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격투 게임 코스프레] 데드 오어 얼라이브, 카스미

haru | 2015-05-02 14:18:48

성녀 (聖女)

 

그것은. 신에게 선택받은 여인을 가리키는 말.

혹은 맑고 고결한 성품을 지닌 높은 지위의 여인을 말하기도.

 

이것은 그러한 고결한 성품을 지닌 성녀의 이야기.

고결한 자로 태어났으나 그녀도 인간.

 

인간인지라. 사람과 부대끼며 함께 모험해야 하는 지라.

화가 나는 상황이 수시로 펼쳐졌다.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가람과달]

  

 

게다가 의욕 과다로 인한 

트러블 메이커로 유명한 멤버가 껴있는 바람에

모험이 결코 순탄치 않았더랬지.

 

누구라고 말하진 않겠다만..

 

뭐.

 

그런 분노의 유혹을 삭히고 삭히며

수만 번 꿈틀거리는 관자놀이의 십자인대를 꾸욱 눌러 참고

그녀가 진정한 성인으로 거듭나는.. 

그런 모험 이야기.

 

그녀의 모험 일지를 빌어 그녀들의 모험을 되짚어 본다.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J]

 

 

날짜. 

...모르겠다. 그냥 언제인지 모를 정신 없는 날.

 

장소. 

...여기가 어디었더라.

 

날씨... 

날씨도 생각이 안 날 정도로 피곤하다.

 

 

정의를 위해. 우정을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서 있는 나지만

더이상 못 해먹겠네. 인내도 한두 번이지.

 

나도 일단 사람이거든?

 

너희 말야....

나 없었으면 어떻게 하려고 했니.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J]

 

 

솟아오르는 분노를 겨우 참고서

인자한 미소를 입가에 띄우고 그녀들을 돌아봤다.

 

다시 한 번 새겨야겠다, 내 손바닥에.

참을 인 수백 자

 

.......나는 성녀다 성녀야 성녀...........


 
 

............

성녀가 다 뭐야!

............

!!!!!!!!너희 좋으라고 있는 

성녀가 아니라고!!!!!!!

  

 

하나같이 힘들다고 울먹거리고

갑자기 폭주하고 갈등이 생기고

자기가 다 한다고 해놓고서는 점점 더 엉망으로 일이 커지고

정말 이 녀석들 어쩌려고.

이마 언저리의 십자 인대가 사정없이 들썩였다. 

 

 
 

그리고 저 녀석!

모든 일의 원흉

 

 

자기가 일은 크게 벌여놓고

 메데타시 메데타시를 외치고 있는 저 아이.

 

그래. 너야 너 음유시인 말야.

그렇게 또 불쌍한 표정 짓지마. 

그 표정에 내가 한두 번 넘어간 줄 알아?

 

음유 시인 저 녀석은 정말. 

내가 한두 번 뒤처리를 한 줄 아나.

 

그러면서도 왜 나는 계속 엮이는지.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아마란스]

  이것은 악연인가..

 

 

사실 나도 화를 낼 줄도 알고

지치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하고

힘들면 좌절하기도 한다.

 

다만 그 부정적인 감정 반응이

얼굴에 즉각적으로 표시되지 않는 것뿐.

 

그리고 분위기나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에는 

확실히 거부감이 강한 스타일이라...

 

그런 데에는 상당히 조심스럽기도 하고...

 

게다가 천성이 사람을 좋아하고

도와주고 같이 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래서 백마법을 연마하고 

힐링에 대한 마법을 하나하나 쌓아갔던 것인데.

 

그게 사람들이 보기에는 덕을 쌓은 것이었나 보다.

 

그렇게 모두의 추앙을 받아

덕과 인내를 인정받아

 

기대도 하지 않았고, 생각도 않았는데.

성스러운 구디의 인내의 성녀가 되었다.

 

정말 갑작스럽게.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무명]

 

 

그러니까. 솔직히 말해서...

처음에 신전으로의 봉사는 내가 원했던 길은 아니었다.

 

 

그냥 나는 조용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었어.

친구들과 함께 서로 도움을 주면서 말이야.

