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격투 게임 코스프레] 철권, 격투의 참맛

haru | 2015-03-13 11:56:32

 철권.


수식어가 필요 없는 반다이남코 게임즈의 대전 액션 게임.

 

작년에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진,

정말 오래된 격투 게임이며

꾸준히 발전하여 지속적으로 유저들의 사랑을 받아 온 만큼

3대 3D 대전게임 중에서도 가장 많은 캐릭터 수를 자랑한다고 한다.

 

뭐, 나로서도 남다르지 않은 게임인 것이.

오락실에서는 이 게임 하나로 대동단결 되는 모습을 꽤나 보기도 했고

매번 오락실에 가서 Y군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같이 지켜 보곤 했다.

 

콤보나 기술을 제대로 먹이기가 나에게는 좀 어려웠기에

(사용에 미숙한데다가 흥분하면 다 까먹고 버튼 다 눌러댐)

그래서 주로 Y군의 플레이를 관전했는데

특유의 본격 콩가루 집안 막장 드라마

멋지게 대비시킨 라이벌 구도가 인상적인… 게임이더라.

 

당시 인기 게임이었기에, 그리고

Y군이 꽤나 ‘샤오유’를 애용했기 때문에,

나도 샤오유에 관심을 두고 보았고, 좋아하게 된 터라

(교복 너무 귀여워)

버전 별로 거진 다 코스프레 할 정도로 샤오유에 빠져버렸더랬다.

 

그래서 격투 게임!!! 이라고 우리의 이번 프로젝트를 정할 때

다른 화려한 캐릭터들도 함께 고민을 했었지만

역시 나는 샤오유가 좋아!!!”라며 고르게 된 것 같다.

 



 

대체 언제 고등학교를 졸업할 거냐

만년 여고생 링 샤오유.




[Haru, Xiaoyu (China dress ver.) Photography by 가람과달]

 

 

그리고 함께 모두의 추천!!을 받고

본문에서도 살짝 밝혔듯이…

 

따뜻하게 빛을 내려 쬐주시는 성스러운 유카님의 도움을 받아

이이다 언니가 ‘리리’로 함께 코스프레 하게 되었다. 

 

 


 

언니의 실제 애용 캐릭터이기도 한데

현란한 콤보 기술을 잘 구사하지 못하는

이른바 <초딩 플레이>를 구사하는 플레이어들에게

리리는 적당히 방어할 줄 알고 발만 눌러도 콤보가 막 나가서

꽤 플레이하기 편하고 좋은 캐릭터라 한다.

그리고 대표적인 초딩 플레이의 선두 주자 박이이다.

그보다 못한 막 눌러 권법의 신공인 김하루.

 

실제로 오래된 언니의 동아리 친구들이랑

집에 모이면 가끔 철권을 플레이했다고 하는데

친구들 사이에서 소위 그 현란한 언니의 초딩플레이로 많이 승리했다 더라…

뭐 물론, 고수에게는 영혼까지 탈탈 털리는 게 당연하겠지만.

 

기술 시전 시간도 짧고 강력하고 막 눌러도 되고

완전 예쁘기까지 … (오열)

그래서 여러모로 예쁜 리리.

뭐 다루기 쉬운데다

사실 예쁘잖아요… 예쁜 게 다함… (오열)

 

뭐 나로서는 이이다 언니와 리리라니…

상상만 해도 너무 잘 어울려서 소름이 돋았더랬지.

 

현신인가.



[IIDA, LILI, Photography by 가람과달]

 

 

이번 촬영은 철권 보충 촬영까지,

두 번의 촬영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그래요… 오전에 너무 급하게 진행하느라

촬영을 충분히 하질 못했어요. 흐흑…

 

가만. 그러고 보니

거의 매번 이렇게 보충 촬영이 의무 촬영처럼

돌아가는 것 같아…

 

과연 우리에게

보충 촬영 없이 코스프레를 진행할 수 있는

그 날은 올런지… (오열)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무명]

글쎄 다 못 찍어서 그랬대 수근수근

 

 

처음 간 스튜디오는, 지난번 신세를 졌던 곳에서

두 번째로 낸 새로운 스튜디오로.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는 따끈따끈한 곳이었다.

