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세상을 바꾼 아이디어 (27) - 세가 vs 닌텐도, 뉴욕 하늘 공중전

넥컴박 (넥슨컴퓨터박물관 기자) | 2017-10-01 09:53:44

디스이즈게임은 ‘넥슨컴퓨터박물관’과 함께하는 새로운 연재를 준비했습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 전시된 수많은 소장품의 사연이나 박물관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에피소드는 물론, 컴퓨터와 관련한 IT업계 인사들의 이야기가 담길 예정입니다. / 디스이즈게임 편집국

 

세상을 바꾼 아이디어 – 세가 VS 닌텐도, 뉴욕 하늘 공중전​ 

 

 넥슨컴퓨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세가 메가 드라이브의 모습. 박물관 2층 라이브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메가 드라이브, 혹은 슈퍼 겜*보이(알라딘보이)로 더 잘 알려진 세가의 이 콘솔은 1988년 일본에서 메가 드라이브로, 이듬해 북미에서는 ‘제네시스’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출시됐습니다. 닌텐도가 독점하고 있던 콘솔 게임 시장에 전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죠. 광고 카피부터 남달랐는데요. “제네시스는 닌텐도가 못하는 것을 한다(Genesis does what Nintendon’t)”.

 ​

 


그 시절 콘솔 시장은 빨간 모자를 쓴 배관공 캐릭터 마리오를 앞세운 닌텐도가 독점하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세가 제네시스는 당시로써 최고 사양의 하드웨어를 자랑했으나, 닌텐도처럼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캐릭터가 없는 상황이었죠. 바로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바람돌이 소닉이었습니다. 마리오와 소닉은 엎치락뒤치락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고, 이 경쟁은 많은 창작물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제네시스는 소닉의 발 빠른 스피드를 등에 업고 전 세계적으로 30만대 정도가 팔렸습니다. 하지만 이후 플레이 스테이션을 들고 나타난 소니와, 피카츄 전력을 충전한 닌텐도에게 밀려 콘솔 게임계의 패권 다툼에서 빠질 수밖에 없었죠.
 
날쌔게 땅을 내달리며 세가를 구원할 ‘뻔’ 했던 세가의 소닉과 그 경쟁자 닌텐도의 마리오, 그리고 피카츄. 오늘은 조금 다른 공간에서의 “세가 대 닌텐도”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미국에서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명절인 추수감사절은 우리나라의 추석과 굉장히 유사합니다. 연휴는 11월 마지막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간 계속되며, 처음으로 미국 땅에 발을 디뎠던 이주민들이 첫 수확을 신께 감사드리고, 정착을 도와준 원주민들과 함께 음식을 나눠 먹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하죠. 미국 뉴욕에서는 매년 이 추수감사절을 기념하는 퍼레이드가 열립니다.
 
1924년,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로 시작한 메이시즈 추수감사절 퍼레이드(Macy’s Thanksgiving Day Parade)는 9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뉴욕의 연례행사입니다. 메이시즈(Macy’s)라는 미국의 백화점 직원들과 그 가족들을 주축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마칭 밴드뿐 아니라 센트럴 파크 동물원에서 빌려온 살아있는 동물들(심지어 호랑이와 사자도 있었다고 합니다), 산타클로스 분장을 한 사람들이 모여서 형형색색의 풍선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던 축제였습니다.​


수 년간 칠면조와 자유의 여신상 등 ‘미국' 하면 떠오르는 여러 상징이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등장하여 퍼레이드를 다채롭게 했습니다. 그러다 1934년에는 미키마우스, 이듬해는 도날드덕, 39년에는 슈퍼맨, 57년엔 뽀빠이가 풍선으로 등장하죠. 이 퍼레이드는 47년부터 미 전국 방송으로 중계가 됐는데, 아이들은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아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가 퍼레이드에 나오기를 기다리곤 했습니다.

 

퍼레이드가 시작된 지 70여 년만인 1993년, 처음으로 비디오 게임의 주인공이 퍼레이드에 대형 풍선으로 등장합니다. 바로 세가의 바람돌이 소닉이었죠.​

날아라 소닉!


사실 80년대부터 미국의 비디오 게임 시장이 활성화되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풍선 소닉’의 등장은 생각보다 늦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메이시즈 퍼레이드의 풍선이 그 시절 문화의 아이콘의 대표 격이었다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때, ‘게임’이라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인정받기에 꽤 오린 시간이 걸렸다고도 볼 수 있죠.

