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우리 바로 곁에 있는, '낯선 이와 느린 춤을'

시몬 (임상훈) | 2017-02-17 15:21:51

질문 1. 상상도 하기 싫겠지만, 만약 당신이 아래 병 중 하나에 걸린다면 어떤 쪽을 택하겠습니까?​

 

- 루게릭병: 정신은 또렷한데, 육체는 계속 굳어져감 

- 알츠하이머병: 육체는 멀쩡한데, 정신이 없어져감 

 


질문 2. 당신은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면, 그 결과를 알고 싶으신죠? ​

 

우리나라에는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 환자가 현재 60만 명이 넘습니다. 그 수는 급속히 늘고 있고, 2025년에는 100만 명 이상이 될 예정입니다. 알츠하이머 병은 간단한 검진을 통해 초기부터 알 수 있지만, 치료법은 없습니다. ​진행을 늦추거나 완화할 수는 있지만요. 병원에서는 뾰족한 해결책도 없는 상황에서 정신적 충격과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결과를 안 알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 3. 당신의 머리에 낯선 이가 들어왔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당신은 치매에 걸렸습니다. 정신을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곧 스스로를 기억하지도, 인식하지 못 하게 됩니다. 주변인들은 모두 고통을 받고, 당신은 그들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올해 초 <낯선 이와 느린 춤을>이라는 제목의 책을 읽었습니다. 대표적인 치매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남편의 보호자로 절망적인 병의 진행과정을 겪은 작가의 진솔하고 생생한 경험담이 담겨있는 책이었죠.​ 아픈 내용이었지만, 소설처럼 잘 읽혔습니다. 알츠하이머 인구의 증가와 위험성에 비해 우리가 아는 것은 너무 없는 듯합니다.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치매 환자를 모신 경험이 있는 분을 포함해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위에 있는 질문들을 해봤습니다. 사람마다 대답이 달랐습니다.

 

제 대답은 이랬습니다.

 

대답 1. 둘 다 싫지만, 굳이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루게릭병. 스티븐 호킹처럼 잘 싸울 수 있기를.

대답 2. 알고 싶다.

대답 3. 삶을 마무리하고 싶다.

 

3번(즉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미리 이와 관련된 문서를 미리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3번 상황의 예방을 위해 유산소 운동을 열심히 하고, (게임을 비롯한!) 정신적 운동을 꾸준히 하고, 여러 사람과 즐겁게 이야기 나누고 함께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디스이즈게임에서도 최근 알츠하이머에 관한 카드뉴스가 두 꼭지 있었습니다. 기사가 나왔을 때도 느꼈지만, 책을 읽고 나니, 더욱 일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꼭 읽어보세요.

 

[카드뉴스] “내 이름은 알프레드. 치매 판정을 받은 노인이다.” 

 

[카드뉴스] 9,500년이 걸릴 자료를 6개월 만에 모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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