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게임예술관] 그들과 함께한 모든 게임이 예술이다! 퍼블리셔 디볼버 디지털

백야차 (박준영) | 2019-10-14 10: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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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이즈게임은 '게임예술관'을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업계 금손 아티스트들과 게임을 한 편의 예술로 만드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유저들에게는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지망생들에게는 참고가 될 자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차세대 게임 엔진이 등장하고 고품질 그래픽 구현 기술도 나날이 발전하는 지금. 게이머들은 이제 PC나 콘솔뿐 아니라 모바일 게임에서도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구현한 게임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고퀄리티 그래픽은 플레이하는 게이머 본인은 물론, 보는 사람조차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고 몰입감 등 요소들을 높여주곤 합니다.

하지만, 그래픽과 게임 사양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여전히 과거 8bit, 16bit 게임 그래픽과 특유 게임성, 감성을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유저들도 있습니다. 최근까지 발매하는 게임 중에도 당시 감성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픽셀 그래픽으로 구현한 게임을 여럿 찾아볼 수 있고, 이런 그래픽으로 구현한 게임은 분명한 수요가 있죠 :)

 

<브로포스>

<카타나 제로>

BIC(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 2019가 지난 9월 5일부터 8일까지 부산시 동구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됐습니다. 현장에는 종류도 형태도 다양한 인디 게임들이 전시됐죠. 개성 넘치는 게임 속에서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건 유통사 '디볼버 디지털' 부스였습니다.

해당 부스에는 BIC 2016 대상 수상작 <엔터 더 건전>(Enter the Gungeon), 지난 8월 30일 발매한 파티 게임 <히브 호>(Heave Ho), 그리고 2020년 출시를 앞둔 횡스크롤 액션 게임 <캐리온>(Carrion)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BIC 2019 디볼버 디지털 부스 현장

이들의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퍼블리셔 디볼버 디지털은 2009년 설립한 회사입니다. 사실 디볼버 디지털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게이머 사이에서도 이른바 ‘믿고 하는 디볼버 게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엔터 더 건전>, <핫 라인 마이에미>, <카타나 제로> 등 유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인디 게임을 발굴하고 퍼블리싱하면서 회사 인기도 덩달아 오르게 됐죠.

디볼버 디지털은 어쩌다 유저 마음을 훔치고 기억에 '예술 작품'으로 남을 만한 게임을 퍼블리싱하게 됐을까요? 그것도 한·두 차례가 아닌 수차례나 말이죠. 흥행 게임을 미리 알아보고 선택하는 금손 담당자가 있어서일지, 혹은 회사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어서일지. 디볼버 디지털 유통 담당이자 카케하시 게임즈 비즈니스 매니저인 자크 헌틀리(Zach Huntley)를 만나 디볼버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카케하시 게임즈 비즈니스 매니저 자크 헌틀리

 


# 디볼버 디지털이 '믿고 하는 게임'을 서비스 하기까지

 

디볼버 디지털을 통해 게임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사내 '특별한 규칙'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이는 바로 '만장일치 제도'. 디볼버 디지털은 게임 퍼블리싱 여부를 결정하기 전, 내부 인원이 모두 모여 퍼블리싱 여부에 대한 회의를 거친다고 합니다. 회의 후 진행된 표결에서 만약 단 한 사람이라도 반대한다면 퍼블리싱을 하지 않는  게 내부 철칙입니다.

"디볼버 디지털이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독창성'과 '다양성'입니다. 유통사가 출시자 하나하나에 관심을 들이고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는 단순하게 특정 장르가 잘 나가고 있고 e스포츠 등으로 '유행'을 타고 있다고 해서 그런 장르나 게임을 선택하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퍼블리싱 전 게임이 얼마나 독창적이고 다양한 요소를 담고 있는지를 따지며, 모든 사안을 종합해 표결에 들어갑니다. 여기서 단 한 명이라도 반대한다면 퍼블리싱을 무산하죠."