 

그런데 천성적으로 모나지 않고 침착한 성격과

어려움에 빠진 친구를 보면 도움을 주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우정의 마음과

꾸준히 연마한 백마법 때문인지.. 

 

사람들이 와구와구 몰려들어 숭배하는 바람에...

 

뭐 사실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했고

게다가 좋아하는 모험을 하고

친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나 역시 초반엔 마냥 행복했었다.

 그건 사실이야.

 

그래서 내가 큰 임무를 부여받고.

중간중간 자잘한 어려움은 있더라도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음유시인의 파티 권유에 

매번 소환되기 전까지는.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아마란스]

이 무슨 운명의 굴레란 말인가. 

 

 

시작은 언제나 그러하듯...

처음엔 그냥 도란도란 나누던 그런 작은 이야기 소재였을 텐데...

 

어디서 냉콤 항상 파이팅 넘치는 음유시인이 낚아서 집어 들더니

순식간에 나를 포함한 파티가 만들어지고

하나하나 아이디어를 모두가 빌드업해 나가다 보니

 

어느새 나는 짐을 꾸리고 옷을 만들고

모험의 준비를 마친 후 신전을 나와 있었다...

 

그렇다... 뭔가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미 나는 말려들어 나와 있더라.

 

분명 이야기 할 초반에는 분명 심플한 것이었을 텐데

나도 모르는 새 어느새 거대 RPG화가........

 

하아.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무명]

누가 날 도와줘. 비상사태

 

 

사실.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나 자신.

한두 번 당한 것도 아닌데...

왜 나는 같은 것들을 반복하고 있는 것일까.

 

언제 어디서부터 나는

왜 또 뒤에서 모든 일을 아우르는

복잡한 일에 빠진 걸까.

 

..란 생각에서..

 

아니 이 녀석은 

언제 나를 끌어들였지?


애초에 동의 없이 나를 

파티에 넣은 것부터가 문제 아니었나!

 

라는 이야기로 발전하고

 

아니 생각해보니까... 

이 자식 매번 이랬잖아?!

 

......이렇게 분노의 스테이지에 접어들게 되더라.......

 

하아.

다만 한숨을 쉴 수밖에 없구나.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아마란스]

 

 

뭐 어쨌거나. 나는 다만 눈 앞에 펼쳐질 성대한 모험에 집중했다.

 

이유야 어찌됬건 일단 뛰어들게 된 모험

성공적으로 만들고 싶었으니까.

 

이번에는 큰 문제 없게 해야 해.. 라고 스스로 다독거리며.

 

인내의 성녀가 아닌가.

모두의 갈등이 있거나 어려울 때

그것을 다스리는 것이 나의 역할.

 

나도 좋아서 하는 모험이니까.

모두의 마음속에 즐거움이 가득하길 바라고

순탄한 여정이 펼쳐지기를 기도했더랬다.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무명]

 

 

하지만 역시 

‘혹시나’가 역시나.

순탄키는...

 

시작은 몽마 자매부터.

 

처음 몽마 자매를 떠안게 된 검투사와 마법사.

실력도 최고에 아름다운 미모

게다가 취향도 달라.

 

완벽한 조합이었는데...

 

이 녀석들 가슴안에 어두움을 한가득 지니고 있다니

한 녀석은 불같이 폭주하고

나머지 한 녀석은 진짜 악마를 꺼내더니

나중엔 정말 신전이 초토화될 상황 직전이었더랬다.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무군]

 

나 성녀. 

고결한 자로서 이러한 것에 

화를 내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억눌렀지만

거대한 폭주의 기운에 이끌려 

하나하나 예쁘게 가꿔놓은 신전이 

어둠 속에 빨려 들어가기 직전이 되니까 분노가 솟구쳤다.

 

 

!!!!!!!!내가 얼마나 노력해서 

여기 신전을 예쁘게 가꿔왔는데!!!!!!!!!

 


 

그녀는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

 

이젠 못 참겠다.

!!!!여기서 폭주하지 말고 집으로 가!!!!! 

소리를 지르려는 순간

 

눈앞에 얄미운 음유시인의 얼굴이

두둥실 지나갔다.


이렇게 물어보면서.