 

흥미로운 점은, 그 시발주자가 그동안 미국 게임 시장을 주름잡던 닌텐도의 캐릭터가 아닌 세가의 소닉이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하늘을 나는 고슴도치에 열광했고, 소닉은 무려 8년간이나 퍼레이드에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8년 동안, 빨간 모자의 풍선 배관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죠. 세가와 소닉의 완승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2001년, <포켓몬 체육관 2> 시리즈를 포함한 6개의 포켓몬 게임이 북미에 출시됩니다. 피카츄는 무서운 속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고, 바로 그 해 메이시즈 퍼레이드에 등장하죠.​ 

 


2003 <포켓몬 루비&사파이어>, 2004 <포켓몬 적&등이 북미에 연달아 출시되며피카츄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올랐고 2006피카츄는 아주 새로운 모습으로 퍼레이드에 등장합니다... 그것도 포켓볼과 함께요.

 


이쯤 되니 소닉이 안쓰러울 지경…

 

5년 뒤인 2011년, 드디어 소닉도 조금 더 날렵해 보이는 모습으로 퍼레이드에 나타났습니다. 확실히 93년보다 눈빛도 살아있고, 뾰족 머리의 디테일도 살아있는 모습이었죠. 게임 속 바람돌이가 그대로 세상 밖으로 나온 듯한 모습에 사람들은 열광했고요.​

 



사실 메이시즈 퍼레이드에서 소닉의 위치는 조금 특별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메이시즈 퍼레이드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소닉과 세가 제네시스가 언급될 정도니까요.

 

“몇몇 스타 캐릭터들은 광팬을 형성하기 시작했고, 

90년대의 퍼레이드들은 주저 없이 그들을 전설 급으로 만들었죠. 

바트 심슨, 닌자 거북이, 바람돌이 소닉을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당신의 세가 제네시스도 함께요!) 

(Macy’s Thanksgiving Day Parade 공식 홈페이지에서 발췌, 의역) ”

 

그러나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한 소닉의 모습이 잊혀지기도 전, 2014년 메이시즈 페스티벌의 포스터가 공개되는데요, 눈사람 피카츄를 안고 있는 피카츄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 페스티벌에 나타나 이목을 집중시켰죠.​

 

 

네가 왜.. 거기서 그렇게 나와..?

  

그 해 퍼레이드에는 소닉이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스카이랜더스>의 주인공 이럽터가 새로운 게임 캐릭터로 선보여졌습니다. <앵그리버드>의 레드도 2015년부터 축제에 함께하고 있고, 올해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직 소닉의 참가 여부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라이벌 마리오는 한 번도 점프해보지 못한 뉴욕 하늘을 게임 캐릭터 역사상 처음으로 날았지만 백만 볼트 파워는 이기지 못했던 소닉. 닌텐도의 전성기를 이끌었지만 소닉의 대항마로 등장한 피카츄에 밀려 메이시즈 페스티벌에 참여할 수 없었던 마리오.​


사실 소닉과 마리오는 더 이상 콘솔 게임계의 왕좌를 차지하려 싸우고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피카츄가 그 자리에 앉아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2007년 미니 게임 시리즈 <마리오&소닉 올림픽>을 시작으로 <마리오&소닉 2012 런던 올림픽>, <마리오&소닉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등에서 이미 함께 선의의 경쟁을 하는 모습으로 그려졌고요. 2013년에는 세가가 <소닉의 잃어버린 세계>를 포함한 3종의 타이틀을 닌텐도 Wii U와 닌텐도 3DS에 독점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세가 아메리카의 사장 존 쳉은 “닌텐도를 빼놓고 생각하지 않겠다(Don’t count Nintendo out)”고 말했죠. 닌텐도 스위치에는 무려 <소닉 매니아> 타이틀이 있다는 점.

“Nintendon’t”에서 “Don’t count Nintendo out”으로.
 <마리오&소닉>에서 <소닉매니아>까지. 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지..를 넘어선 광팬.

이렇듯 세가와 닌텐도의 오랜 세월에 걸친 공방전은 점차 콜라보와 윈-윈의 양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한 분야에 선의의 라이벌이 있다는 것은 양쪽 모두에게 자극제가 되어 분야 전체의 발전을 이끄는 경우가 많습니다. 닌텐도와 마리오, 세가와 소닉이 콘솔 게임 시장과 게임 문화 전반에 끼친 지대한 문화를 과소평가할 수 없죠. 그리고 특정 연령층의 소수만 즐기던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국가적인 공휴일 행사에 끌어와 모두가 즐기는 문화로 확대시킨 메이시즈 페스티벌의 역할도 “세가 대 닌텐도 뉴욕 하늘 공중전”에서 무시할 수 없겠습니다.​

