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TIG스토리] 초보기자의 좌충우돌 '차이나조이 2017' 체험기

가나 (최영락) | 2017-08-04 10: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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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자 생활을 하며 처음으로 차이나조이에 다녀왔습니다. 거대한 전시장, 수많은 인파, 덥고 습한 날씨, 춤추는 쇼걸들, 여기저기 울리는 스피커 소리 등등. 차이나조이에 처음 다녀온 기자의 눈과 마음으로 현장의 이야기를 두서 없이 조심스레 풀어봅니다. /상하이=디스이즈게임 최영락 기자


 


디스이즈게임 최영락 기자 (해로운 사진이다!)

출국 직전까지 기사 쓰랴 차이나조이 취재 준비하랴 정신이 없었습니다. 출국 전날 일정 체크하고 장비 챙기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이 처음 가는 해외 취재다 보니 '비행기 놓치면 어떡하나, 중국 가서 헤매면 어떡하지?'​ 등의 걱정과 불안으로 잠이 오질 않았죠.

 

 

출국 전 <소녀전선>에서​ 마지막으로 제조한 'IDW냥', 어쩐지 예감이 영...

 

불안한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하다 결국 모바일게임 <소녀전선>을 켰습니다. 좋은 전술인형이라도 뽑으면 기쁜 마음으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말이죠. 그런데 웬걸? <소녀전선>에서 꽝카드로 비유되는 'IDW'를 뽑았습니다. 중국에서 펼쳐질 고생 길을 예고하듯 말이죠.

 

 

# 7월 26일: 이것이 상하이다! (희망편 → 절망편 로딩중)

 

오전 4시 40분, 새벽 첫 버스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늦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공항 출국 수속을 마치고 상하이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2시간 비행으로 처음 도착한 상하이는 한 마디로 '사우나'. 서울은 그나마 덥기만 하지, 처음 도착한 상하이는 가뜩이나 더운데 너무 습해서 사우나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처음 이곳이 중국이라고 느낀 점은 숙소로 이동할 때입니다. 자기부상열차와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열차에 탈 때마다 검문검색대를 통과했습니다. 인구가 많다 보니 테러 등 안전 위협에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공항에서나 봤던 검색대를 매번 지나면서 '아 내가 중국에 있구나'를 처음 느꼈습니다.

 

공항을 포함해 총 3번의 검문을 거쳐 도착한 숙소. 짐을 풀고 급히 식사를 끝마치고 차이나조이 2017 행사장으로 향했습니다. 내일 행사 취재를 위해 미리 출입증을 받고, 전시장 동선과 부스 위치 파악 등이 목적이었지요. 행사장 안은 아직 공사 중이었습니다. '행사 전에 이렇게 공사해도 되는 건가?' 싶었지만, 사실 전시장에는 매번 짧은 시간에 전시들이 바뀌기 때문에 전날까지 공사는 당연하다고 합니다. (여기 무식 하나 추가요! ㅠㅠ)

 

각 부스들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면서 차이나조이 2017의 막이 서서히 오르고 있었습니다. 4박 5일이라는 대장정이 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내일의 오픈을 위해 공사중인 차이나조이 현장

차이나조이 하루 전 본 상하이의 야경

 

 

# 7월 27일: 대륙의 게임쇼, 그 안에 한국 있다!

 

차이나조이 2017 첫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차로 현장에 이동했습니다. 행사장 앞에 내려 수많은 인파를 목격했을 때 '아 역시 중국이라 사람이 많구나' 생각했습니다. 오산이었습니다. 제가 이 날 아침에 본 것은 (차이나조이 기준으로) 사람이 많은 게 절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털썩!)​

 

차이나조이 행사장은 크게 유저 중심의 'B2C'와 사업 중심의 'B2B' 행사장으로 나눠집니다. 첫날에는 B2C를 먼저 방문했습니다. 관람 인원이 그나마 적은 시간대에 부스들을 살펴보기 위함이었습니다. 

