초창기 수집형 RPG의 대두, 근래 <소녀전선>의 흥행은 이런 장르에 대한 인식을 달리했다. 비주류로 취급하던 시장에 이미 충분한 소비자, 구매력이 있다고 확인된 것. 

 

하지만 IP를 활용한 게임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만들어진 이런 게임 중 성공적으로 흥행한 케이스는 극소수다. 작은 팀이 만들어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킨 케이스가 몇몇 있긴 하지만, 이들 중 성공적으로 생존한 게임도 거의 없다. 과연 한국에서 이런 서브컬쳐 색 강한 게임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랜드체이스>, <엘소드> 등 한국에서 흔치 않은 서브컬쳐 색 강한 게임에 참여했고, <클로저스>에선 직접 개발을 이끌고 흥행시킨 '류금태' 대표가 NDC 2019에서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했다. 그가 말하는 서브컬쳐 게임의 생존법, 서브컬쳐 게임이 갖춰야 할 덕목을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스튜디오비사이드 류금태 대표

 

 

# 당신은 40명의 팀원을 먹여 살릴 각오가 돼 있는가? 생존의 진짜 의미

 

류금태 대표가 강연 중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현실'이다. 강연 자체가 서브컬쳐 게임을 만들고 싶은 상업 게임 개발자를 타깃으로 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개발을 책임지는 사람은 그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존한 게임의 정의란 뭘까? 류 대표가 임의로 만든 기준은 2가지다. ▲ 첫째, 최소 5년 이상 의미 있는 유저수를 유지한 채 서비스될 수 있는 대중성. ▲ 둘째, 서비스하며 게임 개발하는데 쓴 비용을 청산하고 개발팀의 급료를 지급할 수 있으며 나아가 차기작을 만들 수 있는 자금까지 확보할 수 있는 자금력. 류 대표는 최소 이 2개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게임도, 회사도 의미 있게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두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먼저 게임을 만들고 유지 보수 할 개발팀이다. 류금태 대표의 경험에 따르면, 주류 시장에서 먹히는 상업 게임을 만들기 위해선 '최소' 40명의 개발자가 필요하다. (글로벌 서비스까지 생각한다면 이 80명) 그래야만 시장에서 외면 받지 않을 최소한의 품질과 볼륨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 인원이 최소 2~3년은 투자해야 게임 하나가 나온다. (류 대표는 초보 디렉터, PD가 2년 만에 게임을 론칭할 수 있다면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말할 정도로, 게임을 만드는데 이 정도 시간이 필수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자, 그렇다면 이 개발자들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돈이다. 그럼 얼마가 필요할까?

 

개발팀을 꾸릴 때 능력이 검증된 사람이 있어야 성공 확률이 올라가니 중견 개발자의 연봉을 기준으로 생각해보자. 잡코리아에 따르면, 넥슨에서 가장 많은 개발자들이 받고 있는 연봉 규모는 4~5천만 원이다. 중견 개발자 1명을 1년 고용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이다. 

 

중소 기업이니 연봉이 더 낮을 것이라고 말하지 말자. 같은 능력 가진 사람이 망하기 쉬운 작은 회사 가려면 최소한 돈이라도 더 많이 받을 것이다. 역량 낮고 연봉 낮은 개발자를 고용할 수도 있지만, 인력이 전부인 게임 산업에서 이렇게 팀을 꾸린다는 것은 좋은 게임 만드는 것을 포기한다는 말과 같다. 

 

이제부턴 수학의 영역이다. 중견 개발자 40명을 2년 간 고용하기 위한 인건비, 회사를 유지하기 위한 각종 유지비용, 론칭 이후 개발팀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등등. 개발비를 2년 내 청산하고 팀까지 유지하려면? 매월 4억 원의 돈이 필요하다. 추가로 마켓, 퍼블리싱 수수료 등을 따지면 최소 12억 원이다. 즉, 론칭 이후 매일 4천만 원의 매출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국내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기준, 2년 이상 20~25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과 같다. 

 

류금태 대표는 상업 개발사가 맞닥뜨리는 현실을 이야기하며, 서브컬쳐 게임을 개발하고 싶은 개발자들에게 "여러분들이 팀원들을 책임지기 위해선 이런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 이런 각오가 돼 있는가?"라며 신작 개발을 진지하게 생각할 것을 요구했다.

 

 

 

# 좋은 작품이 좋은 상업적 성공을 이끈다

 

물론 류 대표의 말이 유료 뽑기나 패키지 상품 같은 것을 양산하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상업 예술을 소비한다는 것은 대중이 그 콘텐츠에 '공감'한다는 것을 뜻한다. 즉, 콘텐츠 자체가 재미나 감동 등 유저의 감정을 건드려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잘 만든 게임이 (유료 모델 때문에)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케이스도 있지만, 반대로 성공한 게임 중 재미 없는 게임은 절대 없다. 최소한 돈 쓰는 재미라도 충실히 제공한다. 