세상을 바꾼 아이디어 – 제주에서, 넥슨컴퓨터박물관
 
덧) 
올 추석 연휴는 무려 9일. 진정한 황금 연휴라고 할 수 있지요. 한 명의 게이머로서, 우리네 추석에도 전 세대를 아우르는 게임 문화가 있다면, 그리고 그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있다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무엇이 떠오르나요? 윷놀이와 화투도 좋지만, 이번 연휴에는 비디오 게임이 어떨까요?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디스이즈게임은 ‘넥슨컴퓨터박물관’과 함께하는 새로운 연재를 준비했습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 전시된 수많은 소장품의 사연이나 박물관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에피소드는 물론, 컴퓨터와 관련한 IT업계 인사들의 이야기가 담길 예정입니다. / 디스이즈게임 편집국

 

세상을 바꾼 아이디어 – 세가 VS 닌텐도, 뉴욕 하늘 공중전​ 

 

 넥슨컴퓨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세가 메가 드라이브의 모습. 박물관 2층 라이브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메가 드라이브, 혹은 슈퍼 겜*보이(알라딘보이)로 더 잘 알려진 세가의 이 콘솔은 1988년 일본에서 메가 드라이브로, 이듬해 북미에서는 ‘제네시스’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출시됐습니다. 닌텐도가 독점하고 있던 콘솔 게임 시장에 전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죠. 광고 카피부터 남달랐는데요. “제네시스는 닌텐도가 못하는 것을 한다(Genesis does what Nintend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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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콘솔 시장은 빨간 모자를 쓴 배관공 캐릭터 마리오를 앞세운 닌텐도가 독점하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세가 제네시스는 당시로써 최고 사양의 하드웨어를 자랑했으나, 닌텐도처럼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캐릭터가 없는 상황이었죠. 바로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바람돌이 소닉이었습니다. 마리오와 소닉은 엎치락뒤치락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고, 이 경쟁은 많은 창작물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제네시스는 소닉의 발 빠른 스피드를 등에 업고 전 세계적으로 30만대 정도가 팔렸습니다. 하지만 이후 플레이 스테이션을 들고 나타난 소니와, 피카츄 전력을 충전한 닌텐도에게 밀려 콘솔 게임계의 패권 다툼에서 빠질 수밖에 없었죠.
 
날쌔게 땅을 내달리며 세가를 구원할 ‘뻔’ 했던 세가의 소닉과 그 경쟁자 닌텐도의 마리오, 그리고 피카츄. 오늘은 조금 다른 공간에서의 “세가 대 닌텐도”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미국에서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명절인 추수감사절은 우리나라의 추석과 굉장히 유사합니다. 연휴는 11월 마지막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간 계속되며, 처음으로 미국 땅에 발을 디뎠던 이주민들이 첫 수확을 신께 감사드리고, 정착을 도와준 원주민들과 함께 음식을 나눠 먹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하죠. 미국 뉴욕에서는 매년 이 추수감사절을 기념하는 퍼레이드가 열립니다.
 
1924년,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로 시작한 메이시즈 추수감사절 퍼레이드(Macy’s Thanksgiving Day Parade)는 9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뉴욕의 연례행사입니다. 메이시즈(Macy’s)라는 미국의 백화점 직원들과 그 가족들을 주축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마칭 밴드뿐 아니라 센트럴 파크 동물원에서 빌려온 살아있는 동물들(심지어 호랑이와 사자도 있었다고 합니다), 산타클로스 분장을 한 사람들이 모여서 형형색색의 풍선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던 축제였습니다.​


수 년간 칠면조와 자유의 여신상 등 ‘미국' 하면 떠오르는 여러 상징이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등장하여 퍼레이드를 다채롭게 했습니다. 그러다 1934년에는 미키마우스, 이듬해는 도날드덕, 39년에는 슈퍼맨, 57년엔 뽀빠이가 풍선으로 등장하죠. 이 퍼레이드는 47년부터 미 전국 방송으로 중계가 됐는데, 아이들은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아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가 퍼레이드에 나오기를 기다리곤 했습니다.

 

퍼레이드가 시작된 지 70여 년만인 1993년, 처음으로 비디오 게임의 주인공이 퍼레이드에 대형 풍선으로 등장합니다. 바로 세가의 바람돌이 소닉이었죠.​

날아라 소닉!


사실 80년대부터 미국의 비디오 게임 시장이 활성화되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풍선 소닉’의 등장은 생각보다 늦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메이시즈 퍼레이드의 풍선이 그 시절 문화의 아이콘의 대표 격이었다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때, ‘게임’이라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인정받기에 꽤 오린 시간이 걸렸다고도 볼 수 있죠.