 

B2C 게임 부스들은 유저들의 눈을 조금이라도 사로잡기 위해 크고 화려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유저들을 위한 부스는 크게 ▲ 쇼걸이나 e스포츠 대회를 위한 무대형 ▲ 수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해볼 수 있는 체험형 ▲ 작은 게임 하나 하나를 미니 부스로 전시해 모은 종합형으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위쳐 카드게임 <궨트> 중국어판 체험중인 유저들. 음성 더빙까지 중국어다.

예쁜 분들이 참 많은데, 왜 나는 자꾸 엄지 손가락에 눈이 가는 걸까?

 

나중에 차이나조이를 방문할 생각이 있는 분들이라면 '사진기'와 '귀마개'를 챙기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먼저 현장엔 다양한 게임 화면과 굿즈, 쇼걸 등 사진으로 남기기에 재미있고 신기한 것들이 정말 많거든요. 특히 이젠 <음양사> <소녀전선> 등 많은 중국 게임이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차이나조이는 이런 인기작의 새로운 정보를 얻거나 사전 체험을 하는 등 ​한국 유저 입장에서도 흥미로운 행사가 됐습니다. 

 

귀마개를 챙기라고 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각 부스에서 유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볼륨을 키우거든요. 단순히 큰 소리로 느껴질 정도가 아니라, 정말로 귀가 괴로울 정도로요. 소리가 너무 커서 다른 소리가 안 들리는 것을 둘째치고, 귀를 막고 다녀야 할 정도로 신경 쓰였습니다.

 


중국에서 먼저 경험해보는 <소녀전선> 라이브 2D

 

차이나조이 행사장 건물에 걸린 검-은-사-막 현수막 (두둥!)

 

차이나조이 행사장에서 한국 게임도 볼 수 있었습니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처럼 중국 퍼블리셔를 통해 부스를 크게 낸 곳도 있었습니다. 전시장 입구에서 보이는 <검은사막> 현수막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경기가 진행됐고, 한국 가요도 들려왔습니다.

 

친숙한 게임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TapTap 부스에서는 인디게임 <투 더 문> 모바일 버전이 시연대와 함께 나왔고, 중국에서 개발하고 YG엔터테인먼트가 인증한 모바일 리듬게임 <비트이보 YG> 부스에 많은 팬들이 모여 한글로 응원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 외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선경전설 RO> 등 현장 곳곳에 한국 게임들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빅뱅 '승리'에 대한 중국 팬의 사랑 (다른 응원 메시지도 많습니다)


모바일버전 <투 더 문>을 열심히 플레이 중인 중국 유저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선경전설 RO>


<검은사막> 부스에 모래 구경하러 왔다가 만난 쇼걸 (누... 누나... 여기 좀 봐줘요)

오후 5시까지 차이나조이 현장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복귀하는 현장은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수많은 인파가 지하철역으로 몰렸고, 일부 출입구는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열려있는 출입구는 지하로 내려가기 위해 줄 서있는 사람들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등 정체구간을 보였습니다. 

숙소까지 지하철 두 정거장 이동에 약 1시간 30분을 소모했습니다. 표 하나 줄 서서 사는데 40분을 버렸습니다. 행사장에서 숙소까지 걸어서 15분 걸리는 거리를 말이죠. 덕분에 몸은 땀 범벅이 되었고, 가방은 하얀색 소금기로 도배가 되었습니다.


행사장 앞 지하철역 인파 (표를 사기 위한 줄이 지하철역 입구까지 나왔다)

 

 

# 7월 28일: 범람하는 인터뷰 속, 소소한 풍경들

 

차이나조이 두 번째 날, 새벽까지 이미지 작업으로 늦게 잔 저는 결국 늦잠을 자고 맙니다(그래봐야 오전 8시... ). 함께 온 시몬 사장님의 사랑의 매(라고 포장합니다... 저도 먹고살아야죠)를 맞으며 오전 9시 간신히 현장에 도착합니다.