 

때문에 류금태 대표는 "대중의 욕망을 자극하지 못하는 콘텐츠는 대중 상업 예술이라 할 수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콘텐츠 자체가 제공하는 가치를 강조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욕망'이란 단어다. 인간이 가진 원초적인 욕망을 자극하는 콘텐츠는 많다. 성적인 요소가 강한 성인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분명히 사람의 욕망을 자극하고, 실제로 대중이 지갑을 여는 시장이다.

 

하지만 욕망만 있는 콘텐츠는 절대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하며, 상업적인 성과 또한 제한된다. 즉, 생존할 수 있는 서브컬쳐 게임을 만들기 위해선 상업적인 성과에 대한 각오뿐만 아니라, '좋은 게임'에 대한 각오도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좋은 게임을 만든다고 상업적 성공이 꼭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욕망만 충족시켜 먹고 사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콘텐츠 산업 특성 상, 좋은 게임에 대한 추구는 좋은 상업적 성공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당신이 유저들에게 주고 싶은 재미는 '어떤' 재미인가?

 

그렇다면 좋은 서브컬쳐 게임이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 류금태 대표는 '재미'와 '매력' 2개를 꼽았다. 재미는 게임의 시작이자 끝이다. 아무리 매력적인 캐릭터를 가진 게임도 플레이 자체가 재미 없으면 유저들에게 외면받는다.

 

때문에 류금태 대표는 서브컬쳐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도 최소한 '내가 유저들에게 어떤 재미를 주고 싶다'라는 것을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류 대표가 <엘소드>를 만들었을 때(이 땐 디렉터가 아니라 초기 멤버였다), 그가 구현하고 싶은 재미 요소는 ▲ 재패니메이션풍 캐릭터 ▲ 실시간 액션과 화려한 필살기 ▲ 캐릭터가 가장 예쁘게 보일 수 있는 횡스크롤 시점 ▲ 정확하고 빠른 거리 공방전 4개 요소였다. 당시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 이런 성격의 게임이 없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류 대표가 가장 좋아하고 잘 이해하는 장르라 나온 설계다. 

 

<클로저스>의 개발을 이끌었을 땐 <엘소드>의 틀 위에 ▲ 8등신의 미형 캐릭터 ▲현대 배경의 어반 판타지라는 요소가 추가됐다. 이 또한 당시 PC 온라인 액션 게임 중 8등신 캐릭터가 기피되었던 것(당시엔 손·발이 크지 않으면 타격감을 주기 힘들다는 인식이 많았다), 어반 판타지라는 테마 자체가 흔치 않았다는 판단 끝에 나온 설계다.

 

류 대표는 이런 판단 기준을 설명하며, 게임 개발을 이끄는 PD·디렉터라면 자신이 잘 이해하고 있는(최소한 무언가에 대해 가치판단 할 수 있는) 장르를 만들어야 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 매력이 왜 중요해요? 재미 있으면 되는 것 아니에요?

 

'매력'은 서브컬쳐 게임이 재미만큼이나 중요하게 추구해야 하는 가치다. 매력이란 말 그대로 유저가 무언가를 좋아하게 만드는 요소다. 다만 사람이 무언가를 좋아하는데는 명확한 이유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한) 재미와 달리 제대로 구현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매력'을 강조하는 까닭은 이 요소가 서브컬쳐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기 때문이다. 서브컬쳐 게임과 다른 게임의 차이는 마치 아이돌과 가수의 차이와 같다. 가수를 좋아하는 사람은 보통 그 가수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때문에 어떤 가수의 팬은 음반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어지간한 광팬이 아닌 한) 그것을 사지 않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돌 팬은 다르다. 아이돌 팬이 좋아하는 것은 그의 노래가 아니라 그 자체다. 노래뿐만 아니라 사진, 말, 사상, 성격, 세계관 모든 것이 콘텐츠다. 이런 특성 때문에 아이돌 팬에게 음반 구입은 콘텐츠의 소비뿐만 아니라, 아이돌에 대한 응원·성원·호의의 성격이 강하다.

 

서브컬쳐 게임 또한 그렇다. 게임의 어떤 요소(보통 캐릭터)가 유저들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면 유저는 전투 같은 것뿐만 아니라 관련 설정이나 세계관 등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콘텐츠로 즐기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생긴 호의는 만에 하나 개발자가 삐끗하더라도,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최소 1번은 더 주게 만든다. 