 

눈물이 날 것 같은 격한 감정을 느끼게 되더라.

두 가지 이유로.

 

뭐 일단은. 첫 번째 이유라면. 개인 취향이겠지만

레트로한 소품들의 분위기에

그리고 전체적으로 뭔가 그레이시한 색감의

황폐한 듯한 느낌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격투 게임에도 참 잘 맞는 것 같아 감격적이었다.

 

찍는 내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감동의 눈물이 가슴에 뻐렁치더라.

 

빛도 때마침 잘 쏟아져서

분위기 좋은 사진들을 대거 수집 (오열)

스튜디오 정말 좋아요…

게다가 사진사님들의 신공이 함께 발휘.

마음에 드는 작업물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J] 

때마침 빛도 쏟아져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눈물이 난 두 번째 이유는.

 

이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의 결과지만…

 

우리가 촬영한 지 불과 며칠 전에.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이 이 곳에서!

화보 촬영을 했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인터넷에서 프리퀄로 사진이 떴던 건 봤는데

너무 배경도 사진도 예쁘다고 눈물을 흘린 그 잡지 컷들이

그 스튜디오에서 찍었던 것일 줄이야!!!

 

어쩐지 막 오픈해서 정보도 별로 없던 참이었는데

이상하게 우리가 처음 촬영으로 생각했던 그 날에 

하루종일 풀로 스튜디오가 잡혀 있더라!!

그 날이 그 날이었다니.

 

아 역시 계는 ‘덕후’가 못 탄다더니.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J]

만고의 진리. 덕후는 계를 못 탑니다.

 

 

룰루랄라 배경 한번 더 체크해 볼까 싶어서

우리 촬영 바로 전날 스튜디오 홈페이지를 들어갔다가…

“우리 스튜디오에서 △△△가 촬영했어요!”

라고 올라온 스튜디오 측의 후기를 보고

대혼란. 쇼크. 그리고 진한 눈물을 흘렸다지.

 

이미 떠난 버스 어쩔 수 없고.

대신 스튜디오 운영자분들의 도움을 받아

그들이 촬영했다는 곳을 되짚으며

눈물을 흘리며 촬영 스팟 순례를 했다는…

그런 슬픈 이야기.

 

..나란 슬픈 반도의 아이돌 덕후…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J]

하이고 별 걸 가지고 다 우네. 쫌만 기다려 봐.

언니가 걔네 어디서 찍었나 찾아볼게.

 

 

아무튼 그런 우여곡절 끝에 찍어 놓고 보니…

개인 샷에 열중하느라, 막상 둘의 커플샷이 부족하더라.

 

그래서 부랴부랴 출장을 다녀오자마자 실내 스튜디오를 예약.

두 번의 촬영이 이루어진 이유였다.

 

이러한 두 번의 촬영 내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어려운 촬영이 우리를 기다렸는데…

바로 다름아닌 격투씬.



 

뭐 이렇게까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만.

영화 보자마자 엄청나게 ‘덕통사고’를 당한 <킹스맨>

 

 

충실하게 준비는 해왔다만

우리가 뭔가 진짜 격투를 배우지 않은 이상

아무리 해도 어설플 수 밖에 없었다.

 

진짜 격투 포즈는

해 본 사람이 하지 않으면 바로 어설프니까.

 

뭐, 그래도 정지되어 있는 포즈라면

나름 할 수 있다.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가람과달]

부들부들 봉황

 

 

팔다리가 찢어지는 고통만 잠시 견디면

(왜이리 힘든 포즈가 많은지)

정지되어 있으니까 포즈를 하기엔 나름 괜찮다.

 

춤추는 기분으로 할 수도 있고.

대신 온 몸에 힘이 들어가야 하는 건 마찬가지니까

오래 하긴 힘들지만.

 

그리고 이보다 더 문제는 다름 아닌

 

게임 장면을 재현한

움직이는 격투씬.