 


 

나 때릴꺼야?

 

......

...하아...

..나 인내의 성녀..

..아니 안 때려...

 

그녀는 나즈막히 중얼거리면서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솟구치던 고온의 불덩어리가 얼음물을 끼얹은 듯

분노의 마음이 다스려졌다.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가람과달]

...안 때려....

 

 

하아.

그럼 어떻게 저 폭주 자매를 다스린다?

 

어쩔 수 없지. 하고 중얼거리며

그녀는 어금니를 악물고

기름을 끼얹고 주걱을 휘두르며 그동안 익혀둔 레시피를 꺼내

불멸의 요리를 해냈고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생각하면 밤에 수백 번 이불 찰 것 같은

오글거리는 애교 응원 공격도 해냈다.

 

 

세상에.

제발 폭주 조절 능력은 스스로 해내란 말야

내가 그 오글거리는 응원까지.... 해야겠냐고 정말.

 

하면서도 이게 먹힐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사람은 단순하게 그런 것에 약하다.

 

 

어쨌든 필살 노력 끝에, 화려한 요리와 응원 덕에

폭주하던 몽마 자매가

순식간에 순한 양이 되었으니 난 됐다...

 

뭐. 난 앞으로 수백 밤은 이불을 차겠지만.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가람과 달]

 왜 그랬대. 궁금해 죽겠네. 왜 그랬대. 말해봐봐 좀.

 

 

그리고

 

오랜 나의 벗 연금술사.

 

언제나 판단이 빠르고 침착했던 그녀는 아무 문제 없을 거라 믿었건만.

 

왜 갑자기 이 시기에 부부 갈등이냐구요.

 

 

아니 나 성녀야

아직 결혼도 안 했어요. 

 

 

ㅜㅜ근데 왜 내가 달래줘야 해ㅜㅜ

 

 

니네 어차피 곧 화해하고

알콩달콩 염장 지를 거면서

 

 
 

아아 모르겠구나. 진짜 알아서 해!!!

라고 분노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설 뻔 했지만.

또 눈앞에 환영처럼 음유시인의 얼굴이 지나갔더랬지.

 



 

 

나 때릴꺼야?

 

 

......

 

...아니 안 때려...

 

 

솟아오르는 서러움을 억지로 눌러 담으며 토닥토닥.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아마란스]

 

 

때마침 예전에 했던 좋은 옷도 있어 

그녀에게 선뜻 건네어 줬더랬다.

파티를 위한 것이라면

그리고 벗을 위한 것이라면

그리고 너무 잘 어울렸으니까.

그녀는 그런 데에는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다만 상당한 멘탈의 피로가....

어떤 게 적정한 위로의 선인지

너네 어차피 곧 알콩달콩 될 거면서

 

..서럽게시리..

 

 

뭐 우여곡절 끝에 어르고 달래고 보듬어서

그녀를 겨우 추스를 수 있었다.

 

그리고 너무나 예상했던 대로

 

곧 둘은 하하호호 즐겁게 

순식간에 관계 회복.

 

애초에 음유시인이 만들어 놓은 불화라

해결만 되니 하하호호.

 

그래..배신감이 밀려온다.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무명]

 

뭐 그랬다.

 

나 역시도 내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그래도 나도 열심히 노력하고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짜내고

다른 파티원들도 도와줘서 착착 진행 중이었건만.

 

....음유시인 이 녀석은 

정말 답이 없었다...

 

대체 불안하기시리 진척이 되어가는 건지 막혔는지 알 길이 없고

케세라세라 태세에 현실 일도 놓지 못하고

일만 크게 불려 가고 있었다.

 

아무래도 혼자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판단이 들어서

고심 끝에 ..........도와줄까?? 라고 물어도 

혼자 하겠다고 빽빽 고집스럽게 소리지르고.

대체 뭔 일을 하는 건지 의문투성이였더랬다.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무군]

 

 

뭐... 잘 하겠지 하고 생각하려 애썼지만

물가에 내 놓은 어린애를 보는 마냥 마음은 불안했고.