 

이는 시장 변화가 빠른 게임 산업에서 굉장히 큰 강점이다. 

 


 

# 외모·무대·공감!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방법

 

서브컬쳐 게임이 매력적인 요소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류금태 대표가 권하는 것은 여러 요소 중 캐릭터에 집중하는 것이다. 유저가 인간적으로 가장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요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류 대표는 3개 요소를 말했다. 비주얼(외모), 월드(무대), 스토리(공감).

 

'비주얼'은 말 그대로 매력적인 외관이다. 외모는 사람이 가장 먼저 인지하는 그 캐릭터의 특징이다. 외모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그 캐릭터가 아무리 매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공감할 요소가 많아도 유저들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사람의 눈은 외면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현실성'이라는 덫이다. 사람에 따라서 비현실적인 복장이나 외모를 꺼리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현실성을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매력적이지 않다면 본말전도에 불과하다. 유저들의 눈길을 끌지 못한 캐릭터는 자신을 어필할 기회 조차 사라지기 떄문이다. 본선에 가려면 일단 예선부터 통과해야 한다.

 

류 대표는 이 부분을 "어차피 게임은 비현실적이다. 세상에 불덩이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아이돌들의 복장도 일상복이 아니라, 그들의 매력을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치밀한 계산 끝에 만들어진 전투복에 가깝다.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매력을 어떻게 어필할 것에 대한 고민이다. 개연성은 신경써야하지만, 현실성 때문에 매력이 떨어져선 안된다"라며 강하게 강조했다.

 

 

다음은 세계, 정확히 말하면 캐릭터가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무대'다. 말랑말랑한 학원물에서 냉혹한 킬러의 매력을 어필하기 쉽지 않고 피와 살이 튀기는 세기말 아포칼립스에서 요리치 성격을 살리기한 쉽지 않듯이, 캐릭터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어필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최적화된 '무대'가 필요하다.

 

때문에 캐릭터의 매력을 어필하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은 매력적인 캐릭터뿐만 아니라, 이게 잘 드러낼 수 있는 무대도 함께 신경써야 한다. 예를 들어 류금태 대표는 <클로저스>를 만들 때 현대 서울을 테마로 한 세계를 만들었다. 등장인물들의 현실적인 성격과 고민을 유저들에게 잘 이입시키기 위함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개연성이다. 아무리 게임이 비현실적인 콘텐츠라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개연성이 없다면 몰입은 깨지기 마련이다. 만약 <클로저스>의 캐릭터들이 휘황찬란한 갑옷을 입었거나 사극에서나 볼법한 어투를 구사했다면 현대 서울이란 느낌도 죽고, 캐릭터들의 성격이나 고민도 유저들에게 어필될 수 없었을 것이다. 

 

때문에 개발자는 무대를 연출할 때 유저들이 납득할 수 있는, '약간 허황되긴 하지만 있을 법한 얘기네'라는 생각이 들게끔 최소한의 개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클로저스> 캐릭터들이 현실에서 볼법한 복장을 입고, 우리 주변 누군가가 할 법한 고민을 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마지막은 스토리, 구체적으로 그 안에서 드러나는 캐릭터의 '인간적인 매력'과 그로 인한 공감이다. 아무리 매력적인 외형의 캐릭터라고 하더라도 유저가 여기에 공감하지 못하면 예쁜 인형에 불과하다. 앞서 설명한 치밀한 무대 설정도 궁극적으로는 유저들이 캐릭터에 공감하기 위한 장치다.

 

때문에 류금태 대표는 게임의 스토리를 짤 때, 유저들이 캐릭터에 공감하고 이입할 수 있는 스토리를 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이것만 제대로 할 수 있다면 게임 배경이 (일부 유저들이 정말 싫어하는) 천족과 마족의 싸움을 그렸어도 상관 없다. 

 

유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란 사랑, 우정, 고뇌 같이 우리가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소재를 뜻한다. 류 대표는 이걸 얘기하며 워너원의 리더 '윤지성'을 예로 들었다. 류 대표는 남자 아이돌을 잘 모르는 사람이다. 윤지성이라는 가수도 가족이 좋아해서 알게 됐다. 하지만 류 대표가 윤지성이라는 이름 석자를 아직도 기억하는 까닭은 그의 인생여정 때문이다.

 

윤지성은 아이돌 가수로서 좋은 덕목을 여럿 가지고 있지만, (아이돌로선 한계라 할 수 있는) 27세까지 빛을 보지 못한 인물이다. 그는 결국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프로듀스 101'에 참여했고, 여기서 최선을 다해 대중에게 인정받고 마침내 자신의 재능을 개화했다. 이런 윤지성의 스토리는 류 대표의 감정을 움직였고, 윤지성은 많은 잘생긴 남자 아이돌 중 유일하게 류 대표에게 기억되는 가수가 됐다. 

