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행복한 하루, 서울국제도서전을 다녀와서

시몬 (임상훈 기자) | 2017-06-19 00:16:20


서울국제도서전(Seoul International Book Fair)에 갔다.​ 책만큼 사람도 참 많았다. 어제와 오늘, 책을 구경하는 사람들을 마음껏 구경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인디언 텐트가 여럿 있었다. 그 안에서 작가들이 찾아온 이의 사연을 듣고 그를 위로하거나 응원하는 책을 추천하거나, 시를 추천해 필사하게 한다고 했다. 고민이 많은 나도 저 텐트 속으로 무척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미리 신청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T_T  

 

 


텐트와 가까운 곳에 '산지니'라는 출판사가 있었다. 오늘 꼭, 반드시, 기필코 가보려고 했던 부스다. 최근 초등학생이 썼다고 잘못 알려졌던 화제의 시 '중독'. 실은 이 출판사에서 낸 강기화 시인의 동시집 속에 있었으니까. 출판사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책을 사려고 두 곳이나 둘러봤는데... 아무리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다 팔렸다고... T_T 

[관련 기사] 초등학생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시 '중독', 사실은...


 


해방 후 10년 단위로 각 시대와 출판계의 상황을 설명하며, 그 시기의 베스트셀러를 소개해주는 부스도 있었다. 대학 시절 읽었던 <광장>, <난쏘공> 등이 반가웠다. 90년대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로 올드 게이머에게도 익숙한 책이 앞머리에 두 권 나왔다. <퇴마록>과 <드래곤라자>는 당시 인기를 반영하듯, 2000년대 초 모두 온라인게임으로 나왔다. 성공하지 못했다. 엔씨소프트도 이중 한 책을 온라인게임으로 만드려고 했는데, 작가는 다른 회사와 계약을 했다. 순간의 선택이...T_T

 

 


대학 시절부터 익숙한 출판사 몇 곳이 보였다. 사회평론도 그런 곳 중 하나였다. 90년대 초 강만식, 박호성, 조희연 등 진보적 지식인들이 십시일반해서 만들었던 출판사. <사회평론 길>이라는 월간지를 냈는데, 90년대 후반 상황이 어려워지며 중단됐다. 이후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는 책을 냈던 곳. 살림이 어떨까 궁금했는데, '용선생' 주변에 아이들이 몰려있는 것을 보고 안심이 됐다.  


 


사회평론보다 더 걱정했던 출판사도 보였다. 70년대 말 이해찬이 장준하 선생의 항일수기집 <돌배게>에서 이름을 따 만든 출판사. 대학 시절 여기서 나온 <전태일 평전>과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를 읽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후 자서전 <운명이다>를 출판한 곳. '용선생' 같은 새로운 스타는 없지만, 유시민 같은 든든한 필자가 함께 하고 있어 다행이다 생각했다. 요즘 셀럽인 유시민 작가가 <국가란 무엇인가>보다 '더 잘 팔리는 무엇인가'를 돌베개에서 내줬으면 좋겠다.

 


반가운, 아니 그리운 얼굴에 이끌려 이 곳에 왔다. 내 서가에 한줄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 소설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진 열린책들이었다. 대학 시절, 수업시간에 강의실 뒤에 앉아 <장미의 이름>을 읽었던 기억이 났다. <개미>도 이 출판사에서 나왔다. 그래픽노블로 내가 애정하는 미메시스도 열린책들의 자회사다. 작년 2월 졸한 움베르트 에코의 얼굴 앞에 한참 서있었다. 

 

 

 

이정엽 교수의 <인디게임>이라는 책을 출판했던 커뮤니케이션북스를 놀러갔다. 혁신적인 시도를 많이 하는 곳답게 오디오책을 선보였다. 지인이 자리를 비우고 있어서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들어본 사람들이 무척 좋다고 평했다. 차를 운전하지 않고, 집과 회사가 가까운 나랑은 안 맞겠지만.

 




얼마전 박재동 화백을 만났다. 그 만남을 주선해주신 김태훈 님의 책을 남해의 봄날에서 샀다. 옛날부터 읽고 싶었던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 작년 10월에 나왔는데, 3일(6월 15일) 전 벌써 3쇄를 찍었다고 한다. 책을 읽고, '대전 지역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로 꼽은 빵집의 가르침을 배우고 싶다. 

 

 

김태훈 님은 이번 달에 또 한 권의 책을 냈다. 그 책을 사고 싶었다. 아쉬운 경험 탓이었다. 몇 년간 유럽의 작은 도시들을 돌아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이런저런 스토리와 장소와 축제가 어울려 그곳들은 나를 끌어당겼다. 그런데 우리나라 도시들에는 그런 매력이 없었다. 맛있는 음식과 멋진 경관은 있었지만. 나는 우리나라 도시마다 스토리가 있다고 믿고, 그런 스토리가 개발되기를 바랐다. 김태훈 님이 쓴 책 <시민을 위한 도시 스토리텔링>(피플파워)이 그런 바람을 이뤄주기를 기대한다.

 

 

 

오후 5시 도서전이 끝나기 직전 아쉬움을 안고 빠져나왔다. 어떤 학생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서로서로 찍어줬다.

 

 

 

돌아오는 길은 더웠다. 맥주 파는 가게의 유혹을 물리치고, 집으로 왔다. 냉장고에서 캔에 담긴 수제맥주를 마셨다.

 

오늘 사서 집으로 가져온 3권의 책. 그리고, 며칠 뒤 배달되어 올 10권의 그래픽 노블. 