마찬가지로 이 정도까지의 액션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저 수준을 생각하는 건 망상이다.

 

누군가는 맞아야 하고

누군가는 때려야 하지

 

누군가는 내질러야 하고

누군가는 날아가야 한다

 

누군가는…

 

관두자.

 

아무튼 정말 어렵다.




맞고 날아가면서 가만히 공중 부양해서

사진 찍으세요… 하고 정지할 수는 없지 않는가.

 

수만 번 뛰어야 한다

 

게다가 표정!!!

 

날아가는 와중에 표정도 아프게 지어야 해!

동시에 흉한 건 안돼!!!

나 자신을 한번에 놓을 순 없어!!!

근데 예쁘게 아플 순 없잖아?

 

이러다 평생 남을 흑역사 등극?


아 그거도 안 된다. 리니미니가 있잖아.

애들이 좀더 자란 근미래를 생각해 김하루

 


대체 어쩌란 말인가.

 

예측 가능한 생각과 실현. 표정. 몸동작.

 

그 모든 것이 일순간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아무리

날고기는 모델들이라도

격투 씬만 사진으로 연출하면

어색해 지는 이유였어. 어흑.

 

격투 영화의 캡쳐 씬처럼

아예 진짜 치고받고 싸우다가

중간에 내립다 사진을 연사로 놓고 찍어 버려야

현장감 넘치는 사진을 건질 수 있던 거였다.

 

근데 우리는 기본적으로 그 <격투>기능이 없는 데다

의상이나 소품에 뭔가를 달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잖아!!

 

아니 격투 게임 캐릭터들도 그래.

소품들 왜 이리 많이 달고 싸우는 거야 대체.

걸리적 거리지 않는 건가.

싸우기도 전에

출렁거리고 흔들거리는 장식품에 본인이 맞겠어.

 

설상가상. 우리 머리도 진짜 머리가 아니라 가발들이야!!

제 머리가 아닌 이상 고정되지 않아!!

코스프레 무대를 하다가

가발이 날아갔다는 경진이의 인터뷰가

갑자기 뇌리를 스치고 지나갈 정도였다.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J]

모두가 우릴 놀려 대며 웃겠지

 

 

마지막으로… 또 중요한 것. 

 

이 저주받은 몸뚱아리를 끌고

어찌 생동감 넘치는 액션을 하란 말인가.

 

진짜 배우들도 액션 영화 촬영 전에는

스턴트맨들에게 격투를 따로 배워야 한다던데.

합도 맞춰 봐야 하고

표정 연기도 따로 연습해야 하고

 

그런데 우린 거기에다가 기본적으로 신체도 부실해

한.. 족히 10년은 쓰지 않고

컴퓨터 앞에 앉아 데스크 잡을 한 부실한 우리의 신체.

 

엄청 힘들어.



그래서 이번 촬영은… 딱 두 시간 타이트하게 찍었을 뿐인데.

포즈를 취했을 뿐인데.

일주일을 끙끙 근육통으로 앓았다.

 

그만큼 정말 힘줘서 격투씬을 최선을 다해서

포즈를 취했으니까 그렇게 아팠던 것이겠지만…

 

자. 거두절미하고. 그래설라무네

 

최선을 다해서 만든

격투씬을 감상해 볼까요?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가람과달, Artwork by IIDA]

 

!!!FIGHT!!!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무군, Artwork by IIDA]

 

 

어머 뒤에 있었는 지 몰랐어, 언니.

몰랐지만 내 주먹은 폭발한다.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가람과달, Artwork by IIDA]

 

 

어맛 후욱 들어오는데 겨우 막았어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무군, Artwork by IIDA]

 

 

나도 어디 한번 뒷발차기!!!!!!!!!

……안 먹히네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가람과달, Artwork by IIDA]

 

 

그럼 메다꽂는다!!!!!!!!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가람과달, Artwork by IIDA]

 

 

으악 리리의 발차…응?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무군, Artwork by IIDA]

 

 

..........................................................

…어라?