 

"예쁜 캐릭터, 잘 생긴 캐릭터는 게임 시장에 엄청 많습니다. 캐릭터가 유저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선 외모를 넘어, 유저들이 이입하고 공감할 수 있는 차별성이 필요합니다" 류금태 대표가 스토리,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 적용 사례: 카운터사이드의 경우

 

류금태 대표는 자신이 개발 중인 <카운터사이드>의 사례를 통해 자신이 설명한 요소들을 다시 한 번 풀었다.

 

류 대표가 <카운터사이드>를 개발하며 처음 고민한 것은 모바일게임 시장, 그리고 서브컬쳐 게임 시장의 트렌드와 미래였다. 그는 PC 온라인 게임의 발전 사례를 참고해 모바일 게임 또한 ▲ 비실시간 콘텐츠에서 실시간 콘텐츠로 ▲ SD 캐릭터에서 8등신 캐릭터로 ▲ 점점 유저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 추측했다.

 

여기에 더해 모바일 기기의 특성, 사람들의 본성을 미루어 봤을 때 모바일게임 시장에선 ▲ 터치 기반 인터페이스는 절대 바뀌지 않고 ▲ 마이크로 컨트롤이나 피지컬 요소 같은 민감한 조작은 앞으로도 각광받기 힘들 것이라 예측했다. 그의 전략은 이런 틀 안에서 기기의 한계나 사람들의 본성을 거스르지 않고, 지금 환경에서 강화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카운터사이드>는 다음 4개의 재미 요소, 3개의 매력점에 무게를 둬 개발 중이다.

 

- 실시간 액션: 실시간으로 조작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실시간 개입이 가능한 게임이란 의미다.

- 8등신 인게임 캐릭터

- 간결한 조작의 중·대규모 전투

- 풀 패키지 게임의 가장 재미있는 요소를 간결하게 인스턴스화: 모바일 특성 상 대규모 전투의 모든 것을 구현할 수 없으니, 컴팩트한 조작으로 중·대규모 전투의 핵심만 제공하겠다는 의미. 


- 적극적인 장르 클리셰 차용: <클로저스> 당시 서브컬쳐 장르가 대중적이지 않아 포기 했던 장르 문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서브컬처 장르 특유의 코어한 매력을 어필. 

- 현대 전장의 이능력자: 적당히 강한(?) 초능력자가 전쟁 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콘셉트. 현대적인 부대 속의 초능력자, 현대적인 부대와 싸우는 초능력자, 초능력자와 대적하는 현대적인 부대 등을 그리는 것이 목적

- 다양한 캐릭터 군상의 이야기: 수집형 게임의 장점을 활용해 다양한 캐릭터들의 매력과 사연을 풀어냄


 

# 서브컬쳐 게임을 만드는, 만들고 싶은 분들께 하고 싶은 말

 

류금태 대표는 마지막으로 서브컬쳐 게임을 만드는 사람,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래와 같은 조언을 남겼다. 

 

 

이 중 류금태 대표가 특히 강조한 것은 동료와 유저에 대한 조언이었다. 좋은 게임을 위해 좋은 동료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좋은 동료를 얻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에 대해 류 대표는 "좋은 동료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주변에 열심히 하는 사람들과 친해지고 그들을 믿어줘라. 그렇다면 당신에게 기회가 왔을 때 그들도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와 함께 '신뢰할 수 있는 동료'를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디렉터, PD가 되면 이상적인 게임이 머리 속을 멤돌기 쉽다. 물론 이걸 실무진이 구현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자신이 제안한 것이 거절당하면 크던 작던 화가 날 수 밖에 없다. 있을 법한 얘기지만, 총책임자가 이러면 큰 위험이 올 수 있다. 

 

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동료, 그가 거절해도 PD·디렉터가 "그 친구가 이렇게 얘기했으면 어떤 이유가 있겠지"라고 할 수 있는 개발자가 있다면 이런 위험을 막을 수 있다. 

 

 

류금태 대표가 유저 파트에서 말한 것은 내가 만들고 있는 게임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내 게임을 어떤 유저가 할 것인지에 대한 인식이다. 류 대표는 모든 유저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말하며, 게임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다면 (최소한 상업 게임이라면) 그 게임을 실제로 플레이하거나 좋아해 줄 유저들을 신경쓰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여러분들이 만든 게임을 실제로 즐기는 사람, 즐길 사람들을 위해 고민하십시오. 그래야만 게임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생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