 

흥미로운 점은, 그 시발주자가 그동안 미국 게임 시장을 주름잡던 닌텐도의 캐릭터가 아닌 세가의 소닉이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하늘을 나는 고슴도치에 열광했고, 소닉은 무려 8년간이나 퍼레이드에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8년 동안, 빨간 모자의 풍선 배관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죠. 세가와 소닉의 완승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2001년, <포켓몬 체육관 2> 시리즈를 포함한 6개의 포켓몬 게임이 북미에 출시됩니다. 피카츄는 무서운 속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고, 바로 그 해 메이시즈 퍼레이드에 등장하죠.​ 

 


2003 <포켓몬 루비&사파이어>, 2004 <포켓몬 적&등이 북미에 연달아 출시되며피카츄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올랐고 2006피카츄는 아주 새로운 모습으로 퍼레이드에 등장합니다... 그것도 포켓볼과 함께요.

 


이쯤 되니 소닉이 안쓰러울 지경…

 

5년 뒤인 2011년, 드디어 소닉도 조금 더 날렵해 보이는 모습으로 퍼레이드에 나타났습니다. 확실히 93년보다 눈빛도 살아있고, 뾰족 머리의 디테일도 살아있는 모습이었죠. 게임 속 바람돌이가 그대로 세상 밖으로 나온 듯한 모습에 사람들은 열광했고요.​

 



사실 메이시즈 퍼레이드에서 소닉의 위치는 조금 특별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메이시즈 퍼레이드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소닉과 세가 제네시스가 언급될 정도니까요.

 

“몇몇 스타 캐릭터들은 광팬을 형성하기 시작했고, 

90년대의 퍼레이드들은 주저 없이 그들을 전설 급으로 만들었죠. 

바트 심슨, 닌자 거북이, 바람돌이 소닉을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당신의 세가 제네시스도 함께요!) 

(Macy’s Thanksgiving Day Parade 공식 홈페이지에서 발췌, 의역) ”

 

그러나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한 소닉의 모습이 잊혀지기도 전, 2014년 메이시즈 페스티벌의 포스터가 공개되는데요, 눈사람 피카츄를 안고 있는 피카츄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 페스티벌에 나타나 이목을 집중시켰죠.​

 

 

네가 왜.. 거기서 그렇게 나와..?

  

그 해 퍼레이드에는 소닉이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스카이랜더스>의 주인공 이럽터가 새로운 게임 캐릭터로 선보여졌습니다. <앵그리버드>의 레드도 2015년부터 축제에 함께하고 있고, 올해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직 소닉의 참가 여부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라이벌 마리오는 한 번도 점프해보지 못한 뉴욕 하늘을 게임 캐릭터 역사상 처음으로 날았지만 백만 볼트 파워는 이기지 못했던 소닉. 닌텐도의 전성기를 이끌었지만 소닉의 대항마로 등장한 피카츄에 밀려 메이시즈 페스티벌에 참여할 수 없었던 마리오.​


사실 소닉과 마리오는 더 이상 콘솔 게임계의 왕좌를 차지하려 싸우고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피카츄가 그 자리에 앉아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2007년 미니 게임 시리즈 <마리오&소닉 올림픽>을 시작으로 <마리오&소닉 2012 런던 올림픽>, <마리오&소닉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등에서 이미 함께 선의의 경쟁을 하는 모습으로 그려졌고요. 2013년에는 세가가 <소닉의 잃어버린 세계>를 포함한 3종의 타이틀을 닌텐도 Wii U와 닌텐도 3DS에 독점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세가 아메리카의 사장 존 쳉은 “닌텐도를 빼놓고 생각하지 않겠다(Don’t count Nintendo out)”고 말했죠. 닌텐도 스위치에는 무려 <소닉 매니아> 타이틀이 있다는 점.

“Nintendon’t”에서 “Don’t count Nintendo out”으로.
 <마리오&소닉>에서 <소닉매니아>까지. 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지..를 넘어선 광팬.

이렇듯 세가와 닌텐도의 오랜 세월에 걸친 공방전은 점차 콜라보와 윈-윈의 양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한 분야에 선의의 라이벌이 있다는 것은 양쪽 모두에게 자극제가 되어 분야 전체의 발전을 이끄는 경우가 많습니다. 닌텐도와 마리오, 세가와 소닉이 콘솔 게임 시장과 게임 문화 전반에 끼친 지대한 문화를 과소평가할 수 없죠. 그리고 특정 연령층의 소수만 즐기던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국가적인 공휴일 행사에 끌어와 모두가 즐기는 문화로 확대시킨 메이시즈 페스티벌의 역할도 “세가 대 닌텐도 뉴욕 하늘 공중전”에서 무시할 수 없겠습니다.​

세상을 바꾼 아이디어 – 제주에서, 넥슨컴퓨터박물관
 
덧) 
올 추석 연휴는 무려 9일. 진정한 황금 연휴라고 할 수 있지요. 한 명의 게이머로서, 우리네 추석에도 전 세대를 아우르는 게임 문화가 있다면, 그리고 그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있다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무엇이 떠오르나요? 윷놀이와 화투도 좋지만, 이번 연휴에는 비디오 게임이 어떨까요?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