내 앞에 이 천국은 뭐죠…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무군, Artwork by IIDA]

 

 

…어..언니… 오…오해야……

내가 일부러 보려고 했던 게 아니야

오해라니까!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가람과달, Artwork by IIDA]

 

 

!!!!!!!!!!!!!!!!!!!!오해라니까!!!!!!!!!!!!!!!!!!!!!!!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가람과달, Artwork by IIDA]

 

 

 

!!!!!!!!!!!!!!!!!!!!히이이익 언니 진짜 화났다!!!!!!!!!!!!!!!!!!!!!!!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무군, Artwork by IIDA]

 

 

 

잘못했어요!!!!!!

 다신 안 그럴게요오오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J]

 

 

…뭐 이렇게…

나름 Happy Ending이라는…

 

(내 마음대로 HAPPY ENDING이라 붙인다)

 

열심히 했어요… 잇힝…

그래도 노력했다. 

무척. 무척. 정말 많이.

그만큼 더 즐겁기도 했고.

 

흑역사급 사진들도 많이 탄생했지만

오히려 그것을 보면서 낄낄거리며 즐거워했던 듯하다.

 

이이다 언니가

사진 한장한장 보정하고 아트웍을 넣느라고

정말 혼났지만. (오열)

언니 덕분에 사진들이 살았어.. (오열)

도저히 포토샵 보정 능력이 없는 못난 동생은

손가락 빨며 옆에서 지켜 볼 수 밖에… (오열)

 

언니의 땀방울로 이뤄 낸 화려한 각종 기술들이

컴퓨터 안에서 난무하는데

정작 철부지 동생은 옆에서 도와주기는 커녕

언니가 만들어 준 달콤하고 따끈한 밀크티를 홀짝이며

역시 연금술사야!!를 외치고 있었다는 그런 슬픈 이야기.

그런데 진짜 맛있었어, 그 밀크티… 하아…

 

뭐, 그랬던 언니의 며칠에 걸친 노력 끝에

그리고 워낙 순간이나 구도를 잘 잡아 주신 사진사분들 덕분에

명작, 그리고 계속 시리즈를 이어 가는 멋진 작품 덕에

…그리고 힘내 준 빈약한 우리의 신체 덕분에…

 

이러한 모두의 노력이 모여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것에

정말 뿌듯하고 감사하다.

 

모두 수고 많았어요 정말.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가람과달]

 

 

언제까지 코스프레를 할 수 있을까?

 

리미트를 스스로 정하지 않았는데도 마치 매번 마감이 닥친 듯

언제나 조급하고 마음이 바빠져 온다.

할 수 있는 나날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점점 더 어려워 지는 건 틀림없는 사실.

 

하루하루 충실하게 시간을 보내면서

다시 찾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취미 활동이 무척 기쁘지만.

언젠가는 또 보란 듯이 끝이 있겠지 하고 생각이 드니까

더 조급한 것이다. 그 휴식기를 아니까.

쉴 때마다 그 텀이 점점 더 길어 질 것이고.

그렇게 진짜 끝은 오겠지.

 

그런저런 생각 끝에 조바심을 내며 하다 보니

나 스스로 또 다른 굴레에 갇히게 되더라.

그래서 지금은 조금은 천천히. 마음을 놓으면서 걸어가려 다시 다짐한다.

 

소중했던 내 추억의 리플레이와

친구들. 그리고 또다시 알아 가는 사람들. 관계.

새롭게 알게 되는 지식들. 경험들을 얻어서 정말 기쁘지만

잃어버리면 안 되는 것들. 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더라.

 

이전에는 소중함을 미처 몰랐는데.

이제는 붙잡을 수 있을 것 같다.

매번 바뀌겠지만. 물론 바뀌고 잃는 것도 있겠지만

소중하게 지켜야 하는 것도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HARU & IIDA, TEKKEN , Photography by 가람과달]

 

 

어디로 달려가는 지 모르는.

대체 왜 이 모험을 시작했는지 슬슬 멘붕이 시작된.

그래도 힘내어 말도 안 되는 모험을 계속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철권에 이어 새로운 격투 게임으로 계속됩니다.

 

To be continue.

 

전체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