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6일 오후 7시 무렵, 저는 머리가 아프고 속이 쓰렸습니다. 티그 톱기사존에 있던 3꼭지를 한꺼번에 삭제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죠.
국방 FPS 프로젝트에 관한 기획기사들이었습니다. 그날 오후 게재되자마자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서 뜨거운 이슈가 됐었죠. 아쉬웠습니다. 티그 트래픽도 높이고, 브랜드도 알릴 좋은 기회였으니까요. 발로 뛰며 어렵게 취재해온 기자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었고요.
하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여러 이해관계 속에서 선의를 가진 분이 다치면 안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죠. 독자의 알 권리, 미디어의 알릴 의무만큼이나 취재원을 보호할 책임도 중요하니까요. 편집국 멤버들의 생각도 같았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꼬박 24시간이 걸렸고, 아래 3꼭지는 다음날 오후 6시 무렵 다시 티그 메인을 차지했습니다.
① 9명으로 AA 수준 FPS를 만들어라? ‘국방 FPS’ 프로젝트의 실체 (바로가기)
소셜미디어에서 다시 이슈가 됐습니다. 우리나라 1등 신문이라고 자처하는 곳이 저희 기사 내용을 따서 보도하기도 했죠. 저희 이름 대신 (익명의) 게임 전문 인터넷 매체로 언급돼 티그 멤버들이 속상해 하기도 했지만요.
그렇게 지나가는 일인 줄로 알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지인을 통해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현재 군 복무중인 평범한 장병입니다.
다름 아니라요, 며칠 전에 '디스이즈게임'에서 국방 FPS 비판 기사를 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이후로 군 부대 내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디스이즈게임을 접속 시 유해사이트로 필터링되어 아예 접속할 수가 없어요."
다른 지인을 통해 국방부에 문의해봤습니다. 그런 조치를 따로 취하지 않았고, 원래부터 게임과 게임 관련 사이트는 접속을 막아왔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제보 내용을 부인하는 답변이었습니다.
티그 내부에서도 설왕설래가 있었습니다. "군대에서도 게임을 했고, 게임 정보도 봤다"며 흥분한 이도 있었고, "원래 막는 건데, 잘 모르고 있다가 이번에 막았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이도 있었죠. 국방부에 대한 신뢰가 그리 높지는 않은 듯했습니다.
부디 기사 때문에 이런 조치가 취해진 게 아니길 바랍니다. 디스이즈게임 대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