그 불안함을 억지로 억눌려 참으며 

어금니를 꽉 깨물고 결전의 모험일을 맞이했다.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무군]

 

 

새로운 루트로 들어가는 차원의 문에 먼저 도착한 건

 

 

잔뜩 모험을 위한 준비물을 등에 짊어지고 있는

검투사와 음유시인.

 

살짝 불안스럽게 음유시인의 모습을 살폈지만

놀랍도록 멀쩡했고. 긴장한 기색도 없이 편안해 보여서..

내가 너무 괜한 걱정을 했나.

그나저나 웬일이지. 음유시인이. 라면서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무명]

 

 

그래서 차원의 문에 들어서기 위해 분주하게 무기며 분장이며

풀어헤치고 열심히 장착하기 시작했다.

가급적 장착 가능한 준비는 다 미리 해 오고

몇 번이나 반복해서 상태를 점검하고 점검해서 

빠지는 것이나 꼬이는 일 없이, 그리고 시간을 줄이도록 노력해봐도

매번 이렇게 정신이 없고, 시간이 걸리게 된다.

 

나 자신도 정신없이 무기를 장착하던 와중에.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고 우두커니 서 있던 음유시인의 등이 보였다.

 

부...불안해!!!!!!!!!!!

무슨 일인 거야?!!!!!!?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아마란스]

 

 

떨리는 긴장되는 마음을 진정하고

성녀는 음유시인에게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보려 손을 뻗는 순간.

음유 시인의 길고 기다란 머리카락을 발견하게 되었다.

 

히익 저게 뭐야

 

...저거 때문이구나.

 

저게 무슨 샤오유야

저건 양갈래 교복 소녀잖아.

 

....

 

이 녀석 

알아서 해 온다더니.

 


 

사실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정말 샤오유의 머리카락 길이는 일러스트마다 다르게 표현되니까.

 

하지만 기본 이미지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음유시인이 준비한... 

눈 앞의 샤오유 머리는.

샤오유라기 보다는 다른 캐릭터로 보였다.

 

안돼 안돼 이래선 안되지.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나 지금 머리카락 손질하고 자르는 미용가위는

모조리 신전에 두고 왔는데.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

그런데 저 상태는 내가 용납이 안 된다.

눈 뜨고 볼 수가 없어!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무군]

신이시여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을

 

 

어쩐지 불안하더라니.


사고뭉치 김 하루가 어쩐지 조용하다더니.

 

아마 틀림없이 한참 고민하다가

울먹거리며 우쯔케여어어어어 하면서 달려들겠지.

아니면 아예 멘탈이 무너진 상태가 되어

아무렇게나 하자~~~ 며 모든 것을 내팽개칠 가능성도 컸다.

 

 

어라? 저 녀석 그냥 할 생각인가 봐!

!!!!!!!!!진짜야!!!!!!!!!!!!

저걸로 그냥 할거야?!

눈에 다 보인다. 

그냥 하려는 태세다!!!!!

 

봐봐, 벌써 결심했어. 

입꼬리를 난처한 모양새로 일그러뜨리기 직전이야!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그건 절대 안되지.

내 자존심이 허락을 할 수 없지.

 

 

진심 어린 분노가 가슴 속 깊이 끓어올랐다.

이 정도 인내했으면 이제 된 것이다.

 

그러는 순간 음유시인이 돌아봤고

그 얼굴에서 또 그 환청이 들렸다.

 


 

 

나 때릴꺼야?

 

 

......

......

 

!!!!!! 어. 때릴 거야 !!!!!!


!!!이 녀석!!!

 


 

나는 한 손에 재단 가위를 들고 성큼성큼 그녀의 뒤로 다가섰다.

 

그리고 한 움큼 그녀의 머리를 낚아채

사정없이 머리를 잘랐다.

 

음유시인은 나의 거친 행동에 

조금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분노를 담아 

가위손을 뛰어넘는 가위질의 신공을 보였으니까.

가발도 거칠게 움켜 잡았고.

 

너. 내가 참은 거 생각하면

이 정도에 감사해.

 

 

나 인내의 성년데.

이 정도면 내가 화난 것을 알겠지.. 

라고 살짝 불안해했으나.