 

<타이탄 소울즈>

<레인즈>

개발자들이 게임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잘 만든 게임을 유저들이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하고 수익을 내는 일 역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때문에 일부 퍼블리셔는 대중성이나 수익을 위해 게임 속 일부 요소를 변경할 것을 요청하기도 하죠.

하지만 디볼버 디지털은 이런 사안에 있어 단호하게 '게임은 이래야 팔리고 많이 한다는 법칙은 없다'라고 전했습니다. 오히려 디볼버 디지털은 '이 게임은 이렇게 바꿔야 팔린다'는 입장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이유는 개발자의 다양성과 독창성이 담긴 게임이 퍼블리셔 힘에 의해 바뀐다면 유저 만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내부 철학 때문입니다. 디볼버 디지털이 퍼블리싱 전 만장일치로 게임을 선택하는 이유 역시 이 철학의 연장 선상에 있습니다 작은 의견이라 할지라도 유저들이 싫어할 만한 부분이라면 퍼블리싱을 과감히 포기한다는 게 디볼버 디지털의 입장입니다.

"개발사에 바라는 부분이라면... 특별히 없습니다. 오히려 개발사가 만든 게임이 어떤 특징을 띄고 있다면 우리는 그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개발이 얼마나 오래됐건, 팀의 규모가 크건 작건, 개발사의 재력이 어떻건 간에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우리가 퍼블리싱 하고 싶은 게임과 퍼블리싱을 원하는 게임 모두 우리는 늘 그랬듯 똑같은 방법으로 검토하고 결정합니다. 개발사에 조언을 아예 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다만, 그 조언을 개발자가 받아들이냐 아니냐는 스스로 결정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엔터 더 건전>


디볼버 디지털의 또 다른 철학이 있다면 모든 일에 대한 계획을 1년 이상 '장기화'해서 잡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미래 계획에 있어서는 더욱더 장기 계회을 잡지 않도록 노려한다고 합니다.

"내일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때문에 당장 뭔가가 유행하거나 화제된다고 해서 그게 내일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죠. 게이머들이 추구하는 게임 역시 늘 바뀐다고 봅니다. 내일은 내일이 되야 알기 때문에 디볼버 디지털은 장기 계획을 세우지 않습니다. 더불어, 만약 우리가 1년 이상 계획을 세운다면 난관에 부딪쳤을 때 '우리는 제대로 된 길을 가지 않았다'며 낙담하게 됩니다. 때문에 디볼버 디지털의 모든 계획은 단기 계획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게임 역시 출시 전·후 계획이 다르고, 출시 후에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만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운웰

<크로싱 소울즈>

 


# 인디 게임, 다양성, 현지화... 디볼버 디지털의 끊이지 않는 고민과 새로운 무언가

 

사실 자크 헌틀리 매니저는 디스이즈게임과 인터뷰 중 자신과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답하기도 했지만 되려 게임과 퍼블리싱에 대한 고민과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한국어화(로컬라이징)에 관심이 많았던 자크 헌틀리 매니저. 그는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 할지라도 로컬라이징이 되지 않았다면 유저들이 할 이유가 없다며 로컬라이징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BIC 등 게임 행사를 다니며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 중 하나는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 하더라도 현지화가 되어있지 않다면 유저들이 플레이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는 행사뿐 아니라 게임 출시 후 판매량과도 직접적으로 이어졌죠. 회사가 로컬라이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앞으로도 유저들이 자국어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불어, 이 자리를 빌려 바다게임즈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고자합니다."

이 말과 함께 앞으로도 새롭고 다양하며 독창성 있는 게임을 찾아다니고 선보이는 디볼버 디지털의 행보는 계속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확신이 담긴 다짐을 보며 디볼버 디지털이 앞으로 어떤 게임을 선보일지 역시 궁금해졌습니다. 과연 디볼버 디지털은 우리 마음과 기억 속 어떤 '예술'로 기억될 게임을 퍼블리싱할까요?

 

<캐리온>

<히브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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