 

특히 28일은 차이나조이 2017 일정 중에서 인터뷰와 간담회 스케줄이 가장 많은 날이었습니다. 오전부터 B2B 행사장을 중심으로 정해진 스케줄을 줄줄이 소화했습니다. 일정마다 사이사이 여유시간을 두긴 했지만, 인터뷰 내용 정리와 이동 시간을 감안하면 사실 여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거의 점심 따위(?)는 생략하는 수준으로 올라갔죠. 

 

B2B 현장 내 인터뷰 환경은 나쁘지 않습니다. 비즈니스 대화가 이루어지다 보니 오히려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공간은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노트북을 위한 콘센트까지 있을 정도로요. (감사합니다!)

 

비록 업무를 위한 인터뷰였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의 목소리와 생각을 듣는 시간만큼은 소소한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들의 목소리를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 먼 이국에 있는 저에게 큰 위안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소녀전선>의 나성 담당자 "지.. 진정... 진정하세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차이나조이에서 인터뷰, 인터뷰, 인터뷰, 인인인인터뷰만 한 것은 아닙니다. B2B와 B2C를 오가며 소소한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신기한 물건부터 차이나조이에서만 볼 수 있는 게임들, 대륙의 코스튬 플레이어들까지 다양했죠.

 

먼저 찾은 곳은 차이나조이 한국공동관! 'KOR... KOCCA는 겉치레가 아니야!'(이번 차이나조이에선 '한국'공동관이란 이름을 쓰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크고 작은 한국 게임사들이 한국관에 둥지를 틀고 열심히 활동 중이었습니다. 특히 현재 개발 중으로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게임들의 근황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슈퍼플래닛은 웹툰 <전자오락수호대>를 소재로 한 모바일게임을 선보였고, 아이피플스는 보드게임 <부루마블>의 모바일 버전을 시연했습니다.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만나는 게임들이라 그런지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슈퍼플래닛​의 모바일게임 <전자오락수호대> "대리님, 모바일이에요!"


아이피플스​의 모바일게임 <부루마불> "부럽다... 이탈리아 원정도 성공하고..."

B2B 일정을 소화하면서 틈틈이 B2C 전시장도 살폈습니다. B2C에는 게임 이외 각종 하드웨어 기기 전시와 굿즈 판매, 창작활동 홍보, 다양한 코스프레 행사들이 진행됐습니다. 

 

PS VR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줄 서있는 사람들

 

넥슨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다오 인형 "넌 거기 왜 있니?"

 


대륙에서 만난 수학요정 '세미'

 

굿 스마일 컴퍼니 피규어 부스 "그래 여기야! 여기였어!"

 

밤이 찾아왔지만, 차이나조이의 일정은 끝난 게 아니었습니다. 밤에도 각 전시관과 그 주변에선 크고 작은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저 역시 주변을 돌며 일정 소화하기 바빴습니다. 중간에 노트북 어댑터를 분실해 애를 먹기도 했지요. 그렇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차이나조이 두 번째 날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고생한 덕분인지, 일정에 쫓기느라 컵라면과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던 저에게 맛있는 저녁 식사가 내려진 날이기도 했습니다.

 

전시가 끝나고 버려진 조형물 "내 마음과 같아"

 

중국와서 먹은 제대로 된 첫 식사, 눈물의 동파육

 

 

 # 7월 29일-30일: 마무리

 

차이나조이 2017 현장 취재는 29일까지 이어졌습니다. 이후의 일들은 새로운 경험보다는 앞전의 말씀드린 일정의 반복이 메인이어서 더 말씀드리진 않겠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30일, 저희는 1시간 30분이라는 연착을 경험하며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바로 출근해서 열심히 후속 기사를 썼지요).

 

이번 차이나조이 2017은 기자로서 흥미로운 콘텐츠를 많이 전달할 수 있는 기회였고, 인간으로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알게 되는 과정이었습니다. 비록 중국이 편한 곳, 좋은 곳은 아니었지만, 현장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 콘텐츠로 만드는 과정이 저에게는 좋은 경험이었고 이러한 콘텐츠를 봐주시는 독자분들의 반응이 저에게는 큰 기쁨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저를 비롯한 디스이즈게임 식구들은 언제, 어디서나 유저 여러분이 원하는 게임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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