 

초긍정적인 성격인 음유시인의 눈동자에

나를 위해 이렇게 애써주다니!! 라는 느낌의

격정의 사랑의 기운이 서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안심하고 마음껏 그녀의 머리카락에 분노를 쏟아냈다.

마구 잡아당기면서.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무군]

하아.. 결국 참지 못했어.

 

 

하아... 솔직히 

나 이런 식으로 화 내는 것도 진짜 크게 내는 건데.

눈 앞의 그녀는 감동으로 가득 찬 얼굴이다.

 

이렇게까지 모르다니.

어떻게 생각하면 초 긍정적이고.

 

나 화내는 거라고.

좀 알아차려라 김하루. 

 

 

뭐 어찌됐건

 

자르다보니 나도 모르게 신이 나서 

흥에 겨워 내적 댄스를 유발하며 신들린 가위질을 펼쳐 보이며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풀었고.

(시간은 더 걸렸지만.... (오열))

 

그렇게 음유시인의 머리카락을 사정없이 자르고 다듬어

겨우 샤오유의 모양새로 만들어 두었다.

 

뭐... 나도 그녀도 기쁘니 모두 다 되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모두가 기쁘고 만족스럽도다.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것.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무명]

 

 

모험이라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성녀라는 일도 정말 쉽지는 않다.

 

사람들 간의 감정들과 상황들을 정리하고

모든 것을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정말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모두가 한 목표로

조금씩만 더 양보하고 도와주려 한다면.

그리고 대의를 위해 상대방을 생각하려 한다면

의외로 간단하게 풀릴 수도 있더라.

 

그리고 그것을 잘 알고 있는 우리기에

나 또한 성녀로 더 있을 수 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각자의 세계로 돌아갈 시간.

 

종소리와 함께 마법은 풀리고.

모험이 펼쳐졌던 공간은 현실 속 스튜디오가 되고.

나를 기다리던 마족의 눈들은 둥근 렌즈로 변하고.

각자가 입었던 환상의 옷은

스르륵 실타래가 저절로 풀리듯 사라져 간다.

 

항상 모험만 하면서 살 수는 없으니까.

 

우리는 현실 속의 우리의 일도, 우리의 가족도

또 다른 관계들도 책임도 갖고 있다.

항상 현실을 인식하고 게을리하지 않고

병행해야 하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한쪽에만 빠져 살 수는 없다.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무명]

 

 

그렇다.

 

또 한 번의 모험은 끝났다.


그렇게 우리는 

잠시의 이별을 또 고한다.

 

또 어딘가 어디에서

나만의 모험을 하고 있겠지.

아니면 또 음유시인의 계략에 넘어가

또 생각지도 못한 모험을 하게 될 수도 있겠고.

 

앞일은 모르지만

지금 순간을 후회 없이 즐기며 나아간다.

 

할 수 있는 많은 것을 하면서

그렇게 우리만의 작은 모험 일지에

이야기를 빼곡히 채워간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오늘의 일을 기억하면서

혼자가 아니라 함께였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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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게임 코스프레 엔솔로지에서 시작한

판타지 소설. 

 

여기서 끝을 맺습니다.

 

아쉽죠?

아쉽지 않나요?

 

......

솔직히 말하자면

......

하악 내가 다행이야. 

 

쥐어짜느라 내 머리가... 다소 무리였어.

쓰는 내내 혼자서 자책을 했지.

 


 

대체 이런 엄청난 걸 왜 시작을 한 거냐!

 

아무나 쓰는 게 아닌데.

다..다시는 이런 짓 안 하리라...

 

 

모두모두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진짜 이게 뭐야!! 갑자기 왠 병맛이야!! 싶어서

사진만 봐주신 분들도 감사해요.

 

언제나 저에게 낚여서

바쁜 개인적인 일정 속에서 

코스프레도 촬영도 병행해야 했던!

친구들에게 제일 감사를.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BING YUCCA, KASUMI, Photography by 가람과 달]

  

다음. 팀을 짊어지느라 힘들었던 

인내의 성녀가 아닌, 


현실의 빙유카의 DOA 코스프레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다음 화의 사진은 화이트 버전이라죠?>


근데 다음 주까지 쓸 수 있을까.

무...무리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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