서울국제도서전(Seoul International Book Fair)에 갔다.​ 책만큼 사람도 참 많았다. 어제와 오늘, 책을 구경하는 사람들을 마음껏 구경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인디언 텐트가 여럿 있었다. 그 안에서 작가들이 찾아온 이의 사연을 듣고 그를 위로하거나 응원하는 책을 추천하거나, 시를 추천해 필사하게 한다고 했다. 고민이 많은 나도 저 텐트 속으로 무척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미리 신청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T_T  

 

 


텐트와 가까운 곳에 '산지니'라는 출판사가 있었다. 오늘 꼭, 반드시, 기필코 가보려고 했던 부스다. 최근 초등학생이 썼다고 잘못 알려졌던 화제의 시 '중독'. 실은 이 출판사에서 낸 강기화 시인의 동시집 속에 있었으니까. 출판사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책을 사려고 두 곳이나 둘러봤는데... 아무리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다 팔렸다고... T_T 

[관련 기사] 초등학생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시 '중독', 사실은...


 


해방 후 10년 단위로 각 시대와 출판계의 상황을 설명하며, 그 시기의 베스트셀러를 소개해주는 부스도 있었다. 대학 시절 읽었던 <광장>, <난쏘공> 등이 반가웠다. 90년대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로 올드 게이머에게도 익숙한 책이 앞머리에 두 권 나왔다. <퇴마록>과 <드래곤라자>는 당시 인기를 반영하듯, 2000년대 초 모두 온라인게임으로 나왔다. 성공하지 못했다. 엔씨소프트도 이중 한 책을 온라인게임으로 만드려고 했는데, 작가는 다른 회사와 계약을 했다. 순간의 선택이...T_T

 

 


대학 시절부터 익숙한 출판사 몇 곳이 보였다. 사회평론도 그런 곳 중 하나였다. 90년대 초 강만식, 박호성, 조희연 등 진보적 지식인들이 십시일반해서 만들었던 출판사. <사회평론 길>이라는 월간지를 냈는데, 90년대 후반 상황이 어려워지며 중단됐다. 이후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는 책을 냈던 곳. 살림이 어떨까 궁금했는데, '용선생' 주변에 아이들이 몰려있는 것을 보고 안심이 됐다.  


 


사회평론보다 더 걱정했던 출판사도 보였다. 70년대 말 이해찬이 장준하 선생의 항일수기집 <돌배게>에서 이름을 따 만든 출판사. 대학 시절 여기서 나온 <전태일 평전>과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를 읽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후 자서전 <운명이다>를 출판한 곳. '용선생' 같은 새로운 스타는 없지만, 유시민 같은 든든한 필자가 함께 하고 있어 다행이다 생각했다. 요즘 셀럽인 유시민 작가가 <국가란 무엇인가>보다 '더 잘 팔리는 무엇인가'를 돌베개에서 내줬으면 좋겠다.

 


반가운, 아니 그리운 얼굴에 이끌려 이 곳에 왔다. 내 서가에 한줄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 소설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진 열린책들이었다. 대학 시절, 수업시간에 강의실 뒤에 앉아 <장미의 이름>을 읽었던 기억이 났다. <개미>도 이 출판사에서 나왔다. 그래픽노블로 내가 애정하는 미메시스도 열린책들의 자회사다. 작년 2월 졸한 움베르트 에코의 얼굴 앞에 한참 서있었다. 

 

 

 

이정엽 교수의 <인디게임>이라는 책을 출판했던 커뮤니케이션북스를 놀러갔다. 혁신적인 시도를 많이 하는 곳답게 오디오책을 선보였다. 지인이 자리를 비우고 있어서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들어본 사람들이 무척 좋다고 평했다. 차를 운전하지 않고, 집과 회사가 가까운 나랑은 안 맞겠지만.

 




얼마전 박재동 화백을 만났다. 그 만남을 주선해주신 김태훈 님의 책을 남해의 봄날에서 샀다. 옛날부터 읽고 싶었던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 작년 10월에 나왔는데, 3일(6월 15일) 전 벌써 3쇄를 찍었다고 한다. 책을 읽고, '대전 지역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로 꼽은 빵집의 가르침을 배우고 싶다. 

 

 

김태훈 님은 이번 달에 또 한 권의 책을 냈다. 그 책을 사고 싶었다. 아쉬운 경험 탓이었다. 몇 년간 유럽의 작은 도시들을 돌아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이런저런 스토리와 장소와 축제가 어울려 그곳들은 나를 끌어당겼다. 그런데 우리나라 도시들에는 그런 매력이 없었다. 맛있는 음식과 멋진 경관은 있었지만. 나는 우리나라 도시마다 스토리가 있다고 믿고, 그런 스토리가 개발되기를 바랐다. 김태훈 님이 쓴 책 <시민을 위한 도시 스토리텔링>(피플파워)이 그런 바람을 이뤄주기를 기대한다.

 

 

 

오후 5시 도서전이 끝나기 직전 아쉬움을 안고 빠져나왔다. 어떤 학생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서로서로 찍어줬다.

 

 

 

돌아오는 길은 더웠다. 맥주 파는 가게의 유혹을 물리치고, 집으로 왔다. 냉장고에서 캔에 담긴 수제맥주를 마셨다.

 

오늘 사서 집으로 가져온 3권의 책. 그리고, 며칠 뒤 배달되어 올 10권의 그래픽 노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